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6일 일요일

헐리우드 최신유행은 험악한 헤어스타일?

오는 11월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가 돌아온다.

CBS의 연예 프로그램 'The Insider'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촬영현장을 찾아 악역을 맡은 매튜 아말릭(Mathieu Amalric)과 Anatole Taubman을 인터뷰 했다.


▲왼쪽이 Anatole Taubman

캡쳐사진에 'CLICK TO VIEW'라고 되어있는데 혹시 사진을 눌러보고 '왜 동영상 안 나오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저건 그냥 사진이라오. 해당 동영상 기사를 보고싶은 사람들은 여기를 누르시구랴.

인터뷰를 보면 Anatole Taubman은 '콴텀 오브 솔래스'가 이언 플레밍의 숏 스토리를 기초로 한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로 잘못 알고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Anatole Taubman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머리가 이게 뭐냐! 내가 잘라도 이것보단 잘 하겠다.



그런데, 흉악한 헤어스타일의 또다른 남자 캐릭터를 최근에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앤튼 쉬거! 'FRIEND-O!' 하던 친구 말이다!

'No Country For Old Men'에서 멋쟁이 킬러 앤튼 쉬거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뎀(Javier Bardem)의 헤어스타일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비에르 바뎀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수상소감을 밝히는 도중에 헤어스타일 이야기를 꺼낸 걸 보니 응어리가 진 듯.

그래도 헤어스타일 망가지고 아카데미상 받았으니 크게 밑진 건 없는지도.

혹시 하비에르 바뎀 덕분에 죄다 헤어스타일 망가뜨리고 보는 건가? 코메디가 아닌 매우 진지한 영화에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의 악당을 출연시키는 유행이라도?



'콴텀 오브 솔래스'엔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과 인연있는 배우가 하나 더 있다.

미스터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Munich)'에서의 다니엘 크레이그의 헤어스타일도 걸작이다.

손가락질 해봤자 소용없수다, 미스터 본드. 웃긴 건 웃긴 거니까...



제임스 본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의 쇼킹한 헤어스타일도 잊혀지지 않는다.

티모시 달튼이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 1987)'에서 제임스 본드로 데뷔하기 전까지 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달튼이 출연한 영화를 처음으로 본 게 '리빙 데이라이트'였다. 년도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리빙 데이라이트' 개봉 전후로 달튼이 출연한 TV 미니 시리즈 'Sins'도 봤지만 007에서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결국, 내게는 '티모시 달튼=제임스 본드'나 마찬가지였던 것.



티모시 달튼이 제임스 본드가 되면서 유명해진 덕분일까?

하루는 TV에서 티모시 달튼이 출연한 옛 영화를 방송해줬다. 1970년작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이었다.

'미스터 본드'가 나오는 영화라길래 기대가 컸다.

그런데, 티모시 달튼의 모습을 본 순간...

2008년 3월 14일 금요일

'해리 포터' 마지막 영화 2편으로 나눠진다

'해리 포터' 마지막 영화가 2부작이 될 모양이다.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워너 브러더스가 '해리 포터' 시리즈 마지막 영화를 2개의 영화로 나눠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J.K 로울링(J. K. Rowling)의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해리 포터' 소설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을 두 편의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것.

소설의 어느 부분에서 1, 2부로 나눠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워너 브러더스는 두 파트를 동시에 촬영한 뒤 1부는 2010년 11월, 2부는 2011년 5월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1부는 2010년 홀리데이 시즌, 2부는 2011년 여름방학 시즌을 노리겠다는 것.

감독은 '해리 포터 5(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의 데이빗 예이츠(David Yates)가 금년 11월 개봉하는 6편(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과 두 파트로 나눠지는 7편까지 내리 맡는다.

J.K 로울링의 일곱 번째 '해리 포터' 소설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는 작년 7월 출간되어 24시간동안 1천1백만부가 판매되는 신기록을 세웠다고.

눈썹 날리는 스피드다.

2008년 3월 12일 수요일

'바이오닉 우먼' VOL.1 DVD?

작년말 NBC TV를 통해 방영됐던 21세기 리메이크 버전 '바이오닉 우먼(Bionic Woman)'이 미국에서 오는 3월18일 DVD로 출시된다.

TV 시리즈가 DVD 세트로 출시되는 것까지는 새로울 게 없다. 8편의 에피소드가 전부인데 DVD로 나온다는 게 약간 이상하지만 '바이오닉 우먼'의 네임밸류가 있으니 안될 것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하는 DVD가 'VOLUME ONE'이란다.

'SEASON ONE'이 아니라 'VOLUME ONE'이다.

'VOLUME ONE'?

이번에 출시되는 '바이오닉 우먼' DVD 세트가 'VOLUME ONE'이면 이후에 'VOLUME TWO'가 또 나온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NBC는 지난 2월 2008~09년 뉴 시즌 드라마 플랜을 발표하면서 '바이오닉 우먼'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NBC가 발표한 'Heroes', 'Chuck', 'Life' 등 3개 시리즈 중에서 'Chuck'과 'Life'는 지난 2007년 9월말 '바이오닉 우먼'과 함께 시작한 새로운 시리즈다. 특히, 'Life'는 '바이오닉 우먼'과 같은 날 시작해 '바이오닉 우먼'에 바로 이어 방송됐던 드라마다.

아래는 NBC의 보도자료 첫머리 부분이다:

BURBANK, Calif. - February 13, 2008 - NBC has picked up its freshman drama series "Chuck" and "Life" -- as well as its hit "Heroes" -- for the 2008-09 season, it was announced today by Ben Silverman, Co-Chairman, NBC Entertainment and Universal Media Studios, and Marc Graboff, Co-Chairman, NBC Entertainment and Universal Media Studios.

