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007 시리즈 25탄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의 촬영 정보가 담긴 서류들이 유출되면서 "제임스 본드가 어린 딸을 둔 아버지로 설정된 것 같다"는 루머가 나돌기 시작했다. 서류에 등장한 마틸드(Mathilde)라는 이름의 여자아이 캐릭터가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와 매들린 스완(레아 세두) 사이에서 태어난 딸일 가능성이 높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본드팬"이 최근 나돌고 있는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 루머에 부정적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영국 라디오 타임스가 직접 의견조사를 한 결과 74%가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은 실수"라고 답했다고 한다.
74%가 부정적이었다는 얘기다.
라디오 타임스에 따르면, 오직 26%만 제임스 본드를 딸을 둔 아버지로 설정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1974년 공개된 로저 무어(Roger Moore) 주연의 제임스 본드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에 "본드걸"로 출연했던 스웨덴 여배우, 브릿 에클런드(Britt Ekland)도 "제임스 본드에 대한 환상을 깨뜨린다"는 이유를 들면서 본드를 아버지로 설정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시대가 막을 올리면서 007 제작진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올인했다. 그렇다고 007 제작진이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완전히 새로운 영화처럼 뜯어고치고 새출발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007 시리즈의 포뮬라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007 프로듀서들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것을 매번 반복한다"는 비판을 오래 들어온 007 제작진은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가 시작함과 동시에 눈에 바로 띄는 변화를 주려고 했다.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할 때가 됐다고 느꼈던 모양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어떤 것"을 시도하는 게 올바른지 제대로 선택할 수 있어야만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겠다는 욕심만 있을 뿐 여러 가지 옵션 중에서 적절한 것을 고르지 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 새로 시도해볼 만한 것과 새로 시도해선 안 될 것 등을 제대로 판단해서 현명하게 선택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새 인기있는 최신유행 스타일이라고 자신과 잘 어울리겠는지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고 덮어놓고 따라하면 곤란한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 역시 유행만 쫓는다고 덮어놓고 갈아엎고 다른 영화 따라하기만 하면 되레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007 제작진은 바로 여기서 문제를 드러냈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를 겨냥한 비판 중 대부분도 이 때문이었다. "더이상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는다", "항상 영화 첫머리에 나오던 건배럴 씬(Gunbarrel Scene)을 굳이 다른 곳에 배치할 필요가 있었나", "007 시리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또는 전혀 없었던 본드의 사적인 과거사를 굳이 다룰 필요가 있었나", "본드의 숙적, 블로펠드를 굳이 본드의 이복형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나"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다수의 "본드팬"들은 납득할 수 있는 변화는 받아들일 수 있으나 불필요한 변화는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와 같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는 이러한 지적들로 이미 얼룩진 상태다.
그래서 일까?
'노 타임 투 다이'의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 루머는 그다지 쇼킹하지 않았다.
본드와 매들린이 동거하는 사이로 설정된 것으로 이미 알려진 상태였으므로, '노 타임 투 다이'에 "2세"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게 추측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007 시리즈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찾아서 시도하는 데 007 제작진이 재미를 붙인지 이미 한참이 지났으므로, '노 타임 투 다이'의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 루머를 처음 접한 순간 쇼킹하다기 보다 올 것이 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또한, 불만스럽지도 않았다.
제임스 본드를 굳이 아버지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시 말하자면, 이 또한 불필요한 변화에 해당한다고 본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와서 007 제작진이 매번 사용해온 낯익은 수법이라서 면역력이 생긴 덕분에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불쾌하고 자시고 할 게 없다. 그저 "그러려니" 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는 마지막 영화까지 저런 식으로 만들고 막을 내리는 게 오히려 더 정상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이렇다 보니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 루머가 이제와서 저렇게 화제를 모으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개봉일이 연기되면서 '노 타임 투 다이'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 것을 염려한 007 제작진 측이 논란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흘린 자작극이 아닌가 하는 의심만 들 뿐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본드팬"이 최근 나돌고 있는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 루머에 부정적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영국 라디오 타임스가 직접 의견조사를 한 결과 74%가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은 실수"라고 답했다고 한다.
