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8일 화요일

[NFL18:POWC]달라스 카우보이스 와일드카드 승리 - 프레스콧도 발전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플레이오프 1 라운드를 통과했다.

카우보이스는 토요일 밤 홈에서 벌어진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와의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24대22로 승리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둔 건 지난 2014년 시즌 와일드카드 라운드에서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를 24대20으로 꺾은 이후 처음이다.

디펜스가 강한 시혹스와 카우보이스 두 팀이 수비 대결을 벌인 가운데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쳤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NFL 평균 이상의 훌륭한 시혹스 디펜스를 상대로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은 226야드를 던졌고,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은 137 러싱야드, 와이드리씨버 아마리 쿠퍼(Amari Cooper)는 106 리씨빙 야드를 기록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지킬 엘리엇과 아마리 쿠퍼 모두가 100야드를 돌파했다는 점이다.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넘버1 플레이메이커, 이지킬 엘리엇의 런 어택 뿐만 아니라 아마리 쿠퍼 역시 106 리씨빙 야드를 기록했다는 것은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런, 패스 공격 밸런스가 잡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상대 팀 디펜스가 엘리엇을 봉쇄하면 카우보이스 오펜스 전체가 헤맸으나, 지금은 엘리엇을 봉쇄하면 아마리 쿠퍼로 공격을 진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 의미는 프레스콧이 자신의 역할을 필요한 만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26 패싱야드에 터치다운 1개, 인터셉션 1개를 기록했다면 훌륭한 경기를 가졌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프레스콧의 개인 기록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프레스콧에게 톰 브래디(Tom Brady),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 등과 같은 엘리트 쿼터백 레벨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강한 디펜스와 훌륭한 러닝백과 함께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정도의 역할 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것이 전부다. 프레스콧이 많은 비판을 받는 이유는 그 정도의 역할도 안정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혹스전에서는 카우보이스를 승리로 이끌기에 충분할 만큼의 역할을 했다.

프레스콧은 지난 주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전에서와 마찬가지로, 포켓 좌우로 이동해 시간을 벌면서 패스 기회를 만드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프레스콧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포켓에서 움직임 없이 가만히 서있다 수비수가 코앞까지 접근한 이후에 뒤늦게 대응한다는 것이었는데, 프레스콧이 포켓 좌우로 스크램블을 하기 시작하면서 공을 너무 오래 들고있다 쌕을 당하는 문제점을 어느 정도 고쳐나가고 있는 듯 했다. 프레스콧을 억지로 포켓 쿼터백으로 만들려 할 게 아니라 프레스콧의 장점을 살려 모빌-스크램블 스타일 쿼터백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콧은 2쿼터에 멋진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1차 시도에 실패했던 프레스콧은 똑같은 패스 플레이에 재차 도전하면서 2차 시도에서는 멋진 터치다운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프레스콧은 레드존 오펜스 상황에서 또 인터셉션을 당하며 득점 기회를 날리는 실수를 반복했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레드존 상황에 터치다운을 만들지 못한다는 문제점과 함께 프레스콧이 레드존에서 턴오버 등 실수를 자주 범한다는 점도 고쳐야 할 문제 중 하나로 꼽혀왔는데, 시혹스전에서도 또 레드존 상황에서 부정확한 패스로 인터셉션을 당했다.



프레스콧이 4쿼터에 레드존에서 인터셉션을 당했을 때 카우보이스가 역전패를 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점수차를 더 벌리며 도망갈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레드존 턴오버로 날린 건 역전패로 가는 지름길을 카우보이스가 열어준 꼴이었기 때문이다.

레드존 턴오버는 득점 기회를 날릴 뿐 아니라 팀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릴 수도 있으므로, 레드존 상황에서는 보다 더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프레스콧의 또다른 문제점은 런 시도를 자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레스콧이 모빌 쿼터백이므로 여러 차례 직접 런을 시도하면 상당히 위협적일 것 같지만, 프레스콧은 자신이 직접 런을 시도하는 것에 관심이 거의 없어 보일 정도다. NFL 쿼터백이라면 포켓에서 패스를 정확하게 하는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모빌 쿼터백을 포켓 쿼터백처럼 플레이 하도록 만들 게 아니라 모빌 쿼터백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가는 게 카우보이스 오펜스에 보다 도움이 된다고 본다. 모빌 쿼터백의 가장 큰 메리트가 패스 뿐 아니라 빠른 발을 이용한 런도 가능하다는 것이므로, 모빌 쿼터백이 런을 소홀히 하면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하지 않는 셈이 된다.

