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악몽의 12월은 계속 된다


금년엔 12월을 무사히 넘어가나 했다. 시즌 초반엔 롤러 코스터를 탄 듯 했던 팀이 11월 들어 많이 안정을 찾은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는 12월과는 인연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또 졌다. 지난 12월 첫 경기였던 아리조나 카디날스(Arizona Cardinals)와의 경기에서 패하더니 둘 째 경기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와의 홈경기에서도 또 졌다.

문제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디비젼 라이벌 뉴욕 자이언츠에 3점 차로 패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카우보이스의 루키 러닝백 디마코 머레이(DeMarco Murray)까지 발목 골절상으로 잃었기 때문이다. 머레이는 뉴욕 자이언츠전 1쿼터에 발목을 다치며 부축을 받으며 라커룸으로 향했고, 이후에 오른쪽 발목이 부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자이언츠 수비수의 태클에 넘어지면서 오른쪽 발목이 꺾이는 모습이 리플레이에 잡혔는데, 이것이 부상의 원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머레이의 부상이 카우보이스의 직접적인 패인은 아니었다. 필릭스 존스(Felix Jones)가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으며,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도 4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는 등 좋은 경기를 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한 이유는... 아무래도 12월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시즌 초반에 어이없게 패하던 버릇이 또 도졌다고 할까?

기가 막힐 정도로 우연의 일치였던 것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마지막 필드골 실패가 직접적인 패인이 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주엔 카우보이스 헤드코치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이 엉뚱한 순간 타임아웃을 신청한 것이 역전 필드골 미스로 이어지면서 패배로 연결되었다.  그냥 놔뒀으면 카우보이스 킥커 댄 베일리(Dan Baily)가 역전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이길 수 있었는데 헤드코치 개렛이 무슨 이유에서 인지 타임아웃을 신청한 바람에 베일리는 같은 킥을 또 한 번 차야 했고, 결국 미스했다.

그렇다면 이번 주엔 어떻게 되었을까?

37대34로 뒤지던 카우보이스가 경기 종료를 6초 남겨 두고 동점 필드골을 찰 기회를 잡았다. 그러자 자이언츠 헤드코치 톰 커플린(Tom Coughlin)이 타임아웃을 신청했다. 커플린이 타임아웃을 신청하기 직전에 찬 필드골은 성공이었으나 타임아웃 때문에 무효화됐다. 문제는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2차 시도였다. 이어 다시 찬 2차 시도가 자이언츠 수비수에 의해 블락되면서 실패한 것.

우연의 일치인지, 12월의 저주(?)인지 알 수 없지만, 카우보이스의 '패배 씨나리오'가 묘할 정도로 지난 주의 것과 똑같았다. 중계방송을 맡은 아나운서 알 마이클스(Al Michaels)도 믿기지 않는 듯 했다.

47야드 동점 필드골을 준비하는 카우보이스 킥커 댄 베일리
필드골이 블락당한 것을 보고 멍한 표정을 짓는 토니 로모
필드골을 블락당하며 사실상 패배가 확정된 이후 제이슨 개렛의 표정

이렇게 해서 카우보이스는 지난 주와 이번 주 내리 두 경기에서 패하며 7승6패로 주저앉았다.

반면 카우보이스를 잡은 자이언츠는 카우보이스와 같은 7승6패를 기록하면서 NFC 동부 1위에 올랐다.

과연 카우보이스에 가망이 있을까?

토니 로모의 12월 슬럼프가 일단 이전보다 덜한 것 같다는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우보이스가 12월만 되면 지는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이 문제다. 토니 로모가 좋은 플레이를 해도 다른 데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터지며 지는 방법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지난 주에도 그랬고 이번 주에도 마찬가지였다.

설상가상으로, 유망주로 떠오른 루키 러닝백 디마코 머레이까지 발목 골절상으로 사실상 남은 시즌을 뛸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정규시즌 경기는 세 경기밖에 남지 않았는데 발목 골절상이라면 사실상 시즌엔딩 부상이다. 그러므로 카우보이스는 싫든 좋든 필릭스 존스에 다시 한 번 의존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 필릭스 존스가 자이언츠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존스가 원래 자이언츠전에 강한 면이 있었으므로 그가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도 계속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지는 두고봐야 할 듯 하다.

그렇다면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은?

아직은 살아있다. 다만 자력으로의 진출을 보장하기 힘들어졌다. NFC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아틀란타 팰컨스(Atlanta Falcons)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가 모두 이겼으므로 카우보이스에겐 더욱 불리해졌다.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남은 세 경기를 모두 다 이기면 NFC 동부 1위를 재탈환할 수 있다. 왜냐, 카우보이스의 시즌 피날레가 뉴욕 자이언츠와의 2차전이기 때문이다. 카우보이스가 남은 세 경기를 모조리 다 이기면서 마지막 주 자이언츠전까지 이긴다면 10승6패로 NFC 동부 1위를 차지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된다.

