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4일 수요일

2014년 NFL 시즌 PO: 데즈 브라이언트의 노-캐치 오심은 아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와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의 경기 마지막에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의 노-캐치 오심 논란이 있었다. 데즈 브라이언트가 패스를 받고 터치다운을 하기 위해 엔드존으로 몸을 날렸다 착지하면서 공이 그라운드에 닿은 것처럼 보였지만 주심은 노-캐치를 선언했다. 심판들은 처음엔 터치다운을 선언했다 리플레이 리뷰를 통해 노-캐치로 판정을 뒤집었다.

누가 옳은 것일까?

처음에 캐치를 선언했다가 리플레이 리뷰를 거쳐 노-캐치로 번복되면서 약간 드라마틱해진 건 사실이지만, 주심에겐 큰 잘못이 없다. NFL 룰에 와이드리씨버가 공을 받으면서 넘어질 경우 넘어지면서 계속 공을 붙잡고 있어야만 성공적인 캐치로 인정된다고 돼있다. 여기서 주심은 데즈 브라이언트가 공을 받으며 앞으로 넘어질 때까지를 하나의 플레이로 판단한 것이다.

이해하기 보다 쉽게 캡쳐 이미지를 보면서 다시 살펴보자.

①데즈 브라이언트가 공을 받는다

②공을 받은 데즈 브라이언트가 달리기 시작한다

③데즈 브라이언트가 엔드존으로 몸을 날린다

④데즈 브라이언트가 착지하는 순간 공을 놓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①~②로 첫 번째 플레이인 '캐치'가 완료되었고 ③~④는 패스를 이미 받고나서 '러너(Runner)'가 되어 엔드존을 향해 달리는  '런 애프터 캐치' 상황으로 봐야 옳은가, 아니면 ①부터 ④까지를 하나의 연속된 '캐치' 플레이로 판단해야 하는가다. 

만약 ①~②가 '캐치'이고 ③~④를 '런 애프터 캐치'로 본다면 데즈 브라이언트의 플레이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데즈 브라이언트가 패스를 받고 달리다 넘어지면서 공을 흘린 것이 되므로 '캐치'를 성공시킨 게 된다. '캐치'를 완료하고 '러너'가 되어 공을 들고 달리다 넘어지면서 그라운드에 의해 공을 놓친 경우엔 펌블이 아니다. 그러므로 만약 ①~②와 ③~④를 각각 2개의 독립된 플레이로 본다면 데즈 브라이언트는 패스를 성공적으로 받고 그린 베이 패커스 1야드 라인에서 멈춘 것이 맞다. 

그러나 ①부터 ④까지를 하나의 연속된 '캐치' 플레이로 본다면 데즈 브라이언트가 마지막에 넘어지면서 공을 놓쳤으므로 인컴플릿 패스가 된다. NFL 룰에 의하면, 패스를 받고 넘어지는 경우엔 끝까지 공을 붙잡고 있어야만(maintaining possession) 성공적인 캐치로 인정한다고 돼있다. 공중에서 공을 받았더라도 넘어지면서 공을 흘리면 노-캐치인 것이다. 

주심은 ①부터 ④까지를 하나의 연속된 '캐치' 플레이로 봤다. 데즈 브라이언트가 공을 잡으면서 그라운드에 넘어질 때까지를 '캐치' 플레이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므로 브라이언트가 ④에서 넘어지면서 공을 놓쳤기 때문에 주심은 노-캐치를 선언한 것이다. ②에서 '캐치' 무브를 완료하고 ③에서 두 번째 무브인 '런 애프터 캐치' 또는 '다이브'를 한 것으로 보지 않고 ①부터 ④까지를 하나의 연속된 '캐치' 플레이로 본 것이다. 

그럼 문제의 순간을 다시 한 번 보자.


