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4일 화요일

아카데미 2012 후보작 발표 - '휴고'와 '아티스트' 최다 노미네이트

오늘 아침 2012년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발표가 있었다. 2월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후보들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과연 어느 영화가 가장 많이 후보에 올랐을까?

예상했던 대로  '휴고(Hugo)'와 '아티스트(The Artist)'가 최다 노미네이트작이 되며 금년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 수상작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세기 초 흑백 무성영화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점, 개가 자주 나온다는 점 등 여러 공통점을 가진 두 편의 영화가 아카데미 멤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의 어린이/패밀리 영화 '휴고'는 작품, 촬영, 의상, 미술, 감독, 편집, 음악(스코어), 음향편집, 사운드 믹싱, 시각효과, 각색 등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연기상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고 보면 될 듯 하다.

이번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휴고'가 예상보다 많은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바람에 2위로 밀린 프랑스 영화 '아티스트(The Artist)'는 작품, 남우주연, 여우조연, 감독, 편집, 각본, 촬영, 미술, 의상, 음악(스코어) 등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아티스트'가 '휴고'와의 경쟁에서 밀린 부문은 음향편집, 사운드 믹싱, 시각효과 등 기술적인 분야였다. 영화 '아티스트'가 흑백의 무성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남우 주연상은 '베터 라이프(A Better Life)'의 디미언 비시어(Demian Bichir), '디센던트(The Descendants)'의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 '아티스트'의 장 두자딘(Jean Dujardin),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Tinker Tailor Soldier Spy)'의 개리 올드맨(Gary Oldman), '머니볼(Moneyball)'의 브래드 핏(Brad Pitt)이 후보에 올랐다.

남우주연상 후보: 시계방향으로 - 디미언 비시어, 조지 클루니, 장 두자딘, 개리 올드맨, 브래드 핏

이번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은 사고로 코마에 빠진 아내를 둔 하와이 딸딸이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디센던트'의 조지 클루니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가운데, 존 르 카레(John Le Carre)의 스파이 소설을 영화화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 스마일리 역을 맡은 개리 올드맨이 의외로 남우 주연상 후보에 오른 반면 'J 에드거(J Edgar)'의 리오나도 디카프리오(Leonardo DeCaprio)는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감독, 게이 스크린라이터 더스틴 랜스 블랙(Dustin Lance Black) 등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리오나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상을 받기 위해 작심하고 만들었던 바이오픽  'J 에드거'는 남우 주연상 뿐만 아니라 단 한개 부문에도 노미네이트되지 못했다.

여우 주연상은 '알버트 놉스(Albert Nobbs)'의 글렌 클로스(Glenn Close)', '헬프(The Help)'의 바이올라 데이비스(Viola Davis)', '드래곤 타투(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의 루니 마라(Rooney Mara), '아이언 레이디(The Iron Lady)'의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마이 위크 위드 매릴린(My Week with Marilyn)'의 미셸 윌리암스(Michelle Williams)가 후보에 올랐다.


여우 주연상 후보: 시계방향으로 - 글렌 클로스, 바이올라 데이비스, 루니 마라, 메릴 스트립, 미셸 윌리암스

여우 주연상 레이스는 유명한 영국의 전 수상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역을 맡은 '아이언 레이디'의 메릴 스트립과 '헬프'의 바이올라 데이비스의 대결로 보인다. 매릴린 몬로(Marilyn Monroe) 역의 미셸 윌리암스도 '메이저 플레이어'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번 여우 주연상은 지난 '다우트(Doubt)'에 함께 출연했던 메릴 스트립과 바이올라 데이비스 둘 중의 하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메릴 스크립은 1979년작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Kramer vs Kramer)'로 여우 조연상, 1982년작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으로 여우 주연상을 받은 이후 거의 매년마다 아카데미 연기상 부문에 줄기차게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수상 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 과연 이번엔 메릴 스트립의 수상(首相) 연기가 수상(受賞)으로도 이어지는 지 지켜볼 일이다.

바이올라 데이비스는 지난 2008년작 '다우트'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받은 바 있다.

남우 조연상은 '마이 위크 위드 매릴린'의 케니스 브래너(Kenneth Branagh), '머니볼'의 조나 힐(Jonah Hill)', '워리어(Warrior)'의 닉 놀테(Nick Nolte)', '비기너(Beginners)'의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의 맥스 본 시도우(Max von Sydow)가 후보에 올랐다.


남우 조연상 후보: 시계방향으로 - 게니스 브래너, 조나 힐, 닉 놀테, 크리스토퍼 플러머, 맥스 본 시도우

여우 조연상은 '아티스트'의 베레니스 베조(Berenise Bejo), '헬프'의 제시카 차스테인(Jessica Chastain), '브라이즈메이즈(Bridesmaids)'의 멜리사 매커시(Melissa McCarthy), '알버트 놉스'의 재넷 맥티어(Janet McTeer), '헬프'의 옥타비아 스펜서(Octavia Spencer)가 후보에 올랐다.