All three series will have major re-launch campaigns next year.

"We are thrilled to be bringing back the high-energy dramas 'Chuck' and Life' for next season," said Silverman. "Additionally, we will be saving and re-launching our #1 drama and most successful franchise, 'Heroes,' so that it will run in all original episodes in the fourth quarter."

'바이오닉 우먼'이 NBC가 발표한 뉴 시즌 플랜에 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미국 언론은 WGA 파업과 시청률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2007년 11월말 방영된 8회를 마지막으로 조기종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도했다.

그렇다면 'VOLUME ONE'의 의미는 뭘까?


2008년 3월 11일 화요일

'인디아나 존스 4' 포스터 공개!

미국서 오는 5월22일 개봉하는 파라마운트사의 액션/어드벤쳐 '인디아나 존스 4(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Crystal Skull)'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해리슨 포드의 얼굴이 '약간' 나이들어 보인다는 것을 제외하곤 80년대 영화 포스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20여년만에 돌아오는 인디아나 존스가 80년대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08년 5월22일이다.

2008년 3월 10일 월요일

'10,000 B.C'에도 '파이널 판타지'가 있었다!

워너 브러더스가 숫자 제목의 영화로 한 해를 시작하는 데 재미 붙인 모양이다. 작년 이맘 땐 '300'이더니 이번엔 '10,000'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버릇도 그대로다. '300'에선 기원전 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니 이번엔 기원전 1만년이다.

기원전 1만년?

그렇다. '10,000 B.C'는 옛날 이야기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아니라 덧니가 심각한 호랑이가 활개치던 시절의 옛날 이야기다.



덧니 호랑이 뿐만 아니라 맘모스도 나온다.



그리고, 쵸코보도 있다.

보아하니 블랙 쵸코보인 듯.



쵸코보?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시리즈의 그 쵸코보?



파란눈의 소녀, Evolet도 빼놓을 수 없다.

카밀라 벨(Camilla Belle)이 연기한 Evolet을 처음 봤을 때 일본 애니메에서 바로 뛰쳐나온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캐릭터 컨셉이 '일본 애니메 걸'인 것처럼 보이더라.



또는, '비디오게임 걸'.




그러고보니 '10,000 B.C' 캐릭터 액션 피겨를 벌써 2개 갖고 있는 건지도...



좋다. 그럼 이번엔 줄거리를 한번 훑어보기로 하자.

주인공, D'Leh가 살던 마을이 말을 탄 무리의 습격을 받고 Evolet을 포함한 주민들이 노예로 끌려가자 D'Leh는 동료 3명과 함께 끌려간 사람들을 구출하러 떠난다. Evolet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던 D'Leh 일행은 말을 탄 무리에게 가족들을 납치당한 다른 부족들과 합류하게 되고, 그룹의 리더가 된 D'Leh는 상당한 수로 불어난 일행을 이끌고 거대한 신전을 향해 출발한다.

'10,000 B.C'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비디오게임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다. 특히, 일본산 판타지 RPG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처럼 보인다.

마을을 버리고 홀로 떠난 아버지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당하던 D'Leh가 리더로 성장해 산악지역, 정글, 사막을 거쳐 최종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설정은 줄거리 전개에 따라 월드맵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면서 플레이하는 RPG 스타일을 영화로 옮겨놓은 것으로 보인다. 시대적 배경이 기원전 1만년이라는 것은 독특하지만 세계관, 스토리 전개방식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게임틱'한 것.

하지만, 문제는 'ORIGINALITY'다.

독창적인 것이라곤 기원전 1만년을 배경으로 했다는 게 전부다. 흔해빠진 스토리에 어디서 한번쯤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씬들로 가득할 뿐 '새롭다', '참신하다'와는 거리가 1만광년쯤 되는 영화다.

유독 '300'을 민망할 정도로 티나게 모방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무관하지만 개봉시기도 '300'과 같고 그래픽 노블, 비디오게임에 친숙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판타지 영화라는 공통점도 있는만큼 '300 비공식 후속편'처럼 만들고자 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신탁녀, 창던지기, 맹수와의 대결, 나레이션 등 '300'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씬들이 줄줄이 나오도록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10,000 B.C'는 그래픽 노블의 스타일리쉬한 스타일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300'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빤스만 입은 녀석들이 징징거리는 배경음악에 맞춰 '스파아아아아르타!'를 외치던 것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10,000 B.C' 캐릭터들도 복장이 불순한 건 만만치 않지만 아르릉거리며 오버하는 건 '300'보다 훨씬 덜 하다.

그렇다고 진지한 영화는 아니다. '300'처럼 요란스럽게 오버하지 않는 대신 간지러운 스토리와 유치원생 수준의 유머가 버티고 있으니까.

특히, 마을이 습격당하기 이전까지의 초반 줄거리는 난감한 수준이다. 내용도 건질 게 없는 데다 영화 '300'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보이는 D'Leh의 성장과정과 이를 설명하는 나레이션은 한숨이 나오게 만든다.

마을이 습격당한 이후의 스토리도 별 볼일 없는 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막과 정글을 헤치며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덕분에 썰렁함이 덜 느껴진다. 눈이 오다가 갑자기 열대 정글로 바뀌고, 정글에서 갑자기 사막으로 바뀌는 등 살짝 정신없긴 하지만 RPG를 많이 해본 게이머들은 쉽게 이해 될 것이다.



