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8일 월요일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무엇이 잘못되었나?

2000년대 중반 영국 영화배우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제 6대 제임스 본드로 확정되었다는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본드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약간 의외의 선택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007 제작진이 무슨 생각에서 그를 선택했는지 이해가 충분히 갔기 때문이었다. 제임스 본드 역을 맡기엔 작은 키, 제임스 본드로는 부적합한 블론드 머리, 호기 카마이클(Hoagy Carmichael)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미남형 얼굴이 아니라는 점 등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창조한 소설 속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매우 중요시 하는 순수주의적인 본드팬들을 분노케 할 만한 초이스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007 제작진이 크레이그를 왜 선택했는지 짐작이 갔다.

강렬한 이미지의 숀 코네리(Sean Connery) 이후 부드럽고 유머러스한 로저 무어(Roger Moore)의 시대가 열렸고, 로저 무어 이후 다시 진지하고 강렬한 이미지의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으로 교체되었으며, 90년대에 와선 다시 부드러운 이미지의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으로 바뀌었다는 제임스 본드 교체 패턴을 이해하는 본드팬들은 브로스난의 뒤를 이을 제임스 본드는 브로스난과 상반되는 스타일의 배우가 될 것임을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다니엘 크레이그는 - 비록 약간 의외의 초이스였다는 것까지는 인정하더라도 - 아주 대단히 놀라운 선택까진 아니었다.

크레이그가 지난 브로스난 시대의 007 시리즈에 결여되었던 '젊음'과 '진지함'을 되살린 점은 예순을 목전에 둔 로저 무어의 뒤를 이어 새로운 제임스 본드가 된 셰익스피어 배우 티모시 달튼이 이뤘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브로스난이 '제 2의 로저 무어'였다면 다니엘 크레이그는 '제 2의 티모시 달튼' 격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봐야 할 게 있다 - 과연 크레이그가 그 만의 개성이 뚜렷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구축했는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감스럽게도 "NO"다.

그 이유를 간략하게 한줄로 요약하자면, 다니엘 크레이그는 자신과 잘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만을 골라 모은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발탁되었을 때 본드팬들은 크레이그가 피어스 브로스난의 코믹북 캐릭터 같았던 제임스 본드 이미지를 지우고 보다 진지하고 사실적인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선보이길 기대했다. 어린이용 코믹북 캐릭터로 떨어졌던 제임스 본드를 진지한 이미지의 크레이그가 다시 어른용 캐릭터로 바꿔놓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당시 본드팬들이 변화를 원했던 것은 카메라 앞에서 핸드건을 들고 '제임스 본드 포즈'를 맵시나게 취하는 것에만 능숙한 가벼운 제임스 본드 캐릭터에 물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본드팬들은 '모델'이 아닌 '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길 희망했으며, 그래야만 007 시리즈가 다시 레벨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크레이그는 그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에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카지노 로얄'은 본드팬들이 학수고대하던 제대로 된 제임스 본드 영화였다. 완벽하진 않았어도 007 시리즈에서 그 정도라면 베스트 5에 속할 만한 퀄리티의 영화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카지노 로얄'의 제임스 본드는 누군지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였던 반면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와 '스카이폴(Skyfall)'에선 누군지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정체불명의 캐릭터로 변해버렸다.

그렇다면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나?

크레이그는 그와 잘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서 실패했다.

007 제작진은 지난 60년대 초 제임스 본드에 어울리지 않던 우락부락한 숀 코네리를 핸썸한 젠틀맨 에이전트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의 뒤를 이은 로저 무어 역시 그의 개성을 살린 제임스 본드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티모시 달튼도 로저 무어의 캐릭터를 그대로 물려받지 않고 그 만의 개성을 살린 진지한 본드 캐릭터를 새로 선보였다. 피어스 브로스난도 마찬가지다. 007 시리즈가 6년간의 공백기를 가졌던 만큼 브로스난의 캐릭터는 일반 영화팬들이 기억하던 생소하지 않은 전형적인 제임스 본드 캐릭터로 돌아갔다.