그러나 시혹스전에서는 달랐다. 프레스콧은 4쿼터 막판 레드존 상황에 런으로 직접 퍼스트다운을 만들었다. 프레스콧은 3&14 상황에 16야드를 직접 달리며 매우 중요한 퍼스트다운을 만들었다.




16야드 런으로 골라인 바로 코앞에서 1&골 상황을 만든 프레스콧은 이어진 플레이에서 직접 엔드존으로 파고들며 터치다운을 했다.

이처럼 프레스콧이 패스 뿐 아니라 런도 위협적인 "Dual Threat QB"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야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본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 주 뉴욕 자이언츠전에 이어 시혹스전에서도 프레스콧이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큰 믿음이 생길 정도로 발전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프레스콧과 함께 그럭저럭 버티는 게 가능해 보이는 정도는 됐다. 알맞은 기회가 온다면 쿼터백을 교체하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는 큰 변동이 없다고 해야겠지만, 정규시즌 10승에 플레이오프까지 승리하는 것을 보면서 가능성도 보였다. 프레스콧은 매우 잘하는 엘리트 쿼터백도 아니고 가망이 전혀 없어 보이는 바닥권 쿼터백도 아닌 중위권 쿼터백이라서 불안함과 못마땅함이 깔끔하게 해소되는 것은 어려워 보이는 쿼터백이다. 쿼터백이 현재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최약점이라는 데서 후련하게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쿼터백이 아니다. 물론 그런 높은 기대를 받는 쿼터백도 아니다.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프레스콧으로 이길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쉽지않아 보인다는 것인데, 지난 두 경기를 통해서 프레스콧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본다.

그러나 프레스콧을 시애틀 시혹스 쿼터백, 러셀 윌슨(Russell Wilson)과 비교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

윌슨과 프레스콧이 서로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주 큰 차이점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장거리 패스력"이다. 윌슨도 모빌 쿼터백이지만 그의 훌륭한 장거리 패스 실력은 정평이 나 있다. 시혹스 오펜스도 런 공격 위주인 것은 카우보이스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러셀 윌슨의 훌륭한 장거리 패스력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프레스콧은 장거리 패스를 자주 안 던지기로 소문난 쿼터백이라서 "한방의 위협"이 그다지 크지 않은 반면 러셀 윌슨은 장거리 패스에 매우 능하기 때문에 "한방"을 항상 경계해야만 한다. 런 공격 위주이다가도 패스 공격이 필요할 때가 오면 러셀 윌슨은 멋진 장거리 패스를 성공시키며 "Passer"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뿐만 아니라 윌슨은 직접 런을 해야할 때에는 주저없이 뛴다. 뛰어난 장거리 패스력 뿐 아니라 빠른 발을 이용한 런 어택으로 상대 팀 디펜스를 위협한다. 패스를 할 때는 하고 런을 할 때는 하는 것이다.



러셀 윌슨이 시혹스 주전 쿼터백으로 자리를 굳히기 시작하자 시혹스 코치진이 부랴부랴 칼리지 풋볼 플레이북을 뒤지고 다녔다는 일화도 있다. 윌슨이 칼리지 풋볼 스타일 오펜스에 더 알맞은 쿼터백이라서 프로 스타일 오펜스를 던져버리고 윌슨이 편하게 소화할 수 있는 칼리지 스타일 오펜스를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윌슨을 성공적인 NFL 쿼터백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코치진도 많은 노력을 한 것이다.

