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5일 수요일

'캐슬' 시즌6, 캐슬과 베켓은 워싱턴 D.C를 떠나라

ABC의 인기 TV 시리즈 '캐슬(Castle)' 시즌6, NBC의 새로운 스릴러 시리즈 '블랙리스트(The Blacklist)', CBS의 새로운 스릴러 시리즈 '하스티지(Hostages)'의 공통점은 모두 월요일 밤 10시(미국 동부시간)에 시작하는 TV 시리즈라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캐슬' 시즌6, '블랙리스트', '하스티지' 모두 워싱턴 D.C(Washington D.C)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ABC의 '캐슬' 시리즈를 꾸준히 본 시청자들은 '캐슬'이 뉴욕시를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6는 약간 다르다. 뉴욕 형사였던 케이트 베켓(스타나 캐틱)이 시즌6에선 연방 수사관이 되어 워싱턴 D.C에서 근무하게 됐기 때문이다. '캐슬' 시리즈가 앞으로 얼마나 더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삼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시즌6 프리미어 에피소드 줄거리가 다음 주로 이어지는 만큼 다음 주 에피소드를 포함해 적어도 당분간은 D.C에 머물 수도 있을 듯 하다.



NBC의 새 시리즈 '블랙리스트'에도 워싱턴 D.C와 FBI가 등장한다.

거물급 범죄자 레이몬드 레딩턴(제임스 스페이더)이 갑자기 자수를 하더니 신참 FBI 에이전트 엘리자베스 킨(메갠 분)과 함께 수사를 한다는 조건 하에 거물급 테러리스트 체포에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한다는 줄거리의 NBC의 새로운 스릴러 시리즈 '블랙리스트'도 다름아닌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CBS의 새 시리즈 '하스티지(Hostages)' 또한 워싱턴 D.C와 FBI가 나오는 스릴러 시리즈다.

FBI 에이전트 던칸 칼리슬(딜런 맥더머트)이 미국 대통령의 폐 수술을 집도할 예정인 엘렌 샌더스 의사(토니 콜렛) 가족을 인질로 잡고 수술 중 대통령을 죽이지 않으면 가족들을 모두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줄거리의 스릴러 시리즈 '하스티지'도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이처럼 ABC, NBC, CBS의 월요일 밤 10시(미국 동부시간) 드라마가 모두 워싱턴 D.C에 모였다.

이 중에서 가장 어색해 보이는 시리즈는 ABC의 '캐슬'이다. 뉴욕에서 워싱턴 D.C로 이동하면서 친숙한 NYPD 캐릭터들이 뒤로 밀려났을 뿐만 아니라 스토리도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데서 테러 관련 사건으로 스케일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고편을 보니 다음 주 에피소드엔 펜타곤까지 나올 모양이다.

물론 제작진은 시즌 6에서도 캐슬과 베켓이 계속 함께 사건을 풀어가도록 만들 방법을 찾을 것이며, NYPD 형사들을 비롯한 뉴욕 캐릭터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할 방법 또한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캐슬' 시즌 6 시즌 프리미어 에피소드에선 과거와 달리 '캐슬'다운 맛과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애거서 크리스티(Agatha Christi)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 흉내를 내는 것 같았다고 할까? '캐슬' 시리즈는 살인사건 미스테리물이지 스파이 픽션이 아닌데, 시즌 6 프리미어 에피소드에선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고 테러리스트를 쫓아다니는 '24', '홈랜드(Homeland)' 짝퉁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다섯 시즌 동안 살인사건 미스테리물이었던 '캐슬'이 시즌 6에서 갑자기 스타일이 바뀌자 '혹시 이대로 워싱턴 D.C 이야기로 굳는 게 아닌가'를 걱정하게 됐다. '캐슬' 시리즈가 무대를 워싱턴 D.C로 완전히 옮긴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뉴욕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냐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워싱턴 D.C에 죽 눌러앉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물론 베켓의 연방 수사관 이야기도 나름 흥미로울 수 있다. 하지만 살인사건 미스테리를 푸는 추리소설 같은 재미가 사라져도 '캐슬' 시리즈를 계속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캐슬' 시즌 6의 최대 관심사는 아무래도 캐슬과 베켓의 '결혼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둘이서 함께 살인사건 미스테리를 수사하는 미스테리-드라메디 포뮬라를 계속 유지하는 게 더욱 중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NBC의' 블랙리스트'와 CBS의 '하스티지'는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한 새 시리즈이므로 문제될 게 없지만, '캐슬' 시즌 6는 뉴욕에서 D.C로 잘못 이사온 듯 하다.

물론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가 약체로 꼽히는 캐롤라이나 팬터스(Carolina Panthers)에 38대0으로 박살패를 당하는 판이니 캐슬과 베켓이 뉴욕을 떠나고 싶어하는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래도 캐슬과 베켓은 워싱턴 D.C를 떠나 다시 뉴욕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ABC의 인기 TV 시리즈 '캐슬' 시즌 6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미국 동부시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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