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30일 수요일

007 작가 세바스챤 폭스의 '스카이폴' 비판에 일리있는 이유

007 소설을 썼던 영국 소설가 세바스챤 폭스(Sebastian Faulks)가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주연의 007 시리즈 23탄 '스카이폴(Skyfall)'을 비판했다.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폭스는 '스카이폴'이 상당히 불쾌한(pretty distasteful) 영화였다면서, "많은 평론가들은 '스카이폴'이 최고의 007 시리즈 중 하나라고 하는데,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clearly not true)"라고 주장했다.

세바스챤 폭스는 지난 2008년 이언 플레밍(Ian Fleming) 탄생 100주년 기념 제임스 본드 소설 '데블 메이 케어(Devil May Care)'를 썼던 영국 소설가다.

폭스는 '스카이폴'의 본드걸들은 연기를 못하거나 캐릭터 설정에 문제가 있었고, 너무 과한 영화 홍보와 영화 관련상품들도 눈에 거슬렸다고 비판했다. 폭스는 이번 '스카이폴'보다 2006년작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이 훨씬 나았다고도 했다.

세바스챤 폭스의 '스카이폴' 비판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에 대한 지적이다.

세바스챤 폭스는 영화 제작진이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와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내적인 삶(Inner Life)이 풍부한 보다 인간적인 캐릭터로 묘사하는 데서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다. 폭스는 007 제작진이 영화를 통해 제임스 본드의 깊고 예민한 면을 보여주려 했으나 성공적이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는 제임스 본드가 내면이 복잡한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본드가 그런 캐릭터가 아님에도 영화에서 그의 내면을 새로 만들어 보여주려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The films' attempts to show a deeper and sensitive side to James Bond have not been successful because that's not how he works. He doesn't have much of an inner life and when you try to give him one the whole thing stalls" - Sebastian Faulks


세바스챤 폭스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에 대한 지적엔 일리가 있다. 폭스의 주장대로, 제임스 본드가 내적으로 복잡하고 감정이 풍부한 캐릭터가 아닌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영국 소설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쓴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가벼운 스파이 픽션 어드벤쳐 소설이지 위험한 일을 하는 제임스 본드의 심리와 감정을 심도있게 묘사한 소설이 아니다. 제임스 본드는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일 뿐 소설 줄거리의 핵심이 아니다. 영화 시리즈는 두 말할 필요도 없다. 007 영화 시리즈는 원작소설보다 스케일이 더욱 커지고 판타지성이 더욱 높아진 패밀리 어드벤쳐 영화일 뿐이다.

그런데 007 제작진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시대에 와서 영화의 핵심을 제임스 본드 캐릭터로 옮기려 했다. 제임스 본드 개인을 중심으로 한 '제임스 본드 스토리' 성격이 짙은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원래 제임스 본드는 M으로부터 하달받은 스릴넘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시간이 나는대로 미녀들과 함께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게 전부이던 비교적 단순한 캐릭터다. 그러므로 본드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려면 에이전트 007을 보다 복잡하고 드라마틱한 캐릭터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세바스챤 폭스의 지적대로, 제임스 본드가 갖고 있지 않았던 새로운 것들을 새로 만들어 넣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카지노 로얄'은 원작소설을 기초로 한 만큼 크게 문제 삼을 것이 없었지만,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와 '스카이폴'은 내면이 복잡하지 않은 제임스 본드를 그렇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억지 노력을 기울인 티가 났다. '콴텀 오브 솔래스'에선 사랑하던 여성을 잃고 슬퍼하는 본드를 어떻게든 울궈먹으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렸고, '스카이폴'에선 임무 수행 중 입은 부상과 어릴 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가련한 캐릭터로 묘사했다.

