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8일 화요일

'카지노 로얄' 에바 그린 "본드걸 원치 않았다"

2006년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 프랑스 여배우, 에바 그린(Eva Green)이 본드걸로 출연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들 알고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녀 자신은 본드걸을 원치 않았다고 한다.

영국 데일리 스타(Daily Star)의 기사에 따르면, 에바 그린은 섹시한 여자 에이전트 역을 연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본드걸 제의를 거절하려 했으나 그녀의 에이전트의 성화에 못이겨 마지 못해 수락했다고 한다.

그린은 자신이 전형적인 본드걸과는 거리가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카지노 로얄'에 흥미를 갖지 않았지만 그녀의 에이전트가 닥달하는 바람에 스크립트를 읽게 되었다고 한다.

그린은 베스퍼 린드(Vesper Lynd)가 아주 멋진 캐릭터였다면서, 본드걸을 연기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바 그린의 에이전트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를 만나면 뽀뽀를 한 번 해줘야 할 것 같다. 그녀 덕분에 베스트 본드걸 탑10에 오를 만한 멋진 본드걸이 탄생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바 그린이 베스트 본드걸 탑10에 든다고?

물론이다. 순위를 매겨보지는 않았지만 탑5에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에바 그린은 전형적인 본드걸과는 거리가 있지 않냐고?

물론이다.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에바 그린은 전형적인 본드걸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배우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되었다. 그녀가 맡았던 본드걸, 베스퍼 린드가 전형적인 본드걸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이 007 영화 시리즈의 전형적인 판타지 스타일에서 벗어나 이언 플레밍 원작으로 다시 돌아간 영화였던 만큼 본드걸에도 변화를 줬다. 제임스 본드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영화 시리즈보다는 원작의 캐릭터에 가까운 이미지인 것에 맞춰 본드걸도 이전처럼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섹시함만을 부각시킨 부자연스러운 본드걸에서 탈피, 보다 평범해 보이는 캐릭터로 바꾼 것이다.

한가지 수상한 것은 에바 그린의 화장.

본드걸과 고딕(Gothic) 스타일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지만, 에바 그린은 첫 번째 'Goth Bond Girl'로 불리기도 한다.



얼굴을 그리기(?) 전이 훨씬 나은 것 같지만 어쩌랴!



그렇다면 예전처럼 섹시함을 강조한 본드걸과 '카지노 로얄'의 베스퍼 린드처럼 과장이 덜 된 평범한 본드걸 중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007 시리즈에서는 전통적으로 글래머한 눈요깃 거리를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제임스 본드가 가는 곳마다 섹시한 본드걸들이 튀어나오는 재미를 없애면 안된다. 하지만, 리딩(Leading) 본드걸까지 억지로 여기에 맞춰 캐스팅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전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센슈얼한 파트는 단역 본드걸들에게 맡기고, 메인급 본드걸(들)은 섹시함보다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할 수 있는 배우를 선택하는 쪽으로 가는 게 옳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고 성적인 매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연기파 배우를 메인 본드걸로 캐스팅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연기력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다른 역할도 아닌 007 시리즈의 본드걸을 고르면서 섹시미를 가볍게 넘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연기보다는 캣워크(Catwalk)에 더욱 익숙해 보이는 수퍼모델들을 캐스팅하는 습관은 고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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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

  1. 에바 그린 정말 멋진 본드걸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인형같은 역에서 벗어나..
    적절한 퇴폐미와 적절한 지성미와 적절한 섹시미를 갖추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할리 베리에 워낙 실망해서 그런지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노골적인 PPL인 롤렉스? 오미가!
    ㅋㅋㅋ
    이장면에 뿜었습니다.ㅋㅋㅋ
    농담이구요.
    암튼 약간 어두운 듯 하면서, 여러가지 매력을 지닌 에바 그린 정말 좋았습니다.

    다음 본드걸은 누가 될까요?
    영국 사람도 한 번 생각해봄직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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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상하게도 미국 여배우가 본드걸이 되면 기대에 못미치더라구요. 그런데 다음번에도 본드걸은 미국배우가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드23'에선 주제곡을 영국 뮤지션에게 맡기고 본드걸을 미국인으로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영화 두 편 모두 주제곡은 미국인이 불렀죠. '본드23'에선 주제곡을 부를 뮤지션을 영국으로 넘기고 그 대신 미국여배우가 본드걸을 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007 시리즈가 미국보다는 인터내셔널 박스오피스에서 강하다지만 그래도 미국시장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할테니 미국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걸 넣어야 할텐데, 이번엔 주제곡 대신 본드걸을 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거죠.

    영국배우는... 젬마 아터튼이 영국배우였으니 아무래도...

    영국 여배우 중에선 리딩 본드걸보다 머니페니 후보를 먼저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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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말 오공본드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다음 본드는 좀더 오소독스한 본드 스타일로 회귀하고...
    그렇다고 로저무어의 70년대 중반 스타일처럼 너무 가벼운 것은 말고요.
    주제곡은 영국 뮤지션이 부르고,
    머니페니 여사도 나와야 하고,
    Q 브랜치도 등장해야 하고...

    할일이 많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80년대 세대라 그런지...
    유일하게 넘버원에 올랐던
    "A View to a Kill"을 가장 좋아합니다.^^
    긴장감을 주는 연주가 참 좋았드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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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007 영화는 딱 '리빙 데이라이트' 수준에 맞추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머니페니, Q, 본드카 등 필요한 것 다 나오고... 다니엘 크레이그 영화라고 이게 안된다는 법이 없죠. '본드23'에선 변화를 줘야 할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A View to a Kill' 참 좋았죠. 'For Your Eyes Only'도 좋았구요...ㅋ

    단지 007 주제곡 뿐만 아니라 영화음악의 전성기가 80년대까지가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90년대 이후에 나온 영화 주제곡 중에 기억에 남는 노래가 많지 않아서요. 얼마 전에 미국 아카데미가 노미네이트된 곡들이 모두 시원찮을 경우엔 수상자를 정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과연 주제곡 레벨이 80년대 이전으로 되돌아갈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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