이 정도라면 심심풀이용 판타지 영화로써는 그런대로 볼만하지 않냐고?

'그렇다'는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10,000 B.C'라는 제목에 낚였다는 생각이 들만큼 독창성이 워낙 떨어지는 영화기 때문이다. 기원전 1만년의 이야기를 비디오게임 스타일로 풀어간다는 것을 제외하곤 다른 영화를 모방한 티가 심하게 난다는 것을 지나칠 수 있다면 모르지만 일단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진지하게 보기 힘들다. 그림만 보고 즐기려 해도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기원전 1만년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도 아니다. 설정만 기원전 1만년일 뿐 실제론 판타지 세계에 가깝다. 하지만, 여기에 속은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포스터와 예고편만 보더라도 기원전 1만년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쉽게 눈치챌 수 있으니까.



'10,000 B.C'는 애송이가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스토리, 파란 눈의 '애니메 걸', 그리고 CGI 등 구색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는지 파악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 정도로 거부감이 들거나 지루함에 비틀릴만큼 흉악한 영화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단한 걸 기대할만한 영화는 못된다. 이 영화에 대단한 걸 기대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는 생각도 들지만 '10,000 B.C'는 구색을 갖춰 겉만 뻔지르한 게 전부인 간지러운 영화다. 판타지 비디오게임을 연상시키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면 이런 설정에 보다 잘 어울리는 캐릭터와 세계를 마련하든지, 아니면 내친 김에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 하나를 대놓고 영화로 옮기든지 했다면 나았을 테지만 '10,000 B.C'는 죽도 밥도 아닌 듯한 영화가 되는 데 그쳤다.

웅장하고 스펙타클한 영화, 색다르고 참신한 영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10,000 B.C' 근처에 가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2008년 3월 7일 금요일

점퍼와 우체국의 복수!

소포가 또 사라졌다.

지역 우체국에 도착한 것까지 알고있었기 때문에 언제쯤 집에 도착할지 대충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소식이 없었다.

어찌된 영문인가 알아봤더니 소포가 지역 우체국을 떠나 엉뚱한 주로 이동했더라. 되돌려보낸 것도 아니고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갔다.

트랙킹 결과를 처음 봤을 땐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지역 우체국까지 도착했던 걸 확인했었는데 왜 다른 주에 있는 것으로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않았다. 어느새 다른 주의 엉뚱한 우체국으로 이동해 '곧 출발할 예정'이라고 나오니 알다가도 모를 수밖에...

처음엔 트랙킹 번호가 중복된 것으로 생각했다. 내 소포가 도착하기도 전에 우체국의 실수로 똑같은 트래킹 번호를 붙인 소포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동네 우체국에서 출발준비를 마쳤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내 소포가 엉뚱한 동네로 이동한 게 아니라 트래킹 넘버 중복으로 봤다는 것이다. USPS 트래킹 서비스가 UPS, FedEx 등 택배회사처럼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단순한 오류일 뿐 코앞에까지 왔던 소포가 엉뚱한 동네로 떠난 건 아닐 것으로 봤다.

그런데...

오늘 소포위치를 확인했더니 거의 일주일 전에 도착했던 지역 우체국에 '다시' 도착했다고 나오더라.

그렇다면 트래킹 넘버 오류가 아니라 실제로 엉뚱한 지역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How da F__K should I know?

혹시 얼마 전에 내가 영화 '점퍼'를 보고 '쓰레기통으로 텔레포트'하라고 썼다고 내 소포를 다른 주로 '텔레포트' 시킨 건 아니겠지?

그런데, 왜 하필이면 미시간주로 간 것일까? 영화 '점퍼'에서 주인공 데이빗의 홈타운도 미시간주 앤 아버(Ann Arbor)였는데 혹시...?

예전에 내가 하와이 살 때는 'HI'라고 써야 하는 걸 'MI'라고 잘못 쓰는 바람에 배달이 지연된 적이 있다. 사실, 집코드(Zip code)라는 게 있기 때문에 주를 잘못 표기하더라도 집코드만 제대로 쓰면 배달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소포를 보낸 사람이 'HI-MI' 찾으며 둘러대니까 그런가부다 하고 넘어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이런 경우도 아니다. 켄터키주를 출발한 소포가 정상적으로 내가 사는 지역 우체국까지 도착했다가 거기서 난데 없이 미시간주로 튀었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얼마 전에 USPS 소포관리 문제로 몇 개월간 배달이 늦어졌던 사고에 대한 포스팅을 했다고 우체국이 복수를 한 건가?

이거 어디 겁나서 글 쓰겠어 씨바...ㅠㅠ

소포는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 꼴을 보아하니 토요일 아니면 다음 주 월요일에나 도착할 것 같다. 예정보다 1주일 늦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것 같지 않수?

2008년 3월 6일 목요일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이 떨어지는 이유

헐리우드 최대 잔치가 점점 작아진다?

미국 연예 주간지 인터테인멘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에 의하면 지난 2월24일 ABC를 통해 방송된 제 80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역대 최저 시청률(29%)을 기록했다고 한다. 1954년엔 82%가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을 지켜봤고 10년전 '타이타닉'이 아카데미상을 휩쓸 때만 해도 50% 이상이 시청했지만 금년엔 1/3로 줄었다고.

왜 이렇게 됐을까?

해가 지날수록 아카데미상 시상식 시청자들이 줄어드는 이유는?