그렇다. 얼마 전부터 걱정했던 씨나리오대로 돼가는 분위기다. 되도록이면 2012년 1월1일 벌어지는 카우보이스와 자이언츠의 시즌 피날레 경기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 험악한 경기가 되지 않기를 바랬는데, 결국은 그쪽으로 가는 듯 하다.

그렇다면 카우보이스가 남은 경기를 모두 다 이길 수 있을까?

카우보이스는 오는 토요일 탬파 베이 버캐니어스(Tampa Bay Buccaneers)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버캐니어스가 약체로 꼽히는 만큼 카우보이스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로 볼 수 있다.

그 다음 주엔 디비젼 라이벌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가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을 방문한다. 이글스는 사실상 금년 시즌을 접은 상태이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상대이므로 승리를 보장하기 어려운 경기다.

그리고 마지막이 뉴욕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다. 하지만 카우보이스와 자이언츠는 자기네들의 홈이 어디인지 헷갈리는 습관이 있는 팀이다. 다시 말하자면, 자이언츠는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에서 강하고 카우보이스는 반대로 자이언츠 스테디움에서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전히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카우보이스에 승산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고비를 넘겨야만 카우보이스는 자력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게 된다.

과연 가능할까?

남은 세 경기 중 두 경기가 디비젼 라이벌과의 경기인 만큼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카우보이스 런 오펜스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디마코 머레이까지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 과연 카우보이스가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하지만 이런 맛에 스포츠를 보는 것 아니겠수? 카우보이스 이 녀석들 때문에 12월 들어서 10년은 늙은 것 같지만 말이다...ㅡㅡ;

댓글 5개 :

  1. 오공본드님 리뷰 계속 잘 보고있습니다.
    어제처럼 패하면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위로가 되실지 모르겠지만 콜츠팬인 전 이미 열반의 길로...
    ㅋㅋㅋ
    남은 경기 카우보이스가 잘해서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래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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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으하하하하~ 열반의 길...ㅋㅋㅋ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인디아나 주 어딘가에선 콜츠 팀 중계방송을 안 한다면서요.
    그래도 홈팀인데 그건 좀 너무한 것 같단 생각이 들면서도 이해가 되는...^^
    그.러.나...
    콜츠는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게 팀의 미래에 유리하므로 나쁜 건 아니죠.
    아시겠지만, 앤드류 럭을 드래프트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콜츠는 이것 때문에 페이튼 매닝 측과 트러블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카우보이스는 내년 드래프트 픽을 노리는 것도 아닌데 자꾸 지면 곤란하죠...ㅡㅡ;
    12월 들어 흰머리가 부쩍 는 것 같습니다.
    날씨는 겨울치고 훈훈해서 좋은데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머리에...ㅠㅠ
    암튼 저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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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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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허허허... 정말 흥미로운(?) 패배의 연속이군요.
    그런데 킥 직전에 타임아웃을 부르는 것은, 키커에게 감을 잡게 해주기 위해서
    일부러 첫 번째 킥을 흘려보내는 전략인가요? 결과적으로는 허허허... 밖에
    안 나오지만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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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킥커에 유리한 것이 아니라 불리한 것입니다.
    킥 직전에 타임아웃을 부르는 건 킥킹팀이 아닌 상대팀입니다.
    시간을 끌면서 킥커를 긴장케 하려는 일종의 심리전이죠.
    축구에 비유하자면...
    패널티킥을 차려고 킥커가 뛰어드는 순간 상대팀이 타임아웃을 부르는 격이죠.
    물론 축구엔 타임아웃이 없지만 그 때 타임아웃을 부른다면 킥커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근데 사실 통계상으론 이게 잘 안 먹혀들거든요.
    근데 카우보이스 킥커가 2경기 연속으로 거기에 당했죠.
    카디날스전에선 상대팀이 아닌 카우보이스 헤드코치가 타임아웃을 해서 문제가 됐었습니다.
    자기네편 킥커가 필드골을 차려는데 타임아웃을 해서 김을 빼놓는 데가 어딨냐는 것이었죠.
    이 때문에 헤드코치가 선수들 앞에서 실수를 인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이언츠전에선 자이언츠 헤드코치가 타임아웃을 했죠...^^
    지난 주에 본 게 있어서 저러나 보다 하면서 피식 웃었는데 커억~!
    참 보기 드문 케이스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달라스 드라마보이스는 어떤 씨나리오도 소화할 능력이 있죠. 암 그렇구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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