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9일 금요일

'예스맨' - POSITIVE, POSITVE, POSITIVE

은행에서 근무하는 칼(짐 캐리)은 항상 'NO'를 입에 달고 다니는 상당히 내거티브한 친구다. 그의 사생활도 뒤죽박죽이다. 이혼한 뒤 새로운 여자친구도 없으며, 친한 친구들의 연락도 피하며 집에서 혼자서 DVD나 보는 '고독형'이다.

이렇게 따분한 생활을 하던 칼을 완전히 바꿔놓은 건 'YES IS THE WAY'이라는 라이프스타일 세미나.

세미나에 다녀온 이후부터 칼은 좋아도 'YES', 싫어도 'YES', 내키지 않아도 'YES', 무조건 'YES, YES, YES'만 하고 다닌다.


▲"YES! YES!! YEEEEEEES!!!"

이렇게 해서 '예스맨(Yes Man)'이 탄생한다.

'수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수퍼히어로는 물론 아니지만 '예스맨'도 같은 '맨'이지 않수?


▲'예스맨'

칼이 '예스맨'이 된 이후 많이 달라지냐고?

물론이다. 내거티브에서 파지티브(Positive) 모드로 전환한 이후부터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 의욕까지 넘치는 칼은 비행기 조종부터 한국어까지 배운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불레틴 보드에 붙은 광고에 영어로는 'LEARN TO SPEAK KOREAN!'이라고 되어있지만 옆에 한글로는 '영어를 할 수 있어요!'로 적혀있다는 점.

아, 이것도 일종의 유머야?


▲영어를 배우려는 건지 한국어를 배우려는 건지 헷갈리지만...

'예스맨 효과'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연락을 피했던 친구들과도 다시 가깝게 지내게 된다. 집에서 혼자 DVD나 보던 칼이 '파티맨'으로 변신한 것이다. 술에, 춤에 완전히 '띵까띵까맨'이 된 것!


▲저 술잔들 좀 봐라...ㅡㅡ;


▲'댄스맨'으로 둔갑한 '예스맨'

뿐만 아니라 'NEW LOVE' 앨리슨(주이 데샤넬)까지 만나게 된다.


▲앨리슨(주이 데샤넬)

그렇다. 짐 캐리의 '예스맨'은 지루하고 내거티브하던 칼이 모든 것에 무조건 'YES'를 하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해프닝을 그린 영화다.

아주 재미있는 코메디 영화냐고?

아쉽게도 'NO'다. 코메디 영화라면 일단 웃기고 봐야겠지만 그다지 웃기지 않았다. 짐 캐리의 오래 된 수법을 '예스맨'에서도 그대로 재탕했기 때문이다. 짐 캐리의 얼굴 표정연기가 웃겼던 것도 한 때였을 뿐 지금은 통하지 않지만 케리는 이번에도 또다시 '그 때 그 유머'를 되풀이 했다.

'예스맨'엔 전형적인 '짐 캐리 유머'가 전부일 뿐 신선한 유머는 없다고 보면 된다.


▲이젠 이런 것에서 졸업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상하게도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매사가 귀찮고, 소극적이고, 일단 튕기고 보는 비사교적인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거나, 지금도 변함없이 그렇게 살고있는 사람들은 특히 더욱 그랬을 것이다. 망설이고, 머뭇거리고, 거절하고, 튕긴 것을 후회했던 기억들이 되살아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만약 'NO'가 아니라 'YES'를 택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칼이 앨리슨을 만나는 것을 보면서 파티에 오라는 초대를 뿌리친 바람에 애인을 만날 기회를 놓친 적이 없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됐다. 바로 코앞에 '짝'을 놔두고도 소극적이고 무신경한 바람에 기회를 말아먹은 적은 없는지 되짚어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무지하게 많은 것 같더라.

물론 그때 'YES'를 택했더라도 영화에서처럼 모든 게 술술 풀리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파지티브했더라면 충분히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을 많이 놓친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앨리슨(주이 데샤넬), 칼(짐 캐리)

어떻게 보면 '예스맨'도 또 하나의 바보스러운 코메디 영화인지도 모른다. 짐 캐리의 바보스러운 유머로 가득 찬 싱거운 코메디 영화기 때문이다. 코메디 영화로써만 본다면 아무래도 실망스러웠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게 만든 영화였다. 소극적이고 내거티브하게 살면서 잃은 것은 없었는지 되돌아보면서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이고 파지티브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에서처럼 싫든 좋든 무조건 'YES'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귀찮고 성가시다고,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무조건 'NO'를 하고 보는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왠지 남의 얘기 같지 않더라고...ㅠㅠ

100% 똑같은 건 아니지만 세미나부터 시작해서 영화의 줄거리와 상당히 비슷한 경험을 실제로 한 적도 있다오. 나도 원래는 안 그랬는데 주위환경에 따라 그렇게 되더라니까...ㅠㅠ

그나저나 '그 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다면"네 영화 나왔다"면서 나한테 분명히 연락을 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려...ㅡㅡ;

나도 오늘부터 '예스맨'이 한번 돼볼까나?

엇! 그러고 보니 바로 앞집에 할머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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