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3일 토요일

90년대 영화음악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 V

여자 영화감독으론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캐스린 비글로(Kathryn Bigelow)의 90년대 영화 중에 흥미로운 작품이 하나 있다. 바로 랄프 파인즈(Ralph Fiennes), 앤젤라 배셋(Angela BAssett), 줄리엣 루이스(Juliette Lewis) 주연의 공상과학 영화 '스트레인지 데이스(Strange Days)'다.

'스트레인지 데이스'는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테이프에 녹화되듯 인간이 직접 보고 경험한 기억들을 뇌에서 미니 디스크로 옮겨 저장시켜주는 '스퀴드(SQUID)'라 불리는 독특한 장치가 등장하는 SF영화다. 스퀴드라는 기억 녹화장치에 기억을 저장하려면 머리 위에 올려 놓는 헤드셋이 필요하다. 저장된 기억들을 재생할 때에도 헤드셋을 머리 위에 올려놓아야 하며, 다른 사람의 기억이더라도 마치 자신이 직접 겪는 것처럼 실감있게 감상할 수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스퀴드에 의해 미니 디스크에 저장된 영상들을 확인하면서 살인 미스테리를 풀어간다는 내용이다.


기억 저장장치라는 독특한 장치가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임과 동시에 '스크레인지 데이스'는 매우 매력적인 사운드트랙으로도 기억에 남아 있다.  '스트레인지 데이스' 사운드트랙 앨범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매우 어둡고 혼란스러운 L.A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분위기와 멋진 조화를 이루는 곡들이 여러 곡 수록됐다.

그 중 하나는 벨기에 출신 테크노 그룹 Lord of Acid의 'The Read Thing'.


"스파이 영화 주제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열이면 열 모두 "제임스 본드 테마(James Bond Theme)"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빅 스크린 뿐만 아니라 스몰 스크린 스파이물까지 합치면 얘기가 약간 달라진다. CBS의 유명한 클래식 TV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메인 테마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TV 시리즈 음악과 영화음악을 뒤죽박죽으로 뒤섞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톰 크루즈(Tom Cruise)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버전 '미션 임파서블'이 개봉하면서 본의 아니게 뒤섞을 수밖에 없게 됐다. 톰 크루즈 주연의 빅 스크린 '미션 임파서블'에서도 클래식 TV 시리즈 주제곡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톰 크루즈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메인 테마는 시대가 90년대였던 만큼 테크노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다음은 U2 멤버인 애덤 클레이튼(Adam Clayton)과 래리 멀린(Larry Mullen)이 테크노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미션 임파서블' 메인 테마.


테크노 뮤직은 '미션 임파서블'을 거쳐 제임스 본드 시리즈로 옮겨왔다. 1997년작 '투모로 네버 다이스(Tomorrow Never Dies)'부터 007 시리즈 스코어를 맡았던 데이빗 아놀드(Davil Arnold)는 테크노 사운드를 007 시리즈로 가져왔으며, 미국의 유명한 일렉트로 뮤지션 모비(Moby)가 제임스 본드 테마를 테크노 스타일로 리믹스하기도 했다.

모비가 리믹스한 제임스 본드 테마는 영화에 사용되진 않았으나 '투모로 네버 다이스'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었다.

그렇다면 모비의 제임스 본드 테마 테크노 믹스를 들어보자.


지금은 남매다. 그러나 그 때엔 형제였다.

워쇼스키(Wachowski) 가족 얘기다. 이 친구들이 90년대 말에 선보였던 SF 영화 '매트릭스(Matrix)'에도 멋진 테크노 스타일의 곡이 나온다. 바로 롭 좀비(Rob Zombie)의 'Dragula' Hot Rod Herman 리믹스다.

이 곡은 스트립 클럽에서도 애용했던 곡이지만, 이번엔 영화만을 생각하면서 들어보자.


스크립 클럽 얘기가 나왔으니 다음 곡은 그 곳과 관련있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에서 골랐다.

이번에 들을 곡은 영화 '쇼걸(Show Girl)'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Killing Joke의 'Hollywood Babylon'.


90년대 초에 비디오게임을 했던 사람들은 미국 미드웨이 사가 개발한 격투게임 '모탈 컴뱃(Mortal Kombat)'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우리들끼린  "대가리 뽑는 게임"이라 부르기도 했었다. 마지막에 'Finish Him!" 할 때 머리를 뽑아버리는 피니싱 무브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게임의 인기가 대단했던 만큼 '모탈 컴뱃'은 90년대 중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이번에 들을 곡은 '모탈 컴뱃' 영화에 사용된 The Immortals의 'Techno Syndrome'.


홈 비디오 유저들이 화면 정지 버튼을 가장 많이 사용한 영화는 무엇일까?

어디선가 봤더니 섀런 스톤(Sharon Stone) 주연의 90년대 스릴러 영화 '베이직 인스팅트(Basic Instint)'라고 한다.

(한국에선 제목이 '원초적 본능'이었던가? 불확실...)

순간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바로 그 영화야' 싶었던 것이다. '원초적 본능'에서 섀런 스톤이 속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의자에 앉아있다 다리를 꼬는 순간 아주 재밌는 곳(?)이 카메라에 잡히는 씬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 때문에 '베이직 인스팅트'가 개봉했을 때 극장에 달려갔었고, 바로 '그것' 때문에 많은 홈 비디오 유저들이 화면 정지 버튼을 많이 사용했던 것이다.


