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007 시리즈는 계속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해야 하나

007 시리즈 23탄 '스카이폴(Skyfall)'이 북미지역에서 개봉했다.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이기도 한 '스카이폴'은 북미지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사실 크게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 이벤트로 인한 홍보 효과부터 시작해서 화려한 스탭과 출연진 등에 이르기까지 흥행 성공할 거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짓기를 하려면 순진한 척 하면서 멜로드라마틱하게 육갑을 떨 수도 있겠지만 C'mon man...

어찌됐든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스카이폴'이 007 시리즈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조정을 하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지만, 박스오피스 기록만 놓고 본다면 '스카이폴'은 대단히 성공적인 제임스 본드 영화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007 시리즈는 계속해서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하는 게 현명한 것일까?

$$$ 측면에서 보면 그렇게 하는 게 현명할 듯 하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새로운 제임스 본드가 되면서 엉터리 같은 가젯과 지나치게 과장된 플롯의 반복으로 인기가 식어가던 007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영화 평은 엇갈릴 때도 있지만, 크레이그가 출연한 세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 모두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만은 팩트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 물론 제작진과 다니엘 크레이그에겐 돈이 전부이겠지만, 본드팬들에겐 훌륭한 제임스 본드 영화와 멋진 제임스 본드 캐릭터가 더 중요하다.

"흥행에 성공했으면 훌륭한 영화라는 의미 아니냐"고 반문할 지 모르지만,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그게 항상 그렇지 않다는 정도는 알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들였다고 무조건 잘 된 영화는 아니다. 크레이그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의 경우는 흥행에도 성공했고 영화도 '웰 메이드'였으나 그의 두 번째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는 흥행엔 성공했으나 영화는 '웰 메이드'가 아니었다.

크레이그의 세 번째 영화 '스카이폴'은 조금 애매하다. 이 영화가 왜 좋은 평을 받는지 충분히 이해가지만, 평범한 또 하나의 헐리우드 액션 영화가 아닌 제임스 본드 영화로써 평가하면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온다. 왜냐, '스카이폴'이 제임스 본드 영화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007 시리즈의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많이 벗어났기 때문이다. 영화의 퀄티티만 놓고 비교하면 전편 '콴텀 오브 솔래스'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해야겠지만, 007 시리즈에서 멀어져 보이는 건 차이가 없었다.

'스카이폴'은 007 시리즈로 보이지 않았다. 엄연한 오피셜 007 시리즈 23탄이었지만, 아무리 봐도 짝퉁 007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007 시리즈는 60년대부터 반복만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을 듣는 데 이골이 난 007 제작진이 무언가 새롭고 신선한 변화를 주려는 데 지나치게 집착하는 바람에 영화가 되레 이상해진 것이다. 007 시리즈에 변화를 주려 해도 크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007 제작진이 눈속임 수준의 유치한 변화를 계속 고집한 결과다. 아무리 눈속임을 해봤자 반복이 거듭되는 사실을 숨길 수 없는데도 말이다.

007 시리즈가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면 그만 만드는 수밖에 없다. 007 제작진은 이것을 인정하기 싫겠지만 최근에 나온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영화들도 이상하게 뒤죽박죽된 게 전부일 뿐 과거 007 시리즈의 반복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007 제작진의 미션은 이것을 어떻게든 최대한 가려보려는 것인 듯 하지만 그래도 훤히 보인다는 게 문제다. 특히 본드팬들에겐 손바닥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빤히 다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니엘 크레이그는 007 제작진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되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클래식 007 시리즈와 차별되는 캐릭터로만 기억에 남기 딱 알맞게 되어가고 있다.

