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가 라이벌 인디아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에게 35대34로 패했다.
그렇다. 1점차로 졌다.
경기종료 3분 전만 해도 34대28로 앞서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인디아나폴리스 콜츠에게 2009년 시즌 첫 패배를 안기는 듯 했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종료 2분여를 남겨둔 3 and 2 상황에 발생했다. 패트리어츠가 1st 다운에 성공하면 남은 시간을 소비하고 W를 낚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패트리어츠는 3rd 다운 컨버젼에 실패했고, 4th다운을 맞게 됐다. 시간은 2분여 남았는데 패트리어츠 진영 28야드라인에서 4 and 2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 상황에선 당연히 펀트를 차는 게 옳다. 상대가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인 만큼 공격권을 넘겨주고싶지 않았을 게 분명하지만, 그래도 펀트를 차는 게 옳다. 머무르고 있는 위치가 해프라인도 아닌 패트리어츠 진영 28야드라면 길게 생각할 것도 없다. 남은 2야드를 전진하는 게 쉬워보여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만큼 무모한 모험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만약 2야드를 전진하지 못하고 4th다운 컨버젼에 실패하면 그자리에서부터 상대팀 공격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거진 레드존이나 다름없는 28야드라인에서 상대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는 위험을 굳이 감수할 필요가 없는 건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헤드코치, 빌 벨리칙(Bill Belichick)의 생각은 달랐다. 펀트를 차 페이튼 매닝에게 공격권을 넘겨주지 않고 4th다운 컨버젼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톰 브래디(Tom Brady)의 패트리어츠 오펜스는 2야드를 전진하지 못하고 턴오버-온-다운을 당하고 말았다.
리플레이 챌린지도 할 수 없었다. 타임아웃을 모두 다 써버린 이후였기 때문이다.
패트리어츠 진영의 29야드라인에서 공격을 시작한 페이튼 매닝의 콜츠 오펜스는 경기종료 13초를 남겨두고 역전 터치다운을 성공시켰다. 이렇게 해서 파이널 스코어 35대34, 콜츠 승리가 되었다.
그렇다면 빌 벨리칙이 펀트를 차는 모험을 한 게 잘못된 것일까?
잘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 상황에선 펀트를 차 페이튼 매닝의 콜츠 오펜스가 멀리서부터 공격을 시작하도록 하는 게 정상이었다. 펀트를 차 상대 공격팀을 멀리서부터 시작하도록 하고, 수비로 막는 게 정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벨리칙은 패트리어츠 오펜스가 3rd다운 컨버전에 실패하는 순간 이래저래 졌다는 생각을 한 듯 하다. 펀트를 차더라도 페이튼 매닝의 콜츠 오펜스가 결국은 역전 터치다운을 할 테니 이판사판으로 4th다운 컨버젼에 도전한 듯 하다. 다른 팀의 다른 쿼터백을 상대한다면 또 다른 얘기겠지만, 인디아나폴리스 콜츠의 페이튼 매닝에게는 터치다운을 하기위해 전진해야 할 야드가 길든 짧든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펀트를 차서 79야드를 전진해야만 하도록 만들든, 4th다운 컨버젼에 실패해서 28야드가 되든 매닝에겐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2분을 남겨두고 매닝에게 공격권을 넘겨준다는 것 자체가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거리의 차이는 그리 중요치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였을까? 벨리칙이 4th다운 컨버전을 시도하는 게 미친 짓처럼 느껴지면서도 '확실하게' 경기를 이기기 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펀트를 차는 거나, 4th다운 컨버전에 실패하는 거나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면 4th다운 컨버젼에 성공해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게 가장 확실한 선택이었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무모한 도박인 건 맞지만, 페이튼 매닝의 콜츠 오펜스를 막는 것보다 톰 브래디의 패트리어츠 오펜스가 2야드를 전진해 1st다운을 성공시키는 게 훨씬 쉬워보였던 것 역시도 사실이다.
다만 컨버젼에 실패했다는 게 문제일 뿐...
이 플레이를 놓고 아직도 말이 많다. 벨리칙이 4th다운 컨버젼을 밀어부친 게 옳았느냐 틀렸느냐를 놓고 NFL 애널리스트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벨리칙이 무모한 도박을 했다는 의견이 다수다. 하지만 그의 결정이 옳았다고 하긴 애매해도 '내가 그 위치에 있었더라도 아마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결정이었다는 의견도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벨리칙의 결정이 옳았든 틀렸든 간에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인디아나폴리스 콜츠의 선데이나잇 경기가 베스트 중 베스트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