프레스콧이 러셀 윌슨 스타일을 모델로 삼는 건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프레스콧이 러셀 윌슨처럼 안정적인 "Dual Threat QB"가 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프레스콧이 "제 2의 러셀 윌슨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크게 성공한 것이다. 윌슨은 수퍼보울을 우승한 쿼터백이다. 그러나 프레스콧이 "제 2의 러셀 윌슨"으로 성공적인 성장을 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 라운드에서 러셀 윌슨의 시혹스를 이겼다고 이미 윌슨을 다 따라잡은 게 아니다. 만약 러셀 윌슨이 카우보이스 쿼터백이었다면 현재 카우보이스는 수퍼보울 우승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플레이오프 1 라운드인 와일드카드 라운드가 모두 끝났으므로 오는 주말 벌어지는 디비져널 라운드 스케쥴을 알아보기로 하자.

인디애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는 휴스턴 텍산스(Houston Texans)를 21대7로 꺾고 오는 토요일 캔사스시티 칩스(Kansas City Chiefs)와 플레이오프 AFC 디비져널 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LA 차저스(Chargers)는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를 23대17로 누르고 오는 일요일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와 AFC 디비져널 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통과한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오는 토요일 LA 램스(Rams)와 NFC 디비져널 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는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를 16대15로 누르고 오는 일요일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와 NFC 디비져널 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댓글 4개 :

  1. 비록 성공율이 높지않지만 마지막에 온사이드킥을 할때 많이 불안했었습니다.
    혹시나 덤벙대서 공격권을 넘겨주지나 않을지..
    하지만 이지킥을 차다니 시애틀로서도 황당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기긴 했지만, 이겨서 좋지만 아직도 불안하네요. 계속 펀트만 할때는 이런 오펜스밖에 안되나 했습니다.
    디펜스도 잘했지만 막강이라고 하기에는 좀 아쉬운거 같네요.
    이번주 램스전이 진짜 달라스의 경기력, 프레스캇의 능력이 판가름 날거라고 봅니다.
    팬으로서 제발 오펜스나 디펜스 다 잘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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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꽤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시혹스가 no.1 러싱팀인데 카우보이스 D가 시혹스 런게임을 완전 봉쇄했으니까요.
      러셀 윌슨은 방어하기 어려운 쿼터백이라 그 정도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애틀 킥커가 도중에 부상당하지 않았다면 좀 나은 온사이드킥이 나왔을 듯 합니다.
      킥커가 부상당했는데 온사이드킥을 해야하는 약간 코믹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경기가 안 풀리려니까 좀 이상하게 된 것 같았습니다.
      램스전을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세인츠를 피한 게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규시즌에서 세인츠를 이긴 적이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또 이긴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일단 한번 맛을 봤으니 세인츠가 단단히 준비해서 나왔을 것이므로 더 어려웠을겁니다.
      램스 오펜스는 런, 패스 모두 NFL 탑5에 드는 막강화력 팀이라서 디펜스가 좀 바쁠 듯 합니다.
      디펜스가 선방하고 오펜스가 경기시간을 많이 소비할 수 있다면 해볼만할 듯 합니다만,
      지금의 카우보이스로 램스를 넘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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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와일드카드 게임들이 모두 막판까지 재미있었죠.
    콜츠가 의외로 이번 수퍼볼의 복병이 되겠더라구요.
    무엇보다 풋볼이 한 두명의 수퍼스타가 아니라 팀이 조화를 잘 이루었을 때 성적이 더 좋아진다는 걸 확인했고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팀웍이 더 좋고 공수 밸런스가 좋은 팀이 이길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써놓고 보니 당연한 말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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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는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라고 봅니다.
      콜츠는 수비가 아주 좋고, 런 공격은 OK 수준이고, 오펜시브 라인도 훌륭한 편입니다.
      여기까지는 카우보이스가 더 나은 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쿼터백에서 차이가 납니다.
      패스 공격은 베테랑 쿼터백, 앤드류 럭이 있어서 카우보이스보다 우위를 차지합니다.
      만약 카우보이스에 프레스콧보다 패스력이 좋은 QB가 있다면 다른 얘기가 되겠죠.
      당장 금년 PO에선 모르겠어도 앤드류 럭이 돌아오면서 상당한 팀이 만들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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