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일 수요일

007 시리즈 아이튠스 디지털 포맷 둘러보기

007 시리즈가 북미지역에서 블루레이와 DVD로 출시됨과 동시에 디지털 포맷으로도 미국에서 발매되었다.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을 맞아 출시된 블루레이와 DVD 패키지에 디지털 카피가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디지털 포맷을 원한다면 별도로 구입할 수 밖에 없다. 이를 두고 많은 소비자들은 "요샌 영화를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도 보는 세상인데 디스크 세트에 디지털 카피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으나, "공짜는 없으니 디지털 포맷을 원하면 따로 구입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음악에서 영화까지 디지털 스토어 1인자인 애플의 아이튠스에서 판매 중인 디지털 포맷 007 시리즈를 한 번 둘러보기로 하자.

이미 블루레이 세트를 구입했는데 디지털 포맷까지 굳이 또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일단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든 게 007 시리즈의 세계다. 하나 둘씩 찔끔찔끔 사다 보면 결국 "이러느니 전부 사자"로 곧 마음이 바뀌게 된다. 기왕 살 바엔 시리즈 전체를 사자는 쪽으로 빨려들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엔 디지털 포맷은 지나치려 했지만, 매일마다 아이튠스를 이용하면서 못본 체 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물론 가격이 조금 저렴한 SD 버전을 구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SD 버전은 이전에 구입했던 DVD를 MP4로 모두 바꿔놓은 게 있으므로 이제와서 다시 구입할 가치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아이튠스에선 HD(720P) 버전을 구입하기로 했다.


과연 007 시리즈를 디지털 포맷으로 볼 만했을까?

아이튠스의 HD 디지털 포맷 007 시리즈는 볼 만한 수준이었다. 여전히 풀HD는 아니었지만 대충 보기엔 충분한 퀄리티였으며, 과거엔 없었던 외국어 자막과 음성 지원 등이 추가되었다.

아이튠스 엑스트라(iTunes Extra)를 통한 보너스 콘텐츠가 없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영화를 보는 데 크게 방해가 되는 것은 없었다.



블루레이와 화질과 음질을 비교하는 퀄리티 비교는 굳이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디지털 포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퀄리티의 차이를 모르는 것도 아니며, 그저 적당하게 볼 만한 수준에서 만족하겠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항상 최상의 조건에서 홈 비디오를 감상하고 싶다는 사람들은 계속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고,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적당한 수준에서 볼 만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알맞고 편리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최근들어 스마트폰, 태블릿, 비디오게임 시스템 등 디지털 영화 재생이 가능한 기기가 다양해지면서 세계적으로 ESP 비즈니스가 활기를 띄고 있다. MP3가 CD보다 음질이 월등히 좋아서 성공한 것이 아닌 것처럼 영화도 싫든 좋든 마찬가지가 되어가는 듯 하다. 한 때는 DVD를 싼맛에 자주 구입한 적이 있지만, ESP 비즈니스가 활성화 되면서 어지간한 영화는 디지털 포맷으로 해결하고 꼭 구입하고픈 특별한 타이틀만 DVD 또는 블루레이로 구입하는 버릇이 생긴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아이튠스에서 구입한 디지털 포맷 007 시리즈의 화질은 대충 어느 정도일까?

아래 이미지들을 클릭하면 오리지날 사이즈로 볼 수 있다.

'닥터 노(1962)'

'닥터 노(1962)'

'여왕폐하의 007(1969)'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

'리빙 데이라이트(1987)'

'리빙 데이라이트(1987)'

'골든아이(1995)'

'골든아이(1995)'

'콴텀 오브 솔래스(2008)'

'콴텀 오브 솔래스(2008)'
이 정도 퀄리티라면 영화를 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물론 블루레이와 비교하면 여전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디지털 포맷이 대단히 한심한 퀄리티인 것 또한 아니다. 이 정도라면 아쉬운대로 대충 영화를 보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항상 최상의 조건으로 영화를 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부족해 보이겠지만, 이 정도 퀄리티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는 점을 외면해선 안 된다. 퀄리티에 민감한 사람들도 있는 반면 화질/음질 평가 같은 데 별 신경을 쓰지 않고 "그저 볼 만하기만 하면 된다"는 사람들도 많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디지털 포맷으로 007 시리즈 전체를 구입한 덕분에 먼저 구입한 블루레이를 뜯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아쉬운 대로 디지털 포맷으로 때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를 이제 와서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이미 지난 80년대 베타, VHS 시절부터 DVD, 블루레이에 이르기까지 몇 차례 재구입한 시리즈이기 때문에 "생각날 때 꺼내볼 수 있는 정도" 역할만 하면 사실상 충분했다. 이 역할을 애플의 아이튠스에서 다운로드로 구입한 HD 디지털 포맷 007 시리즈가 맡게 됐으며, 이 덕분에 이번에 출시된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 블루레이 세트를 밀봉 상태로 보관이 가능해졌다.

물론 밀봉 상태로 보관하려고 블루레이 영화를 구입했다는 게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콜렉팅의 일종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개봉 상태로 수집해도 상관은 없지만, 밀봉 상태인 신품으로 수집하는 것과 이미 뜯어놓은 중고로 수집하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애초 계획은 '본드 50' 박스세트를 밀봉으로 보관하고 낱개로 구입한 블루레이를 사용하려 했는데, 디지털 포맷으로 대충 때울 수 있게 된 덕분에 박스세트와 낱개 콜렉션 모두를 밀봉 상태로 보관할 수 있게 됐다. HDTV로 보든 컴퓨터로 보든 보고싶을 때 꺼내서 볼 수 있기만 하면 되므로, 007 영화가 생각날 땐 디지털 포맷으로 대충 때우고 블루레이는 밀봉 상태로 보관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그대신 007 시리즈에 3중으로 돈을 지출한 게 됐다. 블루레이 박스세트, 블루레이 낱개 콜렉션에 이어 디지털 포맷으로도 007 시리즈 1탄부터 22탄까지 모두 다시 구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 본드팬을 해먹지 않겠수?

그.러.나...

아직 DVD는 건드리지 않았다.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으로 DVD도 출시되었는데, DVD는 일단 못본 체 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번에 나오는 50주년 기념 버전은 DVD로 구입하지 않기로 맘을 먹었기 때문인지 아직까지 건드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수집할 게 영화 디스크 하나가 전부인 건 아니다. 언제 준비가 되면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 콜렉티블과 '스카이폴(Skyfall)' 콜렉티블을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댓글 2개 :

  1. 저도 블루레이 개봉은 했는데 보는건 파일로 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매일 플레이 하기가 귀찮아서 편한 동영상 파일을 찾게 되네요.

    여담이지만, 이번 50주년 BD에도 역시 OHMSS는 찬밥이군요 라고 댓글을 달려다가 자세히 보니 YOLT 앞에 꽂혀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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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그런 게 귀찮아서 디지털 포맷으로 보고 있습니다.
    생각날 때 꺼내 보기엔 디스크보다 파일이 더 편리한 것 같습니다.

    아! 그게 위치가 잘못됐군요...^^
    저도 OHMSS가 가장 걱정됐었는데 이번엔 나왔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도 OHMSS가 처음 나왔을 땐 베스트바이 익스클루시브였습니다.
    베스트바이에서만 판매했었죠. 이 소식 듣고 부랴부랴 달려갔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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