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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중순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순위는 3억 11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트랜스포머 3'가 1위를 달리고 있으며, 2위는 2억 5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워너 브러더스의 R 레이팅 코메디 '행오버 2(The Hangover Part 2)', 3위는 2억 3700만 달러를 번 디즈니의 판타지 어드벤쳐 '캐리비안의 해적 4(The Pirates of Caribbean: On Stranger Tides)', 4위는 지난 2008년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이 세운 미국 개봉 첫 주말 흥행기록을 깨고 새로운 챔피언이 된 워너 브러더스의 패밀리/판타지 어드벤쳐 '해리 포터 7 파트 2'다. 해리 포터 시리즈 마지막 영화인 '해리 포터 7 파트 2'는 미국 개봉 첫 주말에만 1억 69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개봉한지 아직 만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2억 14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2011년 미국 흥행 순위 5위는 금년 들어 흥행수익 2억 달러를 돌파한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영화인 유니버설의 액션영화 '패스트 파이브(Fast Five)'다. '패스트 앤 퓨리어스(Fast and Furious)' 시리즈 5탄인 '패스트 파이브'는 미국에서 지금까지 2억 9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렇다. 2011년 들어 지금까지 2억 달러를 넘어선 영화는 달랑 다섯 편이 전부다. 지난 6월 이맘 때만 해도 세 편이 전부였는데, 그래도 그 사이에 두 편이 늘었다. 그 두 편은 다름 아닌 '트랜스포머 3'와 '해리 포터 7 파트 2'다.
그렇다면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카 2(Car 2)'는?
6월 말에 개봉한 '카 2'는 개봉한 지 거진 한 달이 흐른 현재 1억 69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카 2'는 2011년에 개봉한 3D 애니메이션 중에선 가장 흥행 성공한 영화이지만, 2억 달러를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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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11년 7월 중순 현재의 흥행 챔피언은 누구일까? 1위인 '트랜스포머 3'? 아니면 개봉 첫 주말 신기록을 세우고 조만간 흥행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해리 포터 7 파트 2'?
그 두 영화는 아닌 것 같다. '트랜스포머 3'와 '해리 포터 7 파트 2' 두 영화 모두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3D로 제작된 영화이며, 일반 2D 뿐만 아니라 3D와 아이맥스 3D로도 개봉했다. 다시 말하자면, $$$ 뻥튀기 하기로 맘먹고 내놓은 영화라는 얘기다. 티켓 판매 수입으로 순위를 정하는 헐리우드에선 관람객이 줄어도 일반 2D 버전보다 비싼 3D와 아이맥스 3D 티켓 세일즈로 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트랜스포머 3'가 지금까지 3억 1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얘기는 3D와 3D 아이맥스 티켓 세일즈 도움이 없었으면 3억 달러를 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해리 포터 7 파트 2'도 마찬가지다. 기록을 깨려고 작심하고 3D까지 새롭게 추가해 완전 무장을 하고 나와서 목표 달성을 한 게 전부다. 3D와 아이맥스 3D 가 티켓 세일즈 넘버를 부스트시켜주지 않았다면 지난 2008년 '다크 나이트'가 세운 미국 개봉 첫 주말 기록을 깨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3D 거품 없이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있다. 그렇다. 바로 워너 브러더스의 '행오버 2'다.
'행오버 2'는 스크린 수도 '트랜스포머 3', '해리 포터 7 파트 2'보다 적었고, 3D나 아이맥스 3D 로도 개봉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자면, '행오버 2'는 일반 2D 버전으로만 개봉해서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번 것이다.
또한 '행오버 2'의 영화 레이팅도 '트랜스포머 3', '해리 포터'와 달리 청소년들이 보기 힘든 R 레이팅이었다는 점도 빼놓아선 안 된다.
이렇게 따져 보면 미국에서 2011년 흥행 1위에 올라있는 '트랜스포머 3', 개봉 첫 주말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조만간 흥행 1위가 될 것으로 보이는 '해리 포터 7 파트 2' 모두가 조금 초라하게 보인다. 둘 다 인기있는 영화 시리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3D와 3D 아이맥스의 도움 없이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겠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보너스 도움 없이 일반 버전만으로 지금과 같은 기록을 세웠다면 약간 다르게 보였겠지만, %가 얼마나 되든 간에 비싼 3D 티켓 가격 덕을 본 것만은 분명하므로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인지 '흥행 1위', '신기록 수립'이라고 해도 이젠 무덤덤하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2011년 최고 흥행작은 '행오버 2'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에서도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으니 말이다. 3D, 아이맥스 3D로 무장한 여름철 어린이-청소년용 영화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은 성인용 코메디 '행오버 2'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이런 영화들이 계속해서 많이 나와서 웃기지도 않는 퀄리티의 3D, 터무니 없이 작은 스크린의 아이맥스로 사기쳐서 돈을 벌 생각을 하지 않도록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행오버2는 막상 1편보다 재미가 없었다는 게..ㄷㄷ
답글삭제영화는 뭐 1편 울궈먹기였죠...^^
답글삭제비싼 3D 티켓이 한 몫 거들어줬군요. 둘 다
답글삭제행오버가 오리지날이네요.
부럽군요... ㅎㅎㅎ
언제부터인가 3D, 아이맥스 도움 없이 흥행성공한 영화가 멋져보입니다.
답글삭제사기성이 덜한 영화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