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9일 목요일

"오퍼레이션 아이폰 스왑..."

작년에 아이폰 6가 나온 걸 보고 AT&T와의 2년 계약이 끝나는 대로 전화를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 아니라서 멀쩡한 아이폰 5를 놔두고 새로운 모델로 바꿀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게 나오면 자꾸 눈길이 가게 돼있는 모양인 듯 했다. 그런데 바로 아이폰 6로 갈아타지 않게 된 이유가 있다. 덩치가 너무 커 보였기 때문이다. 화면이 커진 건 좋은데 휴대폰의 크기가 커진 건 맘에 들지 않았다. 모든 걸 한손으로 조작 가능하고 주머니에 넣어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작은 사이즈를 좋아해서다. 그런데도 막상 아이폰 6를 둘러보다 보면 크기가 좀 더 큰 '플러스' 모델 쪽에 눈길이 더 간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이폰 6 플러스로 빨리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2년이 조금 지난 내 아이폰 5가 갑자기 비만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면서 스크린의 왼쪽 부위가 위로 밀려 올라온 것이다.

첫 증세는 홈 버튼이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폰을 불투명한 케이스에 넣어 사용했기 때문에 스크린이 위로 밀려 올라온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단순한 홈 버튼 에러인 것으로 생각했다. 처음엔 홈 버튼이 되다 안 되다를 반복했기 때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케이스에 이상이 있거나 홈 버튼 부위에 먼지가 들어갔기 때문이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부터  홈 버튼이 완전히 안 되기 시작했다.

이 때만 해도 케이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나는 내부의 먼지를 털어낼 생각으로 케이스를 열어 아이폰을 꺼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아이폰의 왼쪽 볼륨 조절 버튼이 있는 옆면이 이상할 정도로 밝았다는 점이다. 어딘가로 빛이 새나온 것이었다. 그래서 좀 더 자세히 봤더니 스크린이 위쪽으로 2~3mm 정도 밀려올라와 있었다.

타이밍이 참 기가 막혔다. 아이폰 6로 빨리 갈아타지 않고 자꾸 망설이니까 아이폰 5가 'SELF-DESTRUCT MODE'로 전환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SELF-DESTRUCT'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미션 임파서블 5(Mission Impossible 5)'의 미국 개봉일이 12월25일에서 7월31일로 앞당겨졌다.

암튼 그건 그렇고...

자 그럼 배가 튀어나온 이 빌어먹을 '비만 아이폰 5'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가장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아이폰 6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절대로 그럴 순 없지!

어떻게든 한 번 고쳐보자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아이폰 5를 사용한지 2년이 약간 넘었으므로 일단 워랜티는 끝난 상태였다. 수리를 하려면 수리비를 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자 '돈까지 내면서 수리할 가치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된 김에 아이폰 6로 갈아타자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 때, 애플의 포럼에서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다. 배터리 문제부터 워랜티 기간이 지난 점 등 나와 공통점이 많은 케이스라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읽어봤더니 "애플 스토어에 가지고 가면 공짜로 바꿔준다"는 것이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믿지 않기 때문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밑져야 본전으로 애플 스토어에 한 번 가보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무료가 아니더라도 간 김에 수리를 맡길 수도 있었으므로 손해볼 게 없었다. 게다가 애플 스토어도 멀지 않은 동네에 두 군데나 있었다.

그래서 그 중 한군데를 찾아갔다.

애플 스토어에 들어가 한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는 이름과 이메일 등을 받아적더니 'GENIUS'라 써있는 데스크에 가서 기술자를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대략 30분 정도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괜찮다"고 하고 'GENIUS' 데스크로 가서 앉아있었더니 15분쯤 지나서 기술자가 나왔다.

그 기술자는 내 아이폰을 보더니 손가락으로 몇 번 꾹꾹 눌러보며 잠시 훑어보곤 "배터리가 부풀어올랐다"면서 "새 아이폰으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워랜티도 끝났는데 설마 공짜로 바꿔주겠나 생각하면서 갔는데, 실제로 공짜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그 기술자는 이런 배터리 문제는 새로운 폰으로 공짜로 바꿔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아이폰 5에서 이런 배터리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나" 질문했더니 "그렇진 않다"고 했다. 하지만 "전에 비슷한 아이폰을 본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그는 뒤에서 새 아이폰을 가지고 나왔다. 그 다음은 고장난 아이폰에 저장된 것을 모두 지우고 새 아이폰을 셋업하는 작업이었다.

그 동안에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그의 아이패드에 싸인을 했다.

아이폰 5 기본 세팅을 끝냈다고 하니까 이제 다 끝났으니 집에 가라고 했다.

아래는 이메일로 온 영수증.


이렇게 해서 '오퍼레이션 아이폰 스왑(Operation iPhone Swap)'은 돈 안 들이고 성공리에 종료...

댓글 2개 :

  1. ㅎㅎ 축하드려요! 미션 컴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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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쉽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해결됐습니다...^^ 그래서 신나게 리턴 투 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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