인터테인멘트 위클리의 지적대로 요즘 헐리우드 영화는 '트랜스포머스', '스파이더맨', '캐리비언의 해적들'과 같은 대형규모의 프랜챠이스 영화 아니면 개성파 감독들의 저예산 독립영화로 양분됐을 뿐 그 중간에 해당되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덕분에 소위 작품성, 예술성 높은 영화들을 찾으려면 저예산 독립영화들을 뒤지는 수밖에 없게 됐다. 아카데미 영화제가 인기상을 주는 행사가 아닌만큼 흥행성공했다고 작품상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년 아카데미엔 흥행성적이 저조한 편인 영화 5편이 나란히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흥행이 전부인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저예산 독립영화들은 미국 전국에서 와이드 개봉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일반 영화팬들이 찾는 평범한 멀티 플렉스에선 보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일부러 찾아서 봐야한다. 하지만, 일반 영화관객들 중에서 몇 명이나 이런 영화들을 일부러 찾아서 보겠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화 대부분은 일반 영화팬과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작품들이란 게 된다. '직접 본 영화', '아는 영화'가 많이 나와야 흥미가 가겠지만 주요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들은 생소한 영화가 전부인 것.

이런 영화들만 모아놓고 4시간 동안 시상식을 하는데 일반 시청자들이 재미있어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생소한 영화들만 잔뜩 가져다 놓고 자기네들끼리 잔치하는 게 전부인데 시청률 하락 타령을 하는 것 자체가 코메디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이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인터테인멘트 위클리에 의하면 아카데미측도 큰 기대를 하지않고 있다. 브루스 데이비스(Bruce Davis) 아카데미 영화제 사무국장은 '금년 한번 죽쑨 게 전부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닌 것처럼 보인다'면서 시청자가 적은 데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져 영화사들은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 매달리고 소규모 프로덕션들은 난해한 내용의 드라마로 쏠리는 트렌드가 바뀌지 않는 한 아카데미 시상식은 계속 '흥행실패'할 것이란 이야기다. 성인 눈높이에 맞는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갖춘 영화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 한 별 수 없다는 것.

메이져 영화사들이 블록버스터 영화쪽으로 몰린다고 인기상 시상식으로 변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상식 중계방송 시청률 하락을 모른 척 하기도 곤란한 아카데미 영화제의 고민이 엿보인다.

2008년 3월 4일 화요일

'골든아이'의 추억

1995년 11월 제임스 본드가 돌아왔다.

티모시 달튼의 1989년 영화 '라이센스 투 킬(License To Kill)' 이후 6년간의 공백기를 거친 뒤 돌아온 것.

제임스 본드도 티모시 달튼에서 피어스 브로스난으로 교체됐다.

감독은 마틴 캠벨.

영화제목은 이언 플레밍의 자메이카 별장 이름을 딴 '골든아이(GoldenEye)'.

'제임스 본드 007을 잊은 사람이 있냐'는 듯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눈에 들어왔다.

개봉일이 다가오자 '빅스크린에서 건배럴씬을 보는 게 얼마만이냐'는 생각에 잠도 오지 않더라. 금요일 0시에 하는 'Sneak Preview'를 보기로 했으니 잠이 오지않은 게 다행인지도...

0시 상영에 맞춰 극장에 갔더니 중년의 미국인 남자가 매표소 앞에 서 있었다.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

'골든아이' 표를 달라는 소리였다.

오오! 멋있다! 나도 저렇게 얘기 해야지!

매표소 앞으로 걸어간 나는 여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You know my name, you know my number!"

그랬더니 여직원이 날 야리는 거다.

"I don't know your name, I don't know your number!"

으음? 이게 무슨 소리지?

처음엔 그녀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파악이 안 됐다. 나보다 먼저 표를 산 미국 아저씨 흉내낸 게 전부인데 왜 나한텐 표를 안 주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냔 말이다!

분위기가 썰렁해지길래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골든아이' 포스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영화 표를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 지지배가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란다.

아하! 그제서야 내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파악이 됐다.

'THE'라고 해야 하는 걸 'MY'라고 했다고 망할(?) 지지배가 날 놀린 것이다.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는 제임스 본드라는 이름과 007이란 번호를 알고있다는 의미인데 'THE'를 'MY'로 바꿔놓으니 '너는 내 이름도 알고 (전화)번호도 안다'고 한 게 된 것이다.

그때는 0시에 시작하는 '골든아이 Sneak Preview'티켓' 하나만 판매중이었다. 때문에, 내가 'THE'를 'MY'라고 잘못 말했더라도 크게 헷갈릴 상황이 아니었다. 근데 이 지지배가 나한텐 표를 곱게 팔 생각이 없었나보다.

아무튼, 이렇게 '골든아이'를 봤다. 극장에서 '골든아이'를 7번 봤는데 이게 첫 번째였다.

그리곤, 11년이 흘렀다.

'다이 어나더 데이' 이후 4년만에 제임스 본드가 돌아왔다.

제임스 본드는 피어스 브로스난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로 교체됐다.

감독은 마틴 캠벨.

영화제목은 이언 플레밍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소설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이었다.

최악의 007 영화로 꼽히는 '다이 어나더 데이' 이후 이언 플레밍의 원작으로 다시 되돌아 간다니 기대가 컸다.

다 좋았다. 그런데 '카지노 로얄' 주제곡 제목이 상당히 신경에 거슬리더라.

크리스 코넬이 부른 것까진 좋은데 왜 하필이면 제목이 'You Know My Name'이냔 말이다!

2008년 3월 3일 월요일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 피날레

FOX TV의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 첫 번째 시즌이 막을 내렸다.

