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0일 월요일

세바스챤 펄크스 "데블 메이 케어를 007 영화로..."

제임스 본드 소설 '데블 메이 케어(Devil May Care)'를 쓴 영국작가 세바스챤 펄크스(Sebastian Faulks)가 그의 소설이 영화화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바스챤 펄크스는 2008년 이언 플레밍(Ian Fleming)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제임스 본드 소설, '데블 메이 케어'를 발표했으나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으며, 제임스 본드 영화 시리즈를 제작하는 EON 프로덕션은 펄크스의 소설을 영화로 옮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의 보도에 의하면, 펄크스는 그의 소설이 영화화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펄크스는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훌륭한 제임스 본드이긴 하지만 지난 번 영화는 뛰어다니기만 했을 뿐(a little too much running and jumping) 로맨스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이것을 다시 되돌려놓을 때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건, 로저 무어(Roger Moore) 시절의 007 영화에 더 가까워 보이는 제임스 본드 소설을 쓴 작가가 저런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데블 메이 케어'를 웃기고 유치하게 쓴 이유에 대한 변명처럼 들린다.

하지만, 세바스챤 펄크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가 'a little too much running and jumping'인 것은 맞기 때문이다. '본드23'까지 또 이런 식으로 만들면 곤란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본드23는 약간의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데블 메이 케어'가 대안인 것은 아니다. 펄크스가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데블 메이 케어'는 007 영화가 아니라 '가제트 형사(Inspector Gadget)', '제임스 본드 주니어(James Bond Jr.)'와 같은 애니메이션 시리즈에나 어울림직 한 책이라는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한 듯 하다.

펄크스는 제임스 본드 소설 '데블 메이 케어'를 쓰면서 'Lighthearted'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지나치게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고 가볍고 쾌할한 분위기의 어드벤쳐 소설을 쓰고자 했다는 것이었다. 여기까지는 펄크스가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Lighthearted'가 되면서 빗나가기 시작했다. 스릴러 소설이 아니라 어린이용 만화책 수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펄크스가 영화화의 기대를 갖고 제임스 본드 소설을 썼을 수도 있다. 이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스릴러 소설다워야 했던 '데블 메이 케어'를 패밀리 어드벤쳐 영화 스크립트처럼 만든 것이 그의 실수였다. 펄크스가 영화화를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인지, 'a little too much running and jumping' 스타일의 007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는 영화로 옮기기에 난감한 제임스 본드 소설이 되고 말았다.

영화 프로듀서들은 영화화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비평가들과 본드팬들도 소설에 혹평을 한 만큼 '데블 메이 케어'가 영화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써는 매우 낮아보인다. 펄크스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미련이 남겠지만 'Let it go'...

그런데 'Let it go'라고 하니까 이 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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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

  1. "데블 메이 케어" 저도 구입해서 읽어 봤지만 뭐 이건 여기 저기서 짜집기한 말그대로 오마쥬 수준도 안되는 그냥 짜집기더라구요~^^
    저는 카지노 로얄 수준에서 약간만 더 가젯을 가미하는 수준이면 좋겠습니다.
    매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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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 어지간해선 이언 플레밍 이후의 작가들이 쓴 본드소설은 잘 안읽거든요. 근데 이번엔 100주년 기념이라고 해서 걱정반 기대반으로 사서 읽었는데 이거 참...ㅡㅡ;

    작년에 이 책을 읽고 열받아서 씉 글이 있습니다.

    http://ogongbond.blogspot.com/2008/06/blog-post_12.html

    저도 '카지노 로얄' 수준에 가젯을 약간 보탠 수준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가젯도 레이저 나가는 시계같은 자질구레한 것들 말고 빵빵한 본드카 하나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골든아이'를 보면서 시계에서 뭐가 나가고, 허리띠에서 뭐가 나가고 하는 걸 보면서 좀 피곤했습니다. 마치 준비했다가 억지로 한 번 보여주는 것 같아서 유치하더라구요. 뭐 이렇게 따지면 007 시리즈가 전부 그렇겠지만 굳이 저렇게 티낼 필요는 없지않겠냐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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