'베이직 인스팅트'에도 쿨한 곡들이 몇 곡 나온다.

이번에 들을 곡은 클럽 씬에 나왔던 Channel X의 'Rave the Rhythm'.


90년대 초 TV 시리즈 '콴텀 립(Quantum Leap)'으로 유명한 스캇 배큘라(Scott Bakula) 주연의 스포츠 코메디 영화가 있었다. 미식축구 판 '메이저 리그(Major League)'라 할 만한 스포츠 코메디 영화 'Necessary Roughness'다.


이번에 들을 곡은DSK가 부른 'Necessary Roughness'의 엔드 타이틀 송 'What Would We Do?'.


90년대에 유행했던 뉴 비트, 브레이크 비트 스타일의 테크노에서 하우스 뮤직 쪽으로 살짝 이동한 듯 한 만큼 다음 곡도 하우스 스타일로 하자.

이번에 들을 곡은 90년대 초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백인 래퍼 바닐라 아이스(Vanilla Ice) 주연의 어린이용 영화 'Cool As Ice'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Partnes in Kryme의  'Luve 2 Love U'.


요즘 미국 CBS TV에서 목요일 밤 10시(미국 동부시간)에 방송되는 미스테리 드라마 '엘리멘트리(Elementary)'에서 주인공 셜록 홈즈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가 있다. 바로 영국 배우 쟈니 리 밀러(Jonny Lee Miller)다.


밀러가 20대였던 지난 90년대 중반에 컴퓨터 해커로 출연한 영화가 있었다. 바로 '해커(Hackers)'다. 밀러는 영화 '해커'에서 역시 20대였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와 함께 출연했다.


이 영화에도 아주 멋진 하우스 곡이 나온다.

이번에 들을 곡은 영국 밴드 Orbital의 히트곡 'Halcyon'.


케빈 코스트너(Kevin Costner)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주연의 액션 로맨스 영화 '보디가드(The Bodyguard)' 사운드트랙에도 하우스 풍의 유명한 곡이 실려있다.

이번에 들을 곡은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I'm Every Woman'.


요샌 "배트맨" 하면 영국 영화배우 크리스챤 베일(Christian Bale)을 떠올리지만 지난 90년대에만 해도 배트맨 얼굴이 여럿이었다. 그 중엔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도 끼어있다. 클루니는 90년대 영화 '배트맨과 로빈(Batman & Robin)'에서 배트맨 역을 맡았었다.


영화는 자동으로 '엄지 손가락 아래로...'다.

그러나 사운드트랙엔 들을 만한 곡들이 여러 곡 수록됐다.

이번에 들을 곡은 그 중 하나인 Moloko의 'Fun for Me'.


테크노와 하우스를 거쳐 일렉트로닉 뮤직으로 이동한 듯 하니 다음 곡도 그쪽 쟝르로 하자.

이번에 들을 곡은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 안토니오 반데라스(Antonio Banderas) 주연의 액션영화 '어쌔신(Assassin)'에 나왔던 곡이다.

바로 아래의 씬에서 이 곡이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바로 Portishead의 너무나도 멋진 곡 'Sour Times'다. 이 친구들의 곡은 라이브로 들어보자.


지나 데이비스(Geena Davis), 사무엘 L. 잭슨(Samuel L. Jackson) 주연의 스파이 액션영화 '롱 키스 굿나잇(The Long Kiss Goodnight)'에도 멋진 곡이 나온다.


이번에 들을 곡은 Nineh Cherry의 'Woman'.


"세인트(Saint)" 또는 "사이먼 템플라(Simon Templar)"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그렇다. 무어, 로저 무어(Roger Moore)다. 로저 무어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캐릭터 제임스 본드가 되기 전엔 레슬리 차터리스(Leslie Charteris)의 캐릭터 사이먼 템플라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로저 무어의 오리지날 60년대 '세인트'보다 70년대 말 제작된 이언 오길비(Ian Ogilby) 주연의 '돌아온 세인트(Return of the Saint)' 시리즈에 더 친숙하다. 채널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에서도 80년대 초(?)에 '돌아온 세인트'를 방영해준 덕분에 '돌아온 세인트'를 먼저 보고 로저 무어의 60년대 클래식 시리즈는 한참 지난 후에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세인트' 시리즈를 본 순서가 어찌되든 간에 로저 무어가 첫 번째 오리지날 사이먼 템플라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영국 ITV의 인기 클래식 TV 시리즈 '세인트'가 스몰 스크린에서 벗어나 빅 스크린으로 이동한 것은 90년대에 와서다. 미국 배우 발 킬머(Val Kilmer) 주연의 영화 '세인트(Saint)'가 바로 그것이다.


발 킬머가 사이먼 템플라...?

발 킬머 주연의 '세인트' 영화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그래도 한가지 건질 게 있었다. 엔드 타이틀 곡이 영국의 유명한 밴드 듀란 듀란(Duran Duran)의 곡이었다.

자 그렇다면 이번 포스팅의 마지막 곡은 영국 밴드 듀란 듀란이 부른 'Out of My Mind'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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