좀 일찍 끝난 것 같긴 하지만 2시간 분량의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를 방송하고 시즌1을 끝냈다.

사실, 말이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지 일반 에피소드 2개를 내리 방송한 게 전부였다. 시즌 피날레치곤 마무리가 엉거주춤했지만 WGA 파업 영향을 받은만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아무튼,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1은 이렇게 끝났다.



OK, now what?

스토리도 흥미진진해지고 등장 캐릭터들도 제 위치를 찾아가는 도중에 어색하게 끝났지만 FOX는 아직까지 시즌2에 대한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시즌1을 끝으로 'Terminate' 되는 운명일까?

아니면, 시즌2로 이어질까?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2009년 여름 개봉예정에 있는 극장용 영화 '터미네이터 4(Terminator Salvation: The Future Begins)'의 프리퀄(Prequel)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미네이터 4'가 미국서 2009년 5월 개봉예정으로 알려진만큼 시즌2가 2008년말이나 2009년초에 돌아오면 시즌2 피날레를 '터미네이터 4' 개봉시기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썬 시즌2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공식발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2008년 3월 2일 일요일

페넬로피 - "내 코는 돼지 코!"

윌헌家 부잣집 아들이 하녀를 임신시킨다.

하지만, 그는 임신한 하녀 대신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이에 충격받은 하녀는 투신자살 한다.

그런데...

자살한 하녀의 어머니가 마녀였다!

커억!

딸을 잃은 마녀는 이에 대한 복수로 윌헌 가족에게 '돼지 얼굴의 딸을 낳게 되리라'는 저주를 건다.

하지만 윌헌 가족이 몇 대에 걸쳐 아들만 낳는 바람에 '돼지 딸의 저주'를 비켜가는 듯 했다.

그-러-나-



그렇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돼지 코를 가진 페넬로피(크리스니타 리치)가 태어난 것!

부잣집 딸이 돼지 코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성형수술을 하려 해도 의사가 고칠 수 없다니 별 수 없다. 돼지 코를 갖고 사는 수밖에...

그렇다면 저주를 풀면 되지 않냐고?

맞다. 저주를 풀면 된다. 저주를 풀기 위해선 '돼지코女' 페넬로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결혼을 해줄 부잣집 아들을 찾으면 된다. 한마디로 동화 속 왕자와 같은 녀석을 찾아야 하는 것.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페넬로피의 얼굴을 보면 녀석들이 정신없이 도망가기 때문이다.



페넬로피는 자신을 괴물처럼 여기고 도망치는 남자들을 만나는 데 지친다.

극성맞은 부모에 의해 바깥세상과 격리된 생활에도 염증을 느낀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돼지코'를 머플러로 가린 채 집에서 탈출하는 거다!

과연 페넬로피는 '돼지코 저주'를 풀 수 있을까?



'페넬로피'는 동화와 같은 줄거리의 로맨틱 판타지 영화다.

하지만, '멋진 왕자가 나타나 페넬로피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저주가 풀린다'는 전형적인 동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왕자를 대신해 나온 부잣집 아들들이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Blood Blood' 부잣집 아들들은 페넬로피를 보고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를 이용하려고 할 뿐 동화속의 정의로운 왕자를 대신할만한 녀석이 없다. 한 녀석은 페넬로피를 '돼지 코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난 몬스터'라고 하고 다닌다. 이쯤 됐으면 멋진 왕자 타령은 접는 게 좋다.

이 때 맥스(제임스 매커보이)라는 녀석이 나타난다. 맥스는 돈 많고 고급스런 생활을 하는 부잣집 아들이 아니다. 저주에 걸린 처녀를 구하러 온 전형적인 동화속의 왕자 캐릭터와도 거리가 있어 보이는 녀석이다. 좋게 표현해서 '평범한 녀석'이고 사실 그대로 하자면 '대책 안 서는 녀석'이다.



'돼지코 처녀' 페넬로피는 또 어떠한가.

페넬로피 역시 전형적인 동화속 주인공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다. 부잣집에서 태어난 '공주급 레벨' 캐릭터인 건 맞지만 거기까지가 전부다. 집안 스캔들 때문에 저주를 받아 돼지코를 갖고 태어난 동화책 여주인공은 아무래도 없는 것 같지 않수?

페넬로피는 남자도 사귀면서 마음껏 즐기고 놀 나이지만 '돼지코' 때문에 집에서 꼼짝 못하는 처지다.

요샌 멀쩡한 코도 못생겼다면서 뜯어고치는 판인데 페넬로피는 비정상적인 돼지코를 갖고있으면서도 수술받지도 못한다. 돈 많은 집안 딸이라지만 저주 때문에 의사조차 성형수술로 고치지 못하겠다는데 별 수 있겠수?

결국, 집밖에 나갈 땐 코를 가리기 위해 서부극에서나 보던 열차강도처럼 머플러로 얼굴을 가린 채 눈만 내놓고 다닌다.



그렇다면 페넬로피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

저주를 풀고 정상적인 코를 되찾고 싶은 것일까?

돼지 코를 가린 채 평생 숨어서 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돼지 코에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살고싶은 것일까?



'페넬로피'는 쟈니 뎁 주연의 'Edward Scissorhands(1990)'와 앤드류 매커시 주연의 'Mannequin(1987)'을 섞은 듯한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 영화다. 시대와 장소를 파악하기 애매한 배경에 평범하지 않은 외모의 캐릭터가 나오는 건 'Edward Scissorhands'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영화 분위기는 '마네킹'에 가깝다. 영화 쟝르가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라는 것도 같다.

