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8일 월요일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IX

왕년의 헐리우드 스타들을 둘러보면 "세월 앞엔 장사가 없다"는 말이 틀린 소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될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과거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배우들도 더러 있지만 몇몇 배우들은 누군가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앳된 2030대 모습만을 기억하고 있던 과거의 배우들이 대머리가 되거나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5060대 중년의 모습으로 나타나면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다. 어디선가 본 듯 한 게 얼굴이 낯익어 보여도 '비슷하게 닮은 다른 배우겠지' 하고 넘어갈 때도 많다.

일부는 얼굴을 알아보긴 하겠는데 워낙 많이 달라져서 나도 모르게 "ARE YOU FUCKING KIDDING ME?"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배우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미키 루크(Mickey Rourke)다.

어느 쪽 사진이 80년대이고 어느 쪽이 2000년대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미키 루크의 80년대 영화 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이어 오브 드래곤(Year of the Dragon)'이다. 서울 중앙극장에서 개봉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섹스씬을 잘라내고 국민학생 관람불가로 개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80년대 중반에 한국에서 영화를 보고 나중에 미국에 와서 VHS 홈 비디오로 다시 보다가 중국인 여자 TV 리포터 역을 맡았던 에이리언 코이즈미(Ariane Koizumi)의 풀 프론탈 누드 씬을 보면서 기억이 나지 않아 머리를 긁적였던 생각이 난다. 내가 기억을 잘못하는 것인지 몰라도, 한국에서 '이어 오브 드래곤'을 극장에서 봤을 땐 풀 프론탈 누드 씬이 없었던 것 같다. 풀 프론탈 누드 씬이 그대로 나왔더라면 분명히 연소자 관람불가를 받았을 텐데, '이어 오브 드래곤'은 연소자 관람불가가 아니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이어 오브 드래곤'에도 재미있는 곡이 하나 나온다. 차이나타운 클럽 씬에서 형사 스탠리(미키 루크)가 중국 갱스터 조이(존 론)을 두들겨 패는 씬에서 흘러나온 곡이다.



이번에 들을 곡은 C.O.D의 'Uphill (Peace of Mind)'.


모갠 프리맨(Morgan Freeman)이 하이스쿨 교장으로 나왔던 영화 '린 온 미(Lean on Me)'에도 기억에 남는 곡이 있다.

모갠 프리맨이 야구 배트를 잡더니 "They can call me BATMAN!!!"이라고 하던 장면이 생각나지만, 아쉽게도 영화는 없고 사운드트랙만...


이번에 들을 곡은 TKA의 'You are the One'.


다음 곡도 하이스쿨 무비에서 고르기로 하자.

에밀리오 에스테베즈(Emilio Estevez), 주드 넬슨(Judd Nelson), 몰리 링월드(Molly Ringwald), 앤토니 마이클 홀(Anthony Michael Hall), 앨리 쉬디(Ally Sheedy) 주연의 하이스쿨 드라마, '브랙퍼스트 클럽(The Breakfast Club)' 사운드트랙에도 좋은 곡들이 많다.


이번에 들을 곡은 Jesse Johnson의 'Heart Too Hot to Hold'.


곧 '베벌리 힐즈 캅(Beverly Hills Cop)' TV 시리즈를 볼 수 있게 된다. 액슬 폴리(에디 머피)의 아들 애런 폴리(브랜든 T. 잭슨)를 주인공으로 한 TV 시리즈가 CBS를 통해 머지 않아 방영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Rockie Robbins가 부른 '베벌리 힐즈 캅' 사운드트랙 수록곡 'Emergency'를 들어보자.


80~90년대엔 블러드(Bloods), 크립스(Crips) 등 스트릿 갱에 관한 영화와 음악이 참 많았다. 블러드, 크립스 등 스트릿 갱들은 학교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다. 크립스들은 파란색 옷을 즐겨 입고 몰려 다녔고, 블러드들은 가방과 신발까지 빨간색으로 맞춰 착용하고 등교하곤 했다. 하이스쿨에서 친구들에게 마리화나를 공짜로 나눠주면서 인기(?)가 높았던 한국/멕시칸 혼혈 녀석도 블러드였으며, "그런 녀석들과 어울려 다니지 말라"고 내게 충고를 했던 프로레슬링 선수 체격의 사모안 녀석은 크립스였다. 학교 이어북(Year Book) 사진 촬영을 할 땐 손으로 갱 싸인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크립스 녀석들은 야구공이나 당구공을 가져와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으로 공을 들고 'C' 싸인을 만들기도 했다. 학교에서 뭐라고 하면 "공을 들고 있었을 뿐"이라고 둘러댈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마리화나를 공짜로 나눠주던 한국/멕시칸 '블러드' 녀석은 손가락으로 'B-L-O-O-D' 갱 싸인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줬는데,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아마도 그 때가 갱스타 랩(Gangsta Rap)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스트릿 갱 컬쳐가 팝 컬쳐에 스며들며 한창 유행하던 때였던 듯 하다. 1989년엔 숀 펜(Sean Penn), 로버트 듀발(Robert Duvall) 주연의 범죄영화 'Colors'가 개봉하기도 했다. 영화 제목  'Colors'는 L.A의 스크릿 갱 크립스와 블러드를 상징하는 색깔을 의미한다.


이번에 들을 곡은 Ice-T의 'Colors'.