크레이그의 첫 번째 영화 '카지노 로얄'에서 가능성을 본 본드팬들은 크레이그가 그에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만들어 나아가길 기대했다. 그러나 크레이그는 그의 두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에서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의 줄거리가 전편 '카지노 로얄'과 바로 이어지는 바람에 전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다행하게도, 그의 세 번째 영화 '스카이폴'은 전편과 줄거리가 더이상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크레이그는 '스카이폴'에서도 그에 어울리는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스카이폴'이 벌써 그의 세 번째 영화였는데도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는 여전히 정체불명이었다. 그의 캐릭터가 거칠고 진지하며 인간적인 면을 살린 캐릭터라는 점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데가 있었다. 그저 평범한 캐릭터로 보일 뿐 아직도 제임스 본드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라면 제임스 본드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어야 했지만 그는 '스카이폴'에서도 이름만 제임스 본드인 정체가 애매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짧은 머리 스타일에 이어폰을 끼고 시내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고급스러운 멋쟁이 에이전트의 모습과 거리가 한참 멀었다. 영화의 톤이 아무리 진지하고 사실적이라고 해도 제임스 본드는 제임스 본드답게 보여야 하는데, 크레이그의 캐릭터는 영화의 톤과 방향과는 일치할 지 몰라도 제임스 본드로는 보이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시대와 유행이 바뀐 만큼 제임스 본드의 세계와 캐릭터도 여기에 맞춰 변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변화가 필요했다 해도 제임스 본드가 전혀 다른 생소한 캐릭터로 보일 정도가 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어찌됐든 간에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다워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어찌된 것이 007 시리즈를 더이상 만들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로 제임스 본드를 교체한 이후 007 시리즈의 분위기를 살짝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최대한 007 시리즈처럼 보이지 않는 007 시리즈를 만들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징후는 지난 '콴텀 오브 솔래스'부터 감지되기 시작하더니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인 '스카이폴'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스카이폴'은 제임스 본드 영화가 아니라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 짝퉁에 더 가까웠다.

그 결과 다니엘 크레이그가 더이상 제임스 본드로 보이지 않게 됐다. 007 시리즈를 모델로 삼은 아류작에서 제임스 본드 시늉을 하는 짝퉁으로 보였을 뿐 오리지날 제임스 본드로 보이지 않았다. 그의 첫 영화 '카지노 로얄'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숀 코네리(Sean Connery)를 능가하는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이는 모두 헛된 상상이었다.

제임스 본드를 특별하지 않은 평범하고 사실적인 에이전트로 표현하려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잘못된 것엔 변함없다. 굳이 이렇게까지 의도적이고 노골적으로 하지 않아도 제임스 본드를 평범하고 사실적인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 더 기다려 보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 아니 더 기다려 보란 말인가! '스카이폴'이 크레이그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인데 더 기다리라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상류층 생활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던 스코틀랜드 우유배달부 출신 숀 코네리도 그의 세 번째 영화 '골드핑거(Goldfinger)'에선 완전히 제임스 본드가 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크레이그는 아직도 진짜 제임스 본드가 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크레이그는 그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스카이폴'에서도 나이만 더 먹었을 뿐이지 지난 '카지노 로얄'에서 보여줬던 풋내기 에이전트 스타일에서 확실하게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만약 크레이그가 이제야 30대 후반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크레이그는 이미 40대 중반이다. 게다가 '스카이폴'이 그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다. 이 정도로 나이와 경력이 축적되었다면 크레이그도 제임스 본드 역에 자리를 잡았어야 했다. 과거 로저 무어(Roger Moore) 시절처럼 실수라는 것을 모르는 '미스터 퍼펙트'까지 될 필요는 없어도 이젠 노련해진 베테랑 에이전트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 그러나 크레이그의 본드는 아직도 어딘가 불안하고 부족해 보였다. 진정한 제임스 본드라면 핸드건을 잡았을 땐 차갑고 냉정해지고 본드걸을 잡았을 땐 상냥하고 매너좋은 젠틀맨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아직도 어둡고, 거칠고, 기관총만 난사할 뿐이었다. 발전이 없었다.

007 시리즈가 다니엘 크레이그와 계속 함께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름만 제임스 본드인 정체불명의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가 나올 것 같다. 참고할 원작도 없고 참신한 아이디어도 없는 데다 무언가 자꾸 색다르게 변화를 줘야만 한다는 강박에 잡혀있는 만큼 007 시리즈는 계속해서 매우 낯선 영화가 되어갈 것 같아서다. 지난 '콴텀 오브 솔래스' 때만 해도 혹시나 하면서도 007 시리즈의 방황이 끝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스카이폴'까지 보고 나니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는 한 007 시리즈의 방황은 계속될 것처럼 보인다.

물론 다니엘 크레이그는 괜찮은 배우다. 제임스 본드로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007 제작진의 방향과 다니엘 크레이그는 결코 멋진 제임스 본드 영화를 내놓을 수 있는 콤비네이션이 아닌 듯 하다. 물론 박스오피스에선 매번 좋은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머무르는 한 007 시리즈다운 007 시리즈가 나올 것 같지 않다. 본드팬들이 진정으로 희망했던 크레이그의 제대로 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기대하기 매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크레이그의 잘못이 아니지만, 007 시리즈를 소유한 제작진을 해고할 방법이 없으므로 크레이그를 대신 내보내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크레이그가 007 시리즈를 떠나야만 제작진이 제 정신을 차릴 것 같아서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롤링 스톤(Rolling Stone)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I've been trying to get out of this from the very moment I got into it, but they won't let me go, and I've agreed to do a couple more, but let's see how this one does, because business is business and if the shit goes down, I've got a contract that somebody will happily wipe their ass with." - Daniel Craig




