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6일 토요일

올누드로 비행기에 오를 날 멀지 않았다

"검색대를 통과하기 전에 옷을 모두 벗어주시기 바랍니다."

머지 않아 공항에서 이런 안내방송을 들을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만약 실제로 이렇게 된다면 제일 먼저 나이지리아인 우마 파룩 압둘무탈랍(Umar Farouk Abdulmutallab)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압둘무탈랍은 크리스마스날 암스텔담발 디트로이트행 델타 항공기를 폭파시키려 한 23세의 나이지리아인이다.

그의 테러공작은 비록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문제는 이 친구가 폭발물을 몸에 지닌 채 비행기에 탑승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공항의 소지품 검사가 강화되었는데도 23세 청년이 폭발물을 몸에 지닌 채 비행기에 덜렁덜렁 오르는 걸 막지 못한 것이다.

9-11 테러 직후 미국의 공항들은 혼란이 극에 달해 있었다. 비행기 납치, 테러 등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았기 때문이었다. 큰일이 터지고 나자 공항들은 검색대에서의 소지품 검색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소니 바이오 노트북과 플레이스테이션2를 분간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던 해이한 검색대 직원들도 9-11 이후부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일부 공항에선 검색대가 충분하게 준비되지 않은 바람에 검색대를 통화가려는 여행객들의 줄이 티케팅 하는 곳까지 이어지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줄이 무지막지하게 길어지자 공항직원들은 항공사 이름과 플라이트 넘버를 외치며 시간여유가 없는 여행객들을 검색대로 먼저 보내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그렇다. 출발 직전에 공항에 도착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던 시절은 지났다.

물론 어느 정도의 불편과 번거로움은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의 항공기 폭파시도는 계속되었고, 공항의 검색은 갈수록 까다로워졌다.

한 번은 이런 적이 있다.

공항직원: 신발을 벗어서 검색대에 올려놓으시오.
나: (시키는대로 한다)
공항직원: 허리띠를 푸시오.
나: ?
공항직원: 허리띠를 풀라나까...
나: 허리띠를 풀면... 바, 바지가 내려가는데...ㅠㅠ
공항직원: (한참 쳐다보더니) 그럼 풀지 마.

문제는 신발을 벗고 허리띠까지 풀어도 폭발물을 지닌 채 탑승하는 테러리스트를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쪽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투시 카메라가 도움이 될 수는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한계가 있을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다 벗고 타면 된다. 올누드로 검색대를 통과하면 옷 안에 폭발물을 숨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투시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검색대에서 항문, 질 내부까지 검사한다 해도 테러리스트들은 위험물질을 기내로 반입할 방법을 또 찾아낼 것이다. 그러나 항공기 테러를 하기가 이전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델타 항공기 사건처럼 기내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연기나는 데를 겨냥해 "쉬~" 하면 그만이다. 지퍼를 내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저 조준하고 발사만 하면 되니 신속대응이 가능하다. (구조상 겨냥이 잘 안되는 사람들은 물론 제외.)

하지만 어떻게 올누드로 비행기에 탈 수 있겠냐고?

처음엔 좀 어색하겠지만, 몇 번 해 보면 곧 익숙해 질 것이다. 출발 몇시간 전부터 공항에 달려가 줄잡이를 하는 것도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듯이 올누드 탑승도 금새 몸에 밸 것이다. 몸 위에 걸치는 게 하나도 없으니 더욱 빨리 몸에 밸 수도 있다.

그럼 승무원들은 어떻게 하냐고?

물론 그들도 벗어야 한다. 테러리스트들이 승무원으로 가장해 침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라면 상당히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시기술을 발전시키려는 테러리스트들의 음모까지 분쇄한 게 되니 일석이조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되면 아주 재미있을 것 같지 않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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