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4일 화요일

백업QB 경시하다 망한 달라스 카우보이스

수퍼보울 챔피언 후보로 꼽혔던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5승4패로 NFC East 꼴찌로 추락했다.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의 부상으로 공격이 올스톱 된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작년 시즌 수퍼보울 챔피언 뉴욕 자이언츠에게 35대14로 패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물론 이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토니 로모가 부상당했을 경우를 대비한 백업 쿼터백이 시원찮았다는 것을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베테랑 쿼터백 브래드 존슨이 받치고 있다는 심리적인 안도가 전부였을 뿐 실속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인트 루이스 램스전과 마찬가지로 뉴욕 자이언츠전에서도 브래드 존슨의 인터셉션이 결정적인 패인 역할을 했다는 것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든든한 베테랑 백업 쿼터백'이 허상이라는 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달라스 카우보이스 코치진은 브룩스 볼린저(Brooks Bollinger) 투입을 주저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경험 많은 베테랑이 조금이라도 낫지 않겠냐는 미련을 놓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이 결과 볼린저 투입이 늦어졌고, 볼린저가 경기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게 되는 바람에 막판 추격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무기력하게 패하고 말았다. 브래드 존슨을 벤치시키고 브룩스 볼린저를 일찌감치 투입하지 않은 코치진에도 책임이 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코치진은 '지금부터는 브룩스 볼린저가 넘버2 쿼터백'이라고 급하게 발표했지만 이번 주는 경기가 없는 BYE WEEK이고 다음 주엔 토니 로모가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늦은 감이 있다. 백업 쿼터백의 역할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는 주저하다가 다 지나고 나서 결정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쿼터백 토니 로모, 러닝백 필릭스 존스(Felix Jones), 코너백 테렌스 뉴맨(Terrence Newman) 등 부상으로 빠졌던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팀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하지만, 애리조나전의 뼈아픈 패배, 펀터 맷 맥브라이아와 세이프티 로이 윌리암스를 시즌엔딩 부상으로 잃은 점, 말썽꾼 애덤 '팩맨' 존스가 NFL로부터 또 징계를 받은 점 등 수많은 악재를 극복하고 컴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갈 길이 멀어 보일 뿐.

금년 시즌을 어떤 성적으로 마치든 상관없이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무엇보다도 서둘러야 할 것은 제대로 된 백업 쿼터백을 찾는 일이다. '터렐 오웬스가 부상당하면 공격이 안 풀린다'면서 새로운 스타 리씨버를 찾았던 것처럼 토니 로모가 부상당했을 경우 그를 대신해서 팀의 공격을 이끌만 한 백업 쿼터백을 찾아야 한다. 다른 포지션은 '백업플랜'까지 세우면서 쿼터백은 소홀하게 다룬 댓가를 치루고 있는 만큼 베테랑이든 신인이든, 아니면 쿼터백을 드래프트하든 백업 쿼터백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업 쿼터백 케리 콜린스로 무패행진 중인 테네시 타이탄스, 백업 쿼터백 바이론 레프트위치로 워싱턴 레드스킨스를 꺾은 피츠버그 스틸러스 등이 마냥 부럽게만 보인다. 시즌엔딩 부상을 당한 톰 브래디를 대신해 선전하고 있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맷 캐슬도 부럽긴 마찬가지.

주전 쿼터백이 부상으로 쓰러져도 허둥대지 않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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