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6일 일요일

'호빗', 억지로 만든 프리퀄 트릴로지로 '반지의 제왕' 울궈먹기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트릴로지 이전에 '호빗(The Hobbit)'이 있었다. 영국 소설가  J. R. R. 톨킨(J. R. R. Tolkien)이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에 앞서 발표했던 어린이용 판타지 소설이 바로 '호빗(1937)'이다. '호빗'은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와 스토리가 이어지며, '호빗'과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까지 4권을 한데 모은 박스세트도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다. '호빗'은 단 한 권이 전부다. 그런데 영화는 트릴로지로 나온단다.

앞서 영화로 제작되었던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는 톨킨의 원작소설부터 트릴로지였으므로 쉽게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호빗'은 한 권짜리 소설로 트릴로지 영화 시리즈를 만든단다.

게다가 '호빗'은 어린이용 소설이라서 300 페이지를 겨우 넘길 정도의 비교적 짧은 소설이다. 300 페이지를 겨우 넘기는 짧은 소설로 트릴로지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프리퀄 트릴로지'가 헐리우드에서 인기를 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제임스 본드 시리즈까지 '프리퀄 트릴로지' 바람이 들었을 정도다. 하지만 300 페이지를 겨우 넘기는 짧은 소설, '호빗'으로 '프리퀄 트릴로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좀 이상하게 들렸다. '호빗'으로 트릴로지를 만드려면 원작소설의 줄거리를 3등분으로 나누는 수밖에 없을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트릴로지'를 만들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물론 '해리 포터(Harry Porter)' 시리즈 완결편이 두 파트로 나뉘어 개봉했다는 점도 잘 알지만, 그래도 3등분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리고, 2시간 40분이 넘는 런타임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300 페이지밖에 안 되는 소설의 1/3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런타임이 거진 3시간이나 된다? "책의 1/3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우습게 보지 말라"는 메시지?

아무튼 물음표가 많이 붙어다녔던 MGM/워너 브러더스의 판타지 영화 '호빗' 1탄(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이 드디어 개봉했다.


그렇다면 '호빗' 1탄은 정말로 원작소설의 1/3만을 영화로 옮겼을까?

소설의 스토리는 딱 1/3까지가 전부였다. 페이지 넘버로 따져도 아마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소설의 1/3이 전부였던 건 아니다. 소설에 나오지 않는 영화만의 새로운 사이드 스토리가 보태졌기 때문이다. 메인 플롯을 소설의 1/3까지 진행하고 멈추는 대신 여기에 새로운 사이드 스토리를 추가하면서 어린이용 동화와 같은 분위기를 유지함과 동시에 어두운 판타지 어드벤쳐 분위기까지 살리면서 런타임이 거진 3시간이나 되는 영화로 덩치를 불린 것이다.

문제는 그 3시간이 지루했다는 데 있다.

'호빗'은 진도가 매우 느린 지루한 중세 시대물 TV 시리즈 에피소드 3개를 묶어놓은 것처럼 보였다. '호빗' 1탄의 메인 플롯은 소설의 1/3까지가 전부인데, 이것으로 3시간을 때워야 했으니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는 기대할 수 없었다. 영화의 첫 부분에 빌보(마틴 프리맨), 간달프(이언 맥켈런), 13명의 드와프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씬에서부터 '늘어진다', '지루하다'는 느낌이 바로 들 정도였다. 원작소설에 나름 충실하게 영화로 옮기려 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왠지 무조건 좋게만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왜냐, 지루했으니까.

제작진은 메인 플롯 전개가 늘어지면서 발생하는 따분해지는 문제를 새로 보태진 사이드 스토리로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사이드 스토리도 쏟아지는 지루함을 물리쳐줄 만큼 익사이팅하지 않았다.

2006년작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과 비교해 보자.

007 제작진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1953년작 원작소설 '카지노 로얄'에 나오지 않는 크레인 체이스 씬, 공항 체이스 씬, 마지막의 베니스 건물 붕괴(침몰?) 씬 등을 보태면서 자칫하면 따분한 도박 영화가 될 수 있다는 문제를 피해갔다. 소설에 나오지 않는 액션 씬을 영화에 넣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톡 쏘는 맛을 내는 양념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호빗'은 양만 푸짐했지 맛이 별로 없었다. 메인 플롯의 진행 속도가 더딘 듯 한데 그 도중에 나오는 여러 가지 사이드 스토리들도 그다지 흥미롭거나 눈길을 끌 만하지 않았다. 영화의 런타임을 거진 3시간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를 보다 재미있고 익사이팅하게 만드는 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대부분이 영화의 덩치를 불리는 데 필요했던 거추장스러운 지방질 이상이 아니었다.