여우 조연상 후보: 시계방향으로 - 베레니스 베조, 제시카 차스테인, 멜리사 매커시, 재넷 맥티어, 옥타비아 스펜서
감독상은 '아티스트'의 미셸 하자나비시어스(Michel Hazanavisius), '디센던트'의 알렉산더 페인(Alexander Payne), '휴고'의 마틴 스콜세지,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의 우디 앨런(Woody Allen), '트리 오브 라이프(The Tree of Life)'의 테렌스 말릭(Terrence Malick)이 후보에 올랐다.

'드래곤 타투(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의 데이빗 핀처(David Fincher), 'J 에드거'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노미네이션을 은근히 기대했을 법한 감독들은 후보에 들지 못했다.

감독상 후보: 시계방향으로 - 미셸 하자나비시어스, 알렉산더 페인, 마틴 스콜세지, 우디 앨런, 테렌스 말릭
오리지날 스크린플레이는 '아티스트', '브라이즈메이즈', '마진 컬(Margin Call)', '미드나잇 인 파리', '세퍼레이션(A Separation)'이 후보에 올랐으며, 각색 부문엔 '디센던트', '휴고', '아이즈 오브 마치(The Ides of March)', '머니볼',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가 노미네이트됐다.

오리지날 스크린플레이 후보작들

각색 부문 후보작들
애니메이션은 '캣 인 파리(A Cat in Paris)', '치코 앤 리타(Chico & Rita)', '쿵푸 팬더 2(Kung Fu Panda 2)', '푸스 인 붓츠(Puss in Boots)', '랭고(Rango)'가 후보에 올랐다.

디즈니/픽사의 '카 2(Cars 2)'와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의 '어드벤쳐 오브 틴틴(The Adventure of Tin Tin)'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작들

음악(스코어)은 '어드벤쳐 오브 틴틴', '아티스트', '휴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워 호스(War Horse)'가 후보에 올랐다.

다른 건 모르겠어도 음악상(스코어)은 '아티스트'에 줘야 옳을 것 같다. 음악의 퀄리티도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들과 달리 무성영화였기 때문에 영화 내내 배경음악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음악의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세컨드 베스트는 '휴고'가 될 듯 하다. 20세기 초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 만큼 어떤 풍의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주로 사용되었겠는지 대충 상상이 가리라 보지만, 음악이 영화와 무척 잘 어울렸다.

물론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암스(John Williams)가 두 편의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틴틴'과 '워 호스'의 음악으로 후보에 오른 점도 무시할 수 없으나, 이번엔 아닌 듯.

(그렇다. 나는 열렬한 '아티스트' 팬이다...)

재미있는 건, 이번 아카데미 주제곡 부문엔 달랑 2개 곡만이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

2012년 아카데미 주제곡 부문 후보곡은 '머핏(The Muppets)'의 'Man or Muppet'과 '리오(Rio)'의 'Real in Rio' 달랑 2개 곡이 전부다.

80년대에만 해도 아카데미 주제곡 수상곡과 후보곡들이 관심과 화제의 대상이었고, 그 중 많은 곡들이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아카데미 주제곡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곡은 달랑 2개 곡이 전부일 뿐더러, 대중성도 떨어지는 곡들이다. 주제곡상이 쓸모없어진 만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주제곡상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할 바엔 차라리 없애는 게 나을 듯 하다.

자, 그렇다면 작품상 후보엔 누가 올랐을까?

금년엔 10개가 아닌 9개 작품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후보작들은 다음과 같다: '아티스트', '디센던트',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헬프', '휴고', '미드나잇 인 파리', '머니볼', '트리 오브 라이프', '워 호스'.



과연 이번엔 어떤 영화가 못생긴 트로피를 가장 많이 쓸어갈까?

제 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26일 코닥 시어터에서 열린다.

댓글 2개 :

  1. 루니 마라가 놀랍기만 합니다.
    얼마 되지 않는 필모그래피로 벌써 여우주연상 후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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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들러리죠...^^
    아바타, 인셉션 같은 영화를 작품상 후보에 끼워넣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습니다.
    드래곤 타투 측이 기대했던 작품, 감독, 각색 등엔 후보에 못 오른 대신일 수도 있구요.
    드래곤 타투는 현실적으로 메이저 부문에 노미네이트될 만한 영화가 아니었으니...
    한편으론 노출씬도 있었고 요란스러운 분장도 눈에 잘 띄는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원래 영화제 연기상은 한 번 내밀면 후보 자격 주곤 하지 않습니까...ㅋ
    아카데미가 성기노출한 마이클 패스벤더에 물먹인 대신 루니 마라를 넣었을 수도 있겠죠.
    이렇게 후보에 오른 건 연기상이 아니라 투혼상이라 해야겠지만... 노출상이라든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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