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3일 일요일

누가 12월을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라 했나

매년마다 이맘 때가 되면 빠짐없이 나오는 노래가 하나 있다. 앤디 윌리암스(Andy Williams)가 부른 클래식 크리스마스 캐롤 '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다.

물론 일부는 연말 홀리데이 시즌이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라고 생각할 것이다. 샌디에고 차저스(San Diego Chargers)도 그 중의 하나다. 차저스는 전체 NFL 팀 중에서 12월에 가장 강한 팀이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는 사정이 다르다. 잘 나가다가 12월만 되면 죽을 쑤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다. 카우보이스에겐 12월은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가 아니라 'Most Dreadful Time of the Year'다.

혹시 두 팀이 경기를 가졌냐고?

그렇다. 12월에 가장 강한 팀과 12월만 되면 비실거리는 팀이 맞붙었다.

그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 아니겠수?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악몽의 12월'의 주인공이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가 아니라는 것이다. 작년시즌까지만 해도 토니 로모가 12월만 되면 죽을 쒔지만, 금년엔 팀 전체가 단체로 삽을 들었다. 로모가 정신을 차린 듯 하니까 12월에 죽을 쑤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일단 2쿼터의 4th and Goal 기회에 러닝공격으로 계속 밀어부치다 실패한 것부터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필드골을 차지 않고 터치다운을 노린 것까지는 문제될 게 없지만, 계속해서 뻔한 러닝공격을 반복한 것이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골라인이 바로 코앞인 만큼 이런 상황에 강한 러닝백 매리언 바버(Marion Barber)로 밀고들어가려 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nd and Goal에서 한 번 막혔다면 세 번째 다운에서는 플레이액션 패스를 시도할 차례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은 세 번째 다운도 러닝공격을 지시했다. 그러나 바버는 이번에도 터치다운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쯤되자 '네 번째 다운에도 또 밀고들어가려 하면 터치다운 못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나 개렛은 또 러닝공격을 지시했다. 카우보이스가 골라인 상황에서 매리언 바버로 밀어부치기 좋아한다는 걸 차저스 수비를 비롯한 모두가 알고있는데도 말이다.

결과는 'Turnover on Down'.

카우보이스가 골라인 코앞에까지 가서 필드골도 못차고 득점에 실패한 이유는 러닝백 매리언 바버도,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라인도 아니다. 차저스의 철벽수비가 강했기 때문도 아니다. 가장 큰 책임은 미련하게 러닝공격을 계속 지시한 코치진에 있다고 본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제이슨 개렛이 전직 카우보이스 쿼터백 출신이라는 점이다. 러닝백이 골라인에서 막히는 것 같다 싶으면 바로 패싱공격을 지시할 만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개렛은 계속 러닝공격으로 밀어부쳤다. '세 명의 훌륭한 러닝백을 갖고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킥커 닉 펄크(Nick Folk)의 필드골 미스는 그냥 넘아갈 단계를 넘어섰다.

그렇다. 그가 또 필드골을 실축했다. 펄크는 다섯 경기 연속으로 필드골을 실축하고 있다. 성공확률이 떨어지는 장거리 시도였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펄크는 어지간한 NFL 킥커라면 성공시킬 수 있는 거리에서 실패했다.

한 때 엘리트 킥커로 불렸던 닉 펄크가 흔들리자 카우보이스는 필드골 홀더를 맷 맥브라이아(Mat McBriar)에서 토니 로모로 교체했다. 펄크의 부진이 필드골 홀더에 있다고 판단한 듯 했다.

그러나 필드골 홀더를 교체했음에도 불구하고 펄크는 또 42야드 필드골을 실축했다.

중계방송 해설자 필 심스(Phil Simms)의 말처럼 "이번엔 누구의 책임인가" 묻고 싶다.




설상가상으로, 4쿼터가 시작하자마자 카우보이스 최고의 수비수 디마커스 웨어(DeMarcus Ware)가 목부상으로 실려나갔다.

이 때만 해도 10대10 동점으로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디마커스 웨어가 부상으로 실려나간 이후 카우보이스 수비는 맥이 완전히 풀린 듯 했고, 결국 터치다운을 내줬다.

불행중 다행인 건 디마커스 웨어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 수비에 빠져서는 절대 안되는 매우 중요한 선수가 부상을 당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쯤 되었으면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12월의 불운'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래도 아직 8승5패인 만큼 플레이오프 희망이 남아있지 않냐고?

물론이다. 하지만 다음 경기 상대가 13승무패의 뉴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다. 그것도 홈경기도 아니고 원정경기다. 게다가 세인츠의 헤드코치 션 페이튼(Sean Payton)이 불과 몇 년전까지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코디네이터였으므로 카우보이스에 대해 훤히 알고있다.

그렇다. 어찌된 건지 샌디에고 차저스 헤드코치 노브 터너(Norv Turner)에 이어 다음 상대도 전직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출신인 션 페이튼이다.

과연 카우보이스가 13승무패의 뉴올리언스 세인츠를 꺾을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봤을 때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 카우보이스가 다음 경기까지 진다면 플레이오브 희망을 접어야겠지만, 13승무패 세인츠를 뉴올리언스 홈에서 격파하기를 기대하기는 아주 힘들다.

물론 상식에서 벗어나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달라스 카우보이스 승리에 돈을 걸지 궁금하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12월만 되면 죽을 쑤는 팀인 데다, 매우 중요한 선수인 디마커스 웨어의 출전여부까지 불분명해졌으니 말이다.

카우보이스팬들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그러고보니, 'September'를 'December'로 바꾸면 '카우보이스 쏭'으로 딱인 노래가 있다.

'January'도 어딘가 집어넣어야 할 것 같지만...



말이 나온 김에, 앤디 윌리암스의 '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도 들어봅시다.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

이번 주도 징글, 지난 주도 징글, 징글징글하기만 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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