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도 경기의 일부이고, 심판이 오심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크게 새삼스러운 문제는 아니다. 심판도 인간이므로 "HUMAN ERROR"를 저지를 수 있으며, 풋볼에서 "HUMAN ERROR"를 전부 없애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하필이면 세인츠가 승리를 굳힐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오심이 나온 바람에 시끄러워졌다.
문제의 오심은 4쿼터 마지막에 발생했다.
스코어는 20대20 동점.
경기 종료까지 1분58초 정도를 남겨놓고 세인츠 오펜스는 레드존에 진입해 있었다.
세인츠는 남은 시간을 소비하면 필드골로 승리를 굳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세인츠의 첫 번째 목표는 남은 1분58초를 거의 모두 소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램스가 타임아웃 2개가 남아있었으므로, 우선 램스가 타임아웃을 모두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만 램스의 방해 없이 남은 시간을 소비해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인츠는 퍼스트다운에 런이 아닌 패스를 시도했다. 그 상황에서는 러싱을 시도하고 램스가 타임아웃을 쓰도록 만들어야 했으나, 세인츠 오펜스는 의외로 퍼스트다운에 패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패스가 실패로 끝나면서 1분55초에 시계가 멈추는 바람에 램스에게 타임아웃 1개를 덤으로 준 셈이 돼버렸다.
세컨드다운에는 세인츠가 런을 시도했다. 전진하지는 못했으나 램스가 타임아웃을 쓰도록 만들었다.
이제 램스에게 남은 타임아웃은 1개. 남은 경기시간은 1분49초.
만약 세인츠가 퍼스트다운에도 런을 시도하면서 램스가 타임아웃을 사용하도록 유도했다면 램스는 서드다운에 타임아웃이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퍼스트다운에 세인츠가 패스 실패를 하면서 램스가 타임아웃을 1개 이익을 본 덕분에 서드다운에도 타임아웃이 1개 남아있었다.
세인츠가 퍼스트다운에 한 실수가 서드다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램스에 타임아웃 1개가 여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에 남은 1분49초를 최대한 소비하기 위해선 3rd & 10 상황에서 퍼스트다운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일찍 득점하는 것은 세인츠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일찍 득점을 하면 램스 오펜스에 1분 이상의 많은 공격시간을 남겨주기 때문이었다. 저런 상황에서는 세인츠가 득점한 이후 램스가 동점 또는 역전을 할 시간적 여유를 남겨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다. 따라서 세인츠는 서드다운 플레이에서 퍼스트다운을 만들고 램스가 남은 타임아웃 1개를 마저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렇다. 풋볼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CLOCK MANAGEMENT"다. 세인츠는 마지막 드라이브에서 "클락 매니지먼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서드다운에 문제의 오심까지 발생했다. 명백한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심판이 그냥 넘어간 것이다.
만약 심판이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선언했으면 세인츠는 1분40여초 남은 시간을 모두 소비하고 경기 종료 직전에 결승 필드골을 차면서 23대20으로 수월하게 이길 수 있었다. 램스에 더이상 타임아웃이 남아있지 않았으므로 세인츠는 쿼터백 닐다운(Kneel Down)으로 남은 시간을 전부 소비한 뒤 경기 종료 몇 초 정도 남겨두고 결승 필드골로 손쉽게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심판이 파울 선언을 하지 않은 바람에 세인츠는 남은 시간을 더 소비하지 못하고 필드골을 차는 수밖에 없었다. 너무 일찍 득점하면서 램스 오펜스에 많은 시간을 남겨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분40여초의 넉넉한 시간을 넘겨받았을 뿐 아니라 타임아웃까지 1개 비축해둔 램스는 남은 시간동안 동점 필드골을 성공시켜 23대23 동점을 만들면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파이널 스코어는 램스 26, 세인츠 23.
NFC 챔피언쉽이라는 빅게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심판이 파울을 잡아내지 못하는 큰 실수를 범하자 "NFL 리플레이 룰을 바꾸자"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든 플레이를 전부 리플레이 리뷰할 수 있도록 룰을 바꾸자는 등 다소 지나친 의견도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 파울을 리플레이 리뷰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에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파울을 리뷰하는 데 긍정적인 결정적인 이유는 NFC 챔피언쉽에서 발생한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 해프닝 때문이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고질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정규시즌 14째 주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와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의 경기에서 카우보이스 디펜시브 엔드, 랜디 그레고리(Randy Gregory)의 쌕이 "러핑 더 패서(Roughing the Passer)" 퍼스널 파울을 받았다. 그레고리가 이글스 쿼터백, 카슨 웬츠(Carson Wentz)의 다리 부분을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혀 파울감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심판은 그레고리에 퍼스널 파울을 줬다.
