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차도에 웬 여자가 버티고 서 있다.
운전자(레이첼 테일러)는 당연히 기겁할 수 밖에...
차도에 버티고 서 있는 여자를 피하려다 자동차는 길 옆 숲속에 쳐박힌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저런 장면이 나오는 공포영화가 워낙 많다보니 그럴 것이다. 영화 뿐만 아니라 코나미의 호러 비디오게임 '사일렌트 힐(Silent Hill)'도 저렇게 시작한다.
그런데 왜 제목이 '셔터(Shutter)'냐고?
카메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카메라?
보아하니 이 영화도 결국엔 귀신 이야기인 것 같은데 카메라와 밀접한 관계다?
그렇다면 떠오르는 비디오게임이 또 하나 있다: 테크모의 '零 - Zero'다. 이 게임은 '프로젝트 제로', 북미지역에선 'Fatal Frame'이란 제목으로 알려진 호러 비디오게임이다. '테크모'라고 하면 아무래도 'DoA: 익스트림 비치 발리볼'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밤낮 그런 게임만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사일렌트 힐', '프로젝트 제로' 모두 일본산 호러 게임이다.
그렇다면 왜 일본산 호러게임들이 떠올랐을까?
원작은 태국영화지만 감독이 일본인이기 때문일까?
Masayuki Ochiai는 일본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패러사이트 이브(Parasite Eve)'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다. '패러사이트 이브'는 스퀘어소프트(지금의 스퀘어-에닉스)에 의해 플레이스테이션용 비디오게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셔터' 영화감독도 비디오게임과 인연이 있는 셈이다.
좋다. 비디오게임 타령은 이쯤에서 접고 영화로 돌아가보자.
제목부터 '셔터'인데다 '귀신'과 '카메라'가 만났다면 무엇을 소재로 한 영화인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바로, 심령사진이다.
'귀신'과 '카메라'가 만난 게 비록 '셔터'가 처음은 아니지만 사진을 통해 귀신의 단서를 찾는 과정은 나름대로 흥미로운 편이다. 사건의 모든 단서들을 심령사진을 통해 얻는다는 것도 뻔히 들여다 보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흥미진진하다. 주연배우들은 노란털이지만 감독이 일본인인 데다 로케이션까지 일본이다보니 동양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식의 일본 공포영화에 이젠 식상했다는 것이다.
'셔터'는 카메라와 심령사진이 추가됐다는 것을 제외하면 '링(Ring)'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일본산 공포영화 몇 편 본 사람들이라면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훤히 보이는 수준이다. 전형적인 일본산 공포영화의 패턴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일본 공포영화가 헐리우드산보다 재미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무서워 하라는 건지 불확실한 헐리우드산 호러영화에 비하면 일본산을 포함한 아시아 호러영화가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똑같은 걸 반복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여자귀신이 흘겨보는 것만으로 관객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배우가 섬짓하게 분장하고 나와서 야리면서 돌아다니면 아무래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겠지만 처음 한 두번 섬짓한 게 전부일 뿐 나중엔 코믹하게 보이더라.
'셔터'는 여자 귀신만 나오면 무조건 무섭다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영화로 보일 뿐 새로운 것도, 무서운 것도 없는 밋밋한 호러영화다. 감독도 일본인이고 로케이션도 일본인 만큼 일본 공포영화의 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비슷비슷한 시늉만 하다가 끝나더라.
그렇다. '셔터'도 결국엔 여자 귀신 혹사시키는 영화인 게 전부다. 이 영화에서도 섬짓한 표정 짓고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해야만 하니까. 아시안 공포물 작가들이 여자 귀신에게 무슨 원한이 있는지 시시껄렁한 스토리에도 어김없이 여자 귀신을 등장시킨다. 남자 귀신은 뒀다 어디에 쓰려는지 내팽겨쳐 놓고 여자 귀신만 못살게 군다. 골라가면서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도 어쩌랴, 여자 귀신만 좋아하는데...ㅠㅠ 도대체 누가 귀신 팔자가 상팔자라고 했더냐!
미국관객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한 두번은 이국적인 맛에 이끌려 재미있게 본다지만 계속해서 여자 귀신 하나만으로 공포 분위기를 내려는 것에 언제까지 만족할 수 있을까? 여자 귀신이 '데엥~' 하면서 나타나는 걸 보면서 움찔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매번 계속해서 후들거리는 사람이 있을까?
슬래셔(Slasher) 무비나 좀비영화보다는 여자 귀신 나오는 아시안 호러영화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셔터'를 보고나니 이제 더이상 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억울한 죽음과 원한, 여자 귀신, 그리고 복수 등 진부한 스토리와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여자 귀신 무비'도 이젠 끝이 보이는 것 같다.
2008년 3월 22일 토요일
2008년 3월 21일 금요일
도대체 누가 카메라를 만든 거냐!
나는 카메라를 좋아한다. 잘 찍는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카메라를 증오하게 됐다.
원치 않는 순간 사진에 찍혔기 때문이다.
아, 그렇다고 내가 파파라치에 쫓기는 스타라는 건 아니다.
빤스 내리고 있을 때 몰래 카메라에 찍힌 것도 아니다.
그럼 언제 찍힌 거냐고?
운전하고 있는데 찍혔다.
그렇다. 과속단속 무인 카메라에 촬영당했다.
35마일 구역이었지만 대낯에 자동차가 한 대도 없는데 누가 35마일 딱 지켜서 운전하겠냐. 그래서 살짝 밟았다. 한 50마일 정도로 달렸나보다.
그런데...
중앙 분리대 근처에 못 보던 게 눈에 띄었다. 얇은 쇠파이프 기둥에 직사각형 박스 모양의 것이 꼭대기에 달려있었다.
저게 뭐지? 새집인가? 그런데 왜 새집을 저런 데다가 만들었지?
잠깐, 잠깐...
!
!!
!!!
吳吳吳吳吳옷!
카메라다!
꽤 자주 다니는 길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거기에 카메라가 없었다. 도대체 카메라가 저기에 언제 생긴거란 말이냐!
급하게 속도를 40마일 정도로 떨궜다.
시치미 뚝 떼고 지나가는 거다.
드디어 카메라 앞을 지나친다.
조마조마... 조마조마... 조마조마...
번쩍!
오우 노우!
설마 했는데 플래시가 갑자기 번쩍 하더라...ㅠㅠ
가만 보니 3~4년전 경찰에게 과속으로 잡혔던 바로 그 장소였다. 그 때는 오른쪽 인도에서 스피드 건을 쏘던 경찰에게 잡혔는데 이번엔 도로 중앙에 설치해 놓은 무인장치에 잡혔다.
그 때도 50마일 정도로 달리다가 잡혔다. 그마나 그 때는 경찰이 45마일로 '디스카운트' 해줬는데 이번엔 기계에 걸렸으니 디스카운트도 기대하기 틀렸다.
경찰이 직접 스피드 건을 들고있지 않아도 지켜보는 '눈'이 있는 판이라니 이 노래가 딱 떠오르더라.
에효~ 오늘도 우체통 확인이나...ㅠㅠ
그런데...
며칠 전부터 카메라를 증오하게 됐다.
원치 않는 순간 사진에 찍혔기 때문이다.
아, 그렇다고 내가 파파라치에 쫓기는 스타라는 건 아니다.
빤스 내리고 있을 때 몰래 카메라에 찍힌 것도 아니다.
그럼 언제 찍힌 거냐고?
운전하고 있는데 찍혔다.
그렇다. 과속단속 무인 카메라에 촬영당했다.
35마일 구역이었지만 대낯에 자동차가 한 대도 없는데 누가 35마일 딱 지켜서 운전하겠냐. 그래서 살짝 밟았다. 한 50마일 정도로 달렸나보다.
그런데...
중앙 분리대 근처에 못 보던 게 눈에 띄었다. 얇은 쇠파이프 기둥에 직사각형 박스 모양의 것이 꼭대기에 달려있었다.
저게 뭐지? 새집인가? 그런데 왜 새집을 저런 데다가 만들었지?
잠깐, 잠깐...
!
!!
!!!
吳吳吳吳吳옷!
카메라다!
꽤 자주 다니는 길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거기에 카메라가 없었다. 도대체 카메라가 저기에 언제 생긴거란 말이냐!
급하게 속도를 40마일 정도로 떨궜다.
시치미 뚝 떼고 지나가는 거다.
드디어 카메라 앞을 지나친다.
조마조마... 조마조마... 조마조마...
번쩍!
오우 노우!
설마 했는데 플래시가 갑자기 번쩍 하더라...ㅠㅠ
가만 보니 3~4년전 경찰에게 과속으로 잡혔던 바로 그 장소였다. 그 때는 오른쪽 인도에서 스피드 건을 쏘던 경찰에게 잡혔는데 이번엔 도로 중앙에 설치해 놓은 무인장치에 잡혔다.
그 때도 50마일 정도로 달리다가 잡혔다. 그마나 그 때는 경찰이 45마일로 '디스카운트' 해줬는데 이번엔 기계에 걸렸으니 디스카운트도 기대하기 틀렸다.
경찰이 직접 스피드 건을 들고있지 않아도 지켜보는 '눈'이 있는 판이라니 이 노래가 딱 떠오르더라.
에효~ 오늘도 우체통 확인이나...ㅠㅠ
2008년 3월 20일 목요일
다니엘 크레이그 AS 제임스 본드
액션, 서스펜스, 기타 등등...
제임스 본드 시리즈 하면 떠오르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가 성적(性的) 매력이다.
