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팬들의 공통된 습관 중 하나는 틈이 나는 대로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감을 찾는 일이다. 때가 되면 새로운 영화배우로 제임스 본드가 교체되기 때문에 다음 번 제임스 본드 후보로 어떤 배우들이 있는지 미리 미리 점검해보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Sean Connery)부터 지금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에 이르기까지 제임스 본드 역은 스코틀랜드, 호주, 잉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잉글랜드 출신의 배우들이 맡았다. 따라서 브리튼 제도(British Isles)와 호주 출신 배우들이 새로운 제임스 본드 후보감으로 항상 오르내리곤 한다.
영화배우의 출생지역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키, 체격, 머리색 등이다. 제임스 본드를 창조한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제임스 본드의 키, 체격, 머리색, 눈동자색 등을 소설에서 자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본드팬들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을 영화배우를 물색할 때 이언 플레밍이 소설에서 묘사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와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언 플레밍이 1957년 출간된 제임스 본드 소설 '프롬 러시아 위드 러브(From Russia with Love)'에서 밝힌 제임스 본드 관련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다:
Height: 183 cm
Weight: 76 kg; Slim build
Eyes: Blue
Hair: Black
Scar down right cheek & on left shoulder
플레밍은 제임스 본드가 미국 뮤지션 호기 카마이클(Hoagy Carmichael)을 연상케 하는 미남이라고 소개했다.
◀호기 카마이클
따라서 제임스 본드는 키 183 cm에 몸무게 76 kg의 마른 체형이며, 눈은 파란색이고 머리는 검정색인 깔끔한 미남형 사나이다. 오른쪽 뺨에 흉터가 있는 것으로 돼있지만 이건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원작소설에서 제임스 본드가 저렇게 묘사되었기 때문에 갈색이나 검정색 머리에 키가 6피트 이상인 마른 체형의 깔끔한 미남형 얼굴의 영화배우들이 007 영화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왔다. 숀 코네리부터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2000년대 중반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 6대 제임스 본드로 발표하자 일부 본드팬들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언론과 인터넷 등지에서 소동이 벌어졌었는데, 그 이유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머리색이 갈색이나 검정색이 아닌 금발/블론드였으며 키도 6피트가 채 되지 않는 5피트 10인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블론드 머리에 키가 6피트가 채 되지 않는 영화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건 다니엘 크레이그가 처음이었다.
외모 조건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건 나이다.
이언 플레밍의 소설을 참고하면, 제임스 본드의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정도가 알맞다.
문제는 007 시리즈가 매년마다 새로운 영화가 나오는 시리즈가 아니라는 데 있다. 60년대 초창기엔 매년마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개봉했지만 그 이후부터 2년마다로 바뀌었으며, 요새는 3년 간격도 흔해졌다. 특히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와서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더욱 불규칙해졌다. 007 시리즈 23탄 '스카이폴(Skyfall)'은 007 시리즈 22탄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가 개봉한지 4년 뒤에 개봉했으며, 007 시리즈 24탄 '스펙터(SPECTRE)'는 '스카이폴'이 개봉한지 3년이 지난 2015년 11월 개봉한다. 2006년 제임스 본드가 된 다니엘 크레이그가 2015년 현재 4개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하는 데 그친 이유는 새로운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길어지고 불규칙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007 시리즈가 2년마다 꼬박꼬박 공개되었다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제임스 본드 영화 수는 모두 5개가 됐을 것이다.
일부 본드팬들은 "양보다 질"을 강조한다. 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새로운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길어지거나 불규칙해지면 제임스 본드 역을 맡게 될 영화배우의 나이에 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자칫하면 50대를 쑥 넘긴 제임스 본드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본드팬들은 '50대 제임스 본드'의 탄생을 반기지 않는다. 50대 후반까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로저 무어(Roger Moore) 시대의 학습효과 덕분이다. 50대를 넘긴 영화배우는 제임스 본드를 맡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게 중론이다. 50대 초까지는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로저 무어의 8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를 기억하는 본드팬들 중엔 '50'이라는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본드팬들도 많다.
현재는 50대를 넘겨서까지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배우는 로저 무어 하나가 유일하다. 피어스 브로스난은 40대 후반에 007 시리즈를 떠났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현재 47세이다.