원인은 NFL 룰이 쿼터백을 과잉보호하기 때문이다.
17째 주 탬파베이 버캐니어스(Tampa Bay Buccaneers)와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경기에서도 어이없는 오심이 또 나왔다.
카우보이스 세이프티, 제이비어 우즈(Xavier Woods)가 버캐니어스 와이드리씨버, 애덤 험프리스(Adam Humphries)에게 강한 태클을 했더니 심판이 바로 패널티 플래그를 집어던졌다. 이번에는 불필요하게 과격한 플레이를 했다는 "Unnecessary Roughness" 퍼스널 파울이었다.
태클이 제법 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태클의 강약으로 파울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제이비어 우즈의 태클은 헬멧끼리 서로 부딪친 것도 아니고, 방어 불능 상태의 리씨버에게 강한 태클을 불필요하게 한 것도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플레이였다. 그런데도 요즘엔 심판들이 파울 여부를 자세히 따져보지 않고 태클이 좀 거친 것 같다 싶으면 무조건 파울을 선언하는 습관이 생겼다.
원인은 NFL 룰이 디펜스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개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선수들의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하지만, 공격이 화끈해야 돈이 벌리기 때문에 오펜스에 유리하고 디펜스에 불리한 룰을 만든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Offense Wins Money. Defense Wins Championship"이라는 말도 생겼다.
해가 거듭될수록 까다로워지는 NFL 룰 때문에 심판의 판정이 오락가락 하면서 NFL 팬들의 불만이 계속 쌓여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NFC 챔피언쉽이라는 빅게임에서 어이없는 오심까지 겹쳤다.
이렇다 보니 유명 NFL 애널리스트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NFL 룰을 손질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파울 중 일부를 리뷰하는 것은 어떨까?
모든 파울을 전부 리뷰하는 건 시간관계상 등의 문제로 조금 지나치지만, 논란이 자주 발생하는 몇몇 굵직한 파울 몇 가지만 리뷰를 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듯 하다.
가장 많은 오심 논란을 생산하는 파울은 "Unnecessary Roughness", "Roughing the Passer" 등 쌕, 태클과 관련된 퍼스널 파울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NFL 룰이 갈수록 애매모호해지면서 파울이 아닌 플레이가 퍼스널 파울을 받는 경우가 너무 자주 목격된다. 물론 필드에 있는 심판들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는 게 가장 옳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NFL 룰이 갈수록 이상해지면서 심판들도 파울 여부를 판단하기 더욱 어려워진 만큼 쌕, 태클과 관련된 퍼스널 파울을 리뷰하는 건 나쁘지 않을 듯 하다. NFL 룰이 과거처럼 어지간한 쌕 또는 태클 플레이에 파울을 주지 않는 쪽으로 바뀐다면 굳이 리뷰를 할 필요가 없겠지만, 지금처럼 파울이 아닌 플레이에도 옐로 플래그를 집어던진다면 리뷰를 통해서 바로잡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이다.
NFL에서는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이 발생한 지점에서 공격을 시작하도록 룰이 되어있다. 패널티 야드가 파울이 발생한 지점에 따라 결정되므로 10야드가 될 수도 있고 60야드가 될 수도 있다. NFL에서는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의 패널티 야드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들 들어, 만약 40야드 패스 시도에서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이 발생하면 오펜스는 바로 40야드를 전진할 수 있다. 따라서 오심으로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받으면 디펜스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번 NFC 챔피언쉽에서처럼 명백한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를 심판이 보지 못했을 경우는 약간 애매하다. 심판이 파울 선언을 하지 않았으므로 리뷰할 게 없기 때문이다. 만약 필드에 있는 심판들이 모두 파울을 놓쳤을 경우에는 부스에 있는 심판이 신속하게 비디오 리뷰를 해서 파울이라고 판단되면 필드에 있는 심판에게 연락을 하는 방법이 있다. 부스에서 비디오 리뷰를 하는 심판도 필드에 있는 심판과 마찬가지로 파울을 선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필드에 있는 심판이 놓친 패스 관련 파울을 비디오 리뷰 심판이 모두 잡아내면서 파울이 크게 증가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필드에 있는 심판들이 놓친 디펜스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비디오 리뷰로 모두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어지간한 건 패스시키고 명명백백하게 파울이 확실한 것만 골라서 잡아내는 쪽으로 제한을 두면 좋을 듯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리뷰를 하는 게 올바를까?