이를 대충 요약하면, 크레이그는 제임스 본드 역을 맡기 시작한 직후부터 007 시리즈를 떠나려 했지만 제작진이 놔주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두 편의 007 영화를 더 하기로 했지만 '스카이폴'이 어떤 반응을 얻느냐에 따라 계약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카이폴'이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우고 있으므로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와 결별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가 어찌되든 간에 돈만 많이 벌어들이면 그것으로 만사 오케이기 때문에 007 제작진은 영화가 산으로 가든 강으로 가든 $$$만 쏟아지면 끄떡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쪽은 크레이그가 아니라 007 제작진이다. 영화 자체는 지난 브로스난 시절과 크게 달라진 게 없이 영화배우만 바꿨는데도 대단히 큰 변화가 생긴 것 같은 효과를 내고 있으니 007 제작진은 크레이그 효과를 과소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이디어 고갈에 허덕이는 007 제작진에게 크레이그 효과보다 나은 대안이 없어 보여서다.

물론 본드팬들을 비롯한 일반 영화관객들이 지극히도 평범하고 개성이 없는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에 언제까지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를 맡은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났으나 아직도  그에게 기대했던 제임스 본드를 보지 못했는데 앞으로 크게 나아지겠느냐는 회의감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크레이그도 앞으로 두 편 이상은 힘들다는 사실을 위안 삼으며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듯 하다.

그렇다고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임스 본드로 선택한 것 자체부터가 잘못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크레이그에게 기회만 제대로 주어졌다면 지난 80년대 말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이 못 다 이룬 진지하고 클래스가 있는 제임스 본드를 멋지게 연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에게 빌어먹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지 다니엘 크레이그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본드팬들은 크레이그에게 티모시 달튼 스타일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기대했는데 007 제작진이 우리가 알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죽이려 할 줄 누가 알았으랴!

최근에 개봉한 '스카이폴'을 보면서 - 다니엘 크레이그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 역에 머무는 한 정상적인 007 영화는 나오기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007 제작진은 일찌감치부터 다음 번 영화 - '본드24' - 제작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솔직히 이젠 더이상 별 기대가 안 된다. 

댓글 18개 :

  1. 저도 내내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이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주인공을 맷 데이먼이나 제레미 레너로 바꾸고 영화를 찍었어도 똑같은 영화가 나왔을 것 같다는 들었을 정도입니다.
    카지노 로얄에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장점은 raw!바로 그자체 였는데, 영화 세편을 계속 리부팅만 하고 있으니 그게 문제입니다.
    크레이그 자체가 연기력이 없는 배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작진들이 컨셉을 제대로 못잡고 있다고 봅니다.
    로저 무어처럼 기름기가 흐르는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젠틀할땐 젠틀하고 터프할때는 터프해야하는데, 항상 인상만 쓰고 있으니...
    물론 영화 자체는 잘 만들었지만, 결국 카지노 로얄에서 훌륭하게 시작한 리부트에서는 한발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23편을 통해 주변 인물들을 다시 정리했으니, 24편을 기대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기대가 안됩니다.
    본드 자체의 연기력은 어설펐어도 OHMSS 같이 작품이 컨셉을 잘 잡고 있으면 정말 훌륭한 영화가 나올텐데, 윌슨과 브로콜리, 시나리오 작가가 제대로 못 쫓아오고 있는 듯 합니다.
    정말 총체적 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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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카지노 로얄은 007 시리즈에 절실했던 분위기 전환을 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적이다, 젊고 거칠어졌다 등등은 분위기를 바꾸면서 따라온 부차적인 것이라 보거든요.
    100% 똑같진 않아도 OHMSS, FYEO, TLDL 등에서도 비슷했죠.
    대부분의 본드팬들은 카지노 로얄을 체인지업 영화로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 영화부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면서 크레이그 캐릭터를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봤죠.
    그런데 웬걸... 아시다 시피 QOS가 카지노로얄과 줄거리가 이어지는 걸로 알려졌죠.
    제가 크게 불편해지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습니다. 뭔가 좀 이상했죠.
    왜 줄거리를 연결시키려 하는지 대단히 의심스러웠습니다.
    이것 때문에 욕을 좀 먹었죠.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무슨 해리 포터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러더니 스카이폴에선 줄거리를 연결시키진 않는 대신 제임스 본드의 세계만 계속 연결됐죠.
    결과적으로 세 편 모두 리부트 트릴로지 세트처럼 된 것이죠.
    007 시리즈에 대해선 아는 게 없지만 코믹북 시리즈, 해리포터 등을 좋아하는 애들 입맛에 맞춘거죠.
    줄거리가 이어진 건 걔네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007 제작진의 컨셉에 문제가 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 여지껏 시도하지 않았던 걸 계속 해보려 노력한 듯 하지만,
    오락가락, 우왕좌왕하는 게 한심하게 보입니다.
    영화 하나 보고 재미있다/없다를 논할 때가 아니죠.

