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5일 화요일

'007'과 '하와이 파이브-0'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007 시리즈를 '공공칠 시리즈'라고 읽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어로는 '007'을 어떻게 읽을까? 또, CBS의 수사 시리즈 '하와이 파이브-0(Hawaii Five-0)'는 어떻게 읽는 것일까?

갑자기 웬 영어강사 흉내를 내냐고?

누굴 가르칠 주제가 못 된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걱정 마시구랴...ㅋ

그럼에도 이런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블로그 유입 키워드를 죽 훑어보다가 '하와이 파이브'라는 검색어가 많다는 게 눈에 띄어서다. 키워드를 확인해 보니 '하와이 파이브', '하와이 5-0', '하와이 파이브-제로' 등 가지각색이었다.



드라마의 제목은 '하와이 파이브-0'인데 마지막 '0'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우선 '007'부터 보자. '007'은 영어로 'DOUBLE-OH-SEVEN'이라고 한다. 숫자 '0'을 '제로'라고 읽지 않고 'OH'라고 하는 것이다. '007' 뿐만 아니라 집주소나 전화번호 등에 숫자 '0'이 들어간 경우에도 '오'라고 읽는다. 예를 들어, 호텔방 넘버가 1905호라고 하면 'NINETEEN-OH-FIVE'라고 읽는다.

'DOUBLE-OH'도 생각보다 자주 사용된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 마지막 네 자리가 0078이라고 하면 'DOUBLE-OH-SEVEN-EIGHT' 또는 'DOUBLE-OH-SEVENTY EIGHT'이라고 읽는다.

아래 동영상은 2008년작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일본 트레일러다. 트레일러 맨 마지막에 일본 성우가 'DOUBLE-OH-SEVEN'이라고 한다. 한국 같았으면 '공공칠'이라고 했겠지만 일본에선 '더블-오-세븐'이라고 읽는 모양이다.

숫자 '0'을 'OH'라고도 읽는다는 것을 알았다면 '하와이 파이브-0'의 마지막 '0'을 어떻게 읽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와이 파이브-오'라고 하면 된다. '파이브-제로'나 '오-공'이라고 읽으면 곤란하다. 앞으로 '하와이 파이브-0' 관련 포스팅을 할 때 마다 '파이브-오'라고 쓰기로 하겠다. 애초부터 그렇게 쓸 것이지 왜 이제와서 그렇게 하는 거냐고? 시리즈 원제가 'Hawaii Five-0'이기 때문에 한글로도 그대로 '하와이 파이브-0'로 옮긴 게 전부다.
마지막으로, '파이브-오'가 뜻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클래식 '하와이 파이브-오' 시리즈의 인기 덕분에 '파이브-오'가 경찰을 뜻하는 넘버로 통하기도 한다. "경찰이 온다!"고 할 때 "Here comes Five-Oh!"라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파이브-오'의 실제 의미는 하와이가 50번째 주라는 뜻이다. 클래식 TV 시리즈 '하와이 파이브-0'는 하와이가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로 편입된지 10주년이 되었을 무렵에 시작했다.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 그럼 관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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