74%가 부정적이었다는 얘기다.
라디오 타임스에 따르면, 오직 26%만 제임스 본드를 딸을 둔 아버지로 설정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In a RadioTimes.com poll, an overwhelming majority of 74 per cent said they thought it was a mistake to make Bond a family man.
Just 26 per cent of readers thought the surprise development was a good move and an interesting new avenue for Daniel Craig to explore in his final screen outing as Ian Fleming’s spy." - Radio Times
1974년 공개된 로저 무어(Roger Moore) 주연의 제임스 본드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에 "본드걸"로 출연했던 스웨덴 여배우, 브릿 에클런드(Britt Ekland)도 "제임스 본드에 대한 환상을 깨뜨린다"는 이유를 들면서 본드를 아버지로 설정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시대가 막을 올리면서 007 제작진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올인했다. 그렇다고 007 제작진이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완전히 새로운 영화처럼 뜯어고치고 새출발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007 시리즈의 포뮬라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007 프로듀서들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것을 매번 반복한다"는 비판을 오래 들어온 007 제작진은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가 시작함과 동시에 눈에 바로 띄는 변화를 주려고 했다.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할 때가 됐다고 느꼈던 모양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어떤 것"을 시도하는 게 올바른지 제대로 선택할 수 있어야만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겠다는 욕심만 있을 뿐 여러 가지 옵션 중에서 적절한 것을 고르지 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 새로 시도해볼 만한 것과 새로 시도해선 안 될 것 등을 제대로 판단해서 현명하게 선택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새 인기있는 최신유행 스타일이라고 자신과 잘 어울리겠는지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고 덮어놓고 따라하면 곤란한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 역시 유행만 쫓는다고 덮어놓고 갈아엎고 다른 영화 따라하기만 하면 되레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007 제작진은 바로 여기서 문제를 드러냈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를 겨냥한 비판 중 대부분도 이 때문이었다. "더이상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는다", "항상 영화 첫머리에 나오던 건배럴 씬(Gunbarrel Scene)을 굳이 다른 곳에 배치할 필요가 있었나", "007 시리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또는 전혀 없었던 본드의 사적인 과거사를 굳이 다룰 필요가 있었나", "본드의 숙적, 블로펠드를 굳이 본드의 이복형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나"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다수의 "본드팬"들은 납득할 수 있는 변화는 받아들일 수 있으나 불필요한 변화는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와 같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는 이러한 지적들로 이미 얼룩진 상태다.
그래서 일까?
'노 타임 투 다이'의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 루머는 그다지 쇼킹하지 않았다.
본드와 매들린이 동거하는 사이로 설정된 것으로 이미 알려진 상태였으므로, '노 타임 투 다이'에 "2세"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게 추측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007 시리즈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찾아서 시도하는 데 007 제작진이 재미를 붙인지 이미 한참이 지났으므로, '노 타임 투 다이'의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 루머를 처음 접한 순간 쇼킹하다기 보다 올 것이 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또한, 불만스럽지도 않았다.
제임스 본드를 굳이 아버지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시 말하자면, 이 또한 불필요한 변화에 해당한다고 본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와서 007 제작진이 매번 사용해온 낯익은 수법이라서 면역력이 생긴 덕분에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불쾌하고 자시고 할 게 없다. 그저 "그러려니" 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는 마지막 영화까지 저런 식으로 만들고 막을 내리는 게 오히려 더 정상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이렇다 보니 "제임스 본드 아버지 설정" 루머가 이제와서 저렇게 화제를 모으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개봉일이 연기되면서 '노 타임 투 다이'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 것을 염려한 007 제작진 측이 논란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흘린 자작극이 아닌가 하는 의심만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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