 지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도 런타임이 만만치 않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 트릴로지는 영화 내내 지루하단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과 달리 '호빗'은 알차게 런타임이 긴 것이 아니라 쓸데없이 길어 보였다. 무조건 길게 만들어야만 '반지의 제왕' 영화가 된다는 법이라도 있는 건지 궁금할 정도로 '호빗'은 길게 만들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였다.

물론 세월아 네월아 질질 끄는 TV 시리즈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가 늘어지는 게 싫어서 TV 드라마를 안 보고 그 대신 영화를 본다"는 사람들은 '호빗'을 보면서 난감한 기분이 들 것이다. '호빗'은 분명히 빅스크린용 영화인데, 스토리 전개 속도는 TV 드라마 수준이기 때문이다. "늘어지는 게 싫어서 극장을 찾는데, 극장에서도 늘어지네" 소리가 나오기 딱 알맞은 영화가 '호빗'이다.

유머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원작소설 '호빗'의 동화적인 분위기를 잃지 않기 위해서 인지 다소 유치한 유머들이 자주 눈에 띄었을 뿐 성인 관객들을 위한 유머는 많지 않았다. 간달프의 "골프" 농담 (이 농담은 소설에도 나온다), '반지의 제왕'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 골룸(앤디 서키스)이 혼잣말을 하다 빌보(마틴 프리맨)에게 "I'm not talking to you!"라고 쏘아붙이는 씬 등에서 관객들이 많이 웃었지만, 그 이외로는 웃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소설에선 주책없는 엘프들이 드와프의 긴 수염을 놀리는 노래를 부르는 등 유머가 풍부한 편이었으므로 영화 역시도 그러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에 비하면 유머가 약간 늘어난 듯 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원작소설 '호빗'의 어린이용 동화의 세계와 '반지의 제왕' 영화 트릴로지의 다크 판타지 세계의 사이에 엉거주춤하게 낀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첫 째로,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간달프 역으로 돌아온 이언 맥켈런(Ian McKellen)을 비롯해 엘프 타운의 케이트 블랜칫(Kate Blanchett)과 휴고 위빙(Hugo Weaving), 사루만 역의 크리스토퍼 리(Christopher Lee), 그리고 나이 든 빌보 역의 이언 홈(Ian Holm), 프로도 역의 일라이자 우드(Elizah Wood) 등 지난 10년 전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에 출연했던 상당수의 배우들이 '호빗'으로 컴백했다.

물론 "My PREEEECIOUS" 골룸(앤디 서키스)도 빼놓을 수 없다. '호빗'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본 부분이 빌보와 골룸이 만나는 씬이었다. 그러므로 '호빗'에 다시 등장한 친숙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 캐릭터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한 듯 하다.


엘프 타운, 고블린 아지트 등 멋지고 아름다운 비쥬얼도 볼 만했다. 하지만 그다지 색다른 느낌을 받진 못했다. '호빗'과 같은 판타지 영화에 나옴 직한 씬들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장관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에서처럼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쟝르가 SF-판타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판타지 영화에 버금가는 환상적인 비쥬얼을 선보이며 "이런 영화에도 이런 씬이 나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반면 '호빗'은 판타지 쟝르 영화에 기대할 수 있었던 것 이상을 보여주지 않았다. 여전히 퀄리티는 우수했지만 그저 기대하고 예상했던 씬들이 전부였을 뿐 새롭고 신선한 씬이 없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보자 - 만약 제작진이 '호빗'을 트릴로지로 만들지 않았다면?

만약 프리퀄 트릴로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제법 괜찮은 영화가 나왔을지 모른다. '호빗'이 어린이용 소설이라서 스토리가 간단명료하므로 여기에 익사이팅한 액션과 볼거리를 보탰더라면 제법 멋진 패밀리용 판타지 영화가 나왔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300 페이지 살짝 넘기는 짧은 소설을 3등분을 하면서 억지로 트릴로지를 완성하느니 그냥 있는 그대로 영화 한 편이나마 제대로 재미있게 만드는 쪽을 선택했더라면 이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는 것이다.

