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8일 토요일

'매든 NFL' 때문에 사라진 미식축구 게임들

미국 게임 메이커 EA(Electronic Arts)가 '매든 NFL 10(Madden NFL 10)'을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매든 NFL 10'은 북미지역에서 오는 8월14일 PS3, XB360을 비롯한 멀티 플랫폼 포맷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금년에도 NFL 비디오게임은 '매든 NFL 10' 딱 하나가 전부라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냐고?

지난 2004년 EA와 NFL이 독점계약을 맺은 덕분이다. 이 바람에 NFL 공식 비디오게임은 EA만 개발할 수 있게 되었고, EA 이외의 다른 회사들은 NFL 라이센스를 포기하거나 아예 풋볼 비디오게임 시리즈를 없애버렸다.

EA와 NFL의 독점계약으로 사라진 미식축구 게임 중에는 소니 CEA의 'NFL 게임데이(NFL Gameday)' 시리즈가 있다.

'NFL 게임데이' 시리즈는 플레이스테이션 1 시절부터 시작된 나름 전통있는 플레이스테이션 용 미식축구 게임 시리즈. PS1 시절에는 최고의 풋볼게임 시리즈로 불리기도 했다.



▲Remember this?

그러나 'NFL 게임데이'는 PS2 시대에 접어들어서 처참하게 망가졌다. 플레이스테이션 2 버전 'NFL 게임데이' 시리즈는 하나같이 모두 문제가 많았고,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곤란할 정도였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아니고 EA와 NFL의 독점계약 때문에 사라지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사라진 또 하나의 미식축구 게임은 세가 스포츠(Sega Sports)의 'NFL 2K' 시리즈다.

세가 팬들은 세가 스포츠가 제네시스(Genesis) 시절부터 풋볼게임 하나는 아주 잘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있을 것이다. 새턴(Saturn) 시절은 아무래도 건너뛰어야 할 것 같지만 드림캐스트(Dreamcast) 버전으로 시작한 'NFL 2K' 시리즈는 물건이었다.



▲Remember this?

'NFL 2K' 시리즈는 세가가 하드웨어 사업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에만 전념키로 하면서 드림캐스트를 떠나 플레이스테이션 2 버전으로도 발매되었다. 소니의 퍼스트 파티 타이틀 'NFL 게임데이'가 '삽질데이'로 전락한 상태였던 만큼 'NFL 2K' 시리즈로썬 PS2 유저들을 공략할 좋은 기회였다. 세가는 미국 스포츠 전문 TV채널 ESPN과 파트너 계약을 맺으며 서드파티 게임 퍼블리셔로써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EA가 NFL과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맺으며 세가 스포츠의 'NFL 2K' 시리즈도 'NFL 2K5'가 마지막이 되었다. ESPN 라이센스도 현재는 EA의 것이다.

그 이후 세가 스포츠는 미국의 게임회사 Take 2에 인수되어 2K 스포츠가 되었다.

2K 스포츠는 EA 스포츠가 NFL 라이센스를 독점한 것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메이저 리그와 독점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했다. 그래도 2K 스포츠와 MLB의 독점계약은 인간적(?)인 편이었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퍼스트파티 회사들은 MLB 게임을 자체개발할 수 있도록 허락했기 때문이다. Take 2와 MLB의 독점계약은 퍼스트파티는 해당되지 않는 '서드파티 독점'인 것. 그러나, EA와 NFL의 독점계약은 퍼스트/서드파티를 가리지 않는다.

스포츠에서는 'COMPETITION'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고있었는데 게임비즈에서는 아닌 모양이다.

아무튼, 게임회사들이 독점계약에 눈이 돌아간 사이 게이머들은 세가 스포츠의 훌륭했던 NFL 비디오게임을 잃게 되었다.




EA가 NFL과 독점계약을 맺기 이전에는 소니, 세가 뿐만 아니라 코나미(Konami), Acclaim, 미드웨이(Midway),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도 NFL 비디오게임을 제작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NFL Fever' 시리즈는 XBOX 퍼스트파티 타이틀이었지만, EA와 NFL의 독점계약은 퍼스트/서드파티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소니 CEA의 'NFL 게임데이' 시리즈와 함께 운명을 달리 할 수 밖에 없었다.

EA가 퍼스트파티까지 NFL 비디오게임 개발을 못하게 막은 이유는 아무래도 플레이스테이션 1 시절 소니 CEA의 'NFL 게임데이'에 밀렸던 기억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때만 해도 '매든 NFL'보다 소니의 'NFL 게임데이'를 더 알아줬기 때문이다.



EA 독점인 건 NFL 뿐만 아니라 NCAA 풋볼게임도 마찬가지다. 'NCAA Football' 등 칼리지 스포츠 게임도 EA 독점이기 때문이다. 예전엔 소니 CEA와 세가 등도 칼리지 풋볼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지만 NCAA 라이센스마저 EA 독점이 되면서 지금은 오직 한 종류의 칼리지 풋볼게임만 발매되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게 하나 생긴다.

이렇게 해서 게이머들이 이득을 본 게 도대체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엔 없다. 다양한 게임들을 고루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으니 오히려 손해를 봤으면 봤지 게이머들에게 득이 된 것은 없다고 본다.

EA와 NFL의 독점계약은 내가 비디오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도록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매년마다 풋볼시즌이 오면 여러 종류의 NFL 게임들을 고루 즐겨보면서 장단점을 비교하던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다양한 종류의 NFL 비디오게임을 보기 힘들 듯 하다. EA와 NFL이 독점계약을 2012년 시즌까지 연장했기 때문이다.

2012년 이후에는 소니와 세가 등의 사라졌던 NFL 게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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