문제는 크레이그이다.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는 처음엔 이해가 가는 듯 했으나 이젠 더이상 알 수 없는 캐릭터가 돼버렸다. 한 번은 제이슨 본(Jason Bourne)인 척 하고 한 번은 배트맨 시늉을 내는 제임스 본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분명한 설명을 하지 않고 덮어놓고 "과거와 다르다" 한마디로 무책임하게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게 전부다. 이렇게 정체가 흐리멍텅하기 때문에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뚜렷한 색채를 띄지 못하는 것인데, 007 제작진과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굳은 표정으로 어색하게 뛰어다니기만 해도 돈이 잘 벌리는데 캐릭터고 나발이고 그런 복잡한 데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제임스 본드로 성공한 이전 배우들처럼 개성이 뚜렷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데는 관심이 없고 돈벌이에만 눈이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니엘 크레이그에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찾아줄 생각은 하지 않고 다니엘 크레이그로 돈벌이가 되는 영화만 만들 생각을 하진 않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의 007 제작진은 과거의 007 제작진이 숀 코네리로 했던 것처럼 제임스 본드에 잘 어울려 보이지 않는 배우를 골라 훌륭한 제임스 본드로 키워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작자 이언 플레밍(Ian Fleming)과 영화감독 테렌스 영(Terence Young) 모두 난색을 보였던 코네리를 알버트 R. 브로콜리(Albert R. Broccoli)가 역대 최고 제임스 본드로 키워냈던 것처럼 커비 브로콜리의 자녀인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와 마이클 G. 윌슨(Michael G. Wilson)도 다니엘 크레이그로 비슷한 도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진 문제될 게 없다. 문제는 제작진이 어떤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목표로 한 것인지가 불확실하다는 데 있다.

60년대 초 007 제작진의 골칫거리는 거친 일을 하며 자란 훤칠한 키에 근육질의 우락부락한 '블루 컬러(Collar)' 청년 숀 코네리를 어떻게 상류층 스파이로 변신시키는가였다. 제임스 본드 소설을 쓴 이언 플레밍부터 상류층 라이프스타일이 깊숙이 몸에 밴 양반이었기 때문에 제임스 본드도 플레밍의 영향을 많이 받은 상류층 캐릭터였는데 코네리는 그쪽과는 정 반대 이미지의 배우였다. 영화감독 테렌스 영이 코네리를 상류층 생활에 적응시키기 위해 수트를 입은 채로 잠을 자도록 지시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렇다면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프로젝트는?

우선 체격조건부터 살펴보자.

다니엘 크레이그는 키가 6피트가 채 안 되는 제임스 본드 역을 맡기엔 작은 키이며, 바디 타잎은 호리호리한 편이다. 지금까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키가 6피트 이상이었으며 플레밍의 책에서도 본드의 키가 183cm로 돼있으므로 크레이그의 키가 작은 것은 분명한 약점이다. 크레이그는 키가 6피트가 채 안 되는 유일한 제임스 본드 배우이다. 하지만 크레이그의 바디 타잎은 제임스 본드에 적합한 편이다. 원작에서도 제임스 본드의 바디 타잎이 '슬림'으로 돼있으므로 크레이그의 몸은 적당한 편이다.

그런데 다니엘 크레이그는 '카지노 로얄'에서부터 근육을 잔뜩 키우고 나왔다. '카지노 로얄'에선 워낙 근육을 부풀린 바람에 목이 없어 보일 정도였다. 큰 키와 건장한 체격을 타고 난 숀 코네리는 슬림한 제임스 본드가 되기 위해 되도록이면 울퉁불퉁함을 감추려 노력했는데, 슬림한 크레이그는 거꾸로 잘 어울리지도 않는 근육을 잔뜩 키우고 나온 것이다. 왜 그랬을까? 제임스 본드가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호리호리하게 마른 체형의 캐릭터인데, 왜 크레이그는 근육을 잔뜩 키우고 나온 것일까? 키가 작다는 약점을 근육으로 커버하기 위해서? 아니면 여성과 게이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그렇다면 근육을 잔뜩 키운 크레이그에게서 터프가이 액션스타 모양새가 났을까?