지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는 아카데미상까지 받을 만큼 대작이었다. 그러나 이번 '호빗'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계속 울궈먹기 위해 만든 영화가 전부였다. 톨킨이 남긴 얇은 '호빗' 한 권에서 영화 세 편을 뽑아내겠다는 야무진 욕심을 부리는 것만 봐도 이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호빗'은 흥행에 성공할 것이다. '호빗'이 워낙 유명한 데다 나름 기대를 모았던 영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말 홀리데이 시즌과 잘 어울리는 판타지 영화라는 점도 성공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호빗'에 지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 정도의 퀄리티를 기대하면 곤란하다. 비쥬얼 면에선 아무래도 더 나아졌겠지만 전체적으론 많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앞으로 남은 두 편이 어찌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억지로 만든 프리퀄 트릴로지로 '반지의 제왕'을 울궈먹으려는 영화(들)에 큰 기대를 할 수 있겠나 싶다.

물론 억지로라도 트릴로지를 만들면 세 번을 울궈먹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프리퀄'이다 '프리퀄 트릴로지'다 하는 게 이젠 좀 지겹다.

이젠 "잘 만든 영화 한 편 트릴로지 안 부럽다"는 말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싶다.

댓글 17개 :

  1. 저는 HFR 3D로 봐서 거의 모든 장면을 감탄하면서 봐서 이건 영상혁명이다 그 이상이다!! 하면서 봤는데 HFR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것 같습니다.

    호빗 한권으로만 트릴로지를 제작하진 않았습니다.

    반지의 제왕 소설을 총 7권인데 보시면 부록으로 나온게 따로 있습니다.

    톨킨이 60년대에 소설 호빗 확장판을 집필하려 했는데 결국 출판되진 못하고 부록에 수록됬었죠. 그 부록에 120페이지 정도 되는 [호빗]-[반지의 제왕] 사이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었죠.

    찾아보시면 이 사이에 일어난 일이 많습니다. 후에 2,3부 보실 때 스포가 될 확률이 높아서 언급은 안하겠습니다만 충분히 뽑힐 수 있습니다.

    저는 초반 난쟁이들이 안개산맥 노래 부르는게 영화에서 이렇게 나올준 몰랐습니다. 되게 장엄해서 놀랐어요.

    p.s
    [007 스카이폴]이 전세계 9억 5천만달러를 달성했더군요. 아직 중국시장이 남아있어서 10억불은 기정사실화됬다고 보네요. 인플레이션 감안해서 [007 썬더볼]을 뛰어넘은 007 역대 최고의 흥행작이 됬군요.

    답글삭제
  2. 하지만 그래도 영화의 메인 플롯이 호빗 소설의 1/3이란 사실엔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이드로 추가되는 게 무엇이냐를 말씀하신 듯 한데, 그래도 메인 플롯은 호빗을 따르고 있죠.
    제가 볼 땐 호빗을 3등분으로 나눠서 사이드 스토리를 보태는 식에서 바뀔 것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스카이폴...^^
    아직은 썬더볼을 넘지 못했습니다. 썬더볼이 2012년 현재 인플레이션 감안해서 10억이 넘거든요.
    그러나 제 생각에도 현재 추세라면 스카이폴이 썬더볼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
  3. 동감요. '2시간반 x 3부작'은 과합니다. 반지의제왕이 원작에 비해 타이트하게 3부작으로 압축했다는걸 감안해도, 1/3정도 분량인 호빗은 2부작까지가 최대입니다. 워낙 서양애들이 3부작을 좋아하고, 안전빵으로 돈벌이가 될거라고 생각했는지 굳이 저렇게 만드는군요.

    답글삭제
  4. 제 생각에도 말씀대로 호빗은 최대가 2부작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반지의 제왕 프리퀄 트릴로지를 너무 억지로 만들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프리퀄이다, 트릴로지다 하는 것도 이젠 지겨운데 호빗까지 그렇게 되는 듯 합니다.

