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Alex M. vs Marc Van Damme의 신곡을 듣다 보니 왠지 상당히 귀에 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리메이크냐고?
리메이크는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베이스라인, 보컬, 후렴 파트 등등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았다. 그래도 싫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무척 친숙하게 느껴져서 인지 단숨에 이 노래에 끌렸다.
일단 한 번 들어보기로 하자.
이 노래에 갑자기 끌리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유를 알 것 같으면서도 정답이 딱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하!' 했다. 그렇다. 바로 90년대 댄스뮤직이었다. 베이스라인, 보컬, 후렴 파트가 친숙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90년대 댄스뮤직 스타일을 그대로 빌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단지 스타일만 빌려온 게 아닌 것 같았다. 90년대 댄스곡의 멜로디를 가사만 바꿔 그대로 사용한 것 같았다.
일단 여기까지 깨닫게 되자 나머지는 오토매틱이었다.
보컬 파트는 90년대 독일의 댄스그룹 Jam & Spoon의 'Right in the Night'이었다. 'Right in the Night'은 9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클래식 트랜스 곡이다.
그렇다면 이 노래를 한 번 들어보기로 하자. 다른 것은 제쳐 놓고 보컬 파트를 잘 들어보기 바란다. 가사는 다르지만 멜로디가 완전히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Jam & Spoon의 'Right in the Night'은 2000년대 중반 이탈리아의 SKAM에 의해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Jam & Spoon의 오리지날을 좋아했기 때문에 SKAM의 싱글이 나오자 마자 12인치로 샀던 게 기억난다.
그렇다면 하드 트랜스로 바뀐 SKAM 버전 'Right in the Night'도 들어보기로 하자.
그렇다면 코러스 파트는 어떤 90년대 댄스곡과 비슷한 것일까?
"We're the children of the night~!"이라고 하는 후렴 파트는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Corona의 'Rhythm of the Night'에서 빌려왔다. 이번에도 가사만 "This is the rhythm of the night~!"에서 "We're the children of the night~!"으로 살짝 바꾼 게 전부일 뿐 음은 오리지날과 똑같다.
이번엔 Corona의 'Rhythm of the Night'을 들어볼 차례. 다른 파트는 신경쓸 것 없고, "This is the rhythm of the Night. The Night. Oh yeah. The rhythm of the Night~" 하는 파트만 귀 기울여 들으면 된다.
이 노래도 몇 년 전 독일의 핸스 업 프로젝트, Verano에 의해 리믹스된 바 있다. 이 친구들의 손을 거쳤으니 이 노래도 하드 클럽 스타일로 바뀌었겠지?
그렇다면 Verano 버전도 들어보자.
그렇다. Alex M. vs Marc Van Damme의 신곡 'Children of the Night'은 'Right in the Night'과 'Rhythm of the Night'을 한데 합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래 제목에 'NIGHT'이 들어간다는 점 또한 공통점 중의 하나다.
그렇다고 90년대 스타일만 있는 건 아니다. 리드 멜로디는 친숙한 2000년대 핸스 업/프로그레시브 트랜스 스타일이며, 막판엔 '뱅뱅뱅뱅' 하는 하드 비트의 점프스타일(Jumpstyle) 까지 나온다. 한마디로 90년대 스타일부터 2000년대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한데 넣고 비빈 비빔밥 같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90년대 트랜스 분위기가 묻어나는 파트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부터는 별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럽을 찾는 사람들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으면서도 아닌 듯한, 친숙하게 들리는 댄스곡을 좋아하므로 'Floorfiller'가 될 수 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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