물론, 영화가 약간 실없고 아동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패밀리용 코메디 영화 중에서 간지럽지 않은 영화가 없듯이 '페넬로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페넬로피'는 주제가 뚜렷한 영화다. 돼지코를 가진 페넬로피가 당당한 삶을 택하고, 부잣집 아들이 아닌 평범한 남자에게서 참사랑을 찾는다는 줄거리를 통해 외모 콤플렉스와 동화속 왕자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는 소녀들에게 분명한 메세지를 전한다.

생각해보면 단지 어린 10대 소녀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멀쩡해 보이는데도 계속 뜯어고치는 여자들, 부잣집 아들(왕자)한테 시집가는 걸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고있는 여자들, 이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극성맞은 부모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프로듀서 리스 위더스푼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한 메세지는 바로 이게 아닐까?

리스 위더스푼은 영화에도 조연으로 나온다. 리스 위더스푼이 연기한 애니는 페넬로피가 바깥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사귀게 되는 친구이자 그녀의 삶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살짝 건들거리는 여자 캐릭터인데 리스 위더스푼에 딱 어울리더라.

그런데, 프로듀서가 왜 영화에 나오고 난리냐고?

프로듀서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출신이라면 영화에 잠깐 출연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건 없겠지?



'페넬로피'는 10대 소녀들을 타겟으로 만든 간지럽고 아동틱한 판타지 로맨틱 코메디다. 진지하면서 잔잔한 감동이 흐르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스타일의 로맨틱 패밀리 영화를 원한다면 '페넬로피' 근처에 얼씬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밝고 유쾌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로는 제법 볼만하다. 스토리도 흥미진진한 편이고 '돼지코女' 분장으로 망가진 크리스티나 리치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분장이 상당히 허술해 보이긴 하지만 이런 것까지 따져가면서 볼만한 영화가 아닌만큼 넘어갈 수 있다. 엉성한 분장 덕분에 오히려 더욱 코믹하게 보이더라.

그리고 하나 더.

본인에게 딱 어울리는 영화로 제대로 찾아간 것처럼 보이는 제임스 매커보이를 빼놓으면 서운해 하겠지?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건 음악이다.

틴에이져 무비에서 쿨한 음악이 빠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페넬로피'도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할로윈 파티씬에서 흘러나온 캐나다 밴드 Stars가 부른 'Ageless Beauty'다. '페넬로피' 영화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

말 나온 김에 'Ageless Beauty'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끝내자.

2008년 2월 29일 금요일

스파이 영화 다 나왓! - PART 1

스파이 영화라고 하면 007 시리즈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007 시리즈는 007 시리즈일 뿐 스파이 영화로 보기 힘들다. 제임스 본드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이 캐릭터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제임스 본드 영화 시리즈가 무조건 스파이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미사일 나가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에이전트가 나오는 영화를 스파이 영화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스파이 쟝르 자체가 황당무계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엔 제임스 본드 시리즈 이외의 스파이 영화들을 둘러보고자 한다.

우선 존 르 카레(John Le Carre)부터 시작하기로 하자. 존 르 카레는 스파이로 활동한 경력을 가진 영국 소설가로, 그가 쓴 소설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첩보쟝르를 대표하고 있다.

존 르 카레의 소설은 TV 시리즈와 영화로도 많이 제작됐다.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1965)', 'The Looking Glass War(1969)', 'The Russia House(1990)', 'The Tailor of Panama(2001)' 등이 대표적인 르 카레 영화다. 르 카레의 영화에선 핸썸한 젠틀맨 스파이, 잠수함으로 변신하는 자동차, 화려한 액션과 스턴트, 자동차 추격씬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다. 수퍼 에이전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가벼운 액션 스릴러 영화와는 달리 르 카레의 영화는 매우 사실적인 'No Bull$hit 스파이 영화'다.



존 르 카레 시리즈 다음으론 마이클 케인 주연의 'Funeral in Berlin(1966)'이 있다. 'Funeral in Berlin'은 영국 작가, Len Deighton의 소설을 옮긴 마이클 케인 주연의 해리 팔머 시리즈 중 하나다.

재미있는 건 60년대 제작된 해리 팔머 시리즈 3편 모두 해리 살츠맨(Harry Saltzman) 프로덕션에서 만든 영화라는 사실. 해리 살츠맨은 알버트 R. 브로콜리와 '닥터노(Dr. No - 1962)'부터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4)'까지 함께 제작한 007 시리즈 공동 프로듀서다. 감독 역시 '골드핑거(1964)'의 가이 해밀튼(Guy Hamilton)이 맡았다.

하지만, 'Funeral in Berlin'은 007 시리즈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007 베테랑들이 만든 스파이 영화지만 제임스 본드 시리즈와는 정 반대처럼 보이는 영화다. 해리 살츠맨은 스케일이 큰 007 시리즈 뿐만 아니라 사실적인 스파이 영화에도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007 시리즈 프로듀서가 또다른 스파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약간 이상하게 들리긴 한다. 아마도 제임스 본드 시리즈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스파이 영화 해리 팔머 시리즈는 007 시리즈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가 영국 스파이들의 이야기다.

그 다음부턴 '실화'다.

실제 있었던 스파이 사건을 기초로 한 영화로는 2007년 영화 '브리치(Breach - 2007)를 빼놓을 수 없다.