우선 본드걸이 먼저 떠오른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본드걸이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 제 1탄 '닥터노(Dr. No)'에서 비키니 차림의 여인이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장면은 명장면 중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닥터노'의 우슐라 안드레스보다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가 본드걸로 출연한 적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도 '우슐라 안드레스를 능가한다'고 하지 않는다. 어지간한 미모와 몸매를 자랑하는 여배우, 모델출신 본드걸들도 우슐라 안드레스 앞에선 몸을 낮춘다. '내가 안드레스보다 더 낫다'고 괜히 떠벌렸다간 '싸가지 없다'는 소리만 들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안드레스의 '닥터노 비키니 워크'는 전설적인(?) 씬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본드걸만 물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2006년작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서 제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장면도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물론, 제임스 본드 팬 중 절대다수가 남성인만큼 이게 어떻게 명장면이 될 수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비키니(?) 씬은 우슐라 안드레스의 '닥터노 비키니 워크'에 비견하는 씬으로 꼽힌다.
그렇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가장 섹시한 제임스 본드'로 불린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깔끔한 꽃미남형이 아니다. 키도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들 중에서 가장 작다. 하지만, 블론드에 파란 눈을 가진 다니엘 크레이그만큼 섹시한 제임스 본드는 없었다는 것.
다니엘 크레이그의 '카지노 로얄'을 본 사람들은 영화에서 크레이그가 자주 벗고 나온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크레이그가 영화촬영을 위해 근육을 키웠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수많은 여성팬을 보유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다니엘 크레이그는 여성팬들과 여기자들로부터 '다음 번 영화에서도 자주 벗느냐', '수영복 씬이 또 나오냐'는 질문에 시달리고 있다. 크레이그는 '다시는 수영복 씬을 찍지 않을 것'이라면서 섹스어필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관심이 쏠리는 걸 원치않는 눈치다. 일차원적인 배우로 낙인되는 것을 경계하는 듯.
다니엘 크레이그는 여성 뿐만 아니라 게이들에게도 인기 높은 배우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 특히 게이에게도 섹스어필하는 배우가 제임스 본드가 된 것.
요즘엔 게이들도 남자 연예인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덕분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확정되자 게이들이 가장 열광했다'는 약간 삐딱해 보이는 글들도 눈에 띄지만 크레이그가 게이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그렇다고 크레이그가 게이라는 건 아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혼한 전부인과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으며, 여배우 시에나 밀러와 사귀면서 영국영화 '레이어 케이크(Layer Cake)'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엔 영화 프로듀서 Satsuki Mitchell과 곧 결혼식을 올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에로영화가 아니다. 섹스어필이 중요하다지만 그렇다고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면 섹스어필 이외의 것들을 알아보기로 하자.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의 가장 큰 특징은 '제임스 본드가 젊어졌다'는 것이다.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익숙한 영화팬 중엔 '제임스 본드엔 나이 든 배우가 어울린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로저 무어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 '뷰투어킬(A View To A Kill(1985)' 촬영 당시 나이가 57세였기 때문에 40대초에 제임스 본드로 발탁된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이 젊어보였던 것이지 '40대 제임스 본드'도 플레밍의 원작에 의하면 적은 나이는 아니었다.
플레밍은 소설에서 제임스 본드의 나이/생년월일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1955년 발표한 세 번째 소설 '문레이커(Moonraker)'에서 '8년 뒤 제임스 본드가 45세가 되면 00 에이전트에서 물러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설 '문레이커'에서의 제임스 본드의 나이는 45세에서 8년을 뺀 37세였다는 게 된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카지노 로얄'을 촬영할 당시 37세였다.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기에 가장 적당한 나이였던 것. 일부는 제임스 본드의 나이가 30대로 낮춰진 이유가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 시리즈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소설에서의 제임스 본드가 30대였고 45세가 되면 아예 00 라이센스를 반납해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그렇다. 제임스 본드는 원래 30대의 '젊은 에이전트'였다. 영화버전 제임스 본드는 한동안 '중후한 중년 스파이'로 잘못 알려졌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등장으로 제 나이를 찾게 됐다.
플레밍 소설에서의 제임스 본드는 주먹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무술실력도 만만치 않지만 적들에게 붙잡혀 고문을 당하기도 하고 머리를 다쳐 기억상실에 빠지기도 한다. 영화 '카지노 로얄'은 '제임스 본드도 피를 흘린다'는 것을 아주 오랜만에 보여줬다. 약간 오버한 감이 있는 바람에 살짝 코믹해 보이기도 했지만 방향 자체가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젊다고 전부가 아니다. 젊은 남자 주인공이 치고 박고 쏘는 액션영화는 흔해 빠졌다. 이런 것만으론 주인공 이름만 제임스 본드일 뿐 새로울 게 없는 액션영화로 보일 수도 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다운 클래식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바로 이것을 다니엘 크레이그가 해결해 준다.
크레이그는 싸구려틱한 컬러사진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흑백사진에 잘 어울릴 것 같은 클래식한 이미지의 배우다. 티셔츠보다 정장이 잘 어울려 보이는 배우다. 젊고 혈기왕성한 근육질의 거친 사나이처럼 보이지만 흔해빠진 터프가이 중 하나로 보이지 않는다. 차갑고 진지해 보일 뿐만 아니라 클래식한 데가 있어 보이는 덕분이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는 장면이 어색해 보일 정도로 현대적인 것과는 살짝 거리가 있어보이는 배우다. 터무니없는 가젯들이 쏟아져 나오는 제임스 본드 영화에도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소설에 비교적 충실한 편이고 터무니 없는 가젯들이 나오지 않았던 영화 '카지노 로얄'이라면 모르겠지만.
유머가 약간 부족하지 않냐고?
'One-Liner'라 불리는 한줄짜리 농담이 사라진 건 사실이다. 로저 무어와 피어스 브로스난 시절과 비교하면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는 유머감각이 전혀 없는 사나이처럼 보인다.
플레밍 원작에서의 제임스 본드는 영화에서처럼 능글맞은 플레이보이가 아니기 때문에 책을 읽은 사람들은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가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 제임스 본드에 익숙한 사람들은 'One-Liner 조크'를 하지 않는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가 너무 딱딱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유머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건 아니다. 이전 영화들과는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는 게 전부일 뿐...
좋다. 그렇다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최고의 제임스 본드일까?
그건 아니다.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이제야 딱 한 편 찍은 게 전부기 때문이다.
일단, 다니엘 크레이그는 '카지노 로얄'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아니라 제작팀이다. 과연 이들이 '진지한 제임스 본드 영화'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온 21편의 007 시리즈 중에서 가젯이 난무하는 판타지 액션영화가 4라면 '카지노 로얄' 풍의 영화는 1밖에 안된다. 007 제작팀은 '카지노 로얄' 스타일보다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스타일에 더 익숙한 셈이다. 007 시리즈는 원래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는만큼 007 제작팀 입장에선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스타일의 영화가 더 편할지도 모른다.
'카지노 로얄'의 줄거리와 스타일 모두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에 기대보다 불안이 앞서는 이유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 하면 떠오르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가 성적(性的) 매력이다.
우선 본드걸이 먼저 떠오른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본드걸이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 제 1탄 '닥터노(Dr. No)'에서 비키니 차림의 여인이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장면은 명장면 중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닥터노'의 우슐라 안드레스보다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가 본드걸로 출연한 적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도 '우슐라 안드레스를 능가한다'고 하지 않는다. 어지간한 미모와 몸매를 자랑하는 여배우, 모델출신 본드걸들도 우슐라 안드레스 앞에선 몸을 낮춘다. '내가 안드레스보다 더 낫다'고 괜히 떠벌렸다간 '싸가지 없다'는 소리만 들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안드레스의 '닥터노 비키니 워크'는 전설적인(?) 씬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본드걸만 물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2006년작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서 제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장면도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물론, 제임스 본드 팬 중 절대다수가 남성인만큼 이게 어떻게 명장면이 될 수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비키니(?) 씬은 우슐라 안드레스의 '닥터노 비키니 워크'에 비견하는 씬으로 꼽힌다.
그렇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가장 섹시한 제임스 본드'로 불린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깔끔한 꽃미남형이 아니다. 키도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들 중에서 가장 작다. 하지만, 블론드에 파란 눈을 가진 다니엘 크레이그만큼 섹시한 제임스 본드는 없었다는 것.
다니엘 크레이그의 '카지노 로얄'을 본 사람들은 영화에서 크레이그가 자주 벗고 나온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크레이그가 영화촬영을 위해 근육을 키웠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수많은 여성팬을 보유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다니엘 크레이그는 여성팬들과 여기자들로부터 '다음 번 영화에서도 자주 벗느냐', '수영복 씬이 또 나오냐'는 질문에 시달리고 있다. 크레이그는 '다시는 수영복 씬을 찍지 않을 것'이라면서 섹스어필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관심이 쏠리는 걸 원치않는 눈치다. 일차원적인 배우로 낙인되는 것을 경계하는 듯.
다니엘 크레이그는 여성 뿐만 아니라 게이들에게도 인기 높은 배우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 특히 게이에게도 섹스어필하는 배우가 제임스 본드가 된 것.
요즘엔 게이들도 남자 연예인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덕분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확정되자 게이들이 가장 열광했다'는 약간 삐딱해 보이는 글들도 눈에 띄지만 크레이그가 게이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그렇다고 크레이그가 게이라는 건 아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혼한 전부인과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으며, 여배우 시에나 밀러와 사귀면서 영국영화 '레이어 케이크(Layer Cake)'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엔 영화 프로듀서 Satsuki Mitchell과 곧 결혼식을 올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에로영화가 아니다. 섹스어필이 중요하다지만 그렇다고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면 섹스어필 이외의 것들을 알아보기로 하자.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의 가장 큰 특징은 '제임스 본드가 젊어졌다'는 것이다.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익숙한 영화팬 중엔 '제임스 본드엔 나이 든 배우가 어울린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로저 무어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 '뷰투어킬(A View To A Kill(1985)' 촬영 당시 나이가 57세였기 때문에 40대초에 제임스 본드로 발탁된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이 젊어보였던 것이지 '40대 제임스 본드'도 플레밍의 원작에 의하면 적은 나이는 아니었다.