    답글삭제
  5. 돌아가신 톨킨 옹이 보면 진짜 대성통곡하실듯.. 반지전쟁은 그렇다쳐도.. 톨킨옹이 영화로 만들지말라 하고 아들들에게 당부하며 돌아가셨다던데 이래서 인가요 톨킨옹

    답글삭제
  6.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그래도 돈을 잘 벌고 있으니 흐뭇해 하실지도...^^

    답글삭제
  7. 솔직히 원작 소설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호빗도 오히려 줄이면 줄였지 그 방대한 중간계 내용을 담기엔 3부작이 결코 넘치는게 아니거든요. 거기 나오는 용이 그냥 용인갑다 생각하면 지루하기짝이 없을거고 톨킨 소설에서 용은 어떻게 탄생됐으며 왜 악의 축으로 나오게 됐는지 알면서 보는거랑 와닿는게 다를수밖에 없겠죠. 반지의 제왕도 최고의 영화임은 분명하지만 30프로에 가까운 내용을 잘라내는 바람에 마니아쪽에선 오히려 아쉽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답글삭제
  8. 호빗이란 원작소설 자체가 300 페이지 살짝 넘는 어린이용 책인데 무엇이 방대하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답글삭제
  9. 피터 잭슨이 호빗만 만드는 게 아니라 실마릴리온과 반지의 제왕 부록 내용까지 다루기로 했다고 촬영 전부터 밝혔고 이번에 개봉한 영화에서도 그런 조짐을 보였으니 "아동용 동화 호빗의 내용이 뭐가 방대하냐"고 따지는 건 의미가 없을 거 같네요. 제목을 보아하니 2편에서 스마우그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3편에선 백색 회의랑 사우론, 사루만의 이야기를 다뤄서 반지의 제왕에 이어줄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
  10. 그리고 전 호빗 원작만 다루는 것보단 반지의 제왕에 이어지도록 부가 설명을 곁들인 지금 영화 스토리가 더 마음에 듭니다. 위에 어떤 분이 톨킨이 실망할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전 지금 스토리가 톨킨이 완성한 스토리에 더 가깝다고 느끼거든요. 실마릴리온을 통해 수십년에 걸쳐 세계관을 구축하고 나서 평범한 호빗과 난쟁이들의 코믹한 동화로 집필한 게 호빗입니다. 중간 중간에 간달프가 돌연히 사라지는데 간달프 같은 마이아는 아무래도 호빗과 난쟁이들이 갖은 수난을 겪는다는 스토리 진행에 걸리적거렸죠.

    답글삭제
  11. 호빗을 쓰고 나서 영웅담 가득한 실마릴리온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그리워한 톨킨은 반지의 제왕을 쓰면서 호빗에 부연적인 설명을 반지의 제왕 부록에 싣습니다. 그런 부연 설명을 통해 간달프가 중간 중간에 사라져서 뭘 했는지 설명이 가능했고 반지의 제왕에 나온 동일한 캐릭터 간달프의 설정과 매끄럽게 이어주는 게 가능했죠. 영화가 좀 느슨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스토리와 캐릭터의 소개는 흠잡을 곳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신중히 쓴 각본으로 중간계 역사 정보를 쉽고 깔끔하게 전달했고 13명의 난쟁이의 인기투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각 캐릭터를 개성있게 구현해냈습니다. 이로써 관객들이 난쟁이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에레보르 탈환 원정을 더 관심 갖고 보게 되고, 제가 느끼기엔 다소 지루한 원작 초반을 다룬 느슨한 플롯을 그나마 보완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답글삭제
  12. 1편에선 백색 회의와 네크로맨서의 얼굴을 잠시 비추고 악의 세력이 귀환했다는 귀띔을 해주는데서 그쳤급니다만. 2편, 3편에 가서는 호빗 원작 밖의 스토리(지만 결론적으로는 톨킨이 완성한 호빗을 영화화하려면 다룰 필요성이 있는 스토리)까지 영화화하기로 한 피터 잭슨의 결정이 빛을 발하길소망해봅니다. 반지의 제왕 역사에서 어찌보면 다섯 군대 전투 못지않게 중요하고, 톨킨이 호빗을 반지의 제왕에 연결시키는 데 필수적인 역사 사건인 돌 굴두르 전투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네요.