본드가 사랑하던 여성을 잃고 슬픔에 빠지는 스토리는 '카지노 로얄'에서 "Bitch is dead"로 끝난 이야기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상처받은 본드'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고자 했다. '콴텀 오브 솔래스'가 '카지노 로얄'과 스토리가 바로 이어진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카지노 로얄'에서 상처받고 슬픔에 빠진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놓아줄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마저 없으면 본드를 복잡하고 드라마틱하게 만들 다른 묘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크레이그의 세 번째 영화는 전편과 줄거리가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드디어 새출발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스카이폴' 역시 새출발하는 영화가 아니었다. 줄거리만 전편과 이어지지 않았을 뿐 세계는 계속 이어졌으며, 머리가 복잡한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이번엔 정신적, 육체적 트라우마를 동시에 겪어야 하는 참 힘들게 사는 캐릭터로 묘사되었다.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이 하나 있다 - 굳이 007 시리즈를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물론 007 시리즈에 크게 결여되었던 'VULNERABILITY'와 '현실감'을 되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만약 실제로 제임스 본드와 같은 캐릭터가 있다면 정신적으로 복잡하고 육체적으로 지쳐있을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007 시리즈에 가장 크게 요구되는 '현실감'은 이러한 것이 아니다. 'VULNERABILITY'는 본드의 복잡한 머릿 속이 아니라 적들의 음모와 함정에 힘없이 노출되는 것으로 묘사되어야 하며, '현실감' 역시 실제로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듯한 스토리가 정답이다. 과거처럼 '세계정복', '인류멸망' 등 지나치게 황당한 플롯에서 벗어나 보다 리얼하고 실제로 발생할 수 있을 만한 스토리를 준비한다면 '현실감' 문제는 거의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올바른 스토리와 007 시리즈에 가장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준비하면 '현실감'부터 'VULNERABILITY' 등 주요 문제들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제작진은 앞으로 계속해서 제임스 본드의 내면세계를 파고드는 드라마 흉내를 낼 생각을 하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1964년작 '골드핑거(Goldfinger)'로 완성된 007 포뮬라를 수십년간 재탕삼탕하면서 007 시리즈를 지금까지 이어 온 007 제작진에겐 쉬운 일이 아닐 듯 하다. 007 제작진은 진지한 영화를 만들던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쪽은 그들의 '전문'이 아니다. 최근 들어 유니버설의 제이슨 본(Jason Bourne) 시리즈, 워너 브러더스의 배트맨 트릴로지 등 캐릭터 중심 스토리의 진지한 액션 스릴러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007 시리즈는 그런 쪽 스타일과 거리가 멀다.

그러나 제작진은 007 시리즈의 적임자로 보이지 않는 아카데미 수상자들까지 끌어들이면서 007 시리즈도 그런 식으로 한 번 바꿔보려고, 적어도 그런 척이라도 해보려고 노력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007 시리즈가 하루아침에 무언가 있어 보이는 묵직하고 진지한 스파이 스릴러로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잘 만든 영화라는 평을 자주 듣는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도 "그래봤자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일 뿐"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콴텀 오브 솔래스', '스카이폴' 수준의 완성도로는 어림도 없어 보인다. "007 영화라고 매번 바보스럽진 않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은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007 제작진이 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더 바보스럽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진지하고 묵직한 제임스 본드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잘못 알고 있는 듯 하다.

007 시리즈의 모든 문제는 스크립트에 있다.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원작소설들이 전부 영화화 되어 '소스'가 바닥난 이후부터 스크린라이터들이 그럴 듯한 제임스 본드 스크립트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피어스 브로스난 시대의 007 시리즈는 바로 이러한 문제로 주저앉았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도 브로스난 시대처럼 바로 한심해지는 건 시간문제다. '스카이폴'까지는 부실한 스토리를 슬쩍 뒤로 밀어놓고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전면에 세우면서 버틸 수 있었지만, 스크린라이터가 좋은 스크립트를 쓰지 못한다면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시대도 브로스난의 전철을 밟게 돼있다.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영화들이 지금까지 모두 흥행에 성공했더라도 여전히 크게 불안해 보이는 이유는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아슬아슬한 서커스를 필사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일 뿐 안정적으로 시리즈가 계속되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지금은 '지지리 궁상 본드'의 서커스가 나름 색다르게 보이는 덕분에 어느 정도 버티고 있지만, 이 약발이 언제까지 계속 될 지 알 수 없다. 이런 식으로는 언제까지 007 시리즈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을 지 예측하기 어렵다. 007 시리즈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본드팬들은 "007 시리즈는 80년대까지가 전부였다"고 한다. 5060대 올드팬들은 "60년대까지가 전부였다"고도 하지만, 베테랑 007 제작진이 플레밍의 원작소설을 기초로 영화를 만들던 80년대까지는 쳐줄 만하다. 그 때 당시엔 잘 몰랐지만, 이제 와서 클래식 007 시리즈를 90년대 이후에 나온 제임스 본드 영화들과 비교해보면 007 시리즈 베테랑 스크린라이터 리처드 메이밤(Richard Maibaum)이 얼마나 위트 넘치는 글솜씨가 좋은 작가였는지 실감할 수 있다.