'브리치'는 FBI에 근무하면서 기밀정보를 구소련과 러시아에 넘겨준 로버트 핸센(Robert Hanssen) 사건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로버트 핸센도 실존인물이고 핸센의 비밀을 캐낸 에릭 오닐 역시 마찬가지다. 에릭 오닐의 홈페이지에 가면 오닐과 헨센의 실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Munich - 2005)'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살해한 1972년 뮌헨 올림픽 참사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하지만, '뮌헨'은 100%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한 영화는 아니다. 뮌헨 참사는 실제 있었던 사건이고 이스라엘 모사드가 테러 주모자들을 찾아내려는 작전을 개시한 것도 사실이지만 '역사적 사실'은 여기까지가 전부인 '히스토리컬 픽션(Historical Fiction)'이다.



토미 리 존스 주연의 '더블 에이전트: 유리 노센코(Double Agent: Yuri Nosenko - 1986)'도 실화를 기초로 한 영화 중 하나다.

'더블 에이전트'는 60년대초 미국으로 망명한 KGB 에이전트가 진심으로 변절한 건지, 아니면 위장망명인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CIA의 모습을 그린 영화.

그렇다. 드디어 CIA가 떴다!



'사실적인 CIA 영화'라고 하면 맷 데이먼, 로버드 드 니로가 출연한 'The Good Shepherd(2006)'를 빼놓을 수 없다.

'The Good Shepherd'는 CIA의 실제 역사를 그린 논픽션은 아니다. 얼핏보면 실화처럼 보이지만 비슷한 게 전부일 뿐이다. 'The Good Shepherd'가 워낙 논픽션처럼 보이는 픽션이다보니 CIA가 직접 해명하기도.

CIA 웹사이트에 가면 CIA의 실제 역사와 영화 'The Good Shepherd' 내용을 비교한 글을 찾아볼 수 있다. CIA의 역사를 잘 모르더라도 영화내용과 실제 CIA 역사를 비교해 보는 건 가능하다.



조지 클루니에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안긴 '시리아나(Syriana - 2005)'도 사실적인 CIA 영화에 속한다.

'시리아나'는 CIA 필드 에이전트로 중동지역에서 활동했던 로버트 베이어(Robert Baer)의 논픽션 'See No Evil'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어떻게 보면 '시리아나'는 스파이 이야기보다는 어지러운 석유사업에 대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중동 배경의 사실적인 스파이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중에도 CIA가 나오는 냉전시대 배경의 스파이 영화가 있었다.

히치콕의 '토파즈(Topaz - 1969)'는 쿠바 미사일과 프랑스 정보부에 침투한 러시아 스파이 조직 '토파즈'에 대한 영화다.



프랑스 영화 'Night Flight from Moscow(원제: Le Serpent - 1973)'도 CIA와 망명한 KGB 에이전트에 대한 영화다.

'Night Flight from Moscow'는 CIA 에이전트(헨리 폰다)가 거물급 러시아 스파이(율 브리너)의 망명이 진실한 것인지 수사하는 내용의 영화다. 러시아 거물급 스파이 역할에 율 브리너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는 없을 듯.



마틴 쉰 주연의 1983년 영화 'Enigma'는 러시아 스크램블러 'Enigma'를 가짜로 바꿔치기 하기위해 CIA 에이전트를 동독으로 침투시킨다는 줄거리의 스파이 스릴러다.

이 영화엔 007 시리즈 '문레이커(1979)'에서 드랙스를 연기했던 마이클 론스데일이 CIA 에이전트로 나오며, 마틴 쉰을 뒤쫓는 KGB 에이전트는 '주라기 공원'으로 친숙한 영국배우 샘 닐(Sam Niel)이 연기했다.



토니 스코트 감독의 '스파이 게임(Spy Game - 2001)'은 CIA 에이전트 Nathan(로버트 레드포드)이 중국에서 체포된 CIA 에이전트, 톰 비숍(브래드 핏)과의 옛 기억을 회상하면서 CIA 몰래 그를 구출할 작전을 세운다는 줄거리의 스파이 스릴러 영화다.

구출작전과 마지막 엔딩은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Nathan이 과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 씬들은 그런대로 사실적으로 보인다.



'스파이 게임'까지 내려왔으니 이젠 톰 클랜시 원작의 스릴러 영화들이 나올 차례다.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 시리즈는 지금까지 'The Hunt for Red October(1990)', 'Patriot Games(1992)', 'Clear and Present Danger(1994)', 'The Sum of all Fears(2002)' 등 모두 4편이다.

CIA 에이전트 잭 라이언을 연기한 배우는 알렉 발드윈(The Hunt for Red October), 해리슨 포드(Patriot Games, Clear and Present Danger), 벤 애플렉(The Sum of all Fears) 등 모두 3명.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 시리즈는 'The Hunt for Red October'까지는 몰라도 나머지는 스파이 쟝르로 분류하기 살짝 곤란한 데다 가상의 미국 대통령과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테러 플롯까지 나오는 덕분에 아주 사실적인 스릴러 영화라고 하기 힘들다. 하지만, 영화에서의 설정을 사실로 가정하고 보면 나름대로 리얼해 보인다.



To Be Continued...

2008년 2월 28일 목요일

'야 너 머리 박아!' 했더니...

내가 초등학생 때였는지 아무튼 내가 어렸을 적 한국서 학교 다닐 때 얘기다.

무슨 일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담임이 한 녀석을 혼내고 있었다. 녀석은 담임 바로 앞에 서서 고개를 푹 숙인 채 꾸지람을 듣고있었다.

뭔가 잘못을 단단히 하긴 한 모양이다. 담임이 젊고 혈기왕성한 체육선생인 데다 다혈질이었기 때문에 쉽게 흥분하는 편이었지만 가만 보니까 이번엔 꽤 열이 받은 것처럼 보였다.

