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본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대부분 실망스러웠기 때문일까?
휴 잭맨(Hugh Jackman),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 주연의 스릴러 영화 '프리즈너스(Prisoners)'의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처음 봤을 때 왠지 이 영화도 그렇고 그런 또 하나의 범죄 스릴러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진도 훌륭하고 음산한 범죄영화 분위기도 제법 풍기는 것이 여러모로 그럴싸해 보이긴 했어도 아주 크게 기대가 되진 않았다. 괜찮아 보이면서도 겉만 뻔지르할 뿐 실망스러웠던 영화들이 많았기 때문인 듯 하다.
우선 스토리부터 살짝 훑어보기로 하자.
절친한 이웃 사이인 켈러(휴 잭맨) 가족과 프랭클린(테렌스 하워드) 가족에게 날벼락 같은 사건이 터진다. 켈러의 어린 딸과 프랭클린의 어린 딸이 추수감사절 식사 후 함께 집밖에 나갔다 깜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어린이 실종사건 수사를 맡은 로키 형사(제이크 질렌할)는 어린이들이 실종된 날 RV를 몰고 프랭클린 집 근처를 배회했던 청년 알렉스(폴 데이노)를 유력 용의자로 체포하지만 알렉스가 10세의 지능밖에 안 되는 점 등 증거 불충분으로 그를 풀어주게 된다. 켈러는 알렉스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며 석방에 반대하지만 경찰은 알렉스를 풀어준다. 그러나 알렉스가 납치사건과 관련됐다는 확신에 사로 잡힌 켈러는 알렉스를 납치, 감금한 뒤 구타와 고문을 해서라도 범행 자백을 받아내려 한다. 켈러는 비록 극단적인 방법이긴 해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납치당한 여자아이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줄어드는 만큼 어린 두 여자아이를 무사히 구출하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로키 형사는 새로운 용의자들을 찾아나서며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납치 사건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데...
경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준 용의자를 피해자 가족이 붙잡아 감금시키고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폭행과 고문을 한다는 이야기라면 "가족을 구하기 위해 어느 수준까지 극단적으로 갈 수 있는가"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을 던지는 데서 그치는 영화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만 그럴싸하고 실제로는 텅 빈 속 빈 강정 영화들이 워낙 많이 나왔기 때문인지 '프리즈너스'도 범죄 미스테리보다 모럴 이슈에 포커스를 맞추고 심오한 무언가가 있는 척 하다가 흐지부지 끝나는 그다지 특별하거나 신선할 것이 없는 내용의 드라마로 보였던 것이다. '프리즈너스'는 '그런' 영화로 비춰지기 딱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프리즈너스'도 결국 훌륭한 출연진과 빤히 보이는 모럴 이슈, 그리고 데이빗 핀처(David Fincher)의 음산한 시리얼 킬러 범죄 스릴러 클리셰 등등을 한데 버무려 놓은 게 전부인 영화가 아닌가 싶었다.
과연 '프리즈너스'도 겉만 뻔지르한 별 볼 일 없는 스릴러 영화였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프리즈너스'는 최근에 본 범죄 스릴러 영화 중 최고의 영화였다. 훌륭한 출연진과 그럴싸한 세팅이 전부인 그렇고 그런 또 하나의 범죄영화가 아니겠나 하는 의심을 했는데, '프리즈너스'는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최근에 본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대부분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프리즈너스'는 흥미로운 등장 캐릭터와 마냥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 어린이 납치사건을 그린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스토리와 분위기 면에선 다른 범죄 스릴러 영화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프리즈너스'도 크게 참신하거나 기발하다고 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음산한 분위기의 싸이코 시리얼 킬러 이야기였다. 그러나 영화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뗄 틈을 주지 않았다. 모럴 이슈와 시리얼 킬러 스토리가 만난 별 것 없는 뻔한 줄거리로 생각했었는데, 켈러와 알렉스의 이야기에만 집중되다 싱겁게 흐지부지 끝나는 스토리가 아니었다. 로키 형사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도 납치된 딸을 구출하기 위해 이성과 냉정을 모두 잃어버린 켈러의 이야기 못지 않게 흥미진진했다. 납치사건 자체보다 무너져내리는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로 생각했는데, 미스테리 퍼즐을 풀어가는 과정도 마지막 순간까지 한눈을 팔 틈 없이 집중해서 보도록 만들었다.
