2008년 10월 13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더이상 '스페셜 팀' 아니다

스페셜 팀으로 시작해서 스페셜 팀으로 끝난 경기였다.

오프닝 킥오프를 리턴 터치다운하면서 산뜻하게 경기를 시작한 애리조나 카디날스는 오버타임에서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펀트를 블록하면서 터치다운에 성공, 30대24로 승리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오버타임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기도 하다. 어이없는 실수와 패널티, 턴오버, 아리조나 카디날스의 수비에 속수무책인 오펜시브라인과 무기력한 공격 등 일찌감치 부터 달라스 카우보이스에게 가망이 없었던 경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24대14로 패색이 짙던 마지막 4쿼터에 10점을 따라붙으며 오버타임까지 가는 데 성공했다.

토니 로모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작년에도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버팔로 빌스와의 말도 안되는 경기가 그 중 하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버팔로 빌스에게 인터셉션을 5개나 당하면서 완전히 튀겨지는 듯 하다가 마지막에 짜릿한 역전승을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08년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더이상 '스페셜 팀'이 아니었다. 마지막에 따라붙는 데 까진 성공했지만 작년처럼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 작년에는 경기가 풀리지 않아도 이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지만 금년엔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그것으로 끝인 것 처럼 보인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헤드코치 웨이드 필립스는 울고싶다!

사실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아리조나 카디날스의 경기는 시작부터 약간 이상했다.

토니 로모가 딜레이 패널티를 면하기 위해 센터, 안드레 저라드에게 빨리 스냅하라고 급하게 시그널을 보냈지만 저라드는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딜레이 패널티를 당했다. 경기 초반에 이런 코메디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안되겠구나' 싶었다.

레프트태클 플로젤 애덤스도 아리조나 수비수에게 속수무책으로 뚫렸다.토니 로모도 경기 내내 아리조나 수비수들이 접근하는 것을 전혀 눈치채거나 피하지 못하고 계속 태클당해 넘어졌고, 결국엔 펌블까지 했다.

토니 로모가 공을 흘렸을 때 센터 앙드레 저라드가 조금만 집중하고 있었다면 충분히 리커버할 수 있었지만 한 발 늦게 공을 발견한 바람에 공격권이 아리조나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이것 때문에 저라드는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수퍼스타 리씨버 터렐 오웬스로부터 쓴소리를 한바가지 얻어 먹기도.

달라스 킥커 닉 펄크(Nick Folk)도 삽질 퍼레이드에 동참했다. 2쿼터 마지막에 아리조나의 펌블로 얻은 필드골 기회를 멋지게 날렸기 때문이다. NFL 킥커라면 37야드 필드골 정도는 '자동'이어야 한다. 그러나, 경기가 안 풀리려니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 펄크까지 골포스트를 맞추는 어이없는 실수를 범했다.

사실, 닉 펄크는 오프닝 킥오프 리턴 터치다운 때에도 아리조나 선수를 제대로 태클하지 않아 눈총을 받았다. 킥커는 문자 그대로 공을 차는 것만 전문일 뿐 태클과는 거리가 먼 포지션이지만 상대방이 리턴 터치다운을 하게 생겼는데 엉거주춤하는 사이에 태클할 기회를 놓쳐도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닉 펄크가 킥리터너를 제대로 태클하지 않고 37야드 필드골을 어이없게 실축하는 것을 보면서 혹시 펄크가 아리조나 대학 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더라.


▲달라스 카우보이스 러닝백 매리언 바버(#24)

물론, 누구나 이상하게 꼬이는 게임에 말려들면서 패할 수 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라고 매번 이를 극복하고 승리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공격이 예전만 못하다는 데 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워싱턴 레드스킨스에게 패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리조나를 상대로 러싱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수퍼스타 와이드리씨버 터렐 오웬스도 몇 주간 연속으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승패를 떠나 경기당 20점 이상씩 꼬박꼬박 기록하고 있지만 워싱턴 레드스킨스와의 경기부터 이번 아리조나 카니날스와의 경기까지 3경기 연속으로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공격이 풀리지 않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쿼터백 토니 로모까지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로 적어도 4주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토니 로모가 복귀할 때 까지 백업 쿼터백 브래드 존슨과 브룩스 볼린저로 가야만 하는 처지가 된 것.

토니 로모가 아리조나와의 경기에서 금년시즌 들어 처음으로 인터셉션을 기록하지 않길래 웬일인가 했더니 부상으로 쉴 준비를 했던 모양이다.

토니 로모, 터렐 오웬스, 매리언 바버, 제이슨 위튼 등 NFL에서 내놓라 하는 수준급 공격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데도 3주 연속으로 비틀거렸던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넉아웃 펀치를 맞은 듯 하다.


▲토니 로모 "되는 게 하나도 없네..."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제이슨 개렛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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