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만들어졌거나 현재 제작 중인 헐리우드 영화와 TV 시리즈를 둘러 보면 백인이 주연이었던 클래식 영화 또는 TV 시리즈를 흑인 주연배우로 교체해 리메이크한 작품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클래식 영화나 TV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은 이미 뉴스 거리가 아닐 정도로 흔하지만, 리메이크를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을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꾼 경우도 은근히 자주 눈에 띈다.
최근 들어 '주인공 인종 바꿔 리메이크하기'를 가장 많이 하는 헐리우드 스튜디오는 소니 픽쳐스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소니 픽쳐스의 '인종 교체 리메이크작'은 '카라테 키드(The Karate Kid)'다. 소니 픽쳐스가 지난 2010년 제이든 스미스(Jaden Smith)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카라테 키드'는 지난 80년대 한국에서 '베스트 키드'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랄프 마치오(Ralph Macchio) 주연의 틴에이저 영화다. 80년대 오리지날 '카라테 키드/베스트 키드'의 주연은 이탈리아계 백인 배우 랄프 마치오였으나, 2010년 리메이크의 주인공은 흑인배우 윌 스미스(Will Smith)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로 바뀌었다.
제이든 스미스 주연의 '카라테 키드'는 최근 속편 제작이 발표되었다.
소니 픽쳐스의 2014년 개봉작 중에도 '인종 교체 리메이크작'이 있다.
미국에서 2014년 2월 개봉했던 소니 픽쳐스의 '어바웃 라스트 나잇(About Last Night)'은 80년대 한국에서 '어젯밤에 생긴 일(About Last Night)'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80년대 오리지날과 2014년 리메이크작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출연진의 인종이다. 80년대 오리지날엔 백인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던 반면 2014년 리메이크작은 흑인배우로 교체됐다. 1986년 오리지날은 백인 버전 '어젯밤에 생긴 일'이고 2014년 버전은 흑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개봉 예정작 중에서도 소니 픽쳐스의 '인종 교체 리메이크작'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퀄라이저(The Equalizer)'다. 백인 영국 영화배우 에드워드 우드워드(Edward Woodward) 주연의 80년대 TV 시리즈를 기초로 영화로 옮긴 소니 픽쳐스의 액션 스릴러 영화 '이퀄라이저'의 주인공은 흑인 미국배우 댄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이 맡았다.
댄젤 워싱턴 주연의 액션 스릴러 '이퀄라이저'는 미국에서 9월26일 개봉한다.
또 하나의 '인종 교체 리메이크작'은 '애니(Annie)'.
'애니'는 70년대 인기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1982년 처음 영화로 제작된 바 있으며 소니 픽쳐스는 2014년 새로운 '애니'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1982년 영화와 2014년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인종이다. 1982년 영화는 백인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던 반면 2014년 영화는 흑인으로 교체되었다.
소니 픽쳐스의 2014년 버전 '애니'는 미국에서 12월19일 개봉한다.
'인종 바꿔 리메이크하기'는 빅 스크린 뿐만 아니라 스몰 스크린에서도 진행되었다.
그러나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
휠체어를 탄 탐정 이야기를 그린 60년대 미국 TV 시리즈 '아이언사이드(Ironside)'를 NBC가 2013년 리메이크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취소되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 역시 메인 캐릭터가 백인에서 흑인으로 교체된 것이었는데, 리메이크작 '아이언사이드'는 혹평을 받다 조기 종영하고 말았다.
그러나 NBC는 8090년대 인기 미스터리 시리즈 '제시카의 추리극장(Murder, She Wrote)'을 또 리메이크하려 했다.
물론 이번에도 NBC는 메인 캐릭터를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꾸려 했다. 오리지날 시리즈에서 제시카 플레처 역을 맡았던 배우는 영국 백인 여배우 앤젤라 랜즈베리(Angela Lansbury)였지만 21세기 리메이크에선 미국의 흑인 여배우 옥태비아 스펜서(Octavia Spencer)에게 리딩 롤을 맡기려 했다.
그러나 NBC가 2013년 리메이크 계획을 발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리지날 시리즈에 출연했던 앤젤라 랜즈베리가 리메이크 아이디어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랜즈베리는 오리지날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오리지날 시리즈와 너무 다르게 많은 변화를 준 리메이크 아이디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NBC는 2014년 초 '제시카의 추리극장'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이런 식으로 리메이크를 할 필요가 있을까?