다음 곡도 L.A를 배경으로 한 영화 사운드트랙에서 골랐다. CBS의 TV 시리즈 'CSI'로 유명한 윌리엄 피터슨(William Petersen)과 윌렘 대포(Willem Dafoe) 주연의 범죄영화 'To Live and Die in LA' 사운드트랙에도 기억에 남는 곡들이 많다. 80년대 당시 인기가 많았던 영국의 뉴 웨이브 밴드 Wang Chung이 음악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들을 곡은 Wang Chung이 부른 'To Live and Die in L.A'.


다음 곡도 L.A와 관련있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에서 골랐다.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 주연의 액션영화 '코브라(Cobra)'에 거진 뮤직 비디오처럼 보이는 씬이 나온다. 형사 역을 맡은 실베스터 스탤론의 모습과 모델 역의 브리짓 닐슨(Brigitte Nielsen)이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면서 록뮤직이 흐르는 씬이다.


이번에 들을 곡은 바로 그 씬에 나왔던 Robert Tepper가 부른 'Angel of the City'.


케빈 베이컨(Kevin Bacon) 주연의 '퀵실버(Quicksilver)'에도 기억에 남는 곡들이 꽤 나온다. 그 중 하나는 존 파(John Parr)와 마릴린 마틴(Marilyn Martin)이 듀엣으로 부른 'Love Song from Quicksilver (Through the Night)'이다. 'Through the Night'은 영화의 엔딩 곡으로도 사용되었다.


이번에 들을 곡은 John Parr & Marilyn Martin의 'Through the Night'.


존 큐색(John Cusack), 아이오니 스카이(Ione Skye) 주연의 로맨틱 코메디, 'Say Anything...'의 엔딩 곡도 기억에 남는다. 미국 여가수 낸시 윌슨(Nancy Wilson)이 부른 'All for Love'다.


이번에 들을 곡은 낸시 윌슨의 'All for Love'.


가수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영화 자체보다 사운드트랙이 더 기억에 남는 걸까? 마돈나(Madonna) 주연의 로맨틱 코메디 'Who's That Girl'도 그런 케이스 중 하나다. 영화는 잘 모르겠어도, 마돈나가 부른 영화 주제곡 'Who's That Girl'은 분명하게 기억나니까...


이번에 들을 곡은 마돈나가 부른 'Who's That Girl'.


2013년 2월 톰 크루즈(Tom Cruise) 주연의 80년대 히트작 '탑건(Top Gun)'이 미국에서 재개봉했다. 2월8일부터 13일까지 6일간 아이맥스 3D 포맷으로 재개봉한 것이다. '무슨 얼어죽을 아이맥스 3D냐'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탑건'을 극장에서 본 것이 제법 오래 된 것만은 사실이었다. 서울의 피카디리 극장에서 봤던 것 같은데...


가서 봤냐고?

You bet!!


'탑건'이 '전투기 나오는 뮤직 비디오'와 같은 영화이기 때문인지 아이맥스 상영관의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음악이 더욱 만족스러웠다. 그러고 보니 '탑건' 사운드트랙 앨범도 참 대단한 것 같다. 80년대 영화음악 포스팅을 하면서 '탑건' 사운드트랙 수록곡을 이미 여러 차례 소개했지만, 버릴 곡이 거의 없는 앨범이라서 아직도 소개할 곡이 남아있다.


이번에 들을 곡은 매브릭(톰 크루즈)와 구스(앤토니 에드워즈)가 바에서 맥주를 마시는 씬에서 흘러나왔던 Teena Marie의 'Lead Me On'.


아래는 '탑건'에서 구스 역을 맡았던 앤토니 에드워즈(Anthony Edwards)가 주연을 맡은 ABC의 TV 시리즈 '제로 우워(Zero Hour)'에서의 모습. 그러나 '제로 아워'는 저조한 반응으로 에피소드 3를 끝으로 사라졌다.


'탑건' 사운드트랙 못지 않게 버릴 곡이 거의 없는 사운드트랙 앨범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다. '고스트버스터즈' 사운드트랙 앨범도 레이 파커 주니어(Ray Parker Jr.)가 부른 주제곡부터 시작해 들을 곡이 참 많다. 이번에 들을 곡은 로라 브래니건(Laura Branigan)이 부른 'Hot Night'.


댄스뮤직 쪽으로 이동한 김에 다음 곡도 그쪽 쟝르로 하자. 아놀드 슈왈즈네거(Arnold Schwarzenegger) 주연의 액션영화 '로 딜(Raw Deal)'의 클럽 씬에서도 디스코 스타일의 음악이 배경으로 흐른다.


이번에 들을 곡은 Pamala Stanley의 'If Looks Could Kill'.


패트릭 스웨이지(Patrick Swayze) 주연의 액션영화 '로드하우스(Road House)'에도 클럽 씬이 나온다. 그러나 약간 다른 클럽인 만큼 음악도 약간 다르다.


이번에 들을 곡은 '로드 하우스'의 오프닝 씬에 나왔던 Cruzados의 'Don't Throw Stones'.


이번 포스팅 마무리는 제임스 본드 스타일로 하자.


그렇다. 1987년작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다. 이번에 들을 곡은 '리빙 데이라이트'의 엔딩 곡인 The Pretenders의 'If There Was a Man'.


80년대 영화음악 시리즈 WILL RETURN!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I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II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III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IV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V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VI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VII 
8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VIII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