플레밍은 소설에서 제임스 본드의 나이/생년월일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1955년 발표한 세 번째 소설 '문레이커(Moonraker)'에서 '8년 뒤 제임스 본드가 45세가 되면 00 에이전트에서 물러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설 '문레이커'에서의 제임스 본드의 나이는 45세에서 8년을 뺀 37세였다는 게 된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카지노 로얄'을 촬영할 당시 37세였다.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기에 가장 적당한 나이였던 것. 일부는 제임스 본드의 나이가 30대로 낮춰진 이유가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 시리즈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소설에서의 제임스 본드가 30대였고 45세가 되면 아예 00 라이센스를 반납해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그렇다. 제임스 본드는 원래 30대의 '젊은 에이전트'였다. 영화버전 제임스 본드는 한동안 '중후한 중년 스파이'로 잘못 알려졌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등장으로 제 나이를 찾게 됐다.
플레밍 소설에서의 제임스 본드는 주먹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무술실력도 만만치 않지만 적들에게 붙잡혀 고문을 당하기도 하고 머리를 다쳐 기억상실에 빠지기도 한다. 영화 '카지노 로얄'은 '제임스 본드도 피를 흘린다'는 것을 아주 오랜만에 보여줬다. 약간 오버한 감이 있는 바람에 살짝 코믹해 보이기도 했지만 방향 자체가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젊다고 전부가 아니다. 젊은 남자 주인공이 치고 박고 쏘는 액션영화는 흔해 빠졌다. 이런 것만으론 주인공 이름만 제임스 본드일 뿐 새로울 게 없는 액션영화로 보일 수도 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다운 클래식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바로 이것을 다니엘 크레이그가 해결해 준다.
크레이그는 싸구려틱한 컬러사진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흑백사진에 잘 어울릴 것 같은 클래식한 이미지의 배우다. 티셔츠보다 정장이 잘 어울려 보이는 배우다. 젊고 혈기왕성한 근육질의 거친 사나이처럼 보이지만 흔해빠진 터프가이 중 하나로 보이지 않는다. 차갑고 진지해 보일 뿐만 아니라 클래식한 데가 있어 보이는 덕분이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는 장면이 어색해 보일 정도로 현대적인 것과는 살짝 거리가 있어보이는 배우다. 터무니없는 가젯들이 쏟아져 나오는 제임스 본드 영화에도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소설에 비교적 충실한 편이고 터무니 없는 가젯들이 나오지 않았던 영화 '카지노 로얄'이라면 모르겠지만.
유머가 약간 부족하지 않냐고?
'One-Liner'라 불리는 한줄짜리 농담이 사라진 건 사실이다. 로저 무어와 피어스 브로스난 시절과 비교하면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는 유머감각이 전혀 없는 사나이처럼 보인다.
플레밍 원작에서의 제임스 본드는 영화에서처럼 능글맞은 플레이보이가 아니기 때문에 책을 읽은 사람들은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가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 제임스 본드에 익숙한 사람들은 'One-Liner 조크'를 하지 않는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가 너무 딱딱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유머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건 아니다. 이전 영화들과는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는 게 전부일 뿐...
좋다. 그렇다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최고의 제임스 본드일까?
그건 아니다.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이제야 딱 한 편 찍은 게 전부기 때문이다.
일단, 다니엘 크레이그는 '카지노 로얄'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아니라 제작팀이다. 과연 이들이 '진지한 제임스 본드 영화'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온 21편의 007 시리즈 중에서 가젯이 난무하는 판타지 액션영화가 4라면 '카지노 로얄' 풍의 영화는 1밖에 안된다. 007 제작팀은 '카지노 로얄' 스타일보다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스타일에 더 익숙한 셈이다. 007 시리즈는 원래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는만큼 007 제작팀 입장에선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스타일의 영화가 더 편할지도 모른다.
'카지노 로얄'의 줄거리와 스타일 모두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에 기대보다 불안이 앞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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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 007
2008년 3월 16일 일요일
헐리우드 최신유행은 험악한 헤어스타일?
오는 11월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가 돌아온다.
CBS의 연예 프로그램 'The Insider'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촬영현장을 찾아 악역을 맡은 매튜 아말릭(Mathieu Amalric)과 Anatole Taubman을 인터뷰 했다.
캡쳐사진에 'CLICK TO VIEW'라고 되어있는데 혹시 사진을 눌러보고 '왜 동영상 안 나오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저건 그냥 사진이라오. 해당 동영상 기사를 보고싶은 사람들은 여기를 누르시구랴.
인터뷰를 보면 Anatole Taubman은 '콴텀 오브 솔래스'가 이언 플레밍의 숏 스토리를 기초로 한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로 잘못 알고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Anatole Taubman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머리가 이게 뭐냐! 내가 잘라도 이것보단 잘 하겠다.
그런데, 흉악한 헤어스타일의 또다른 남자 캐릭터를 최근에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앤튼 쉬거! 'FRIEND-O!' 하던 친구 말이다!
'No Country For Old Men'에서 멋쟁이 킬러 앤튼 쉬거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뎀(Javier Bardem)의 헤어스타일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비에르 바뎀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수상소감을 밝히는 도중에 헤어스타일 이야기를 꺼낸 걸 보니 응어리가 진 듯.
그래도 헤어스타일 망가지고 아카데미상 받았으니 크게 밑진 건 없는지도.
혹시 하비에르 바뎀 덕분에 죄다 헤어스타일 망가뜨리고 보는 건가? 코메디가 아닌 매우 진지한 영화에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의 악당을 출연시키는 유행이라도?
'콴텀 오브 솔래스'엔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과 인연있는 배우가 하나 더 있다.
미스터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Munich)'에서의 다니엘 크레이그의 헤어스타일도 걸작이다.
손가락질 해봤자 소용없수다, 미스터 본드. 웃긴 건 웃긴 거니까...
제임스 본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의 쇼킹한 헤어스타일도 잊혀지지 않는다.
티모시 달튼이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 1987)'에서 제임스 본드로 데뷔하기 전까지 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달튼이 출연한 영화를 처음으로 본 게 '리빙 데이라이트'였다. 년도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리빙 데이라이트' 개봉 전후로 달튼이 출연한 TV 미니 시리즈 'Sins'도 봤지만 007에서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결국, 내게는 '티모시 달튼=제임스 본드'나 마찬가지였던 것.
티모시 달튼이 제임스 본드가 되면서 유명해진 덕분일까?
하루는 TV에서 티모시 달튼이 출연한 옛 영화를 방송해줬다. 1970년작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이었다.
'미스터 본드'가 나오는 영화라길래 기대가 컸다.
그런데, 티모시 달튼의 모습을 본 순간...
CBS의 연예 프로그램 'The Insider'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촬영현장을 찾아 악역을 맡은 매튜 아말릭(Mathieu Amalric)과 Anatole Taubman을 인터뷰 했다.
▲왼쪽이 Anatole Taubman
캡쳐사진에 'CLICK TO VIEW'라고 되어있는데 혹시 사진을 눌러보고 '왜 동영상 안 나오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저건 그냥 사진이라오. 해당 동영상 기사를 보고싶은 사람들은 여기를 누르시구랴.
인터뷰를 보면 Anatole Taubman은 '콴텀 오브 솔래스'가 이언 플레밍의 숏 스토리를 기초로 한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로 잘못 알고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Anatole Taubman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머리가 이게 뭐냐! 내가 잘라도 이것보단 잘 하겠다.
그런데, 흉악한 헤어스타일의 또다른 남자 캐릭터를 최근에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앤튼 쉬거! 'FRIEND-O!' 하던 친구 말이다!
'No Country For Old Men'에서 멋쟁이 킬러 앤튼 쉬거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뎀(Javier Bardem)의 헤어스타일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비에르 바뎀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수상소감을 밝히는 도중에 헤어스타일 이야기를 꺼낸 걸 보니 응어리가 진 듯.
그래도 헤어스타일 망가지고 아카데미상 받았으니 크게 밑진 건 없는지도.
혹시 하비에르 바뎀 덕분에 죄다 헤어스타일 망가뜨리고 보는 건가? 코메디가 아닌 매우 진지한 영화에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의 악당을 출연시키는 유행이라도?
'콴텀 오브 솔래스'엔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과 인연있는 배우가 하나 더 있다.
미스터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Munich)'에서의 다니엘 크레이그의 헤어스타일도 걸작이다.
손가락질 해봤자 소용없수다, 미스터 본드. 웃긴 건 웃긴 거니까...
제임스 본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의 쇼킹한 헤어스타일도 잊혀지지 않는다.
티모시 달튼이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 1987)'에서 제임스 본드로 데뷔하기 전까지 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달튼이 출연한 영화를 처음으로 본 게 '리빙 데이라이트'였다. 년도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리빙 데이라이트' 개봉 전후로 달튼이 출연한 TV 미니 시리즈 'Sins'도 봤지만 007에서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결국, 내게는 '티모시 달튼=제임스 본드'나 마찬가지였던 것.
티모시 달튼이 제임스 본드가 되면서 유명해진 덕분일까?
하루는 TV에서 티모시 달튼이 출연한 옛 영화를 방송해줬다. 1970년작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이었다.