'프리즈너스'에서 무엇보다도 돋보였던 것은 출연진의 빛나는 열연이었다. 빵빵한 출연진은 연기력도 역시 빵빵했다. 휴 잭맨, 테렌스 하워드(Terrence Howard), 마리아 벨로(Maria Bello), 바이올라 데이비스(Viola Davis)는 딸을 잃어버린 가족들의 슬픔과 충격, 좌절과 분노를 실감나게 보여줬으며, 제이크 질렌할도 외톨이로 지내는 고독하고 미스테리한 로키 형사 역으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 내내 신나게 얻어터지기만 했어도 언제나 시선을 끌던 폴 데이노(Paul Dano),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경력의 멜리사 리오(Melissa Leo)도 물론 빼놓을 수 없다.
휴 잭맨과 제이크 질렌할 등 '프리즈너스' 출연진은 메이저 영화 시상식 연기 부문 후보로 오를 자격이 충분해 보였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로 아카데미 남우주연 후보에 올랐던 휴 잭맨은 '프리즈너스'의 위험하게 상처받은 아버지 역으로 다시 한 번 후보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았으며, 음산한 분위기의 싸이코 범죄 스릴러 영화에 아주 잘 어울리는 제이크 질렌할도 감정이 격해진 피해자 가족들을 상대해 가면서 냉정을 유지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젊고 고독한 로키 형사 역으로 노미네이션을 받을 만해 보였다. 다른 출연배우들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휴 잭맨과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는 특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영화는 생각보다 긴 편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길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2시간 반이 넘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 대신 영화 상영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오랜만에 웰 메이드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라는 생소한 이름의 캐나다 영화감독의 영화였는데, 이제부턴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듯 하다.
휴 잭맨(Hugh Jackman),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 주연의 스릴러 영화 '프리즈너스(Prisoners)'의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처음 봤을 때 왠지 이 영화도 그렇고 그런 또 하나의 범죄 스릴러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진도 훌륭하고 음산한 범죄영화 분위기도 제법 풍기는 것이 여러모로 그럴싸해 보이긴 했어도 아주 크게 기대가 되진 않았다. 괜찮아 보이면서도 겉만 뻔지르할 뿐 실망스러웠던 영화들이 많았기 때문인 듯 하다.
우선 스토리부터 살짝 훑어보기로 하자.
절친한 이웃 사이인 켈러(휴 잭맨) 가족과 프랭클린(테렌스 하워드) 가족에게 날벼락 같은 사건이 터진다. 켈러의 어린 딸과 프랭클린의 어린 딸이 추수감사절 식사 후 함께 집밖에 나갔다 깜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어린이 실종사건 수사를 맡은 로키 형사(제이크 질렌할)는 어린이들이 실종된 날 RV를 몰고 프랭클린 집 근처를 배회했던 청년 알렉스(폴 데이노)를 유력 용의자로 체포하지만 알렉스가 10세의 지능밖에 안 되는 점 등 증거 불충분으로 그를 풀어주게 된다. 켈러는 알렉스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며 석방에 반대하지만 경찰은 알렉스를 풀어준다. 그러나 알렉스가 납치사건과 관련됐다는 확신에 사로 잡힌 켈러는 알렉스를 납치, 감금한 뒤 구타와 고문을 해서라도 범행 자백을 받아내려 한다. 켈러는 비록 극단적인 방법이긴 해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납치당한 여자아이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줄어드는 만큼 어린 두 여자아이를 무사히 구출하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로키 형사는 새로운 용의자들을 찾아나서며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납치 사건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데...
