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일 월요일

[NFL16:W17]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유일한 하이라이트는 토니 로모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와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1월의 프리시즌 경기"였다.

플레이오프 진출과 시드 1을 모두 확정지은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일찌감치 주전을 빼고 백업을 투입했다. 의미없는 시즌 마지막 주 경기에서 주요 선수들이 부상당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은 1쿼터만 소화했고, 주전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은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은 다소 어렵긴 해도 루키 러닝백 신기록에 도전할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엘리엇을 경기 마지막까지 투입하지 않고 쉬도록 했다.


이 덕분에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시즌 피날레 하이라이트의 주인공은 토니 로모(Tony Romo)가 됐다.

프리시즌에 입은 허리 부상에서 회복하던 중 "루키 센세이션" 댁 프레스콧에게 주전 쿼터백 자리를 내준 로모가 아주 오랜만에 경기를 뛸 기회를 얻었다. 로모는 정규시즌 내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시즌 피날레에서 드디어 기회를 얻었다.

로모는 2016년 시즌 뿐 아니라 2015년 시즌도 부상으로 4 경기밖에 뛰지 못했으므로 한동안 보기 힘들던 얼굴이다.

부상으로 두 시즌을 연달아 망친 데다 주전 쿼터백 자리까지 빼앗긴 토니 로모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왔을까?

로모의 첫 번째 패스는 "DID-YOU-MISS-ME" 패스였다. 성공하진 못했으나 토니 로모 시절 카우보이스 오펜스를 생각나게 하는 장거리 패스 플레이였다.


로모는 와이드리씨버 테렌스 윌리엄스(Terence Williams)에게 패스를 성공시키며 정규시즌 1호 패스 성공을 기록했다.


로모는 오랫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던 쿼터백처럼 보이지 않았다.

첫 패스를 성공시킨 로모는 계속해서 공격을 순조롭게 풀어갔으며,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를 겨냥한 장거리 패스를 시도해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얻어냈다. 로모가 나오자 장거리 패스 횟수가 늘면서 패스 오펜스가 보다 익사이팅해졌다는 게 바로 눈에 띄었다.


이글스 디펜스의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로 엔드존 코앞까지 진격한 로모는 뜸들이지 않고 테렌스 윌리엄스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성공적으로 드라이브를 마무리했다.

로모가 터치다운을 하기까지 걸린 경기 시간은 3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로모의 플레잉 타임은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적어도 2쿼터 전체를 로모가 뛰지 않겠나 예상했으나, 카우보이스는 1 시리즈를 끝으로 로모를 다시 벤치에 앉혔다.

경기 이전부터 "로모에게 기회를 주되 너무 길게 주진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만약 로모가 화끈한 패싱 공격을 선보이면서 대량 득점을 하면 이제와서 불필요한 주전 쿼터백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댁 프레스콧으로 주전 쿼터백을 교체하는 쪽으로 일단 결정났으면 계속 그쪽으로 가야 하는데, 이제 와서 로모가 화끈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주전 쿼터백 논란을 재점화시키면 곤란하다는 얘기다. "녹슬지 않았다", "아직 쓸 만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지 그 이상을 보여주면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토니 로모가 또 부상당하는 걸 우려한 카우보이스가 로모를 일찍 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도(?) 로모가 쌕이나 태클을 당하지 않고 드라이브를 마쳤으나, 만약 태클을 당하면 어떤 상황이 또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심정이 이해가 갈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파이널 스코어는 이글스 27, 카우보이스 13.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주전을 쉬도록 한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댁 프레스콧과 이지킬 엘리엇은 루키라서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부상을 피하는 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겠지만, 경험을 쌓아야 할 루키들을 베테랑 대우하면서 쉬도록 할 필요가 있었나 궁금하다.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 쿼터백 일라이 매닝(Eli Manning)은 댁 프레스콧보다 NFL 경험이 훨씬 풍부한데도 의미없는 시즌 피날레를 마지막까지 전부 소화했다. 자이언츠도 플레이오프 플랜이 모두 정해졌으므로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만, 일라이 매닝은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소화했다. 수퍼보울 우승을 두 번이나 맛본 베테랑 쿼터백, 일라이 매닝도 의미없는 시즌 피날레를 마지막까지 뛰었다.