리메이크를 하면서 굳이 메인 캐릭터의 인종을 바꿀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리메이크하는 데도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흑인 영화배우들에게 과거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것도 좋고, 더이상 마이너리티로 보기 어려운 흑인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흑인 배우들은 흑인들을 주로 겨냥한 영화와 TV 시리즈에만 출연해야 하는 게 아니다. 흑인 전용, 히스패닉 전용, 아시안 전용 영화와 TV 시리즈가 제작되는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수의 백인 미국인들이 즐겨 볼 만한 작품에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배우가 주연을 맡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 흑인 배우들은 항상 흑인들이나 좋아할 만한 작품에 출연하고 아시안 배우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외국인, 이민자 역할만 맡는다면 별 의미가 없다. 물론 미국이 백인이 다수인 나라인 만큼 백인 배우들이 많이 활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소수계에도 좀 더 의미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백인 배우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와 TV 시리즈의 주인공을 흑인으로 바꿔 리메이크 하면서 흑인 배우가 보다 폭넓은 층을 겨냥한 영화와 TV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을 기회가 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영화와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지 않고 클래식 작품을 리메이크하면서 주인공 인종만 바꿔치기 하는 작품들이 최근 들어 여럿 눈에 띄는 것이 마냥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클래식 작품을 기반으로 한 신선도 떨어지는 리메이크를 하면서 덤으로 마이너리티들의 환심을 사려 하는 무성의한 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인종 바꿔 리메이크하기'를 통한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그 방법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오리지날 영화와 TV 시리즈를 기억하거나 잘 알고 있는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덮어놓고 무조건 "백인 주인공을 원한다"고 하면 인종편견이 있는 것으로 봐야겠지만, 오리지날 작품의 메인 캐릭터가 백인이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렇게 알고 지내왔는데 갑자기 리메이크작에서 그 캐릭터를 흑인으로 바꿔놓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오랫동안 팬들에게 백인으로 각인된 유명한 캐릭터는 되도록이면 그대로 놔두는 게 좋지 않나 싶다. 헐리우드 측이 올바른 취지에서 이런 식으로 리메이크를 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되레 부정적인 반응과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요샌 이런 문제 제기를 하면 인종문제를 무기화해서 사용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인종차별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지만, 썩 맘에 들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해야겠다.
이런 리메이크 프로젝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계속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기로 하자.
최근 들어 '주인공 인종 바꿔 리메이크하기'를 가장 많이 하는 헐리우드 스튜디오는 소니 픽쳐스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소니 픽쳐스의 '인종 교체 리메이크작'은 '카라테 키드(The Karate Kid)'다. 소니 픽쳐스가 지난 2010년 제이든 스미스(Jaden Smith)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카라테 키드'는 지난 80년대 한국에서 '베스트 키드'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랄프 마치오(Ralph Macchio) 주연의 틴에이저 영화다. 80년대 오리지날 '카라테 키드/베스트 키드'의 주연은 이탈리아계 백인 배우 랄프 마치오였으나, 2010년 리메이크의 주인공은 흑인배우 윌 스미스(Will Smith)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로 바뀌었다.
제이든 스미스 주연의 '카라테 키드'는 최근 속편 제작이 발표되었다.
소니 픽쳐스의 2014년 개봉작 중에도 '인종 교체 리메이크작'이 있다.
미국에서 2014년 2월 개봉했던 소니 픽쳐스의 '어바웃 라스트 나잇(About Last Night)'은 80년대 한국에서 '어젯밤에 생긴 일(About Last Night)'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80년대 오리지날과 2014년 리메이크작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출연진의 인종이다. 80년대 오리지날엔 백인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던 반면 2014년 리메이크작은 흑인배우로 교체됐다. 1986년 오리지날은 백인 버전 '어젯밤에 생긴 일'이고 2014년 버전은 흑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개봉 예정작 중에서도 소니 픽쳐스의 '인종 교체 리메이크작'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퀄라이저(The Equalizer)'다. 백인 영국 영화배우 에드워드 우드워드(Edward Woodward) 주연의 80년대 TV 시리즈를 기초로 영화로 옮긴 소니 픽쳐스의 액션 스릴러 영화 '이퀄라이저'의 주인공은 흑인 미국배우 댄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이 맡았다.