'미스터 본드'가 나오는 영화라길래 기대가 컸다.
그런데, 티모시 달튼의 모습을 본 순간...
2008년 3월 14일 금요일
'해리 포터' 마지막 영화 2편으로 나눠진다
'해리 포터' 마지막 영화가 2부작이 될 모양이다.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워너 브러더스가 '해리 포터' 시리즈 마지막 영화를 2개의 영화로 나눠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J.K 로울링(J. K. Rowling)의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해리 포터' 소설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을 두 편의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것.
소설의 어느 부분에서 1, 2부로 나눠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워너 브러더스는 두 파트를 동시에 촬영한 뒤 1부는 2010년 11월, 2부는 2011년 5월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1부는 2010년 홀리데이 시즌, 2부는 2011년 여름방학 시즌을 노리겠다는 것.
감독은 '해리 포터 5(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의 데이빗 예이츠(David Yates)가 금년 11월 개봉하는 6편(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과 두 파트로 나눠지는 7편까지 내리 맡는다.
J.K 로울링의 일곱 번째 '해리 포터' 소설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는 작년 7월 출간되어 24시간동안 1천1백만부가 판매되는 신기록을 세웠다고.
눈썹 날리는 스피드다.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워너 브러더스가 '해리 포터' 시리즈 마지막 영화를 2개의 영화로 나눠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J.K 로울링(J. K. Rowling)의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해리 포터' 소설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을 두 편의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것.
소설의 어느 부분에서 1, 2부로 나눠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워너 브러더스는 두 파트를 동시에 촬영한 뒤 1부는 2010년 11월, 2부는 2011년 5월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1부는 2010년 홀리데이 시즌, 2부는 2011년 여름방학 시즌을 노리겠다는 것.
감독은 '해리 포터 5(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의 데이빗 예이츠(David Yates)가 금년 11월 개봉하는 6편(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과 두 파트로 나눠지는 7편까지 내리 맡는다.
J.K 로울링의 일곱 번째 '해리 포터' 소설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는 작년 7월 출간되어 24시간동안 1천1백만부가 판매되는 신기록을 세웠다고.
눈썹 날리는 스피드다.
2008년 3월 12일 수요일
'바이오닉 우먼' VOL.1 DVD?
작년말 NBC TV를 통해 방영됐던 21세기 리메이크 버전 '바이오닉 우먼(Bionic Woman)'이 미국에서 오는 3월18일 DVD로 출시된다.
TV 시리즈가 DVD 세트로 출시되는 것까지는 새로울 게 없다. 8편의 에피소드가 전부인데 DVD로 나온다는 게 약간 이상하지만 '바이오닉 우먼'의 네임밸류가 있으니 안될 것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하는 DVD가 'VOLUME ONE'이란다.
'SEASON ONE'이 아니라 'VOLUME ONE'이다.
'VOLUME ONE'?
이번에 출시되는 '바이오닉 우먼' DVD 세트가 'VOLUME ONE'이면 이후에 'VOLUME TWO'가 또 나온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NBC는 지난 2월 2008~09년 뉴 시즌 드라마 플랜을 발표하면서 '바이오닉 우먼'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NBC가 발표한 'Heroes', 'Chuck', 'Life' 등 3개 시리즈 중에서 'Chuck'과 'Life'는 지난 2007년 9월말 '바이오닉 우먼'과 함께 시작한 새로운 시리즈다. 특히, 'Life'는 '바이오닉 우먼'과 같은 날 시작해 '바이오닉 우먼'에 바로 이어 방송됐던 드라마다.
아래는 NBC의 보도자료 첫머리 부분이다:
'바이오닉 우먼'이 NBC가 발표한 뉴 시즌 플랜에 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미국 언론은 WGA 파업과 시청률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2007년 11월말 방영된 8회를 마지막으로 조기종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도했다.
그렇다면 'VOLUME ONE'의 의미는 뭘까?
TV 시리즈가 DVD 세트로 출시되는 것까지는 새로울 게 없다. 8편의 에피소드가 전부인데 DVD로 나온다는 게 약간 이상하지만 '바이오닉 우먼'의 네임밸류가 있으니 안될 것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하는 DVD가 'VOLUME ONE'이란다.
'SEASON ONE'이 아니라 'VOLUME ONE'이다.
'VOLUME ONE'?
이번에 출시되는 '바이오닉 우먼' DVD 세트가 'VOLUME ONE'이면 이후에 'VOLUME TWO'가 또 나온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NBC는 지난 2월 2008~09년 뉴 시즌 드라마 플랜을 발표하면서 '바이오닉 우먼'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NBC가 발표한 'Heroes', 'Chuck', 'Life' 등 3개 시리즈 중에서 'Chuck'과 'Life'는 지난 2007년 9월말 '바이오닉 우먼'과 함께 시작한 새로운 시리즈다. 특히, 'Life'는 '바이오닉 우먼'과 같은 날 시작해 '바이오닉 우먼'에 바로 이어 방송됐던 드라마다.
아래는 NBC의 보도자료 첫머리 부분이다:
BURBANK, Calif. - February 13, 2008 - NBC has picked up its freshman drama series "Chuck" and "Life" -- as well as its hit "Heroes" -- for the 2008-09 season, it was announced today by Ben Silverman, Co-Chairman, NBC Entertainment and Universal Media Studios, and Marc Graboff, Co-Chairman, NBC Entertainment and Universal Media Studios.
All three series will have major re-launch campaigns next year.
"We are thrilled to be bringing back the high-energy dramas 'Chuck' and Life' for next season," said Silverman. "Additionally, we will be saving and re-launching our #1 drama and most successful franchise, 'Heroes,' so that it will run in all original episodes in the fourth quarter."
'바이오닉 우먼'이 NBC가 발표한 뉴 시즌 플랜에 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미국 언론은 WGA 파업과 시청률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2007년 11월말 방영된 8회를 마지막으로 조기종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도했다.
그렇다면 'VOLUME ONE'의 의미는 뭘까?
2008년 3월 11일 화요일
'인디아나 존스 4' 포스터 공개!
미국서 오는 5월22일 개봉하는 파라마운트사의 액션/어드벤쳐 '인디아나 존스 4(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Crystal Skull)'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해리슨 포드의 얼굴이 '약간' 나이들어 보인다는 것을 제외하곤 80년대 영화 포스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20여년만에 돌아오는 인디아나 존스가 80년대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08년 5월22일이다.
해리슨 포드의 얼굴이 '약간' 나이들어 보인다는 것을 제외하곤 80년대 영화 포스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20여년만에 돌아오는 인디아나 존스가 80년대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08년 5월22일이다.
2008년 3월 10일 월요일
'10,000 B.C'에도 '파이널 판타지'가 있었다!
워너 브러더스가 숫자 제목의 영화로 한 해를 시작하는 데 재미 붙인 모양이다. 작년 이맘 땐 '300'이더니 이번엔 '10,000'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버릇도 그대로다. '300'에선 기원전 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니 이번엔 기원전 1만년이다.
기원전 1만년?
그렇다. '10,000 B.C'는 옛날 이야기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아니라 덧니가 심각한 호랑이가 활개치던 시절의 옛날 이야기다.
덧니 호랑이 뿐만 아니라 맘모스도 나온다.
그리고, 쵸코보도 있다.
보아하니 블랙 쵸코보인 듯.
쵸코보?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시리즈의 그 쵸코보?
파란눈의 소녀, Evolet도 빼놓을 수 없다.
카밀라 벨(Camilla Belle)이 연기한 Evolet을 처음 봤을 때 일본 애니메에서 바로 뛰쳐나온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캐릭터 컨셉이 '일본 애니메 걸'인 것처럼 보이더라.
또는, '비디오게임 걸'.
그러고보니 '10,000 B.C' 캐릭터 액션 피겨를 벌써 2개 갖고 있는 건지도...
좋다. 그럼 이번엔 줄거리를 한번 훑어보기로 하자.
'10,000 B.C'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비디오게임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다. 특히, 일본산 판타지 RPG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처럼 보인다.
마을을 버리고 홀로 떠난 아버지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당하던 D'Leh가 리더로 성장해 산악지역, 정글, 사막을 거쳐 최종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설정은 줄거리 전개에 따라 월드맵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면서 플레이하는 RPG 스타일을 영화로 옮겨놓은 것으로 보인다. 시대적 배경이 기원전 1만년이라는 것은 독특하지만 세계관, 스토리 전개방식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게임틱'한 것.
하지만, 문제는 'ORIGINALITY'다.
독창적인 것이라곤 기원전 1만년을 배경으로 했다는 게 전부다. 흔해빠진 스토리에 어디서 한번쯤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씬들로 가득할 뿐 '새롭다', '참신하다'와는 거리가 1만광년쯤 되는 영화다.
유독 '300'을 민망할 정도로 티나게 모방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무관하지만 개봉시기도 '300'과 같고 그래픽 노블, 비디오게임에 친숙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판타지 영화라는 공통점도 있는만큼 '300 비공식 후속편'처럼 만들고자 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신탁녀, 창던지기, 맹수와의 대결, 나레이션 등 '300'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씬들이 줄줄이 나오도록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10,000 B.C'는 그래픽 노블의 스타일리쉬한 스타일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300'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빤스만 입은 녀석들이 징징거리는 배경음악에 맞춰 '스파아아아아르타!'를 외치던 것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10,000 B.C' 캐릭터들도 복장이 불순한 건 만만치 않지만 아르릉거리며 오버하는 건 '300'보다 훨씬 덜 하다.
그렇다고 진지한 영화는 아니다. '300'처럼 요란스럽게 오버하지 않는 대신 간지러운 스토리와 유치원생 수준의 유머가 버티고 있으니까.