여성이나 게이들에겐 매력적으로 보였는지 모르지만 스트레이트 남성들에겐 신통치 않게 보였을 수도 있다. 크레이그는 아무리 근육을 키우고 나와도 누군가에게 위협감을 줄 만한 인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육을 키우고 웃통을 벗고 돌아다니는 자체가 크레이그의 이미지와 맞지 않았다. 요샌 개나 소나 다 그렇게 하고 영화에 나온다지만, 그렇다고 개나 소나 다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게 있다 - 다니엘 크레이그에 기대했던 제임스 본드가 근육질의 터프가이였던가?

사실 정 반대다. 본드팬들이 크레이그에게 원했던 제임스 본드 캐릭터는 굉장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캐릭터였다. 코믹북 수퍼히어로처럼 근육을 키우고 뛰어다니는 'LARGER-THAN-LIFE' 제임스 본드 캐릭터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을 듯한 평범한 제임스 본드를 원했던 것이다. 코믹북 수퍼히어로 타잎의 'LARGER-THAN-LIFE' 제임스 본드는 피어스 브로스난의 몫이었으며, 본드팬들은 크레이그 시대에선 꾸밈이 덜한 순수하고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DOWN-TO-EARTH'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원했다. 굉장히 부풀려진 판타지 세계의 스파이에서 벗어나 실제 MI6 오피서의 느낌이 조금이나마 풍기는 리얼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바랬던 것이다.

그러나 007 제작진과 다니엘 크레이그는 크레이그에 잘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찾지 못했다. 007 제작진이 원하는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가 정확하게 어떤 캐릭터인지 불확실했다. 과거 숀 코네리의 경우엔 원작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기초로 하면서 007 제작진이 코네리로부터 무엇을 원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경우엔 도대체 어떤 제임스 본드를 만들려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콴텀 오브 솔래스'에선 어느 정도 파악이 되는 듯 했다. 전편과 스토리가 바로 연결되는 바람에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도 젊고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하던 '카지노 로얄'에서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토리부터 시작해서 영화 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점이 있었고, 이 바람에 원하던 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마무리지었다.

더욱 큰 문제는 '스카이폴'에 있었다.  '콴텀 오브 솔래스'에 대한 본드팬들의 반응이 차갑자 007 제작진은 그 다음 영화 '스카이폴'에선 전통적인 007 시리즈 쪽으로 보다 가깝게 접근하려 했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워너 브러더스의 수퍼히어로 영화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를 까놓고 베끼다시피 하면서 제임스 본드 영화를 또다시 '수퍼히어로 워너비' 영화로 만들어놓았다.

여기서 잠깐! 코믹북 수퍼히어로 캐릭터처럼 과장된 판타지 캐릭터 이미지를 지우려고 크레이그를 제임스 본드로 캐스팅한 것이 아니었던가?

'스카이폴'은 피어스 브로스난에 어울리는 영화였지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에 어울리는 영화가 아니었다. 만약 브로스난이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를 맡았다면 "브로스난의 제임스 본드 영화 중 최고"라고 평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제임스 본드 영화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었다. '스카이폴'과 같은 수퍼히어로 따라하기 영화를 만들라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발탁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카이폴'은 플롯에도 우스꽝스러울 만큼 허점이 많았고 등장 캐릭터들도 모두 제임스 본드의 세계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의 입맛엔 맞았다. 왜냐, 제이슨 본 시리즈, '다크 나이트' 시리즈에 열광했던 액션영화 팬들의 입맛을 맞추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스카이폴'의 가장 큰 문제는 007 시리즈라는 자신의 정체를 망각하고 대중의 입맛을 맞추는 데만 급급했다는 데 있다.

