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그린 베이에서 먹었던 치즈가 아직 다 소화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와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의 경기가 마치 지난 주 경기 재방송을 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킥커 닉 폴크(Nick Folk)가 필드골을 실축하고, 전반을 0점으로 마치고, 마지막 4쿼터가 되어서야 가까스로 터치다운 1개를 성공하는 패턴이 지난 주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와의 경기내용과 똑같았다.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는 어이없는 인터셉션을 당하는 등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으로 심하게 부진했고, 넘버1 와이드리씨버 로이 윌리암스(Roy Williams)는 아예 단 1개의 캐치도 기록하지 못했다. 러싱 오펜스가 지난 주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한마디로 'MESS' 였다.
그런데도 이번 주엔 이겼다. 경기내내 달랑 7점밖에 못냈는데도 W를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6점밖에 못냈기 때문이다.
그렇다. 파이널 스코너는 7대6, 달라스 카우보이스 승리 였다.
7대6이라고 하니까 텍사스 레인저스(Texas Rangers)와 워싱턴 내셔널스(Washington Nationals)의 경기 스코어처럼 보이지만, NFC East 디비젼 라이벌 카우보이스와 레드스킨스의 정규시즌 경기 파이널 스코어다. 물론 축구점수가 나온 것보다는 낫겠지만, 양팀 모두 참으로 한심한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도 웃긴 건, 2경기 연속으로 7점밖에 내지 못한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7승3패로 NFC East 디비젼 1위에 올라있다는 사실.
워싱턴 레드스킨스야 시즌내내 부진했으니 그렇다 쳐도,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갑자기 왜 저러는 것일까? 오펜스 팀 전체가 아주 지독한 슬럼프에 빠진 것인지, 그린 베이나 워싱턴처럼 수비가 강한 팀 앞에선 7점밖에 못낸다는 제 실력을 드러낸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전통적으로 11월은 토니 로모의 달이다. 토니 로모는 9월부터 11월까지는 잘 하다가 12월만 되면 죽을 쑤는 버릇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바람에 일부 풋볼 애널리스트들은 "토니 로모에겐 NFL 정규시즌이 너무 길다"는 우스겟 소리를 하곤 한다. 그런데 2009년엔 사정이 달라진 듯 하다. 지금까지 11월에 가진 네 경기 중에서 첫 두 경기는 괜찮았으나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각각 7점씩을 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11월이 더이상 '안전한 달'이 아닌 것이다.
12월에 와야 할 슬럼프가 금년엔 몇 주 먼저 찾아온 것일까?
아니면, 금년엔 11월에 슬럼프에 빠지고 12월에 제정신을 되찾으려는 것일까?
달라스 카우보이스 팬들은 후자이기를 바랄 것이다.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단 1승이라도 올리는 걸 보고싶다면 후자가 되어야만 할 테니 말이다.
오는 목요일이 되면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오는 목요일 오클랜드 레이더스(Oakland Raiders)와 추수감사절 경기를 갖기 때문이다.
물론, 오클랜드 레이더스도 그다지 강팀이 아니므로 달랑 7점만 내도 꺾을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 주에 오클랜드가 씬시내티 뱅갈스(Cincinnati Bengals)를 20대17로 물리친 것을 보면 7점만으로 이기기 힘들 수도 있어 보인다.
어찌되든 간에,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다음 경기에서까지 이 모양이라면 상당히 곤란할 것 같지 않수?
금년엔 11월부터 일찌감치 죽쑤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마지막 4쿼터 터치다운 성공으로 7대6 역전승에 성공한 뒤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지켜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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