(참고: 숀 코네리가 출연한 1983년 제임스 본드 영화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은 EON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오피셜' 007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는 영화이므로 50대 제임스 본드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본드25'까지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007 시리즈 프로듀서는 2015년 초 가진 인터뷰에서 'OPEN-ENDED CONTRACT'라고 밝혔다.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고 '본드25'가 앞으로 3년 뒤인 2018년 개봉한다고 가정하면, 크레이그가 만으로 50세가 되는 해에 '본드25'가 개봉하는 게 된다. 이렇게 되면 로저 무어에 이어 두 번째로 50대 제임스 본드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2018년 개봉 예정(추정)인 '본드25'에 출연하기 적당한 나이의 새로운 영화배우를 찾아나서야 한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3년마다 개봉한다는 점까지 계산해서 50대를 쑥 넘기기 전에 최소한 3~4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나이의 배우를 골라야 한다. '본드28'이 개봉할 2027년에 나이가 50대를 넘기지 않을 배우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할 필요는 물론 없다. 또한, '본드25'가 2018년이 아닌 2017년에 개봉하고 그 이후부터는 2년마다 꼬박꼬박 새로운 영화를 공개하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변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따져봐야 가장 이상적인 후보를 고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의 조건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대충 마무리 짓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뒤를 이를 제임스 본드 후보로 누가 있을까?
영국 배우 톰 엘리스(Tom Ellis)가 있다.
▲FOX TV 시리즈 '루씨퍼'
1978년생에 키가 6피트 3인치라면 일단 기본적인 조건엔 충족한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는 희극 배우 이미지가 강하게 풍긴다는 점이다. 유머 감각이 풍부해 보이는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가벼워보이며, 능글맞게 뺀질거리는 타잎으로 보인다. 물론,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지나치게 무겁고 칙칙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007 제작진이 다음 번엔 정 반대의 스타일로 변화를 줄 생각이라면 톰 엘리스가 좋은 후보일 수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사라진 재미와 낭만을 007 시리즈로 되돌릴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톰 엘리스가 제임스 본드가 되면 자칫하단 007 시리즈를 패로디한 코미디 영화처럼 비쳐질 수 있다. 또한, 지난 2000년대에 어둡고 진지한 톤의 액션 스릴러 영화가 유행했으며, 007 시리즈까지 그 영향을 받아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도 칙칙해졌던 만큼 가볍고 코믹한 톤의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영화팬들이 생길 수도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톰 엘리스가 풍부한 유머 감각을 자랑하는 부유한 플레이보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엘리스는 파티를 좋아하는 사교적이고 능글맞은 제임스 본드 역에 잘 어울릴 듯 하다. 언제나 농담을 던지고,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긴장하는 기색 없이 여유를 잃지 않는 타잎의 'IMMORTAL' 제임스 본드 캐릭터 역에 아주 잘 어울려 보인다.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것이 "유머 감각도 없고 삶을 즐길 줄도 모르는 재미 없는 007"이었으므로, 만약 톰 엘리스가 차기 제임스 본드가 된다면 다른 건 몰라도 이 문제 하나 만큼은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항상 싱글거리는 가벼운 스타일만으론 훌륭한 제임스 본드가 될 수 없다. 진지할 땐 진지해지고, 험악할 땐 험악해질 줄도 알아야 한다. 엘리스는 FOX TV의 '루씨퍼'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루씨퍼 역을 맡은 엘리스는 싱글거리다가도 열받으면 험악해지는 모습도 보여줬다. 진지하고 무자비한 면을 좀 더 보강해야 할 듯 하지만, 조금 손질을 하고 나면 상냥할 땐 살살 녹다가도 열받으면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면서 냉정하고 무자비하게 적을 죽여버리는 제임스 본드 역에 잘 어울릴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톰 엘리스도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듯한 배우는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초이스도 아니다. 그러나 007 제작진이 007 시리즈를 이전보다 밝고 가벼운 톤으로 바꿀 생각이라면 톰 엘리스가 흥미로운 후보감이 될 수도 있다. 톰 엘리스가 제임스 본드가 되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서 너무 크게 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음침하고 찌뿌둥한 분위기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맘에 들지 않았거나 가볍고 코믹한 007 시리즈를 보다 선호하는 본드팬들은 톰 엘리스가 제임스 본드가 되면 오히려 환영할 수도 있다. 톰 엘리스가 제임스 본드 역에 잘 어울리겠는지엔 여전히 물음표가 붙지만, 의외로 흥미로운 제임스 본드가 될 가능성도 보인다.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Sean Connery)부터 지금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에 이르기까지 제임스 본드 역은 스코틀랜드, 호주, 잉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잉글랜드 출신의 배우들이 맡았다. 따라서 브리튼 제도(British Isles)와 호주 출신 배우들이 새로운 제임스 본드 후보감으로 항상 오르내리곤 한다.