지금의 007 제작진은 이언 플레밍 원작소설과 리처드 메이밤을 동시에 잃은 이후부터 자신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007 제작진은 스파이 픽션에 소질이 있는 위트있는 훌륭한 작가를 빨리 찾아야 한다. 그럴 듯한 스파이 픽션과 위트있는 대사, 썰렁하지 않은 유머를 제대로 곁들일 줄 아는 작가를 빨리 찾아야 한다. 이런 작가를 찾지 않는 한 007 시리즈는 머지않아 '어게인 90년대'가 될 것이다.

지금 먼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본드24'부터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본드24'부터는 크레이그가 과거의 본드 이미지에서 살짝 벗어나면서 보다 안정적인 본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들지만, 스토리가 제대로 받쳐주지 않으면 '브로스난 2.0' 영화로 다시 추락할 수도 있다. 플레밍의 원작소설을 기초로 한 '카지노 로얄'을 제외한 '콴텀 오브 솔래스'와 '스카이폴'에서 이미 브로스난 시대의 냄새를 풍긴 바 있으므로 경고등은 이미 켜진 상태다. 그러므로 스토리가 제대로 받쳐주지 않는 상태에서 스타일만 클래식 쪽으로 바꾸려 하면 영락없는 브로스난 시절 영화가 되고 말 게 분명하다. 007 시리즈가 '본드24'로 새출발을 하더라도 기대가 됨과 동시에 걱정이 앞서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더군다나 '본드24'에선 이번 '스카이폴'처럼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 프리미엄도 누릴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언론과 평론가들이 이번 '스카이폴'에서처럼 눈감고 밀어주길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바스챤 폭스를 작가로 고용하면 어떨 것 같냐고?

그는 아니야...^^

댓글 12개 :

  1. 이 글을 읽고 있으니
    세바스천 폭스의 경우는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데블 메이 케어도 정말 수준 미달의 작품였지요.
    그래도 스카이폴보다는 조금 나은 작품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바스천 폭스의 말이 정말 일리가 있네요.

    세바스천 폭스가 007 스크립트 라이터가 된다면... 으... 데블 메이 케어로 보건데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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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으하하하~ 저도 딱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데블 메이 케어도 뭐 그렇게 잘된 책은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도 영화 버전 제임스 본드 캐릭터에 대한 지적엔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007 제작진이 뭔가 억지로 하려는 데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긴 건 맞다고 보거든요.

    그러나 이 양반이 영화 작업에 참여하는 건 곤란할 것 같습니다.
    왠지 어스틴 파워가 나올 것 같습니다...^^

    어스틴 파워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시리즈도 007 시리즈를 지금처럼 우중충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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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금 스카이폴이 전세계 11억불 돌파를 눈앞에 뒸네요. 역대 7위를 찍었고 조만간 5위가 될것 같네요.

    북미는 3억불 찍었구요. 애초 예상치가 1억 7~8천달러를 훨씬 넘어선 엄청난 흥행이죠.

    제가 생각하는 최대 흥행이유 첫번째는 올해 대작중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줬고 거기에 따른 50주년 특별작이라는 버프는 덤으로 받았구요. 두번째는 기존팬과 새로운팬들을 모두 충족시켜줬구요.