    답글삭제
  13. 잘 읽었습니다.
    피터 잭슨이 말한 호빗 - 수퍼사이즈 부분을 부연 설명하신 듯 하군요.
    잭슨이 그렇게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첫 째 잭슨은 호빗 소설이 빌보 일행이 여행하면서 벌어지는 어드벤쳐가 전부라는 점을 들었죠.
    이걸 그대로 영화로 옮기면 어린이용 논스톱 어드벤쳐 영화밖에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 클라이맥스가 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도 문제로 꼽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솔직히 100% 동의하진 않습니다...^^
    그 부분이 걸리는 건 사실이지만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 같단 생각이거든요.
    또한 말씀하신대로 간달프가 도중에 자꾸 자리를 비운 것도 문제가 됐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간달프가 호빗 소설 중간에 사라졌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된 점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간달프가 반드시 항상 나와야 할 필요는 없었던 스토리로 기억하거든요.
    하지만 소설에선 간달프가 어디에 갔었는지 설명이 제대로 안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렇다 보니 잭슨은 말씀하신 125페이지 부록 내용을 곁들이며 살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해서 방대하지 않은 스토리를 방대하게 만든 것이죠.
    이걸 두고 피터 잭슨은 '호빗 수퍼사이즈'라고 설명했죠. 그가 직접 사용한 term입니다.
    이 아이디어가 맘에 든 분들도 있겠지만 제겐 좀 부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스토리 면에선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트릴로지 욕심이 왠지 순수해 보이지 않았거든요.
    말씀하신대로 스토리와 캐릭터 등등은 매우 꼼꼼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만족할 수 없는 게, 영화가 좀 늘어지는 것 같고 지루했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것도 좋지만 전개 속도가 느린 TV 미니 시리즈를 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런 느낌을 받았으니 잭슨의 수퍼사이즈 아이디어가 옳았냐는 데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제 생각엔 호빗이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보다 앞서 벌어진 사건이므로 프리퀄인 건 분명하지만,
    굳이 스토리까지 연결시키며 트릴로지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잭슨과 제작진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충분히 알겠는데 글쎄 제겐 아직 좀 그렇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잡자기 뚝 끊긴 듯한 느낌도 좀 그랬구요. 1편을 마친 위치가 옳았는지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물론 2편도 드와프들을 소개하는 씬으로 또 시작하려는 의도였다면 이해가 가지만...^^
    암튼 2편부턴 지루하단 느낌이 들 틈이 없는 영화가 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답글삭제
  14. 호빗은 한 편으로 제작했어도 지루했을 영화죠. 영화화 자체가 위험한 시도였단 소리.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모험 자체가 반지의 제왕처럼 대단한 명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그나마 영화에선 소린의 왕가 혈통을 강조해서 명분을 좀 있게 각색했죠), 사건들도 그닥 스케일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잘못 만들면 완전 아동용 영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중간계 이야기를 덧붙이고 이미 나온 반지와의 연관고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스토리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트릴로지의 문제는 그건 뭐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 상업영화에서 돈 뽑아먹으려고 그렇게 한 것인데 뭐 굳이 태클을 걸고 싶진 않군요.. 어쨌든 이래저래 벌써부터 본전은 뽑았다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님의 아쉬움과는 다르게 트릴로지 기획은 성공적인 듯 싶네요. 영화의 지루함은 둘째치고 중간계 이야기로 어떻게 살을 붙일지가 더 기대가 됩니다. 애초에 1편은 트롤하고 고블린 얘기 말곤 별다른 스토리가 없었으니까.. 2편엔 엘프를 비롯해서 좀 더 다양한 인물이 나올테니 1편보단 덜 지루하겠죠.

    답글삭제
  15. 그래도 흥행엔 성공할 것이라고 본문에 쓴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흥행에 성공했다고 좋은 평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죠.
    또, 돈 뽑아먹으려고 트릴로지를 고집하는 헐리우드의 지겨운 문제도 상업영화라고 무조건 용서되는 건 아니죠.

    답글삭제
  16. 저는 피터잭슨을 사랑하는 팬입니다. 지극히 팬의 입장에서 쓰는 이야기입니다.

    피터잭슨은 유능하지만 관객눈치보며 다음편을 만들까말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반지의 제왕을 만들때 대부분 한편찍고 다음편 찍자고 할때 이건 한번에 다 찍어야한다며 한번에 찍은 감독입니다. 자기작품에 대한 믿음이나 자신감없이는 불가능하죠.

    그의 능력을 이미 뻔하게 나온것을 자신만의 어드벤처로 잘 풀어낸다는 겁니다. 킹콩만 하더라도 이미 질리도록 나온 시리즈를 다시 만들어서 엄청난 어드벤스와 로맨티스트 킹콩을 만들었죠.