특히, 마을이 습격당하기 이전까지의 초반 줄거리는 난감한 수준이다. 내용도 건질 게 없는 데다 영화 '300'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보이는 D'Leh의 성장과정과 이를 설명하는 나레이션은 한숨이 나오게 만든다.
마을이 습격당한 이후의 스토리도 별 볼일 없는 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막과 정글을 헤치며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덕분에 썰렁함이 덜 느껴진다. 눈이 오다가 갑자기 열대 정글로 바뀌고, 정글에서 갑자기 사막으로 바뀌는 등 살짝 정신없긴 하지만 RPG를 많이 해본 게이머들은 쉽게 이해 될 것이다.
이 정도라면 심심풀이용 판타지 영화로써는 그런대로 볼만하지 않냐고?
'그렇다'는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10,000 B.C'라는 제목에 낚였다는 생각이 들만큼 독창성이 워낙 떨어지는 영화기 때문이다. 기원전 1만년의 이야기를 비디오게임 스타일로 풀어간다는 것을 제외하곤 다른 영화를 모방한 티가 심하게 난다는 것을 지나칠 수 있다면 모르지만 일단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진지하게 보기 힘들다. 그림만 보고 즐기려 해도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기원전 1만년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도 아니다. 설정만 기원전 1만년일 뿐 실제론 판타지 세계에 가깝다. 하지만, 여기에 속은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포스터와 예고편만 보더라도 기원전 1만년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쉽게 눈치챌 수 있으니까.
'10,000 B.C'는 애송이가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스토리, 파란 눈의 '애니메 걸', 그리고 CGI 등 구색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는지 파악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 정도로 거부감이 들거나 지루함에 비틀릴만큼 흉악한 영화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단한 걸 기대할만한 영화는 못된다. 이 영화에 대단한 걸 기대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는 생각도 들지만 '10,000 B.C'는 구색을 갖춰 겉만 뻔지르한 게 전부인 간지러운 영화다. 판타지 비디오게임을 연상시키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면 이런 설정에 보다 잘 어울리는 캐릭터와 세계를 마련하든지, 아니면 내친 김에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 하나를 대놓고 영화로 옮기든지 했다면 나았을 테지만 '10,000 B.C'는 죽도 밥도 아닌 듯한 영화가 되는 데 그쳤다.
웅장하고 스펙타클한 영화, 색다르고 참신한 영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10,000 B.C' 근처에 가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버릇도 그대로다. '300'에선 기원전 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니 이번엔 기원전 1만년이다.
기원전 1만년?
그렇다. '10,000 B.C'는 옛날 이야기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아니라 덧니가 심각한 호랑이가 활개치던 시절의 옛날 이야기다.
덧니 호랑이 뿐만 아니라 맘모스도 나온다.
그리고, 쵸코보도 있다.
보아하니 블랙 쵸코보인 듯.
쵸코보?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시리즈의 그 쵸코보?
파란눈의 소녀, Evolet도 빼놓을 수 없다.
카밀라 벨(Camilla Belle)이 연기한 Evolet을 처음 봤을 때 일본 애니메에서 바로 뛰쳐나온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캐릭터 컨셉이 '일본 애니메 걸'인 것처럼 보이더라.
또는, '비디오게임 걸'.
그러고보니 '10,000 B.C' 캐릭터 액션 피겨를 벌써 2개 갖고 있는 건지도...
좋다. 그럼 이번엔 줄거리를 한번 훑어보기로 하자.
주인공, D'Leh가 살던 마을이 말을 탄 무리의 습격을 받고 Evolet을 포함한 주민들이 노예로 끌려가자 D'Leh는 동료 3명과 함께 끌려간 사람들을 구출하러 떠난다. Evolet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던 D'Leh 일행은 말을 탄 무리에게 가족들을 납치당한 다른 부족들과 합류하게 되고, 그룹의 리더가 된 D'Leh는 상당한 수로 불어난 일행을 이끌고 거대한 신전을 향해 출발한다.
'10,000 B.C'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비디오게임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다. 특히, 일본산 판타지 RPG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처럼 보인다.
마을을 버리고 홀로 떠난 아버지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당하던 D'Leh가 리더로 성장해 산악지역, 정글, 사막을 거쳐 최종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설정은 줄거리 전개에 따라 월드맵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면서 플레이하는 RPG 스타일을 영화로 옮겨놓은 것으로 보인다. 시대적 배경이 기원전 1만년이라는 것은 독특하지만 세계관, 스토리 전개방식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게임틱'한 것.
하지만, 문제는 'ORIGINALITY'다.
독창적인 것이라곤 기원전 1만년을 배경으로 했다는 게 전부다. 흔해빠진 스토리에 어디서 한번쯤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씬들로 가득할 뿐 '새롭다', '참신하다'와는 거리가 1만광년쯤 되는 영화다.
유독 '300'을 민망할 정도로 티나게 모방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무관하지만 개봉시기도 '300'과 같고 그래픽 노블, 비디오게임에 친숙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판타지 영화라는 공통점도 있는만큼 '300 비공식 후속편'처럼 만들고자 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신탁녀, 창던지기, 맹수와의 대결, 나레이션 등 '300'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씬들이 줄줄이 나오도록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10,000 B.C'는 그래픽 노블의 스타일리쉬한 스타일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300'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빤스만 입은 녀석들이 징징거리는 배경음악에 맞춰 '스파아아아아르타!'를 외치던 것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10,000 B.C' 캐릭터들도 복장이 불순한 건 만만치 않지만 아르릉거리며 오버하는 건 '300'보다 훨씬 덜 하다.
그렇다고 진지한 영화는 아니다. '300'처럼 요란스럽게 오버하지 않는 대신 간지러운 스토리와 유치원생 수준의 유머가 버티고 있으니까.
특히, 마을이 습격당하기 이전까지의 초반 줄거리는 난감한 수준이다. 내용도 건질 게 없는 데다 영화 '300'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보이는 D'Leh의 성장과정과 이를 설명하는 나레이션은 한숨이 나오게 만든다.
마을이 습격당한 이후의 스토리도 별 볼일 없는 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막과 정글을 헤치며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덕분에 썰렁함이 덜 느껴진다. 눈이 오다가 갑자기 열대 정글로 바뀌고, 정글에서 갑자기 사막으로 바뀌는 등 살짝 정신없긴 하지만 RPG를 많이 해본 게이머들은 쉽게 이해 될 것이다.
이 정도라면 심심풀이용 판타지 영화로써는 그런대로 볼만하지 않냐고?
'그렇다'는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10,000 B.C'라는 제목에 낚였다는 생각이 들만큼 독창성이 워낙 떨어지는 영화기 때문이다. 기원전 1만년의 이야기를 비디오게임 스타일로 풀어간다는 것을 제외하곤 다른 영화를 모방한 티가 심하게 난다는 것을 지나칠 수 있다면 모르지만 일단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진지하게 보기 힘들다. 그림만 보고 즐기려 해도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기원전 1만년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도 아니다. 설정만 기원전 1만년일 뿐 실제론 판타지 세계에 가깝다. 하지만, 여기에 속은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포스터와 예고편만 보더라도 기원전 1만년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쉽게 눈치챌 수 있으니까.
'10,000 B.C'는 애송이가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스토리, 파란 눈의 '애니메 걸', 그리고 CGI 등 구색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는지 파악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 정도로 거부감이 들거나 지루함에 비틀릴만큼 흉악한 영화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단한 걸 기대할만한 영화는 못된다. 이 영화에 대단한 걸 기대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는 생각도 들지만 '10,000 B.C'는 구색을 갖춰 겉만 뻔지르한 게 전부인 간지러운 영화다. 판타지 비디오게임을 연상시키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면 이런 설정에 보다 잘 어울리는 캐릭터와 세계를 마련하든지, 아니면 내친 김에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 하나를 대놓고 영화로 옮기든지 했다면 나았을 테지만 '10,000 B.C'는 죽도 밥도 아닌 듯한 영화가 되는 데 그쳤다.
웅장하고 스펙타클한 영화, 색다르고 참신한 영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10,000 B.C' 근처에 가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2008년 3월 7일 금요일
점퍼와 우체국의 복수!
소포가 또 사라졌다.
지역 우체국에 도착한 것까지 알고있었기 때문에 언제쯤 집에 도착할지 대충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소식이 없었다.
어찌된 영문인가 알아봤더니 소포가 지역 우체국을 떠나 엉뚱한 주로 이동했더라. 되돌려보낸 것도 아니고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갔다.
트랙킹 결과를 처음 봤을 땐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지역 우체국까지 도착했던 걸 확인했었는데 왜 다른 주에 있는 것으로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않았다. 어느새 다른 주의 엉뚱한 우체국으로 이동해 '곧 출발할 예정'이라고 나오니 알다가도 모를 수밖에...
처음엔 트랙킹 번호가 중복된 것으로 생각했다. 내 소포가 도착하기도 전에 우체국의 실수로 똑같은 트래킹 번호를 붙인 소포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동네 우체국에서 출발준비를 마쳤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내 소포가 엉뚱한 동네로 이동한 게 아니라 트래킹 넘버 중복으로 봤다는 것이다. USPS 트래킹 서비스가 UPS, FedEx 등 택배회사처럼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단순한 오류일 뿐 코앞에까지 왔던 소포가 엉뚱한 동네로 떠난 건 아닐 것으로 봤다.
그런데...
오늘 소포위치를 확인했더니 거의 일주일 전에 도착했던 지역 우체국에 '다시' 도착했다고 나오더라.
그렇다면 트래킹 넘버 오류가 아니라 실제로 엉뚱한 지역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How da F__K should I know?