만약 007 제작진이 제임스 본드 영화를 제이슨 본 시리즈나 '다크 나이트' 시리즈처럼 만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007 시리즈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제이슨 본", "다크 나이트" 하면 딱 떠오르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제이슨 본 시리즈와 '다크 나이트' 시리즈는 그들 만의 독특한 스타일 덕분에 인기를 끌 수 있었다. 그러나 007 시리즈는 요즘들어 제임스 본드 시리즈 만의 스타일을 살릴 생각은 못하고 남이 해놓은 것을 뒤늦게 따라 베끼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과거엔 007 시리즈가 쟝르와 트렌드를 창조하고 그 뒤를 이어 007 시리즈를 흉내낸 많은 아류작들이 쏟아지곤 했는데, 요샌 거꾸로 007 시리즈가 남의 영화를 기웃거리며 베끼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이런데도 '스카이폴'로 돈 좀 벌었다고 좋아라 하는 건 얼굴에 철판을 깔지 않고는 불가능한 짓이다.

이러면서도 현재의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를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만들 수 있겠는지 의심스럽다. 지금은 '스카이폴'의 인기로 의기양양할 지 모르지만, 바바라 브로콜리와 마이클 G. 윌슨이 훌륭한 007 시리즈 프로듀서로 역사에 기록될지, 아니면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을 말아먹은 것으로 기록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아직은 이들 남매 프로듀서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니엘 크레이그가 그 만의 뚜렷한 제임스 본드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까?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제임스 본드 영화를 만들 때 어느 부분을 약간 여유롭게 풀어주고 어느 부분을 무겁고 진지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균형잡기 센스를 찾는다면 '본드24'부터라도 크레이그에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세계와 캐릭터를 준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나더러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수정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제임스 본드를 평범한 스파이로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할 듯 하다. 그래도 여전히 제임스 본드이지만 크레이그의 스타일에 맞춰 평범한 MI6 오피서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다. 티모시 달튼이 로저 무어의 뒤를 이어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을 때 달튼은 진지함과 함께 리얼함도 몰고 왔다. 달튼의 첫 번째 영화 '리빙 데이라이트'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본드카'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007 포뮬라를 따른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로저 무어 시대와 느낌이 달랐던 이유 역시 달튼에 있었다. 크레이그도 달튼이 했던 것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진지함과 리얼함을 몰고 올 수 있는 배우다. 007 제작진은 크레이그에게 평범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할 기회를 주지 않고 근육질의 '수퍼히어로 007'을 요구하고 있지만, 크레이그는 액션보다 드라마에 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인 만큼 억지로 힘을 준 '액션맨'보다 평범한 MI6 오피서를 자연스럽게 연기하면서 제임스 본드의 쿨한 라이프스타일까지 곁들이는 방법을 찾는 게 올바르다. 그러나 현재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억지 똥폼을 잡으며 쿨한 모습을 쥐어짜고 있으며, 정작 쿨해야 하는 본드의 라이프스타일은 굉장히 '언쿨'해졌다. 이런 부분을 손볼 필요가 있다. 평범한 MI6 오피서라고 해서 지치고 고뇌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요소는 칙칙하고 염세적인 분위기의 스파이물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클리셰 중 하나일 뿐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다. 말투, 행동, 바디 랭귀지 등에서 과장되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정도면 되지 사실적인 MI6 오피서를 묘사한다면서 다 죽어가는 놈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다니엘 크레이그를 실제로 MI6 HQ에 출근하는 MI6 오피서처럼 보이는 리얼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사나이지만 위험에 처했을 때 허둥대지 않고 침착하게 위기를 빠져나오는 능력을 갖춘 정도면 충분할 수도 있다. 그렇게 리얼한 본드를 연기하라고 브로스난을 대신해 크레이그에게 007을 맡긴 것 아닌가!