영화배우의 출생지역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키, 체격, 머리색 등이다. 제임스 본드를 창조한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제임스 본드의 키, 체격, 머리색, 눈동자색 등을 소설에서 자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본드팬들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을 영화배우를 물색할 때 이언 플레밍이 소설에서 묘사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와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언 플레밍이 1957년 출간된 제임스 본드 소설 '프롬 러시아 위드 러브(From Russia with Love)'에서 밝힌 제임스 본드 관련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다:
Height: 183 cm
Weight: 76 kg; Slim build
Eyes: Blue
Hair: Black
Scar down right cheek & on left shoulder
플레밍은 제임스 본드가 미국 뮤지션 호기 카마이클(Hoagy Carmichael)을 연상케 하는 미남이라고 소개했다.
◀호기 카마이클
따라서 제임스 본드는 키 183 cm에 몸무게 76 kg의 마른 체형이며, 눈은 파란색이고 머리는 검정색인 깔끔한 미남형 사나이다. 오른쪽 뺨에 흉터가 있는 것으로 돼있지만 이건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원작소설에서 제임스 본드가 저렇게 묘사되었기 때문에 갈색이나 검정색 머리에 키가 6피트 이상인 마른 체형의 깔끔한 미남형 얼굴의 영화배우들이 007 영화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왔다. 숀 코네리부터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2000년대 중반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 6대 제임스 본드로 발표하자 일부 본드팬들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언론과 인터넷 등지에서 소동이 벌어졌었는데, 그 이유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머리색이 갈색이나 검정색이 아닌 금발/블론드였으며 키도 6피트가 채 되지 않는 5피트 10인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블론드 머리에 키가 6피트가 채 되지 않는 영화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건 다니엘 크레이그가 처음이었다.
외모 조건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건 나이다.
이언 플레밍의 소설을 참고하면, 제임스 본드의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정도가 알맞다.
문제는 007 시리즈가 매년마다 새로운 영화가 나오는 시리즈가 아니라는 데 있다. 60년대 초창기엔 매년마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개봉했지만 그 이후부터 2년마다로 바뀌었으며, 요새는 3년 간격도 흔해졌다. 특히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와서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더욱 불규칙해졌다. 007 시리즈 23탄 '스카이폴(Skyfall)'은 007 시리즈 22탄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가 개봉한지 4년 뒤에 개봉했으며, 007 시리즈 24탄 '스펙터(SPECTRE)'는 '스카이폴'이 개봉한지 3년이 지난 2015년 11월 개봉한다. 2006년 제임스 본드가 된 다니엘 크레이그가 2015년 현재 4개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하는 데 그친 이유는 새로운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길어지고 불규칙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007 시리즈가 2년마다 꼬박꼬박 공개되었다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제임스 본드 영화 수는 모두 5개가 됐을 것이다.
일부 본드팬들은 "양보다 질"을 강조한다. 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새로운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길어지거나 불규칙해지면 제임스 본드 역을 맡게 될 영화배우의 나이에 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자칫하면 50대를 쑥 넘긴 제임스 본드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본드팬들은 '50대 제임스 본드'의 탄생을 반기지 않는다. 50대 후반까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로저 무어(Roger Moore) 시대의 학습효과 덕분이다. 50대를 넘긴 영화배우는 제임스 본드를 맡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게 중론이다. 50대 초까지는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로저 무어의 8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를 기억하는 본드팬들 중엔 '50'이라는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본드팬들도 많다.
현재는 50대를 넘겨서까지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배우는 로저 무어 하나가 유일하다. 피어스 브로스난은 40대 후반에 007 시리즈를 떠났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현재 47세이다.