혹시 얼마 전에 내가 영화 '점퍼'를 보고 '쓰레기통으로 텔레포트'하라고 썼다고 내 소포를 다른 주로 '텔레포트' 시킨 건 아니겠지?
그런데, 왜 하필이면 미시간주로 간 것일까? 영화 '점퍼'에서 주인공 데이빗의 홈타운도 미시간주 앤 아버(Ann Arbor)였는데 혹시...?
예전에 내가 하와이 살 때는 'HI'라고 써야 하는 걸 'MI'라고 잘못 쓰는 바람에 배달이 지연된 적이 있다. 사실, 집코드(Zip code)라는 게 있기 때문에 주를 잘못 표기하더라도 집코드만 제대로 쓰면 배달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소포를 보낸 사람이 'HI-MI' 찾으며 둘러대니까 그런가부다 하고 넘어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이런 경우도 아니다. 켄터키주를 출발한 소포가 정상적으로 내가 사는 지역 우체국까지 도착했다가 거기서 난데 없이 미시간주로 튀었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얼마 전에 USPS 소포관리 문제로 몇 개월간 배달이 늦어졌던 사고에 대한 포스팅을 했다고 우체국이 복수를 한 건가?
이거 어디 겁나서 글 쓰겠어 씨바...ㅠㅠ
소포는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 꼴을 보아하니 토요일 아니면 다음 주 월요일에나 도착할 것 같다. 예정보다 1주일 늦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것 같지 않수?
지역 우체국에 도착한 것까지 알고있었기 때문에 언제쯤 집에 도착할지 대충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소식이 없었다.
어찌된 영문인가 알아봤더니 소포가 지역 우체국을 떠나 엉뚱한 주로 이동했더라. 되돌려보낸 것도 아니고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갔다.
트랙킹 결과를 처음 봤을 땐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지역 우체국까지 도착했던 걸 확인했었는데 왜 다른 주에 있는 것으로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않았다. 어느새 다른 주의 엉뚱한 우체국으로 이동해 '곧 출발할 예정'이라고 나오니 알다가도 모를 수밖에...
처음엔 트랙킹 번호가 중복된 것으로 생각했다. 내 소포가 도착하기도 전에 우체국의 실수로 똑같은 트래킹 번호를 붙인 소포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동네 우체국에서 출발준비를 마쳤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내 소포가 엉뚱한 동네로 이동한 게 아니라 트래킹 넘버 중복으로 봤다는 것이다. USPS 트래킹 서비스가 UPS, FedEx 등 택배회사처럼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단순한 오류일 뿐 코앞에까지 왔던 소포가 엉뚱한 동네로 떠난 건 아닐 것으로 봤다.
그런데...
오늘 소포위치를 확인했더니 거의 일주일 전에 도착했던 지역 우체국에 '다시' 도착했다고 나오더라.
그렇다면 트래킹 넘버 오류가 아니라 실제로 엉뚱한 지역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How da F__K should I know?
혹시 얼마 전에 내가 영화 '점퍼'를 보고 '쓰레기통으로 텔레포트'하라고 썼다고 내 소포를 다른 주로 '텔레포트' 시킨 건 아니겠지?
그런데, 왜 하필이면 미시간주로 간 것일까? 영화 '점퍼'에서 주인공 데이빗의 홈타운도 미시간주 앤 아버(Ann Arbor)였는데 혹시...?
예전에 내가 하와이 살 때는 'HI'라고 써야 하는 걸 'MI'라고 잘못 쓰는 바람에 배달이 지연된 적이 있다. 사실, 집코드(Zip code)라는 게 있기 때문에 주를 잘못 표기하더라도 집코드만 제대로 쓰면 배달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소포를 보낸 사람이 'HI-MI' 찾으며 둘러대니까 그런가부다 하고 넘어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이런 경우도 아니다. 켄터키주를 출발한 소포가 정상적으로 내가 사는 지역 우체국까지 도착했다가 거기서 난데 없이 미시간주로 튀었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얼마 전에 USPS 소포관리 문제로 몇 개월간 배달이 늦어졌던 사고에 대한 포스팅을 했다고 우체국이 복수를 한 건가?
이거 어디 겁나서 글 쓰겠어 씨바...ㅠㅠ
소포는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 꼴을 보아하니 토요일 아니면 다음 주 월요일에나 도착할 것 같다. 예정보다 1주일 늦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것 같지 않수?
2008년 3월 6일 목요일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이 떨어지는 이유
헐리우드 최대 잔치가 점점 작아진다?
미국 연예 주간지 인터테인멘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에 의하면 지난 2월24일 ABC를 통해 방송된 제 80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역대 최저 시청률(29%)을 기록했다고 한다. 1954년엔 82%가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을 지켜봤고 10년전 '타이타닉'이 아카데미상을 휩쓸 때만 해도 50% 이상이 시청했지만 금년엔 1/3로 줄었다고.
왜 이렇게 됐을까?
해가 지날수록 아카데미상 시상식 시청자들이 줄어드는 이유는?

인터테인멘트 위클리의 지적대로 요즘 헐리우드 영화는 '트랜스포머스', '스파이더맨', '캐리비언의 해적들'과 같은 대형규모의 프랜챠이스 영화 아니면 개성파 감독들의 저예산 독립영화로 양분됐을 뿐 그 중간에 해당되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덕분에 소위 작품성, 예술성 높은 영화들을 찾으려면 저예산 독립영화들을 뒤지는 수밖에 없게 됐다. 아카데미 영화제가 인기상을 주는 행사가 아닌만큼 흥행성공했다고 작품상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년 아카데미엔 흥행성적이 저조한 편인 영화 5편이 나란히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흥행이 전부인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저예산 독립영화들은 미국 전국에서 와이드 개봉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일반 영화팬들이 찾는 평범한 멀티 플렉스에선 보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일부러 찾아서 봐야한다. 하지만, 일반 영화관객들 중에서 몇 명이나 이런 영화들을 일부러 찾아서 보겠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화 대부분은 일반 영화팬과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작품들이란 게 된다. '직접 본 영화', '아는 영화'가 많이 나와야 흥미가 가겠지만 주요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들은 생소한 영화가 전부인 것.
이런 영화들만 모아놓고 4시간 동안 시상식을 하는데 일반 시청자들이 재미있어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생소한 영화들만 잔뜩 가져다 놓고 자기네들끼리 잔치하는 게 전부인데 시청률 하락 타령을 하는 것 자체가 코메디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이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인터테인멘트 위클리에 의하면 아카데미측도 큰 기대를 하지않고 있다. 브루스 데이비스(Bruce Davis) 아카데미 영화제 사무국장은 '금년 한번 죽쑨 게 전부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닌 것처럼 보인다'면서 시청자가 적은 데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져 영화사들은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 매달리고 소규모 프로덕션들은 난해한 내용의 드라마로 쏠리는 트렌드가 바뀌지 않는 한 아카데미 시상식은 계속 '흥행실패'할 것이란 이야기다. 성인 눈높이에 맞는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갖춘 영화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 한 별 수 없다는 것.
메이져 영화사들이 블록버스터 영화쪽으로 몰린다고 인기상 시상식으로 변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상식 중계방송 시청률 하락을 모른 척 하기도 곤란한 아카데미 영화제의 고민이 엿보인다.
미국 연예 주간지 인터테인멘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에 의하면 지난 2월24일 ABC를 통해 방송된 제 80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역대 최저 시청률(29%)을 기록했다고 한다. 1954년엔 82%가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을 지켜봤고 10년전 '타이타닉'이 아카데미상을 휩쓸 때만 해도 50% 이상이 시청했지만 금년엔 1/3로 줄었다고.
왜 이렇게 됐을까?
해가 지날수록 아카데미상 시상식 시청자들이 줄어드는 이유는?

인터테인멘트 위클리의 지적대로 요즘 헐리우드 영화는 '트랜스포머스', '스파이더맨', '캐리비언의 해적들'과 같은 대형규모의 프랜챠이스 영화 아니면 개성파 감독들의 저예산 독립영화로 양분됐을 뿐 그 중간에 해당되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덕분에 소위 작품성, 예술성 높은 영화들을 찾으려면 저예산 독립영화들을 뒤지는 수밖에 없게 됐다. 아카데미 영화제가 인기상을 주는 행사가 아닌만큼 흥행성공했다고 작품상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년 아카데미엔 흥행성적이 저조한 편인 영화 5편이 나란히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흥행이 전부인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저예산 독립영화들은 미국 전국에서 와이드 개봉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일반 영화팬들이 찾는 평범한 멀티 플렉스에선 보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일부러 찾아서 봐야한다. 하지만, 일반 영화관객들 중에서 몇 명이나 이런 영화들을 일부러 찾아서 보겠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화 대부분은 일반 영화팬과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작품들이란 게 된다. '직접 본 영화', '아는 영화'가 많이 나와야 흥미가 가겠지만 주요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들은 생소한 영화가 전부인 것.
이런 영화들만 모아놓고 4시간 동안 시상식을 하는데 일반 시청자들이 재미있어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생소한 영화들만 잔뜩 가져다 놓고 자기네들끼리 잔치하는 게 전부인데 시청률 하락 타령을 하는 것 자체가 코메디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이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인터테인멘트 위클리에 의하면 아카데미측도 큰 기대를 하지않고 있다. 브루스 데이비스(Bruce Davis) 아카데미 영화제 사무국장은 '금년 한번 죽쑨 게 전부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닌 것처럼 보인다'면서 시청자가 적은 데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져 영화사들은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 매달리고 소규모 프로덕션들은 난해한 내용의 드라마로 쏠리는 트렌드가 바뀌지 않는 한 아카데미 시상식은 계속 '흥행실패'할 것이란 이야기다. 성인 눈높이에 맞는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갖춘 영화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 한 별 수 없다는 것.