크레이그의 본드를 평범한 스파이로 만든다면 본드팬들이 요구하던 '멋', '낭만', '스왜거(Swagger)' 등등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크레이그는 상류층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는 배우이며,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도 상류층 캐릭터처럼 행동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블루 컬러' 숀 코네리가 상류층 스파이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과 달리 크레이그의 본드는 영화배우부터 영화 캐릭터까지 전부 '블루 컬러'다. 제임스 본드는 원래 돈, 여자, 자동차 등 원하는 모든 걸 다 소유한 남성 판타지 캐릭터였으나, 크레이그의 본드는 이미 그쪽에서 상당 부분 멀어졌다. 그러나 본드 캐릭터가 평범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아스톤 마틴(Aston Martin) 등 고급 자동차들은 영화에 등장할 것이며, 로케이션을 낭만적인 휴양지로 정하면 마치 TV 광고처럼 억지로 호사스럽고 스타일리쉬하게 꾸밀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낭만과 여유로움을 표현할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멋과 낭만, 호사스러움 등을 연출할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스왜거' 파트는 '스카이폴'을 보니 다니엘 크레이그에게 많은 걸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부러 힘을 주고 폼을 잡아야만 쿨하고 당당하게 보이는 것 같기 때문이다. 크레이그는 지치고 움츠러든 본드를 보여주다가 갑자기 어색할 정도로 힘이 들어간 본드로 변신할 뿐 그 중간에서 평범하고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어린 아이가 어른 행세 하는 것처럼 억지로 폼을 잡아야 할 바엔 그렇게 안 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 듯 싶다. 그저 평범한 제임스 본드를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연기하는 쪽이 더 나을 것 같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당당하고 권위적인 포스가 느껴지는 마초-터프-밀리터리 타잎과 거리가 있어 보이므로 억지로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도록 시키지 말고 그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도록 하는 게 더 나을 듯 하다.

또한, 크레이그는 스포츠맨 타잎이 아니라서 액티브한 것보다 차분히 행동하는 쪽에 보다 잘 어울린다. 운동을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은 조깅하는 모습만 관찰해봐도 알아볼 수 있다. 그런데 다니엘 크레이그는 운동을 많이 한 사람처럼 다부지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타잎으로 보이지 않는다. 운동을 많이 해서 운동신경이 발달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액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출연 배우들이 격렬한 운동과 몸놀림에 얼마나 익숙한지가 눈에 보일 때가 있는데, 다니엘 크레이그는 군사 훈련 같은 것에 익숙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머리를 짧게 깎고 밀리터리 출신 흉내를 내려고 해도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쪽 출신으로 보이지 않는다. 머리를 짧게 깎는다면 순수주의적인 본드팬들로부터 지적받아온 블론드라는 약점을 다소 숨기는 효과는 있겠지만, 크레이그의 머리는 제임스 본드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너무 짧다. 멋쟁이 제임스 본드가 40대 중반의 나이에 중학생 머리를 한 것처럼 바보스럽고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짧은 머리가 크레이그를 다소 젊고 샤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효과도 있지만, 크레이그는 이미 40대 중반이며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 날카로운 밀리터리맨의 모습도 갖고있지 않으므로 짧은 머리로 얻는 것이 많지 않다. 크레이그가 짧은 머리의 본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의 첫 번째 영화 '카지노 로얄'에서 젊고 혈기왕성한 본드로 007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계속해서 짧은 머리를 유지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런 식으로 블론드라는 사실을 가리려 할 필요는 더욱 없다. 블론드 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으면 까다로운 본드팬들로부터 어떠한 반응이 나올 지 007 제작진이 뻔히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이슈를 만들려 한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이제와서 숨기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다. 머리 색깔은 크레이그가 본드 역을 맡는 동안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그것 때문에 염색까지 할 필요는 더욱 없는 만큼 (실제로 일부 미국과 영국 언론에선 2008년 '콴텀 오브 솔래스'를 본 뒤 염색설을 제기한 바 있다) 제임스 본드에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만드는 것에만 신경쓰면 될 것이다.

최근에 와서 크레이그가 제법 긴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제임스 본드 헤어스타일로써는 약간 긴 것 같지만 '스카이폴' 헤어스타일보단 훨씬 나아진 듯 하다.

하지만 안심은 아직 금물. '본드24' 촬영일이 다가오면 또다시 머리를 짧게 깎고 '제임스 본드 만들기'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그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를 억지로 연기하려 하면 크레이그는 그와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영원히 완성하지 못할 것이다.