    결국 이렇게 흥행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작품이 잘나와서 입소문을 잘 탔기 때문이죠. 마케팅이 가장 큰 이유다,평론가가 밀어줬다해도 이정도 흥행엔 한계가 있구요.

    본드 24가 샘 멘데스 감독이 또 맡아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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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북미 11월 개봉작 흥행성적이 어땠나를 확인해 보면 트와일라잇과 스카이폴이 전부입니다.
    이 두 영화가 12월 호빗이 나오기 전까지 1, 2위를 주고 받았습니다.
    11월 내내 다른 영화들은 없었고 스카이폴과 트와일라잇이 탑2를 지켰습니다.
    운도 따라준 것이죠. 11월 홀리데이 시즌에 치열한 경쟁을 면했으니 말입니다.
    스카이폴과 트와일라잇이 개봉한 이후 호빗이 나오기까지 북미 극장가는 슬로우였습니다.

    그리고... 50주년이 덤이었다는 데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그게 포인트였죠.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이기 때문에 흥행성공할 것으로 누구나 예상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스태프와 캐스팅 모두 화려한 것으로 알려질 때부터 예고되었던 것 아닙니까?
    이것도 모자라 아이맥스로도 개봉했죠. 이게 다 BIG$$$$$를 노린다는 신호였죠.
    물론 결과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건 사실이지만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죠.
    그리고 007 50주년 이벤트와 마케팅도 많았죠. 헐리우드에서 행사도 했었죠.
    이런 분위기에 언론과 평론가들이 스카이폴에 재를 뿌리지 않을 건 뻔한 얘기였습니다.
    그걸 문제삼으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도움을 준 건 인정해야겠죠.
    그런데 어떻게 50주년 기념이 덤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군요. 모든 게 거기서부터 시작했는데 말이죠.

    아, 솔직하게 마지막으로 하나 더 보태죠.
    스카이폴을 보고 나서 고민을 했습니다. 50주년 기념인데 좋다고 해야 하지 않나 했던거죠.
    그 때 긍정적인 쪽으로 쓰자고 맘먹었으면 찬사 일색으로 글짓기했을 겁니다.
    그게 뭐 어렵습니까? 간단하죠. 무조건 찬양하는 거...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하게 쓰기로 했죠. 본드팬은 치어리더가 아니거든요.
    설득력 없고 억지스러운 플롯부터 시작해서 문제삼을 게 많은데 완성도가 높다는 거짓말은 못하겠더란 얘깁니다.
    맘에 안 든 점, 문제제기 할 점을 못본 체 하는 건 팬이 할 짓이 아니겠죠?

    본드 포스팅에선 박스오피스 얘기보다 007 시리즈의 미래에 관한 본드팬들의 의견을 듣고싶군요.
    흥행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007 시리즈를 논하면서 돈얘기만 할 순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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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무리 50주년 기념작이라도 작품의 완성도가 후달리면 10억불 돌파는 꿈도 못꾸죠... [어나더 데이]가 딱 그랬죠. 40주년 기념작이라고 홍보 많이해서 흥행은 괜찬았지만 작품이 재앙이라서 10억불은 커녕 5억불도 못찍었죠.

    스카이폴이 상업적인 성향이 약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박 흥행한건 그만큼 입소문이 잘 퍼진것이고 결국 영화가 잘 나왔기 때문입니다.

    평론가들의 압도적인 호평과 관객들의 높은 선호도
    영화의 완성도가 높은건 결코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만약 공본드님 말씀처럼 정말 못나왔다면 죽이되도록 까였겠지요. 50주년 기념작인데 이정도 밖에 안되냐?? ㅡㅡ 처럼 [어나더 데이] 같이 까이겠지요.

