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7일 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데즈 브라이언트 방출 현명한 결정인가?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넘버1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를 방출했다. 데즈 브라이언트는 최근 들어서 부진설, 팀내 불화설에 휘말리다가 연봉 재협상까지 난항에 빠지며 결국 방출로 카우보이스 헬멧을 내려놓게 됐다.

데즈 브라이언트를 방출함에 따라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현재 넘버1 와이드리씨버가 불확실한 팀이 됐다. 현재 카우보이스 와이드리씨버 포지션은 앨런 헌스(Allen Hurns)와 디욘테 톰슨(Deonte Thompson)이 새로 들어오고 데즈 브라이언트와 브라이스 버틀러(Brice Butler)를 내보낸 상태다.

2018년 시즌 로스터의 윤곽이 어느 정도 분명하게 드러나기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겠지만, 현재로썬 앨런 헌스가 넘버1 와이드리씨버 역할을 맡고 테렌스 윌리엄스(Terrannce Williams), 콜 비즐리(Cole Beasley), 디욘테 톰슨 등이 와이드리씨버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새로운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의 스타일에 맞는 와이드리씨버 영입을 주장해왔다. 프레스콧과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듯한 데즈 브라이언트를 내보내고 새로운 와이드리씨버를 데려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이 하늘에서 떨어져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1999년 시즌 와이드리씨버 마이클 얼빈(Michael Irvin)이 목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이후 그를 대신할 넘버1 와이드리씨버를 찾는 데 10년이 걸렸다. 카우보이스가 2010년 NFL 드래프트 1 라운드에 데즈 브라이언트를 지명할 때까지 카우보이스는 와이드리씨버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했던 것이다.

브라이언트를 드래프트하기까지 카우보이스는 손해가 막심한 트레이드를 밀어붙이며 2000년 시즌에는 조이 갤러웨이(Joey Galloway), 2008년 시즌에는 로이 윌리엄스(Roy Williams)를 데려왔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카우보이스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데즈 브라이언트를 지명한 것도 위험을 감수한 결단이었다. 경기 외적인 문제들로 인한 리스크가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1998년 드래프트에서 랜디 모스(Randy Moss)를 걸러 보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브라이언트를 지명했다. 카우보이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에도 브라이언트는 보석 구입 해프닝 등 여러 경기 외 사건에 휘말리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정신을 차린 브라이언트는 "진정한 넘버1 와이드리씨버일 뿐 아니라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훌륭한 리더 중 하나로 성장했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데즈 브라이언트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한가지 재주밖에 없다는 비판도 따랐다.

이 또한 틀린 말은 아니다. 여러 가지를 이유로 꼽을 수 있겠지만, 주전 쿼터백이 댁 프레스콧으로 바뀐 이후 브라이언트의 존재감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캐치, 야드, 터치다운 횟수 등 모든 걸 "숫자"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브라이언트는 거의 항상 2명의 수비수를 붙이고 다녔다. 브라이언트를 봉쇄하는 것이 상대팀 디펜스의 첫 번째 미션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노련한 쿼터백은 더블 커버리지를 뚫고 브라이언트에게 패스를 성공시키는 요령을 안다. 그러나 그것이 잘 안 되더라도 브라이언트 혼자서 2명의 수비수를 붙이고 다니는 덕분에 다른 와이드리씨버들이 오픈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상대팀 수비가 모든 와이드리씨버들을 전부 더블 커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브라이언트가 다른 와이드리씨버들이 오픈되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맡아왔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브라이언트의 공백이 느껴질 수 있다. 경계대상 1호가 사라지면서 상대팀 디펜스가 보다 여유있게 카우보이스 오펜스를 방어하게 될 수도 있다. 패싱 공격이 더욱 안 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불안한 카우보이스의 패싱 공격이 더욱 풀리지 않으면 카우보이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도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다. 상대팀 디펜스가 카우보이스의 패싱 공격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엘리엇만 봉쇄하는 데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카우보이스가 데즈 브라이언트를 데리고 있으면서 넘버 2, 넘버 3 리씨버들을 보강하는 쪽이 보다 이상적이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된다. 넘버1 리씨버가 "디코이(Decoy)" 역할을 해줘도 패싱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는다면 넘버1 리씨버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넘버2, 넘버3 리씨버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 영입한 와이드리씨버들이 데즈 브라이언트를 대신해 제 역할을 다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로써는 두고볼 사항이다. 데즈 브라이언트의 방출과 와이드리씨버진 교체가 팀에 플러스 효과를 줄지 아니면 마이너스 효과를 줄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 패싱 공격 부진의 책임이 전적으로 와이드리씨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쿼터백의 책임도 매우 크므로 댁 프레스콧이 새로운 와이드리씨버들과 함께 얼마나 나은 플레이를 선보일 것인지도 두고볼 사항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토니 로모(Tony Romo)와 데즈 브라이언트가 빠진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지금 당장 수퍼보울 우승에 도전할 팀이 더이상 아니라는 사실이다.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마지막 퍼즐로 여러 시즌을 골치아프게 만들었던 러닝백 문제를 해결하자 베테랑 쿼터백과 와이드리씨버를 내보내며 물음표만 더 늘렸기 때문이다. 러닝백에 이어 쿼터백, 와이드리씨버까지 모두 바뀌었으니 새출발을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어린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하면서 새출발을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남아있던 몇몇 베테랑 선수들을 앞세워 막판 수퍼보울을 노려보던 기회가 사라졌다. 이젠 어린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밖에 남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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