007 제작진은 크레이그의 본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면서 요란한 가젯들을 걷어내고 발과 주먹으로 해결하는 쪽을 택했다. 여기까진 과히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 다만 이것 하나만 계속 울궈먹는 건 곤란하다. 제임스 본드를 리얼하게 묘사하는 문제를 '가젯 VS 주먹'으로 단순화시키면 우스꽝스러워진다. 현재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그 시점에 이미 와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07 제작진이 '가젯 VS 주먹'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 말고는 007 시리즈를 현실감 있게 만들 묘한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럴 듯한 플롯과 리얼한 시츄에이션을 준비할 수 있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007 제작진은 리얼한 스파이 영화를 만들던 사람들이 아니라서 리얼하면서도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어울리는 스파이 스토리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007 제작진은 제임스 본드의 '내면'을 파고 드는 드라마로 연막을 치려고 하는 것이다. 얼핏 듣기엔 '심도있는 내면 묘사'라고 하면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가장 필요한 건 못찾은 대신 엉뚱한 걸로 연막을 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단 리얼한 플롯을 마련하는 게 최우선 과제이고 내면 묘사 같은 건 2차,  3차 문제다.

하지만 크레이그에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만들기에 약간 늦은 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콴텀 오브 솔래스'에서 쓸데 없이 줄거리가 이어지는 시리즈에 도전하면서 캐릭터 개발에 브레이크가 걸렸던 점, '스카이폴'에선 크레이그의 본드에서 가장 보고싶지 않았던 수퍼히어로 따라하기를 하면서 브로스난에서 크레이그로 제임스 본드 역이 교체된 보람을 완전히 잃게 만든 점 등 시간 까먹기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일부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TV 연속극처럼 생각하지만, 제임스 본드 영화 시리즈는 평균 2~3년마다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기 때문에 다니엘 크레이그의 나이도 머지 않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제 와서 또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엔 늦은 감이 있다. 그렇다고 뚜렷하게 이어서 할 만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까지 하던대로 울궈먹다가 때가 되면 새로운 배우로 교체하면서 그 때부터 신선하게 새로 스타트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옷도 자신과 어울리지 않으면 있으나 마나다.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데도 비싼 옷, 유명한 디자이너의 옷이라고 무조건 입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과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 입을 줄 아는 센스가 있는 사람들이 더욱 맵시나게 보이는 법이다.

캐나다 배우 라이언 거슬링(Ryan Gosling)은 헐리우드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자신과 잘 어울리는 영화와 캐릭터를 잘 고르는 배우"라는 칭찬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에 어울리는 영화와 캐릭터를 잘 찾는 센스가 있는 배우인지 의심스럽다.

댓글 12개 :

  1. 정확한 진단 이신것 같습니다. 차라리 스토리 자체를 블럭버스터 급이 아닌 일종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좀더 캐릭터를 보여줄수 있게 한편 찍는것도 재밌을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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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V 시리즈를 시작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극장용 영화론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007 시리즈 특성상 빅 스케일의 볼거리를 줄이는 것도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거든요.
      제 생각엔 사실적인 스파이 스토리를 중심으로 캐릭터 등 살을 붙여나가는 식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중심으로 삼을 것을 뚜렷하게 찾으면 나머지 문제가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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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존 르카레나 로버트 리텔이 007스타일과 어울리지는 않지만

    왠지 그럴듯한 느낌만을 저 두 작가에서 빌려온다음 007색깔을 넣으면 좋을갓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존르카레 원작의 a most wanted man이 이번에 개봉하던데 이런 책의 전체 모티브같은 거 조금만 빌려오기만 해도 분위기가 확 살텐데요... ㅠㅠ