물론 논란의 소지는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이렇게 보면 이렇고 저렇게 보면 저런 애매한 플레이였다. 데즈 브라이언트가 이미 '캐치'를 완료하고 엔드존으로 다이브를 했다 착지하면서 공을 흘린 게 맞다는 의견에도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데즈 브라이언트가 공을 받으면서 태클에 걸려 넘어진 하나의 연속된 플레이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리씨버가 패스를 받으면서 넘어지는 상황에서 넘어질 때까지 리씨버가 공을 확실하게 붙잡고 있는가(maintaining possession)를 확인한다는 건 크게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문제는 리씨버가 패스를 받고 나서 '러너'로 전환하는 시점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이번 데즈 브라이언트의 케이스가 좋은 예다. ①~②가 '캐치'이고 ③~④를 '런 애프터 캐치' 즉 '런'으로 봐야 옳다는 의견에도 일리가 있는 것이, 브라이언트가 넘어지기 전에 이미 공을 확실하게 받은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리씨버가 공을 받고 넘어지면서 공을 흘렸더라도 공을 흘리기 전에 2 스텝 이상을 걸었다면 '캐치'를 완료한 것으로 인정해야 옳지 않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NFL 룰은 리씨버가 공을 받음과 동시에 넘어지는 경우엔 리씨버가 공을 받고 몇 발작을 걸었든 상관 없이 공을 받으면서 넘어질 때까지를 하나의 연속된 플레이(Process of Catch)로 간주하도록 돼있다. 그러므로 리씨버가 공을 받으면서 넘어지는 경우엔 무조건 넘어지면서 공을 놓쳐선 안 된다. 

데즈 브라이언트는 공을 받으면서 동시에 넘어진 것이 아니라 공을 받고 달리다 또는 다이빙을 하면서 넘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주심은 공을 받으면서 넘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데즈 브라이언트가 넘어지면서 공을 확실하게 잡고 있었다면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러나 데즈 브라이언트는 착지하면서 공이 그라운드에 닿는 순간 공을 꽉 붙잡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노-캐치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건은 오심은 아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주심의 판정에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해프닝은 어디까지가 'Process of Catch'이고 어디서부터 'Run after Catch'로 판단해야 하는가에 대한 NFL 룰이 애매한 덕분에 빚어진 것이지 전적으로 주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요샌 모든 득점 플레이와 턴오버 플레이를 자동으로 리플레이 리뷰를 하도록 돼있다. 오심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심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풋볼 경기가 아니라 무슨 법원 TV를 보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또한, 리플레이 리뷰가 만병통치약인 것도 아니다. 오심보다 더욱 큰 골칫거리는 리플레이 리뷰를 해도 시원하게 해결하기 어렵도록 만드는 애매한 NFL 룰이기 때문이다.

NFL.COM에 따르면, NFL 컴피티션 커미티가 문제의 'Process of Catch' 룰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해프닝으로 시끄러웠던 적이 있는데, 이번엔 중요한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같은 사건이 재발하면서 'Process of Catch' 룰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듯 하다. 

댓글 2개 :

  1. 게임데이 보는데 해설 한명이 공받고 원투쓰리 걸었으면 그게 캐치지 뭐가 캐치냐라고 하더군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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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로 거기가 Process of Catch NFL 룰의 애매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공을 받으면서 넘어지는 게 하나의 연결된 동작으로 보이면 스텝 수를 안 따집니다.
      이미 몸이 넘어지는 동안 걸은 스텝은 따지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을 받으면서 동시에 넘어질 경우엔 무조건 계속 공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거죠.
      NFL 룰이 이렇게 돼있으므로 데즈의 플레이를 어떻게 보냐에 따라 엇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데즈가 공을 받고 정지를 했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이브를 했다면 캐치였을겁니다.
      그런데 데즈는 공을 받고 바로 다이브로 연결시키는 바람에 문제가 생긴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캘빈 존슨 룰이라고도 하는데, 존슨이 이 비슷한 경우로 TD를 날린 적이 있습니다.

      http://www.nfl.com/videos/nfl-game-highlights/09000d5d81a77070/Controversial-call-on-Megatron-non-TD

      공을 받으면서 존슨의 양발이 엔드존 인바운드에 착지했으므로 터치다운처럼 보입니다만,
      존슨이 넘어지면서 공을 그라운드에 떨궜기 때문에 노-캐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공 받고 원-투 스텝 걸었을 때 이미 TD 성공 아닌가 싶지만 넘어지면서 공을 놓은 게 문제였죠.
      저게 TD가 맞는 것처럼 보여도 NFL 룰을 따르면 노-캐치가 맞습니다.
      이게 바로 Process of Catch NFL 룰의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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