대충 상황파악을 마친 우리는 '이제 저쉐이 죽었다'고 수근댔다. 곧이어 상당한 수위의 '폭행'으로 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담임은 머리를 푹 숙이고 서있는 녀석에게 계속 호통만 치는 것이었다. '아주 넋을 빼놓는구나' 했다.

'왜 그랬어, 왜 저랬어' 하면서 한참 쏟아부은 담임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녀석에게 '마지막 체벌'을 내렸다.

'야 너 저기 가서 머리 박아!'

그런데...

순간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담임이 머리를 박으라 하자 슬며시 고개를 들어 담임의 얼굴을 바라보더라.

그러더니 갑자기 벽을 향해 다다다다 뛰어가는 것이다!

'쿵!'

머리를 박으라 했더니 다다다다 달려가서 교실 벽에다가...

침묵... 그리고 또 침묵...

교실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다다다다~ 쿵!' 하는 소리만 귀에서 웅웅거릴 뿐...

교실 벽에 '머리를 박은' 녀석은 상당히 세게 받았는지 '충돌지점'을 손으로 문지르며 서 있었다.

담임은 상당히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자신감이 넘치던 얼굴은 온데간데 없었다.

드디어 담임이 녀석에게 말했다.

'드, 들어가.'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한 학생들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담임이 소리쳤다.

'조용히 햇!'

담임은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 이후부터 우리는 머리 박기 걱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었다. 머리 박으라는 소리 다신 안 하더라.

벽에 머리를 박은 '수퍼 대가리' 덕분에 반 학생 전체가 머리를 박는 걱정을 접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럴 때 '살신성인'이란 표현을 써야 하는 거 맞지?

조금 더 세게 받았더라면 '실신성인'이 될 뻔 한 것 같지만...

2008년 2월 27일 수요일

'퍼니셔: 워 존' 1편보다 나을까?

마블 코믹스 원작의 액션 영화 '퍼니셔: 워 존(The Punisher: War Zone)'이 미국서 오는 9월 개봉한다.

금년에 개봉하는 '퍼니셔: 워 존'은 2004년 영화 '퍼니셔'의 속편격인 영화다.

하지만, 주인공 프랭크 캐슬(Frank Castle)을 맡은 배우가 토마스 제인(Thomas Jane)에서 레이 스티븐슨(Ray Stevenson)으로 바뀐 바람에 전작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속편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다행이다. 2004년 개봉한 '퍼니셔' 1편이 기대에 매우 못미치는 영화였으니까.

'퍼니셔' 1편의 문제는 토마스 제인이 프랭크 캐슬역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데서부터 시작했는데 이번엔 레이 스티븐슨으로 교체됐으니 문제 하나는 해결된 셈인지도.

기왕 영국배우를 캐스팅하는 김에 클라이브 오웬을 캐스팅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씬시티(Sin City)', 'Shoot'em Up'에서의 모습을 보니 프랭크 캐슬에도 잘 어울릴 것 같던데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영화다. 누가 프랭크 캐슬로 나오냐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영화버전 '퍼니셔' 시리즈엔 왠지 모르게 별로 기대가 가지 않는다.

과연, '퍼니셔: 워 존'은 1편보다 나은 영화가 될 수 있을까?

'이퀄라이저' DVD 출시

80년대 인기 TV 시리즈 '이퀄라이저(The Equalizer)'가 미국서 DVD로 나왔다.

'이퀄라이저'는 영국배우 에드워드 우드워드(Edward Woodward)가 은퇴한 스파이, 로버트 맥컬(Robert McCall)로 나왔던 미국 TV 시리즈.

은퇴한 스파이 출신 영국인 노신사가 멋진 스포츠카를 끌고 다니며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의 '이퀄라이저'는 어떻게 보면 제임스 본드처럼 보이고 또 어떻게 보면 마이클 케인의 스파이 영화처럼 보이던 액션/어드벤쳐 시리즈였다.

'이퀄라이저' DVD 세트가 너무 늦게 나온 감이 있지만 그래도 안 나온 것 보단 나으니 군소리 않으련다.

지금까지 출시된 건 시즌1 세트가 전부니 시즌4까지 모두 나오려면 꽤 기다려야 할 듯.

2008년 2월 26일 화요일

Edith Piaf, In-Grid, and 'Milord'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 여배우 Marion Cotillard는 'Edith Piaf의 노래는 알지만 영화를 찍기 전까진 그녀의 삶에 대해 잘 몰랐다'고 했다.

Edith Piaf가 마리온이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사망한 옛날 가수다보니 그녀가 생전에 남긴 유명한 곡들은 알아도 자세히 아는 게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Marion Cotillard라는 멋진 여배우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우.



영화 'La Vie En Rose'도 아직 못봤지만 곧 볼 계획이다.

프랑스어로 된 영화라 살짝 부담되긴 하지만 보면 볼수록 끌린다. 프랑스에 대해선 '프렌치 키스' 빼곤 아는 게 없는 데 무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보고싶은 걸 어쩌겠수?

하지만, 그 전에 Edith Piaf의 생전 모습을 보고 싶었다. 피아프의 노래를 들은 적은 있어도 그녀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고 그녀가 직접 노래 부르는 모습도 본 적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내겐 프렌치-이탈로 가수, In-Grid가 부른 'Milord'가 친숙하다.

외국어는 영어 빼곤 깜깜이라서 '아르르르' 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는 것 빼곤 도대체 모르겠지만 그래도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