메이져 영화사들이 블록버스터 영화쪽으로 몰린다고 인기상 시상식으로 변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상식 중계방송 시청률 하락을 모른 척 하기도 곤란한 아카데미 영화제의 고민이 엿보인다.
2008년 3월 4일 화요일
'골든아이'의 추억
1995년 11월 제임스 본드가 돌아왔다.티모시 달튼의 1989년 영화 '라이센스 투 킬(License To Kill)' 이후 6년간의 공백기를 거친 뒤 돌아온 것.
제임스 본드도 티모시 달튼에서 피어스 브로스난으로 교체됐다.
감독은 마틴 캠벨.
영화제목은 이언 플레밍의 자메이카 별장 이름을 딴 '골든아이(GoldenEye)'.
'제임스 본드 007을 잊은 사람이 있냐'는 듯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눈에 들어왔다.
개봉일이 다가오자 '빅스크린에서 건배럴씬을 보는 게 얼마만이냐'는 생각에 잠도 오지 않더라. 금요일 0시에 하는 'Sneak Preview'를 보기로 했으니 잠이 오지않은 게 다행인지도...
0시 상영에 맞춰 극장에 갔더니 중년의 미국인 남자가 매표소 앞에 서 있었다.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
'골든아이' 표를 달라는 소리였다.
오오! 멋있다! 나도 저렇게 얘기 해야지!
매표소 앞으로 걸어간 나는 여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You know my name, you know my number!"
그랬더니 여직원이 날 야리는 거다.
"I don't know your name, I don't know your number!"
으음? 이게 무슨 소리지?
처음엔 그녀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파악이 안 됐다. 나보다 먼저 표를 산 미국 아저씨 흉내낸 게 전부인데 왜 나한텐 표를 안 주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냔 말이다!
분위기가 썰렁해지길래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골든아이' 포스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영화 표를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 지지배가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란다.
아하! 그제서야 내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파악이 됐다.
'THE'라고 해야 하는 걸 'MY'라고 했다고 망할(?) 지지배가 날 놀린 것이다.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는 제임스 본드라는 이름과 007이란 번호를 알고있다는 의미인데 'THE'를 'MY'로 바꿔놓으니 '너는 내 이름도 알고 (전화)번호도 안다'고 한 게 된 것이다.
그때는 0시에 시작하는 '골든아이 Sneak Preview'티켓' 하나만 판매중이었다. 때문에, 내가 'THE'를 'MY'라고 잘못 말했더라도 크게 헷갈릴 상황이 아니었다. 근데 이 지지배가 나한텐 표를 곱게 팔 생각이 없었나보다.
아무튼, 이렇게 '골든아이'를 봤다. 극장에서 '골든아이'를 7번 봤는데 이게 첫 번째였다.
그리곤, 11년이 흘렀다.
'다이 어나더 데이' 이후 4년만에 제임스 본드가 돌아왔다.
제임스 본드는 피어스 브로스난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로 교체됐다.
감독은 마틴 캠벨.
영화제목은 이언 플레밍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소설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이었다.
최악의 007 영화로 꼽히는 '다이 어나더 데이' 이후 이언 플레밍의 원작으로 다시 되돌아 간다니 기대가 컸다.
다 좋았다. 그런데 '카지노 로얄' 주제곡 제목이 상당히 신경에 거슬리더라.
크리스 코넬이 부른 것까진 좋은데 왜 하필이면 제목이 'You Know My Name'이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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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 007
2008년 3월 3일 월요일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 피날레
FOX TV의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 첫 번째 시즌이 막을 내렸다.
좀 일찍 끝난 것 같긴 하지만 2시간 분량의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를 방송하고 시즌1을 끝냈다.
사실, 말이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지 일반 에피소드 2개를 내리 방송한 게 전부였다. 시즌 피날레치곤 마무리가 엉거주춤했지만 WGA 파업 영향을 받은만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아무튼,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1은 이렇게 끝났다.
OK, now what?
스토리도 흥미진진해지고 등장 캐릭터들도 제 위치를 찾아가는 도중에 어색하게 끝났지만 FOX는 아직까지 시즌2에 대한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시즌1을 끝으로 'Terminate' 되는 운명일까?
아니면, 시즌2로 이어질까?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2009년 여름 개봉예정에 있는 극장용 영화 '터미네이터 4(Terminator Salvation: The Future Begins)'의 프리퀄(Prequel)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미네이터 4'가 미국서 2009년 5월 개봉예정으로 알려진만큼 시즌2가 2008년말이나 2009년초에 돌아오면 시즌2 피날레를 '터미네이터 4' 개봉시기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썬 시즌2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공식발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좀 일찍 끝난 것 같긴 하지만 2시간 분량의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를 방송하고 시즌1을 끝냈다.
사실, 말이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지 일반 에피소드 2개를 내리 방송한 게 전부였다. 시즌 피날레치곤 마무리가 엉거주춤했지만 WGA 파업 영향을 받은만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아무튼,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1은 이렇게 끝났다.
OK, now what?
스토리도 흥미진진해지고 등장 캐릭터들도 제 위치를 찾아가는 도중에 어색하게 끝났지만 FOX는 아직까지 시즌2에 대한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시즌1을 끝으로 'Terminate' 되는 운명일까?
아니면, 시즌2로 이어질까?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2009년 여름 개봉예정에 있는 극장용 영화 '터미네이터 4(Terminator Salvation: The Future Begins)'의 프리퀄(Prequel)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미네이터 4'가 미국서 2009년 5월 개봉예정으로 알려진만큼 시즌2가 2008년말이나 2009년초에 돌아오면 시즌2 피날레를 '터미네이터 4' 개봉시기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썬 시즌2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공식발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2008년 3월 2일 일요일
페넬로피 - "내 코는 돼지 코!"
윌헌家 부잣집 아들이 하녀를 임신시킨다.
하지만, 그는 임신한 하녀 대신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이에 충격받은 하녀는 투신자살 한다.
그런데...
자살한 하녀의 어머니가 마녀였다!
커억!
딸을 잃은 마녀는 이에 대한 복수로 윌헌 가족에게 '돼지 얼굴의 딸을 낳게 되리라'는 저주를 건다.
하지만 윌헌 가족이 몇 대에 걸쳐 아들만 낳는 바람에 '돼지 딸의 저주'를 비켜가는 듯 했다.
그-러-나-
그렇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돼지 코를 가진 페넬로피(크리스니타 리치)가 태어난 것!
부잣집 딸이 돼지 코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성형수술을 하려 해도 의사가 고칠 수 없다니 별 수 없다. 돼지 코를 갖고 사는 수밖에...
그렇다면 저주를 풀면 되지 않냐고?
맞다. 저주를 풀면 된다. 저주를 풀기 위해선 '돼지코女' 페넬로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결혼을 해줄 부잣집 아들을 찾으면 된다. 한마디로 동화 속 왕자와 같은 녀석을 찾아야 하는 것.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페넬로피의 얼굴을 보면 녀석들이 정신없이 도망가기 때문이다.
페넬로피는 자신을 괴물처럼 여기고 도망치는 남자들을 만나는 데 지친다.
극성맞은 부모에 의해 바깥세상과 격리된 생활에도 염증을 느낀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돼지코'를 머플러로 가린 채 집에서 탈출하는 거다!
과연 페넬로피는 '돼지코 저주'를 풀 수 있을까?
'페넬로피'는 동화와 같은 줄거리의 로맨틱 판타지 영화다.
하지만, '멋진 왕자가 나타나 페넬로피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저주가 풀린다'는 전형적인 동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왕자를 대신해 나온 부잣집 아들들이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Blood Blood' 부잣집 아들들은 페넬로피를 보고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를 이용하려고 할 뿐 동화속의 정의로운 왕자를 대신할만한 녀석이 없다. 한 녀석은 페넬로피를 '돼지 코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난 몬스터'라고 하고 다닌다. 이쯤 됐으면 멋진 왕자 타령은 접는 게 좋다.
이 때 맥스(제임스 매커보이)라는 녀석이 나타난다. 맥스는 돈 많고 고급스런 생활을 하는 부잣집 아들이 아니다. 저주에 걸린 처녀를 구하러 온 전형적인 동화속의 왕자 캐릭터와도 거리가 있어 보이는 녀석이다. 좋게 표현해서 '평범한 녀석'이고 사실 그대로 하자면 '대책 안 서는 녀석'이다.
'돼지코 처녀' 페넬로피는 또 어떠한가.
페넬로피 역시 전형적인 동화속 주인공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다. 부잣집에서 태어난 '공주급 레벨' 캐릭터인 건 맞지만 거기까지가 전부다. 집안 스캔들 때문에 저주를 받아 돼지코를 갖고 태어난 동화책 여주인공은 아무래도 없는 것 같지 않수?
페넬로피는 남자도 사귀면서 마음껏 즐기고 놀 나이지만 '돼지코' 때문에 집에서 꼼짝 못하는 처지다.
요샌 멀쩡한 코도 못생겼다면서 뜯어고치는 판인데 페넬로피는 비정상적인 돼지코를 갖고있으면서도 수술받지도 못한다. 돈 많은 집안 딸이라지만 저주 때문에 의사조차 성형수술로 고치지 못하겠다는데 별 수 있겠수?
결국, 집밖에 나갈 땐 코를 가리기 위해 서부극에서나 보던 열차강도처럼 머플러로 얼굴을 가린 채 눈만 내놓고 다닌다.
