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8일 화요일

2014년 NFL 시즌 11째 주 하이라이트는 "턴오버"

NFL 경기를 보다 보면 "경기가 안 풀리려면 저렇게 되는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경기가 종종 눈에 띈다. 경기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어이없는 실수가 터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와 덴버 브롱코스(Denver Broncos)의 지난 수퍼보울 경기도 그런 경기 중 하나다.

2014년 NFL 시즌 11째 주 경기에도 그런 경기가 있었다.

그 주인공 중 하나는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

시즌 초반에 입은 발목 부상에서 회복하여 주전 쿼터백으로 돌아온 로버트 그리핀(Robert Griffin III: 이하 RG3)이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어이없는 인터셉션을 기록했다.

문자 그대로 경기가 시작하자 마자 첫 공격 시도에서 말썽이 생겼다. 템파 베이 버캐니어스(Tampa Bay Buccaneers)가 찬 오프닝 킥오프가 터치백이 되고 레드스킨스 오펜스가 20야드라인에서 퍼스트 다운 공격을 시도했는데, 바로 그것이 어이없게도 인터셉션으로 연결되었다.


레드스킨스의 오펜시브 라인을 뚫고 들어온 버캐니어스 수비수를 피해 왼쪽으로 이동하던 RG3가 타잇엔드 나일스 폴(Niles Paul)에 무리한 패스를 한 게 화근이었다. 무릎 아래로 낮게 날아오는 공을 받으려던 나일스 폴이 공을 받지 못하고 마치 배구를 하듯 공을 공중에 띄웠고, 이것을 버캐니어스 수비수가 낚아챘다.

여지껏 NFL을 보면서 한가지 배운 게 있다. 미식축구 + 배구 = DISASTER...

패스를 받지 못한 나일스 폴의 실책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하자 마자 무리한 욕심에 패스를 시도한 RG3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 시간에 쫓기는 상황도 아니고 경기가 막 시작했으므로 무리하게 서두르며 욕심을 부릴 필요가 전혀 없었으므로 패스가 여의치 않으면 RG3는 간단하게 사이드라인 밖으로 공을 던져버리고 세컨드 다운을 시도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RG3는 무리한 욕심을 부렸고, 이 결과로 레드스킨스는 경기 시작하자 마자 인터셉션으로 버캐니어스에 공격권을 넘겨주게 됐다.


경기 첫 플레이를 턴오버로 시작한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탬파 베이 버캐니어스에 27대7로 패했다.

레드스킨스 홈경기였는 데도 빈 관중석이 많은 점도 눈에 띄었다. 아무리 홈팀이더라도 경기가 시작하자 마자 턴오버를 당하는 팀의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갈 맛이 나겠나 생각해 봐야...


워싱턴 레드스킨스 못지 않게 성질이 급한 팀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오클랜드 레이더스(Oakland Raiders)다. 2014년 시즌들어 지금까지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유일한 팀이 오클랜드 레이더스이기도 하다.

오클랜드 레이더스의 11째 주 상대는 디비젼 라이벌 샌 디에고 차저스(San Diego Chargers).

경기가 시작할 때만 해도 '과연 레이더스가 오늘 디비젼 라이벌 차저스를 잡고 감격의 시즌 첫 승을 올릴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 5초가 지난 후엔 '오늘도 틀렸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샌 디에고 차저스가 찬 오프닝 킥오프를 리턴한 레이더스는 퍼스트 다운 공격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레이더스는 공격을 시작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왜냐, 쿼터백과 센터간에 싸인이 맞지 않는 바람에 쿼터백이 준비되기도 전에 센터가 공을 스냅해버린 것이다. 센터가 공을 스냅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레이더스의 루키 쿼터백 데릭 카(Derek Carr)는 갑자기 그를 향해 날아온 공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 펌블(Fumble)이다.

데릭 카에 맞고 그라운드에 공이 떨어지자 샌 디에고 차저스 수비수들이 날쌔게 달려들어 공을 덥쳤다.

그렇다. 턴오버(Turnover)다.


레드스킨스와 똑같이 경기가 시작하자 마자 첫 번째 공격 시도에서 턴오버를 당한 오클랜드 레이더스는 샌 디에고 차저스에 6대13으로 패했다.

역시 성격이 급하면 저 모양이다.

그런데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는 약간 달랐다.

필라델피아 이글스 쿼터백 마크 산체스(Mark Sanchez)는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와의 경기에서 인터셉트를 당하는 등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결정적인 턴오버를 범한 건 마지막 4쿼터에서였다. 산체스가 다소 높게 날아온 샷건 스냅을 받지 못한 것이다.

▲공 넘어간다...ㅠㅠ

공을 놓친 산체스는 황급히 공을 줏으려 했으나 맘처럼 되지 않았다. 결국 날쌔게 달려든 그린 베이 패커스 수비수가 공을 줏어 동네 공원에서 조깅하듯 여유있게 리턴 터치다운으로 연결시켰다.


현재 NFC 최강팀으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그린 베이 패커스의 경기로 큰 관심을 모았던 경기였으나, 경기 결과는 일방적인 패커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비록 이글스는 주전 쿼터백이 빠진 상태였다지만 마크 산체스는 뉴욕 제츠(New York Jets)에서 주전 쿼터백으로 여러 해 뛰었던 베테랑 쿼터백이기 때문에 전력 누수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그린 베이 패커스 앞에선 예상밖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막상막하의 흥미진진한 헤비급 매치를 기대했는데, 파이널 스코어는 뜻밖에도 패커스 53, 이글스 20.

베테랑 쿼터백 애런 로저스(Aaron Rodgers)가 버티고 있는 그린 베이 패커스는 지난 주에도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를 상대로 50점 이상을 득점하더니 이번 주에도 만만치 않은 상대로 예상되었던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상대로 또 50점 이상을 득점했다.

미식축구에서 50점이면 상당히 큰 점수다. 유럽식 축구에서 7골 정도 넣은 것과 비교할 만한 스코어다. 그런데 그린 베이 패커스에겐 매주마다 낼 수 있는 별 것 아닌 점수인 듯 하다. 

댓글 4개 :

  1. 그린베이 유니폼이 독특하네요? 미시간 울버린스인 줄 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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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색깔이 딱 미시간 울버린스처럼 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LSU와도 비슷하고... 암튼 저도 칼리지 풋볼팀 생각이 났다는...^^
      저게 그린 베이의 옛날 유니폼이라는데 글쎄 전 별로 맘에 안 듭니다.
      요새 것보다 옛날 유니폼이 더 멋진 경우도 있지만 그린 베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벌 또는 죄수복을 연상케하는 옛날 유니폼도 좀 괴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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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번 주 기분좋은 대승(?)을 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이번 경기는 처음부터 불안불안하더니 결국..ㅠㅠ 산체스의 눈동자가 불안해보였어요 어쩐지 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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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금년 시즌엔 대승을 거두고 나서 바로 뒤돌아서서 대패하는 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패커스와의 경기가 쉽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경기가 그렇게 일방적으로 갈 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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