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31일 일요일

SAG 어워즈 2016, 이변없이 제 주인 찾아갔다

2016년 스크린 액터스 길드(Screen Actors Guild) 어워즈가 어제 밤에 열렸다.

영화 부문 남우주연은 '레브넌트(The Revenant)'의 레오나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여우주연은 '룸(Room)'의 브리 라슨(Brie Larson), 남우조연은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Beasts of No Nation)'의 이드리스 엘바(Edris Elba), 여우조연은 '대니쉬 걸(The Danish Girl)'의 앨리씨아 비캔더(Alicia Vikander)에 각각 돌아갔다.

영화 부문 출연진 단체상은 '스포트라이트(Spotlight)'가 받았다.

그렇다. 별 이변은 없었다. 프론트러너로 꼽혔던 후보에게 상이 돌아갔다. 남우조연을 제외한 나머지 수상자들은 곧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같은 부문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SAG 어워즈 수상자가 아카데미에서도 같은 상을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SAG 어워즈 수상자 중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이드리스 엘바만 제외인 이유는 엘바가 아카데미 남우조연 부문 후보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년 SAG 어워즈는 개인 연기상보다 단체상이 흥미진진했다. 지난 주 열린 PGA 어워즈에서 최고 프로듀서상을 받은 '빅 쇼트(The Big Short)'가 SAG 어워즈에서 출연진 단체상까지 받으며 아카데미 작품상 굳히기에 들어가는가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SAG 어워즈 단체상은 '빅 쇼트'와 함께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 중 하나인 '스포트라이트'에게 돌아갔다. SAG 단체상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항상 맞춘 건 아니지만, SAG 단체상 수상작들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사례가 많은 건 사실이다.

▲남우주연 레오나도 디카프리오

▲여우주연 브리 라슨

▲남우조연 이드리스 엘바

▲여우조연 앨리씨아 비캔더

▲단체상 '스포트라이트' 출연진

한가지 씁쓸한 점은 SAG 어워즈에서 흑인 배우들이 상을 많이 받았는데도 얼마 전에 있었던 백인일색 아카데미 후보 논란과 맞물리면서 '이미지'로 먹고 사는 헐리우드가 눈치껏 배려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는 점이다. 좌파-리버럴을 표방하는 헐리우드가 겉과 달리 속으론 백인일색의 인종차별자들이 모인 위선자 집단으로 비쳐지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헐리우드 전문 매체들도 SAG 어워즈 소식을 전하면서 'DIVERSITY'를 강조하는 걸 잊지 않았다.



SAG 어워즈에서 흑인 수상자가 여럿 나오니까 바로 뒤돌아서서 헐리우드 전문매체들이 'DIVERSITY'를 헤드라인으로 뽑은 게 왠지 간지럽게 보였다. 자꾸 이런 식으로 눈에 띄게 굴면 앞으로 유색인 배우가 수상할 때마다 실력으로 받은 게 아니라 칭얼대서 얻은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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