그렇다면 페넬로피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
저주를 풀고 정상적인 코를 되찾고 싶은 것일까?
돼지 코를 가린 채 평생 숨어서 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돼지 코에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살고싶은 것일까?
'페넬로피'는 쟈니 뎁 주연의 'Edward Scissorhands(1990)'와 앤드류 매커시 주연의 'Mannequin(1987)'을 섞은 듯한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 영화다. 시대와 장소를 파악하기 애매한 배경에 평범하지 않은 외모의 캐릭터가 나오는 건 'Edward Scissorhands'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영화 분위기는 '마네킹'에 가깝다. 영화 쟝르가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라는 것도 같다.
물론, 영화가 약간 실없고 아동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패밀리용 코메디 영화 중에서 간지럽지 않은 영화가 없듯이 '페넬로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페넬로피'는 주제가 뚜렷한 영화다. 돼지코를 가진 페넬로피가 당당한 삶을 택하고, 부잣집 아들이 아닌 평범한 남자에게서 참사랑을 찾는다는 줄거리를 통해 외모 콤플렉스와 동화속 왕자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는 소녀들에게 분명한 메세지를 전한다.
생각해보면 단지 어린 10대 소녀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멀쩡해 보이는데도 계속 뜯어고치는 여자들, 부잣집 아들(왕자)한테 시집가는 걸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고있는 여자들, 이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극성맞은 부모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프로듀서 리스 위더스푼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한 메세지는 바로 이게 아닐까?
리스 위더스푼은 영화에도 조연으로 나온다. 리스 위더스푼이 연기한 애니는 페넬로피가 바깥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사귀게 되는 친구이자 그녀의 삶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살짝 건들거리는 여자 캐릭터인데 리스 위더스푼에 딱 어울리더라.
그런데, 프로듀서가 왜 영화에 나오고 난리냐고?
프로듀서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출신이라면 영화에 잠깐 출연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건 없겠지?
'페넬로피'는 10대 소녀들을 타겟으로 만든 간지럽고 아동틱한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다. 진지하면서 잔잔한 감동이 흐르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스타일의 로맨틱 패밀리 영화를 원한다면 '페넬로피' 근처에 얼씬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밝고 유쾌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로는 제법 볼만하다. 스토리도 흥미진진한 편이고 '돼지코女' 분장으로 망가진 크리스티나 리치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분장이 상당히 허술해 보이긴 하지만 이런 것까지 따져가면서 볼만한 영화가 아닌만큼 넘어갈 수 있다. 엉성한 분장 덕분에 오히려 더욱 코믹하게 보이더라.
그리고 하나 더.
본인에게 딱 어울리는 영화로 제대로 찾아간 것처럼 보이는 제임스 매커보이를 빼놓으면 서운해 하겠지?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건 음악이다.
틴에이져 무비에서 쿨한 음악이 빠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페넬로피'도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할로윈 파티씬에서 흘러나온 캐나다 밴드 Stars가 부른 'Ageless Beauty'다. '페넬로피' 영화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
말 나온 김에 'Ageless Beauty'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끝내자.
하지만, 그는 임신한 하녀 대신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이에 충격받은 하녀는 투신자살 한다.
그런데...
자살한 하녀의 어머니가 마녀였다!
커억!
딸을 잃은 마녀는 이에 대한 복수로 윌헌 가족에게 '돼지 얼굴의 딸을 낳게 되리라'는 저주를 건다.
하지만 윌헌 가족이 몇 대에 걸쳐 아들만 낳는 바람에 '돼지 딸의 저주'를 비켜가는 듯 했다.
그-러-나-
그렇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돼지 코를 가진 페넬로피(크리스니타 리치)가 태어난 것!
부잣집 딸이 돼지 코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성형수술을 하려 해도 의사가 고칠 수 없다니 별 수 없다. 돼지 코를 갖고 사는 수밖에...
그렇다면 저주를 풀면 되지 않냐고?
맞다. 저주를 풀면 된다. 저주를 풀기 위해선 '돼지코女' 페넬로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결혼을 해줄 부잣집 아들을 찾으면 된다. 한마디로 동화 속 왕자와 같은 녀석을 찾아야 하는 것.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페넬로피의 얼굴을 보면 녀석들이 정신없이 도망가기 때문이다.
페넬로피는 자신을 괴물처럼 여기고 도망치는 남자들을 만나는 데 지친다.
극성맞은 부모에 의해 바깥세상과 격리된 생활에도 염증을 느낀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돼지코'를 머플러로 가린 채 집에서 탈출하는 거다!
과연 페넬로피는 '돼지코 저주'를 풀 수 있을까?
'페넬로피'는 동화와 같은 줄거리의 로맨틱 판타지 영화다.
하지만, '멋진 왕자가 나타나 페넬로피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저주가 풀린다'는 전형적인 동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왕자를 대신해 나온 부잣집 아들들이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Blood Blood' 부잣집 아들들은 페넬로피를 보고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를 이용하려고 할 뿐 동화속의 정의로운 왕자를 대신할만한 녀석이 없다. 한 녀석은 페넬로피를 '돼지 코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난 몬스터'라고 하고 다닌다. 이쯤 됐으면 멋진 왕자 타령은 접는 게 좋다.
이 때 맥스(제임스 매커보이)라는 녀석이 나타난다. 맥스는 돈 많고 고급스런 생활을 하는 부잣집 아들이 아니다. 저주에 걸린 처녀를 구하러 온 전형적인 동화속의 왕자 캐릭터와도 거리가 있어 보이는 녀석이다. 좋게 표현해서 '평범한 녀석'이고 사실 그대로 하자면 '대책 안 서는 녀석'이다.
'돼지코 처녀' 페넬로피는 또 어떠한가.
페넬로피 역시 전형적인 동화속 주인공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다. 부잣집에서 태어난 '공주급 레벨' 캐릭터인 건 맞지만 거기까지가 전부다. 집안 스캔들 때문에 저주를 받아 돼지코를 갖고 태어난 동화책 여주인공은 아무래도 없는 것 같지 않수?
페넬로피는 남자도 사귀면서 마음껏 즐기고 놀 나이지만 '돼지코' 때문에 집에서 꼼짝 못하는 처지다.
요샌 멀쩡한 코도 못생겼다면서 뜯어고치는 판인데 페넬로피는 비정상적인 돼지코를 갖고있으면서도 수술받지도 못한다. 돈 많은 집안 딸이라지만 저주 때문에 의사조차 성형수술로 고치지 못하겠다는데 별 수 있겠수?
결국, 집밖에 나갈 땐 코를 가리기 위해 서부극에서나 보던 열차강도처럼 머플러로 얼굴을 가린 채 눈만 내놓고 다닌다.
그렇다면 페넬로피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
저주를 풀고 정상적인 코를 되찾고 싶은 것일까?
돼지 코를 가린 채 평생 숨어서 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돼지 코에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살고싶은 것일까?
'페넬로피'는 쟈니 뎁 주연의 'Edward Scissorhands(1990)'와 앤드류 매커시 주연의 'Mannequin(1987)'을 섞은 듯한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 영화다. 시대와 장소를 파악하기 애매한 배경에 평범하지 않은 외모의 캐릭터가 나오는 건 'Edward Scissorhands'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영화 분위기는 '마네킹'에 가깝다. 영화 쟝르가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라는 것도 같다.
물론, 영화가 약간 실없고 아동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패밀리용 코메디 영화 중에서 간지럽지 않은 영화가 없듯이 '페넬로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페넬로피'는 주제가 뚜렷한 영화다. 돼지코를 가진 페넬로피가 당당한 삶을 택하고, 부잣집 아들이 아닌 평범한 남자에게서 참사랑을 찾는다는 줄거리를 통해 외모 콤플렉스와 동화속 왕자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는 소녀들에게 분명한 메세지를 전한다.
생각해보면 단지 어린 10대 소녀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멀쩡해 보이는데도 계속 뜯어고치는 여자들, 부잣집 아들(왕자)한테 시집가는 걸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고있는 여자들, 이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극성맞은 부모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프로듀서 리스 위더스푼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한 메세지는 바로 이게 아닐까?
리스 위더스푼은 영화에도 조연으로 나온다. 리스 위더스푼이 연기한 애니는 페넬로피가 바깥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사귀게 되는 친구이자 그녀의 삶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살짝 건들거리는 여자 캐릭터인데 리스 위더스푼에 딱 어울리더라.
그런데, 프로듀서가 왜 영화에 나오고 난리냐고?
프로듀서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출신이라면 영화에 잠깐 출연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건 없겠지?
'페넬로피'는 10대 소녀들을 타겟으로 만든 간지럽고 아동틱한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다. 진지하면서 잔잔한 감동이 흐르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스타일의 로맨틱 패밀리 영화를 원한다면 '페넬로피' 근처에 얼씬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밝고 유쾌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로는 제법 볼만하다. 스토리도 흥미진진한 편이고 '돼지코女' 분장으로 망가진 크리스티나 리치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분장이 상당히 허술해 보이긴 하지만 이런 것까지 따져가면서 볼만한 영화가 아닌만큼 넘어갈 수 있다. 엉성한 분장 덕분에 오히려 더욱 코믹하게 보이더라.
그리고 하나 더.
본인에게 딱 어울리는 영화로 제대로 찾아간 것처럼 보이는 제임스 매커보이를 빼놓으면 서운해 하겠지?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건 음악이다.
틴에이져 무비에서 쿨한 음악이 빠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페넬로피'도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할로윈 파티씬에서 흘러나온 캐나다 밴드 Stars가 부른 'Ageless Beauty'다. '페넬로피' 영화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
말 나온 김에 'Ageless Beauty'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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