또한, 카우보이스가 시드 1을 확보하면서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건너뛰게 된 것도 약이 될지 독이 돌지 두고볼 문제다. 톱 시드 플레이오프 팀들이 디비져널 라운드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도 그 중 하나다. 2007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13승3패로 시드 1을 확보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건너뛰고 디비져널 라운드로 직행했으나, 디비져널 라운드에서 뉴욕 자이언츠에 패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상황이 재현되지 말란 법이 없다.

카우보이스가 디비져널 라운드에서 어느 팀과 경기를 갖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 주 벌어지는 NFC 와일드카드 라운드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카우보이스는 NFC 와일드카드 라운드 승리팀 중 시드가 낮은 팀과 디비져널 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한편,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2017년 시즌 백업 쿼터백을 걱정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카우보이스가 새로운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을 발굴했으나 2017년 시즌에 그를 백업해줄 새로운 백업 쿼터백을 물색해야 할 듯 하다. 만약 로모가 주전이고 프레스콧이 백업이었다면 쿼터백 문제는 해결됐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프레스콧이 주전이고 로모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므로 프레스콧의 백업 쿼터백을 또 찾아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우보이스의 3군 쿼터백, 마크 산체스(Mark Sanchez)는 백업 쿼터백으로 그다지 미덥지 않아 보였다. 산체스는 이글스전에서 인터셉션을 2개나 당하며 흔들렸다.

일각에선 로모를 백업 쿼터백으로 카우보이스에 잔류시키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한다. 일리있는 말이다. 믿음직스러운 백업 쿼터백을 찾지 못하는 게 카우보이스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였으므로, 만약 카우보이스가 로모를 백업 쿼터백으로 잔류시킬 방법을 찾는다면 백업 쿼터백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댓글 8개 :

  1. 선수들을 쉬게 한건 일장일단이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뛰게 하는게 맞지만 부상을 생각하면 쉬어야 하죠
    그린베이는 마지막 경기에서 수비수가 3명이나 부상을 당했죠...
    다음주에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지만 자이언츠가 조금 유리할거라고 추측해 봅니다
    카우보이즈의 복수전이 성사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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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씀대로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직전에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감각을 잃는 게 걱정입니다.
      턱걸이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수퍼보울까지 죽 올라가는게 힘들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샌 그런 식으로 수퍼보울을 이긴 팀들이 종종 눈에 띄고 있죠.
      뉴욕 자이언츠, 그린 베이 패커스가 대표적인 팀입니다.
      그런데 다음주에 이 친구들끼리 맞붙고 그 승자가 카우보이스와 붙을 가능성이 높죠.
      패커스가 마지막 경기에 부상을 좀 당했지만 경기 직전까지 PO 진출여부를 몰랐죠.
      따라서 걔네들은 이래저래 총출동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부상이 PO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막판까지 싸운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막판에 휴식하는 팀보다 막판에 불이 붙은 팀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보거든요.
      자이언츠도 와일드카드전서 막판에 뜨거워진 팀을 상대할 걸 계산하고 준비한 듯 합니다.
      일라이가 마지막 경기를 뛴 이유도 이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복수전은... 되도록이면 자이언츠는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팀들도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이번 시즌엔 왠지 자이언츠는 기분이 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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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디트로이트는 가능성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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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라이온스가 시애틀 홈에서 시혹스를 이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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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리고 로모는 어디로 가게 될까요?
    본인은 덴버로 가고 싶어 한다는 말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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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고봐야겠지만, 수퍼보울 우승 가능성이 큰 팀을 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쿼터백만 있으면 수퍼보울 우승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덴버가 좋은 팀일 수 있겠죠.
      베테랑 주전 쿼터백이 필요한 뉴욕 제츠 같은 데로 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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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7년에 얼마나 아쉬웠는지...
    이번에도13승3패라 괜시리 재연될까 불안합니다.
    주전을 빼 2주나 실전감각이 없어 리듬이 깨지지나 않을까 싶구요.
    자이언츠만나 복수전으로 승리하면 금상첨화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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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가장 걱정되는 게 리듬이 깨지는 점입니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치열하게 싸우고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팀이 더 잘하는 것 같더군요.
      다만 자이언츠와의 복수전은 되도록이면 피했으면...^^
      패커스와 만나도 복수전이 되는군요. 몇 해전 PO서 패커스에 진 적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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