    위기일발이나 리빙데이라이트같은 007이 우리가 크레이그에게 원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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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생각엔 가장 큰 문제는 현재의 007 시리즈에 어울리는 적을 찾는 일인 것 같습니다.
      중동 테러리즘 등을 직접 드리지 않고 막강한 재력을 갖춘 비밀조직 같은 게 필요한 듯 합니다.
      콴텀이 여기에 해당되긴 하지만 QOS에서 조직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죠.
      일단 이런 굵직한 범죄조직을 적으로 정해놔야 톤과 스케일 등을 세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젠 콴텀 말고 스펙터가 새로 생겼죠. 스펙터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007 제작진이 마땅한 적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으니 스펙터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007 제작진은 매번마다 새로운 적을 준비하는 게 벅차 보입니다.
      그러니까 007 vs 스펙터 구도로 정한 담에 스펙터가 KGB를 연상케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과거처럼 빅 스케일 테러와 협박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기밀을 빼돌리기도 하는거죠.
      이렇게 하면 냉전시대 스파이물 분위기를 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케일은 썬더볼보다 작아도 전형적인 스파이물 냄새가 풍기는 영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스펙터 정도의 조직은 돼야 어느 정도 스케일이 되는 플롯도 꾸밀 수 있구요.
      꼭 스펙터일 필요는 없지만 지금처럼 악당찾기 힘들 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든 마땅한 적을 먼저 찾아야 거기서부터 살을 붙여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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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음.. 우리나라에서만 흥행이 실패했지 북미나 전세계적으로 섹쉬아이콘에 등극했고 1위어벤저스와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흥행수익 2위를 기록했는데 이를 실패라 칭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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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섹쉬아이콘에 등극하고 흥행 좀 했다고 무조건 제임스 본드로 성공했다 하는 건 곤란...
      본드팬들이 흥행수익 같은 것만 보고 성공한 본드로 쉽게 인정할거라 생각하면 큰 착각하는 것...
      흥행한 본드도 성공한 본드라 할 수 있겠지만 본드팬들은 그런 것만으론 만족 못한단 얘기...
      제작진 입장에선 돈벌이가 제일 중요하겠지만 본드팬 입장에선 시리즈 수명 연장 문제일 뿐...
      무엇이 우리나라에서만 흥행이 실패했다는 건지 잘 모르겠으나 난 그 나라에 살고있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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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제임스본드 팬이 얼마없다는게 맹점이네요. 팬이 많다면 변화를 줄 필요도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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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07 제작진은 지난 90년대부터 청소년 관객이 예전 만하지 않다는 문제를 해소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답을 미국 액션영화,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에서 찾으려했다는 게 문제인 듯 합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건 좋은데 방법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제 갈길을 가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남의 길을 따라가면 오래 가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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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부터 계속 근육타령하시는데 이언 플레밍의 원작 소설에는 본드의 키가 178cm에 85kg로 굉장히 근육질로 나옵니다 오히려 본드에 제일 걸맞지 않나 싶네요. 완벽하게 일치하는수준 아닙니까? 제작진도 배우도 이 부분을 고려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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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작소설에 분명하게 나와있는 키와 몸무게까지 이젠 바뀌는군요.,,^^
      플레밍의 소설 FROM RUSSIA WITH LOVE에 본드의 키, 몸무게, 바디타잎 등이 나옵니다.
      HEIGHT: 183cm; WEIGHT: 76kg; SLIM BUILD; EYES: BLUE; HAIR: BLACK....
      SLIM BULID는 마른 체형이란 거고, 눈은 파란색, 머리는 검정색으로 돼있습니다.
      수십년 동안 이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어느 책에 178cm에 85kg에 굉장히 근육질로 돼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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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팬으로서 동의하기 힘든 글이군요. 읽으면서 글쓴이가 남자의 몸에 대해 선입견이 강한 여성이 아닐까 짐작했는데 의외로 남성분이시네요. 음.. 본드에 어울리지 못한다는 근거가 상당히 주관적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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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설에서 자세하게 묘사된 캐릭터를 맡은 배우를 소설 캐릭터와 비교하는 게 이상할 건 없습니다.
      몸 관련 사항은 개인 취향을 반영한 게 아니라 소설에 묘사된 본드 캐릭터와 비교한 것입니다.
      싫든 좋든 간에 원작소설과 클래식 007 시리즈의 본드 캐릭터와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죠.
      키, 머리색, 바디타잎 등은 원작의 본드 캐릭터와 일치하지 않는 가장 대표적인 부분입니다.
      치명적인 문제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10년 전부터 약점으로 지목됐던 것만은 사실이죠.
      사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유독 몸 부분에 관심이 많으신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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