    예전글 보니깐 스카이폴에 극찬을 한 평론가들을 007을 모른다고 쓰신건 지나친 억측입니다. 난 이거 망작이라고 보는데 재내들은 극찬했자나? 저것들 007를 제대로 모르네 라는 꼴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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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일단 스카이폴을 다시 한 번 보시죠. 여러 문제가 눈에 띌 겁니다.
    그리고 나서도 완성도가 높아 보이면 그 이유를 설명해 보시죠.
    흥행성공했으니 완성도가 높은 것이라고만 하지 말고 근거를 대 보란 것입니다.
    평론가들이 좋다고 하면 무조건 좋은 것입니까? 그것 말고 개인의 의견을 좀 듣고 싶군요.
    흥행기록, 남의 리뷰 등만을 근거로 들지 말고 개인의 생각을 말씀해보시죠.
    전 이미 스카이폴의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으므로 반복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스카이폴은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엔 나름 괜찮은 액션영화일겁니다.
    스카이폴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렇게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반 미국산 액션영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나름 볼 만한 영화였을 겁니다.
    하지만 완성도는 또다른 얘기죠. 일반 관객들이 좋아할 만하게 꾸려놓기만 한 걸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까?
    스카이폴은 일반 액션 스릴러 영화로써도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설득력이 부족한 스토리 전개과정을 봤으면서도 어떻게 그걸 못본 체 할 수 있습니까?
    당장 플롯에서부터 문제가 생기는데 어떻게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걸 다 용서하고 순수한 엔터테인먼트로써 즐길 만했다면 뭐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스카이폴을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영화인양 과장하는 덴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다이 어나더 데이보다 스카이폴이 흥행에 성공한 게 단지 완성도 때문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당시 90년대~2000년대 본드 영화가 어땠는지 어지간한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이 어나더 데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한 결과죠.
    하지만 크레이그의 본드는 첫 번째 영화 카지노 로얄부터 007 시리즈 흥행기록을 세웠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007 시리즈의 스타일을 바꿔준 효과가 가장 컸다고 봅니다.
    2000년대 영화관객들의 취향이 달라진 만큼 거기에 맞춰준 효과라고 보는거죠.
    이전처럼 유치하고 바보스럽지 않으니까 자연스럽게 완성도도 높아진 것처럼 보이는 게 전부입니다.
    실제로 조금 나아진 면도 있지만 여전히 크게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적하는 건 이것입니다. 겉으로 척만 하지 말라는거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만족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거죠. 저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느 예전 글에서 다른 평론가들의 평을 비판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군요.
    스카이폴에 열광한 사람들은 007 시리즈보다 미국산 액션영화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한 건 기억납니다.
    그게 사실이죠. 아닙니까?
    영화 평론가들이 모두 본드팬이 아니므로 007 시리즈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모든 영화 평론가가 007 시리즈 전문가인 건 아니겠죠?
    그들은 007 시리즈도 다른 팝콘무비와 동일하게 취급할 겁니다. 007 영화라고 특별할 이유가 없죠.
    그러므로 그런 기준에서 평가하면 스카이폴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겠죠. 그건 그들 맘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기억은 없는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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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5060팬들이 "60년대가 본드의 전부야" 라고 말하는것이 80년대 로저무어 본드팬이 인정하기 싫듯 크레이그의 본드 팬들도 80년대 이후 본드가 형편없었단 말 들을때도 똑같은 생각일겁니다 007시리즈뿐아니라 오래 지속되는 것에 대한 팬들의 세대가 나뉜 경우에 흔히발생하는 일이지요. 솔직히 크레이그의 본드가 이렇게 새로운 팬들을 많이 끌어모았는데 굳이 새로 수입원이 되는 크레이그 팬들을 저버리고 로저무어 숀코네리 팬들을 챙겨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구요 (어차피 본드무비는 최신트렌드를 따르는 오락영화일 뿐이니까) 다만 현재 007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다니엘크레이그 이후에 이렇게 인기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또 만들어낼수 있느냐인것 같습니다. 어차피 새로운 007팬들은 이전 007이 어땠는지 잘 찾아보려 하지 않구요 그 캐릭터가 크레이그보다 더 코네리 무어와 동떨어진 캐릭터라도 충분히 매력있다면 007은 또 흥행하고 계속 만들어질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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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1020대 중에도 클래식과 현재 007 시리즈의 장단점을 꿰고 있는 본드팬 많습니다.
