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4일 수요일

PwC 리서치: 2016년 홈 비디오 시장 디지털이 디스크 추월한다

'디지털 vs 피지컬'은 디지털의 빠른 승리로 결론날 듯 하다.

2016년이 되면 홈 비디오 시장에서 디지털 포맷이 디스크 포맷을 추월할 것이라는 리서치 결과가 나왔다. 버라이어티는 박스오피스와 디지털 수익은 앞으로 5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반면 DVD를 비롯한 디스크 수익은 가파롭게 떨어질 것이며, 2016년이 되면 디지털 포맷이 디스크 포맷을 추월할 것이라는 PwC의 리서치 결과를 전했다.

PwC 리서치는 디스크 판매 수익이 2016년엔 2013년의 122억 달러에서 28% 떨어진 87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PwC는 디지털 시장이 극장 박스오피스 수익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수익은 2017년 박스오피스 수익을 따라잡을 것이며, 2018년이 되면 디지털 포맷 다운로드, 비디오-온-디맨드, 케이블-온-디맨드 등의 가입 서비스를 포함한 일렉트로닉 홈 비디오가 전체 영화산업 수익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헐리우드의 가장 큰 수입원이 극장 수익에서 일렉트로닉 홈 비디오 수익으로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일렉트로닉 홈 비디오 수익은 2014년 85억 달러에서 2018년엔 두 배 가량 증가한 17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극장 수익도 앞으로 5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PwC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극장 티켓 판매수익은 앞으로 5년간 15.9% 오를 것이며, 티켓 가격은 현재 미국 평균 가격인 8달러 89센트에서 2018년엔 9달러 81센트로 1달러가 채 안 되는 액수가 오를 것이라고 한다. PwC의 씬디 매켄지(Cindy McKenzie)는 사람들이 아직도 극장에서 영화, 특히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관람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매킨지는 디스크 판매가 줄어도 영화회사들은 넷플릭스(Netflix), 훌루(Hulu) 등 인터넷 비디오 서비스에서 새로운 수익창출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마존닷컴(Amazon.com), 넷플릭스 등은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용 TV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를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실제로 리서치 결과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홈 비디오 시장에서 DVD와 블루레이 등 디스크 포맷은 점차 죽어가고 디지털 포맷이 홈 비디오 시장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영화회사들이 이를 부추기는 면도 크다. 요샌 미국의 영화관에서 티켓을 구입함과 동시에 해당 영화의 디지털 포맷까지 예약 구입할 수 있는 '수퍼티켓'을 판매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으며, 홈 비디오로 출시할 때가 되면 디지털 포맷을 디스크 포맷보다 몇 주 앞서 선행 발매하는 것은 이젠 관행이 되었다. 게다가, 애플 아이튠스(iTunes) 스토어의 경우엔 영화 뿐만 아니라 기타 여러 보너스 콘텐츠까지 디지털 포맷으로 제공하고 있으므로 디스크 포맷 구입을 굳이 고집할 이유가 또 하나 사라진 셈이 됐다.

또한, 요샌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가 날아가면 거기에 저장했던 디지털 포맷으로 다운로드 구입한 영화와 음악까지 모두 날아가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애플 아이튠스와 아마존닷컴 등은 디지털 다운로드로 구입한 영화와 음악, 전자책, 앱 등을 모두 다시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드 드라이브가 날아가더라도 아이튠스와 아마존닷컴 등지에서 다운로드로 구입한 디지털 콘텐츠들은 해당 디지털 스토어에 로그인한 다음 다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젠 "다운로드 받은 걸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 "하드 드라이브 날아가면 구입한 것 모두 끝장"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아이튠스를 통해 구입한 음악과 영화, TV 시리즈 등을 여러 장의 DVD-ROM에 백업해놓곤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그만큼 디지털 쇼핑이 편리해진 것이다.

더군다나 요샌 DVD와 블루레이 영화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상점이 크게 줄고 있다. 홈 비디오만 전문 취급하던 상점들도 많았지만 90년대, 2000년대 이야기일 뿐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쇼핑몰 내에 입점해있는 FYE가 현재 쇼핑몰에 거진 유일하게 남아있는 음반 + 비디오 전문점인데, 이곳마저 매장 규모를 대폭 축소해 면적이 훨씬 좁은 장소로 이전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 90년대에만 해도 미국의 동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타워 레코드/비디오(Tower Records/Video), 블록버스터 비디오(Blockbuster Video), 헐리우드 비디오(Hollywood Video) 등은 모두 간판을 내렸다. 이 바람에 요즘엔 오프라인에서 DVD와 블루레이 등을 구입하려면 타겟(Target), 월마트(Wal-Mart), 베스트 바이(Best Buy) 등의 홈 비디오 섹션을 기웃거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은 홈 비디오 전문점이 아니라서 최근에 출시된 작품들이나 인기 있는 영화들 위주일 뿐 다양한 타이틀을 보유하지 않았다. 진열된 타이틀 갯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뒤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러므로 찾고 있던 타이틀을 오프라인 상점에서 찾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며, 점원들에게 문의해봐도 "집에 가서 아마존닷컴을 검색하라"는 답변만 돌아온다.

물론 집에 가서 아마존닷컴을 통해 디스크로 구입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디스크를 주문하려고 하면 디지털 포맷의 유혹에 걸려들게 된다. "뭐하러 인터넷으로 디스크를 주문해서 집에 배송될 때까지 기다리고 앉아있나? 그냥 디지털 포맷으로 구입하면 배송을 기다리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앉은 자리에서 바로 영화를 볼 수 있는데..."라는 '디지털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디스크로 영화를 구입하는 횟수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지간한 영화들은 아예 구입하지 않거나 디지털 포맷으로 때우고, 디스크 포맷으로 꼭 구입하고 싶은 타이틀만 디스크로 구입하게 됐다. 게다가 홈 비디오를 사모으는 게 처음엔 재밌을 지 몰라도 10년 이상이 되면 상당한 짐이 된다는 점도 잘 알다 보니 더더욱 디스크 포맷에 손이 안 간다.

결국 디스크 포맷은 영화를 디스크로 소장하려는 콜렉터들을 겨냥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디지털 포맷으로도 영화를 '수집'할 수 있지만, 손에 쥘 수 없는 디지털 파일을 수집하는 것보다 손에 쥘 수 있는 디스크로 수집해야 '아직은' 제맛이 난다.

디지털 쪽으로 기울고 있는 미국 홈 비디오 시장에서 디스크 포맷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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