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13일 화요일

[NFL15:W5] 다시 보는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TE의 서커스 캐치

2015년  NFL 시즌 5째 주엔 '뉴 브라운스'와 '올드 브라운스'의 경기가 있었다.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는 지난 90년대 중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Cleveland Browns)가 발티모어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새로 생겨난 팀이다. 지금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는 90년대 말 클리블랜드에 새로 만들어진 팀이다. 따라서 레이븐스가 '올드 브라운스'이고 지금의 브라운스가 '뉴 브라운스'다. 이들은 모두 AFC 북부에 속한 디비젼 라이벌 사이다.

홈에선 좀처럼 잘 지지 않는 발티모어 레이븐스는 3쿼터까지 21대9로 앞서있었으므로 클리블랜드 브라운스를 비교적 여유있게 따돌리고 승리를 낚는 듯 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반격이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터치다운을 하면서 21대16, 5점 차로 바짝 추격한 브라운스는 4쿼터가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역전 터치다운을 성공시켰다. 레이븐스를 21점에 묶어놓고 브라운스가 터치다운 2개를 성공시킨 것이다.

여기서 하이라이트는 브라운스의 역전 터치다운이다.

브라운스 쿼터백 죠시 매카운(Josh McCown)이 던진 패스를 브라운스 타잇 엔드, 개리 바니지(Gary Barnidge)가 양손과 양발을 모두 동원해 기적적으로 받아냈다.

미식축구에서 패스를 받는 데 양쪽 발까지 동원되었다면 다시 볼 만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개리 바니지는 매카운의 패스를 손으로 받는 데 실패하면서 넘어졌다. 그러나 공이 그라운드에 닿지 않고 바니지의 다리 사이에 끼었다. 그러자 바니지는 양발을 오므려 공을 고정시킨 다음 재빨리 양손으로 공을 잡았다.

만약 공이 그라운드에 닿았다면 패스 실패였지만 공이 그라운드에 닿지 않고 바니지의 다리 사이에 끼었으므로 패스 성공이었다. 또한, 바니지가 다리 사이에 낀 공을 손으로 제대로 잡았을 때 엔드존에 들어가 있었으므로 터치다운이었다.




바니지의 서커스 캐치로 역전 터치다운을 한 브라운스는 2 포인트 컨버젼을 시도했다. 레이븐스와의 점수 차를 3점으로 벌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브라운스는 2 포인트 컨버젼에 실패하면서 22대21, 1점 차로 앞서게 됐다.

이 때부터 경기가 매우 흥미진진해졌다. 3쿼터까지만 해도 레이븐스가 수월하게 이길 것으로 보였으나 마지막 4쿼터에 브라운스가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경기가 됐다.

레이븐스는 러닝백 저스틴 포셋(Justin Forsett)이 러싱 터치다운을 하면서 경기 종료 6분여를 남겨놓고 다시 리드를 되찾아왔다. 그러나 레이븐스도 2 포인트 컨버젼에 실패하면서 스코어는 레이븐스 27, 브라운스 22가 됐다.

그러나 브라운스도 포기하지 않았다. 브라운스는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겨놓고 또 역전을 하는 데 성공했다.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고 2 포인트 컨버젼까지 성공시킨 브라운스는 30대27, 3점 차로 앞서기 시작했다.

다시 리드를 빼앗긴 레이븐스도 반격에 나섰다. 레이븐스는 경기 종료 30여초를 남겨두고 동점 필드골을 성공시켰다.

이렇게 해서 스코어는 브라운스 30, 레이븐스 30.

이 경기가 연장전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3쿼터까지 레이븐스가 21대9로 크게 앞서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 4쿼터에 정신이 없어지더니 결국 연장전까지 가게 됐다. 레이븐스는 큰 리드를 날리고 역전을 허용했으며, 경기 종료 직전에 동점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가까스로 따라붙는 처지로 바뀌었다.

NFL 연장전 룰은 선제 공격 팀이 터치다운을 하면 그것으로 경기가 끝난다. 만약 선제 공격 팀이 터치다운을 못하고 필드골을 성공시키면 상대 팀에게 공격 기회가 주어진다. 과거엔 선제 공격 팀이 필드골만 성공시켜도 바로 경기가 끝났으나 얼마 전부턴 터치다운을 해야만 경기가 끝나고 필드골인 경우엔 상대 팀에 반격 기회를 주는 쪽으로 룰이 바뀌었다.

만약 연장전 선제 공격 팀이 득점없이 공격권을 상대 팀에 넘겨줄 경우엔 상대 팀은 필드골만으로 경기를 이길 수 있다. 레이븐스가 득점을 못하고 펀트로 공격권을 넘겨준다면 브라운스는 터치다운을 할 필요없이 필드골만으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 레이븐스는 연장전에서 선제 공격의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하지 못하고 펀트를 했다.

공격권을 넘겨받은 브라운스는 꾸역꾸역 전진하더니 필드골을 성공시켰다.

이렇게 해서 파이널 스코어는 브라운스 33, 레이븐스 30.

시즌 초반 부진에 시달리는 레이븐스는 지난 주 또다른 디비젼 라이벌,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와의 경기에서 연장전 필드골로 시즌 첫 승을 올리더니, 이번 주엔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와 또 연장전까지 가더니 이번엔 필드골을 내주고 패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2015년이 레이븐스의 해가 아닌 듯 하다. 

댓글 2개 :

  1. 어제 MNF도 연장전 갈 뻔~ 했습니다 ^^. 5초 남기고 필드골 대신 러시를 선택한 피츠버그의 과감함이 승리를 이끌어냈네요. 무모한 선택이 될 수도 있었는데, 벨을 그만큼 믿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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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장전 없이 승부를 내겠다는 게 말씀대로 좀 무모한 선택이었는데 강철배짱이 통한 것 같습니다.
      프리시즌엔 승패가 중요치 않아서 연장전을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저러는 경우가 많지만,
      1승이 중요한 정규시즌에선 보기 드문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샌 디에고 입장에선, 저렇게 역전패 당하면 더 열이 받을 수밖에 없겠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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