댄젤 워싱턴 주연의 액션 스릴러 '이퀄라이저'는 미국에서 9월26일 개봉한다.
또 하나의 '인종 교체 리메이크작'은 '애니(Annie)'.
'애니'는 70년대 인기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1982년 처음 영화로 제작된 바 있으며 소니 픽쳐스는 2014년 새로운 '애니'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1982년 영화와 2014년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인종이다. 1982년 영화는 백인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던 반면 2014년 영화는 흑인으로 교체되었다.
소니 픽쳐스의 2014년 버전 '애니'는 미국에서 12월19일 개봉한다.
'인종 바꿔 리메이크하기'는 빅 스크린 뿐만 아니라 스몰 스크린에서도 진행되었다.
그러나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
휠체어를 탄 탐정 이야기를 그린 60년대 미국 TV 시리즈 '아이언사이드(Ironside)'를 NBC가 2013년 리메이크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취소되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 역시 메인 캐릭터가 백인에서 흑인으로 교체된 것이었는데, 리메이크작 '아이언사이드'는 혹평을 받다 조기 종영하고 말았다.
그러나 NBC는 8090년대 인기 미스터리 시리즈 '제시카의 추리극장(Murder, She Wrote)'을 또 리메이크하려 했다.
물론 이번에도 NBC는 메인 캐릭터를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꾸려 했다. 오리지날 시리즈에서 제시카 플레처 역을 맡았던 배우는 영국 백인 여배우 앤젤라 랜즈베리(Angela Lansbury)였지만 21세기 리메이크에선 미국의 흑인 여배우 옥태비아 스펜서(Octavia Spencer)에게 리딩 롤을 맡기려 했다.
그러나 NBC가 2013년 리메이크 계획을 발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리지날 시리즈에 출연했던 앤젤라 랜즈베리가 리메이크 아이디어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랜즈베리는 오리지날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오리지날 시리즈와 너무 다르게 많은 변화를 준 리메이크 아이디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NBC는 2014년 초 '제시카의 추리극장'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이런 식으로 리메이크를 할 필요가 있을까?
리메이크를 하면서 굳이 메인 캐릭터의 인종을 바꿀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리메이크하는 데도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흑인 영화배우들에게 과거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것도 좋고, 더이상 마이너리티로 보기 어려운 흑인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흑인 배우들은 흑인들을 주로 겨냥한 영화와 TV 시리즈에만 출연해야 하는 게 아니다. 흑인 전용, 히스패닉 전용, 아시안 전용 영화와 TV 시리즈가 제작되는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수의 백인 미국인들이 즐겨 볼 만한 작품에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배우가 주연을 맡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 흑인 배우들은 항상 흑인들이나 좋아할 만한 작품에 출연하고 아시안 배우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외국인, 이민자 역할만 맡는다면 별 의미가 없다. 물론 미국이 백인이 다수인 나라인 만큼 백인 배우들이 많이 활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소수계에도 좀 더 의미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백인 배우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와 TV 시리즈의 주인공을 흑인으로 바꿔 리메이크 하면서 흑인 배우가 보다 폭넓은 층을 겨냥한 영화와 TV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을 기회가 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영화와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지 않고 클래식 작품을 리메이크하면서 주인공 인종만 바꿔치기 하는 작품들이 최근 들어 여럿 눈에 띄는 것이 마냥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클래식 작품을 기반으로 한 신선도 떨어지는 리메이크를 하면서 덤으로 마이너리티들의 환심을 사려 하는 무성의한 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인종 바꿔 리메이크하기'를 통한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그 방법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오리지날 영화와 TV 시리즈를 기억하거나 잘 알고 있는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덮어놓고 무조건 "백인 주인공을 원한다"고 하면 인종편견이 있는 것으로 봐야겠지만, 오리지날 작품의 메인 캐릭터가 백인이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렇게 알고 지내왔는데 갑자기 리메이크작에서 그 캐릭터를 흑인으로 바꿔놓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오랫동안 팬들에게 백인으로 각인된 유명한 캐릭터는 되도록이면 그대로 놔두는 게 좋지 않나 싶다. 헐리우드 측이 올바른 취지에서 이런 식으로 리메이크를 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되레 부정적인 반응과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요샌 이런 문제 제기를 하면 인종문제를 무기화해서 사용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인종차별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지만, 썩 맘에 들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해야겠다.
이런 리메이크 프로젝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계속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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