(참고: 숀 코네리가 출연한 1983년 제임스 본드 영화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은 EON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오피셜' 007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는 영화이므로 50대 제임스 본드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본드25'까지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007 시리즈 프로듀서는 2015년 초 가진 인터뷰에서 'OPEN-ENDED CONTRACT'라고 밝혔다.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고 '본드25'가 앞으로 3년 뒤인 2018년 개봉한다고 가정하면, 크레이그가 만으로 50세가 되는 해에 '본드25'가 개봉하는 게 된다. 이렇게 되면 로저 무어에 이어 두 번째로 50대 제임스 본드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2018년 개봉 예정(추정)인 '본드25'에 출연하기 적당한 나이의 새로운 영화배우를 찾아나서야 한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3년마다 개봉한다는 점까지 계산해서 50대를 쑥 넘기기 전에 최소한 3~4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나이의 배우를 골라야 한다. '본드28'이 개봉할 2027년에 나이가 50대를 넘기지 않을 배우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할 필요는 물론 없다. 또한, '본드25'가 2018년이 아닌 2017년에 개봉하고 그 이후부터는 2년마다 꼬박꼬박 새로운 영화를 공개하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변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따져봐야 가장 이상적인 후보를 고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의 조건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대충 마무리 짓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뒤를 이를 제임스 본드 후보로 누가 있을까?
영국 배우 톰 엘리스(Tom Ellis)가 있다.
톰 엘리스는 미국 NBC TV의 메디컬 드라마 '러시(Rush)', FOX TV의 범죄-판타지 드라마 '루씨퍼(Lucifer)' 등에 출연한 배우다.
- 출생지: 영국
- 생년월일: 1978년 11월17일
- 키: 6피트 3인치
- 머리: 짙은 갈색
- 눈동자: 갈색
1978년생에 키가 6피트 3인치라면 일단 기본적인 조건엔 충족한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는 희극 배우 이미지가 강하게 풍긴다는 점이다. 유머 감각이 풍부해 보이는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가벼워보이며, 능글맞게 뺀질거리는 타잎으로 보인다. 물론,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지나치게 무겁고 칙칙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007 제작진이 다음 번엔 정 반대의 스타일로 변화를 줄 생각이라면 톰 엘리스가 좋은 후보일 수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사라진 재미와 낭만을 007 시리즈로 되돌릴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톰 엘리스가 제임스 본드가 되면 자칫하단 007 시리즈를 패로디한 코미디 영화처럼 비쳐질 수 있다. 또한, 지난 2000년대에 어둡고 진지한 톤의 액션 스릴러 영화가 유행했으며, 007 시리즈까지 그 영향을 받아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도 칙칙해졌던 만큼 가볍고 코믹한 톤의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영화팬들이 생길 수도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톰 엘리스가 풍부한 유머 감각을 자랑하는 부유한 플레이보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엘리스는 파티를 좋아하는 사교적이고 능글맞은 제임스 본드 역에 잘 어울릴 듯 하다. 언제나 농담을 던지고,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긴장하는 기색 없이 여유를 잃지 않는 타잎의 'IMMORTAL' 제임스 본드 캐릭터 역에 아주 잘 어울려 보인다.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것이 "유머 감각도 없고 삶을 즐길 줄도 모르는 재미 없는 007"이었으므로, 만약 톰 엘리스가 차기 제임스 본드가 된다면 다른 건 몰라도 이 문제 하나 만큼은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톰 엘리스도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듯한 배우는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초이스도 아니다. 그러나 007 제작진이 007 시리즈를 이전보다 밝고 가벼운 톤으로 바꿀 생각이라면 톰 엘리스가 흥미로운 후보감이 될 수도 있다. 톰 엘리스가 제임스 본드가 되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서 너무 크게 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음침하고 찌뿌둥한 분위기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맘에 들지 않았거나 가볍고 코믹한 007 시리즈를 보다 선호하는 본드팬들은 톰 엘리스가 제임스 본드가 되면 오히려 환영할 수도 있다. 톰 엘리스가 제임스 본드 역에 잘 어울리겠는지엔 여전히 물음표가 붙지만, 의외로 흥미로운 제임스 본드가 될 가능성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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