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9일 월요일

[NFL19:W1]달라스 카우보이스, 개막전서 놀라운 공격력 과시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홈에서 벌어진 2019년 NFL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디비젼 라이벌,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를 35대17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카우보이스는 디펜스가 흔들리며 자이언츠에 먼저 터치다운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의 패스 공격에 불이 붙기 시작하면서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경기는 곧 카우보이스의 일방적인 우세로 기울었고, 큰 점수차로 디비젼 라이벌을 꺾고 비교적 쉽게 "W"를 챙겼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댁 프레스콧의 성장"이었다.

작년만 해도 "포켓에서 뜸들이기", "부정확한 패스" 등 여러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던 프레스콧이 2019년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는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프레스콧은 패스 시도를 할 때 빠르게 패스를 하지 않고 포켓에서 시간을 오래 끌며 우물쭈물하는 바람에 쌕(Sack)을 자주 당하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프레스콧이 이 문제를 고치지 못하면 NFL 쿼터백으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뉴욕 자이언츠전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스냅을 한 다음 패스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작년에 비해 많이 짧아졌다는 사실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작년처럼 뜸을 들이지 않고 바로바로 패스를 했다. 프레스콧이 "뜸들이기" 버릇을 바로잡기 시작한 것이다. 프레스콧이 앞으로 자이언츠보다 수비가 더 강한 팀들과의 경기에서도 꾸준하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두 번째로 눈에 띈 것은 "장거리 패스"였다.

프레스콧은 작년만 해도 장거리 패스를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짧은 패스만 반복적으로 던지는 쿼터백이었기 때문에 패싱 야드가 다른 NFL 주전 쿼터백들에 비해 낮았다. 이렇다 보니 패스 공격에 소극적이거나 패스에 자신이 없는 쿼터백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뉴욕 자이언츠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프레스콧은 전반에만 256 패싱 야드에 터치다운 패스 3개를 기록했다. 작년 시즌만 해도 풀경기 패싱 야드가 200야드를 넘지 못한 적도 있었는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전반에만 256야드를 던졌다.

프레스콧은 전후반 합쳐 405 패싱 야드에 터치다운 패스 4개를 기록했다.

또한, 2명의 와이드리씨버가 100야드 이상의 리씨빙 야드를 기록했다.  마이클 갤럽(Michael Gallup)은 158 리씨빙 야드, 아마리 쿠퍼(Amari Cooper)는 106야드를 각각 기록했다.








또 한가지 눈에 띈 것은 "레드존 오펜스"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상대 골라인 20야드 전방 - 다시 말해 "레드존" - 까지 전진했으나 터치다운을 만들지 못하고 필드골에 만족하거나, 필드골마저도 차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뉴욕 자이언츠전에서는 레드존 안에서 패싱 터치다운 2개, 러싱 터치다운 1개 등 모두 3개의 레드존 터치다운을 만들었다. 필드골도 없었다. 레드존에 진입하면 모두 터치다운으로 마무리지었다.




한편, 재계약 문제로 정규시즌 개막 직전에 뒤늦게 팀에 합류한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컨디션을 되찾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재미있는 건, 엘리엇이 59야드밖에 달리지 못했는데도 댁 프레스콧이 이끄는 패스 공격으로 자이언츠를 비교적 수월하게 잡았다는 점이다. 작년만 해도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엘리엇이 잘 달려줘야 이길 수 있는 팀이었는데, 이번 자이언츠전에서는 엘리엇이 부진해도 패스 공격만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처럼 보였다.

한마디로, 2019년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보여준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작년과 차원이 달라 보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댁 프레스콧과 카우보이스 오펜스를 업그레이드시켰을까?

아마리 쿠퍼, 마이클 갤럽, 랜들 캅(Randall Cobb), 제이슨 위튼(Jason Witten), 블레이크 자윈(Blake Jarwin) 등 카우보이스 리씨버진이 만만치 않다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듯 하다. 아마리 쿠퍼는 작년부터 수퍼스타 와이드리씨버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이어 2019년 시즌에도 변함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며, NFL 1년 경험이 쌓인 마이클 갤럽도 갈수록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또한, 프리에이전트로 영입한 베테랑 와이드리씨버, 랜들 캅은 어느 면으로 보나 버팔로 빌스(Buffalo Bills)로 팀을 옮긴 콜 비즐리(Cole Beasley)보다 뛰어난 선수이다. 실제로, 랜들 캅은 개막전에서부터 기대에 부응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중계방송 부스를 떠나 다시 선수로 돌아온 베테랑 타잇엔드 제이슨 위튼, 작년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블레이크 자윈 등 타잇엔드 라인업 또한 만만치 않다. 2019년 카우보이스 리씨버진이 전반적으로 괜찮아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NFL 주전 쿼터백 출신 존 킷나(Jon Kitna)가 쿼터백 코치를 맡고, 한때 프레스콧의 팀메이트였던 백업 쿼터백 출신 켈런 무어(Kellen Moore)가 오펜시브 코디네이터를 맡는 등 공격 코치진 변경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카우보이스가 백업 쿼터백 출신 켈런 무어에게 오펜시브 코디네이터를 맡겼을 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으나, 뉴욕 자이언츠전을 보고 나니 과히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제 한 경기를 본 게 전부라서 카우보이스 공격 코치진이 얼마나 성공적인가는 조금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듯 하지만, 적어도 "SO FAR SO GOOD"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관건은 "얼마나 꾸준하냐"이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개막전에서 놀라운 공격력을 과시한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앞으로 꾸준히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답답하던 시절로 돌아갈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양팀 모두 몸이 덜 풀려서 풀경기 소화에 아직 적응이 덜 된 상태로 갖는 정규시즌 첫 경기 하나만 보고 카우보이스 오펜스를 "천하무적"으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실제로 무시무시하게 업그레이드된 것인지 아니면 일회성 반짝쇼에 불과했는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카우보이스는 다음 주 워싱턴 D.C로 이동해 디비젼 라이벌,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 경기를 갖는다. 

댓글 2개 :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경기 보면서 롱패스가 많아져서 놀랐고, 패스를 던질 때 훨씬 빠르고 강하게 던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시즌 정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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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로운 공격 코치진이 마련한 오펜스에 프레스콧이 잘 적응하는 것 같습니다.
      리씨버들과의 타이밍도 작년보다 잘 맞는 듯 하고요.
      이 정도 수준의 오펜스를 앞으로 꾸준히 유지 가능하다면 상당할 것 같습니다.
      다만 수비가 강한 팀을 만났을 때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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