파울 관련은 헤드코치가 리플레이 리뷰 챌린지를 할 수 없도록 하고, 그 대신 "Unnecessary Roughness", "Roughing the Passer", "Defensive Pass Interference" 등의 파울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부스에서 리뷰를 하도록 만들면 좋을 듯 하다. 최근 들어서 NFL이 득점, 턴오버 발생 시 자동으로 부스 리뷰를 통해 확인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하면 비디오 리뷰 때문에 경기가 길게 중단되는 문제를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원래 리플레이 리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선수와 심판 모두 인간이므로 "HUMAN ERROR"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쓸데없이 애매해진 NFL 룰 때문에 파울이 아닌 플레이가 파울을 받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NFL 룰이 느슨해지면 리플레이 리뷰도 필요없겠지만, NFL 룰이 갈수록 희한해질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엉터리 룰 때문에 발생하는 엉터리 판정을 바로잡기 위해 리플레이 리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번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 해프닝으로 파울 판정에 대한 비디오 리뷰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것 뿐 아니라 퍼스널 파울 문제까지 모두 묶어서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큰 부상을 일으킬 수 있는 파울은 예방차원에서라도 리뷰를 해야하고 축구처럼 경고를 주고 경고 누적이면 퇴장시키는 것도 한 방법일 듯 합니다.
답글삭제PI 같은 경우, 오심은 이번 세인츠 건이 논란을 가속화하긴 했지만 정규시즌에도 오심이 많이 나오는 케이스는 아니었기 때문에 리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볼때는 WR와 CB가 서로 몸싸움 하면서 뛰다보니 누구의 PI인지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경기 초반 세인츠의 페이스 마스크 파울을 안불었다던지 딜레이오브게임을 심판이 안잡고 넘어간 것에 대한 논란도 있더라구요. 수퍼보울에선 심판들 정신 좀 더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
부상예방 차원에서 위험한 플레이를 상식선에서 단속하는 건 지극히 당연합니다.
삭제예를 들자면, chop block 등등 명백하게 부상위험이 높은 플레이는 금지시켜야 합니다.
이런 것에 대해선 이의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런 건 논란거리가 아니죠.
문제는 NFL이 경기를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게 만드는 문제있는 룰을 자꾸 만든다는 것입니다.
2018년 시즌 논란이 됐던 헬멧룰도 그 중 하나입니다. 시즌 후반엔 거의 불지 않았죠.
이건 프리시즌 때부터 말이 많았었습니다. 어떤 게 파울인지 제멋대로가 됐기 때문입니다.
쌕과 태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애매한 룰 때문에 멋대로 파울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플레이를 예방하는 건 좋지만, 풋볼은 서로 부딪치고 태클하는 스포츠죠.
덮어놓고 안전하게 만든다고 풋볼이 피지컬한 스포츠라는 걸 감안치 않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피지컬하기 때문에 더 안전이 중요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태클 풋볼이 아니라 터치 풋볼, 플래그 풋볼이 됩니다.
수비수가 쌕을 하려다 실수로 쿼터백의 페이스매스크를 살짝 스치기만 해도 파울입니다.
NFL 룰북에 나와있는대로 태클을 해도 파울 선언이 나옵니다. 이런 게 문제입니다.
위에 소개한 랜디 그레고리의 쌕은 파울이 아닙니다. 반칙이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이비어 우즈의 태클도 마찬가지입니다. 리씨버가 공을 놓치도록 강하게 태클한 것입니다.
그런데 저걸 파울이라고 하면 리씨버가 공을 받도록 그냥 놔두라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되면 안전 문제를 넘어서서 경기 자체를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됩니다.
경기 중 페이스 매스크 파울이나 딜레이 파울을 놓친 건 전적으로 심판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쌕, 태클 관련 파울은 심판의 문제에 앞서 NFL 룰의 문제입니다.
애매한 룰은 NFL이 만들고 욕은 심판이 먹는 것이죠. 따라서 그건 별개라고 봅니다.
DPI는 저도 리뷰는 필요없다고 생각하지만, 애매한 경우는 빼고 명백한 것만 잡을 순 있겠죠.
수비수가 리씨버를 너무 일찍 건드렸거나 공의 위치를 확인하지 않고 달려드는 경우 등등,
명백한 DPI는 리플레이 리뷰로 대부분 잡아낼 수 있다고 봅니다.
뒤집어서, 파울을 안 했는데 DPI를 받은 경우도 리뷰로 판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램스-세인츠전처럼 승부와 직결된 DPI 오심은 아무래도 드물겠지만,
일반적인 DPI 오심은 정규시즌에 굉장히 흔합니다. 이번처럼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물론 오심도 경기의 일부이므로 다 잡아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DPI가 치명적인 파울이기 때문에 파울을 제한적으로 리뷰한다면 넣어야 할 듯 합니다.
DPI가 NFL에서 패널티 야드가 가장 큰 파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