경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준 용의자를 피해자 가족이 붙잡아 감금시키고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폭행과 고문을 한다는 이야기라면 "가족을 구하기 위해 어느 수준까지 극단적으로 갈 수 있는가"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을 던지는 데서 그치는 영화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만 그럴싸하고 실제로는 텅 빈 속 빈 강정 영화들이 워낙 많이 나왔기 때문인지 '프리즈너스'도 범죄 미스테리보다 모럴 이슈에 포커스를 맞추고 심오한 무언가가 있는 척 하다가 흐지부지 끝나는 그다지 특별하거나 신선할 것이 없는 내용의 드라마로 보였던 것이다. '프리즈너스'는 '그런' 영화로 비춰지기 딱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프리즈너스'도 결국 훌륭한 출연진과 빤히 보이는 모럴 이슈, 그리고 데이빗 핀처(David Fincher)의 음산한 시리얼 킬러 범죄 스릴러 클리셰 등등을 한데 버무려 놓은 게 전부인 영화가 아닌가 싶었다.
과연 '프리즈너스'도 겉만 뻔지르한 별 볼 일 없는 스릴러 영화였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프리즈너스'는 최근에 본 범죄 스릴러 영화 중 최고의 영화였다. 훌륭한 출연진과 그럴싸한 세팅이 전부인 그렇고 그런 또 하나의 범죄영화가 아니겠나 하는 의심을 했는데, '프리즈너스'는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최근에 본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대부분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프리즈너스'는 흥미로운 등장 캐릭터와 마냥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 어린이 납치사건을 그린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스토리와 분위기 면에선 다른 범죄 스릴러 영화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프리즈너스'도 크게 참신하거나 기발하다고 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음산한 분위기의 싸이코 시리얼 킬러 이야기였다. 그러나 영화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뗄 틈을 주지 않았다. 모럴 이슈와 시리얼 킬러 스토리가 만난 별 것 없는 뻔한 줄거리로 생각했었는데, 켈러와 알렉스의 이야기에만 집중되다 싱겁게 흐지부지 끝나는 스토리가 아니었다. 로키 형사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도 납치된 딸을 구출하기 위해 이성과 냉정을 모두 잃어버린 켈러의 이야기 못지 않게 흥미진진했다. 납치사건 자체보다 무너져내리는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로 생각했는데, 미스테리 퍼즐을 풀어가는 과정도 마지막 순간까지 한눈을 팔 틈 없이 집중해서 보도록 만들었다.
'프리즈너스'에서 무엇보다도 돋보였던 것은 출연진의 빛나는 열연이었다. 빵빵한 출연진은 연기력도 역시 빵빵했다. 휴 잭맨, 테렌스 하워드(Terrence Howard), 마리아 벨로(Maria Bello), 바이올라 데이비스(Viola Davis)는 딸을 잃어버린 가족들의 슬픔과 충격, 좌절과 분노를 실감나게 보여줬으며, 제이크 질렌할도 외톨이로 지내는 고독하고 미스테리한 로키 형사 역으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 내내 신나게 얻어터지기만 했어도 언제나 시선을 끌던 폴 데이노(Paul Dano),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경력의 멜리사 리오(Melissa Leo)도 물론 빼놓을 수 없다.
휴 잭맨과 제이크 질렌할 등 '프리즈너스' 출연진은 메이저 영화 시상식 연기 부문 후보로 오를 자격이 충분해 보였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로 아카데미 남우주연 후보에 올랐던 휴 잭맨은 '프리즈너스'의 위험하게 상처받은 아버지 역으로 다시 한 번 후보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았으며, 음산한 분위기의 싸이코 범죄 스릴러 영화에 아주 잘 어울리는 제이크 질렌할도 감정이 격해진 피해자 가족들을 상대해 가면서 냉정을 유지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젊고 고독한 로키 형사 역으로 노미네이션을 받을 만해 보였다. 다른 출연배우들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휴 잭맨과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는 특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영화는 생각보다 긴 편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길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2시간 반이 넘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 대신 영화 상영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오랜만에 웰 메이드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라는 생소한 이름의 캐나다 영화감독의 영화였는데, 이제부턴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듯 하다.
예전에 trailer보고 시큰둥했었는데, 역시 트레일러보고 영화를 결정하면 안되는 것 같네요. 그래도, 당하고 또 당하고...
답글삭제지난주는 또 놓쳤고, 이번주에 어떻게든 시간내서 한번 봐야겠네요..
저도 첨엔 별 기대 안 했는데 의외로 괜찮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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