    호빗도 같은 맥락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호빗이 아동동화정도라는걸 압니다. 그래서 2부작을 제시했고 피터잭슨도 초반기획을 그렇게 했죠. 그러다 삼편으로 늘렸습니다. 피터잭슨의 결단이고 이편까진 호빗의 내용으로 삼편은 호빗과 반지으 제왕 사이의 이야기를 찍겠다고 하고요. 어떻게 만들지 우리는 모릅니다. 다만 피터감독을 믿을뿐이죠. 그가 그렇게 하겠다면 아마 재밌게 잘만들거라 봅니다. 기술과 스토리융합이 뛰어난 감독이니까요.

    무리한 프리퀄을 만들지않을겁니다.


    그다음 원작이 그래서 영화가 지루하다는 얘기...아닙니다. 안 지루하다가 아니고 반지원정대도 그랬다가 맞습니다. 무리하게 늘려서 지루한게 아니라 두권자리 신선도 넘치는 반지원정대도 지루한 장면은 많았습니다.

    대략 요정마을씬이 바로 그것이죠. 이건 언제 나와도 시간이 정체되어있는 착각이 들고 지루한데 뺄수도 없죠. 호빗도 요정마을만 빼도 상당히 재밌다는평이 루를 이루었을겁니다. 찍는 사람도 엘론드성은 힘들어하니까요. 그얘긴 반지의제왕확장판스페션에디션에 나옵니다.

    그외 샤이어 자체를 지루해하는분도 있습니다. 평화롭거든요. 반지원정대도 그랬었죠. 하지만 피터감독이 가장 신경쓰고 기술도 의외로 빠방바게 넣는장면입니다. 호빗에선 샤이어의 자연경관이 HPR아이맥스로볼때 내앞에 놓여저있었였죠. 반지원정대는 스케일큰 불사조불꽃같은...그래서 디브이디로 돌려봐도 샤이어부분은 자주 돌려봅니다.

    호빗은 요정마을빼곤 버릴부분이 별로 없습니다. 갈색의 마법사가 토끼타고 가는장면도 빵빵터지니까요. 다만 아쉬운게 중심인물이 난쟁이라는거? 하지만 마지막장면의 용은 다음편을 기대하기 충분하고 모두가 원하는 밀도있는 구성도 가능하리라봅니다.

    추가로 정점의 기술은 또하나의 스토리입니다. 바위산이 싸우는장면하나로 우리는 돈의가치가 있지않았나합니다. 움찔하고 스릴있고

    저는 무리한 기획이라과보지않습니다. 해리포터도 끝났고 매해 기다릴 판타지 어드벤처물이 없는 상황에서 호빗시리즈는 단비같은존재입니다. 연말이벤트로 충분하죠. 십년을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로 연말을 지낸사람이 느끼는 허전함을 채우기엔 더할나위없죠.

    판타지장르를 어중간한 기술과 어중간한 스토리와 어중간한 결말로 마무리짓는 판타지는 많았습니다. 나니아 연대기같은...하지만 피터잭슨의 영화라면 믿고 기다릴수있지않나생각합니다.

    답글삭제
  17. 잘 읽었습니다.
    호빗이 지루했던 이유는 진행속도가 더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특정 씬이 아니라 영화가 전체적으로 느릿느릿 진행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보거든요.
    지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는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보면서 지루하단 생각이 든 기억이 없습니다.
    반면 호빗은 느릿느릿 더디고 군살이 너무 많이 붙은 것 같았습니다.
    이런 첫인상을 받았다면 호빗 트릴로지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겠죠.
    깔끔하게 호빗을 영화화하려 했다면 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자세하게 옮기고 싶다면 TV용 미니 시리즈로 만드는 게 더 옳다는 생각합니다.
    영화가 마치 TV 시리즈처럼 질질 끄는 것처럼 느껴지면 문제가 생긴다고 보거든요.
    별 것 없는 줄거리로 질질 끄는 TV 시리즈가 많죠.
    제가 봤을 때 호빗 1편이 그렇게 보였습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만약 호빗을 한편짜리 영화로 만들었더라도 이렇게 되었을까요?
    2부작으로 했더라도 적어도 늘어지는 느낌이 덜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굵고 짧은 걸 좋아합니다.
    그러므로, 적어도 현재까진, 호빗 트릴로지가 그리 좋은 아이디어로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2편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생각이 바뀔 순 있습니다만 아직까진 트릴로지는 무리한 기획이었단 생각입니다.
    부록 등등을 다 끌어온다 해도 세 편 모두를 늘어지는 느낌 없이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한지 의심스럽거든요.
    일단 호빗 1편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2편부터 달라질 것을 기대해보겠습니다만 일단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