    이전 007이 어땠는지 잘 찾아보지 않는 사람들은 새로운 007 팬이라 할 수 없겠죠.
    캐쥬얼 영화관객과 본드팬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영화도 안보고 본드팬이라 하면 웃습니다.
    007 시리즈는 영화로 50년, 소설로 60년된 시리즈입니다.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전통도 대단히 중요하죠.
    그러므로 전통 중시는 올드팬 챙기기가 아니라 007 시리즈로썬 당연히 해야하는 겁니다.
    007 시리즈는 단순히 최신 트렌드만 따르는 액션영화가 아니란 얘기죠.
    80년대 이후 본드영화가 형편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이미 여러 차례 했습니다.
    그 이유를 제작진의 세대교체와 원작소설 소스 고갈 등을 대표로 꼽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선 더이상 길게 쓸 필요가 없을 듯 하군요.
    크레이그 문제도 단지 세대별로 영화배우 교체에 따른 이질감 때문 하나로 단순화할 수 없습니다.
    초창기 땐 본드팬들이 배우 교체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요샌 다르므로 그것만이 전부일 수 없죠.
    007 시리즈의 문제는 영화배우에 있는 게 아닙니다.
    크레이그 시대에 와선 007 제작진이 브로스난 시대의 실수를 어떻게든 반복하지 않으려 한 게 전부죠.
    하지만 아직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차이점만으로 차별화시키는 데 그쳤을 뿐이죠.
    그러므로 007 시리즈의 미래가 걱정된다면 영화배우 캐스팅보다 다른 걸 더 걱정해야 합니다.
    크레이그의 뒤를 이어 멋진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을 만한 배우는 솔직히 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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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개인적으로 전 편을 40회씩은 봤다고 자부하는 저로써는 퀀텀 오브 쌀러스와 스카이폴이 007시리즈로 인정조차 힘듭니다^^ 특히 q의 대사 중 과거의 특이 소품들을 부정적으로 얘기했다는 것은...007영화라고 묶는 열쇠이자 특징 몇 가지중 하나를 부정했으니..(그 공통적 몇가지---고급스러운 호텔,세계 각국의 이름난 휴양지,본드의 여유와 신기에 가까운 전투 실력과 함께 본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전혀 반대의 너무 완벽하여 죽음앞에서도 여유로움을 주는 본드)마치 과거 네버세이 네버 어게인처럼 거의 번외편과 버금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마치 11편 문레이커의 느낌을 저버릴 수가 없습니다~이대로 가면 007도 막 내리겠죠~지금까지 수십년 007팬이 있으니,그리고 그나마 제작자가 아직은 007오락 흥행 요소를 조금은 영화에 녹여내고 있으니 명맥이 유지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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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Q의 대사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Q를 소개하면서 준비한 듯 했지만 좀 유치했습니다.
      가젯이 너무 과하던 지난 시절과 거리를 두겠단 것까진 반대할 게 없습니다만,
      그걸 굳이 대사에 그렇게 넣을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유머치곤 유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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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옛본드 시대에서 가능하던 소련 위장세력 핵위협 이러한 소재들과 악당들이 존재 불가능한 현시대를 맞이 했기에 스카이폴에서 본드의 세계관과 영화의 흐름을바꾸는 철로역할을한것같습니다. 오프린시ㅝㄴ스는 역대최고라 생각이되고 메세지의 중요성과 다음의 본즈시리즈를 더욱기댜하게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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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건 지난 80년대 말부터 겪었던 문제이지 지금 새로 생긴 문제는 아니죠.
      60년대와 70년대엔 소련과 무관한 범죄조직 스펙터를 자주 울궈먹었습니다.
      문제는 냉전과 스펙터를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된 80년대 말 이후부터였다고 해야겠죠.
      제작진은 90년대에 와서 새로운 적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신통치 않았죠.
      2000년대에 와서 콴텀이란 조직과 스펙터 사용권을 되찾은 것도 우연이 아니겠죠.
      머지 않아 007 시리즈에 스펙터가 단골 악당으로 연속 등장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려고 스펙터 사용권을 되찾아온 것으로 보이거든요.
      고질적인 악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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