    이렇게 됐으면 크레이그는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세 편의 영화를 통해 셋업맨 역할을 맡았으니 이젠 사라져야 할 때가 왔죠.
    제 생각엔 본드24엔 좀 더 안정되고 클래식 007 시리즈쪽에 많이 가까워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현재 2세대 007 제작진들을 별로 믿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위대한 유산을 울궈먹는 것일 뿐 프로 영화인으로 보이지 않거든요.
    90년대 이후부터 이들이 007 제작을 맡고 나서 영화의 질이 떨어진 것도 놀라울 게 없죠.
    가장 분발해야 할 건 이들이지만 글쎄...
    기대가 별로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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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GM상태가 어찌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편의 흥행과는 별개로 빨리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3년이상 끌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말이 3년이지..... 크레이그의 외관등으로 볼때 나이든티가 너무 나서 한편정도 더하고 끝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합니다. 이번영화는 젊은 사람들도 많이 보지만 25세이상 남성이 많이 봤다고 하는데, 30후반의 제입장에서는 영계들이지만 솔직히 영화를 많이 보는 최고의 수요자이자, 앞으로 지속가능할 '팬'을 만들기위해서는 10대~20대초중반을 '진짜팬'으로 끌어들여야하는것인데.... 거기에 성공했는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카지노로얄 이후 22편정도에서 좀더 개성있는 캐릭터로 안착시켰어야하는데...... 하지만 전 다른 경쟁(?)프렌타이즈 들에 비해서 더 기대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본드의 '정체성'이라는것은 '미션임파서블'의 이단헌트나 '본'시리즈의 주인공보다 단순하다고 생각해서요. '미션'시리즈 같은경우 처럼 원작(TV시리즈) 다파괴해버리고 다시 돌아갈 거리도 없는 경우는 톰크루즈 없이는 의미가 없을거구요. '화끈한 액션'자체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더한 자극이 없다면 후속편은 유지가 힘들겠지요. 본시리즈 같은것은 주인공의 '정체성'이라는것이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것인데 3편동안 고민하다가(물론 영화는 훌륭합니다) 결국 이젠 사람을 바꾸어서 다시 고민을 하고 있지요. 그리고 '레거시'에서 그 약발이 떨어진것이 나옵니다. 물론 차기작도 만들겠지만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십몇년 또 고민만 할수는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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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리고 다 떨어진 원작문제는...... 원작소설들을 대부분 읽어보았습니다만, 너무 옛스러워 혹 남아있더라도 큰줄거리정도 쓸수 있었겠지요. 단편으로 아직 이름을 쓰지 않은 RISCO(스펠이 맞나?) 같은것을 좀 써줬으면 하는데......(물론 내용은 12편에서 이미 짜집기용으로 써먹었지만) 그런 진짜 이언플래밍의 단편들을 그냥 이름이라도 따서 썼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새로 좀 제대로된 본드 소설을 재단에서 만들어서 일차붐을 일으킨다음 영화화 하던가 말입니다. 이언플레밍 제단측에서 나오는 새로운 본드소설 몇개 읽었는는데 끔찍합니다. 제발 원작으로 쓰지 말아달라고 빌고있습니다. 까르뜨 블랑슈 같은것..... 쓰레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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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좋아하는 프렌차이즈 시리즈가 하나쯤 있으면 좋은게, 기다리는 맛도 있고,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만큼 이것저것 비평할수 있는것도 좋고 맘 맞는 사람들끼리 이것 저것 품평 할수 있는것도 좋구요. 안좋은 작품이 안나왔을때는 욕도 실컷하지만 그다음 작품을 기대해보는 맛도 있는것이고...... 그러니 너무 실망을 하진 마세요^^;;; 개인적으로는 이번작품에서 7~80%는 만족을 해서요. 요즘 같을때 일단 살아야 그 자신감으로 다음것을 할테니까요 일단 흥행이나 좀 더했으면 좋겠습니다. 성적이 어설프면,유행쫒아간다고 좀비가 나올지도 모르는 법이지요. 일단 흥행하고, 자신감을 찾은다음 그다음에는 롱런을 위한 '안착'을 해야지요. 2세 제작자들이 이번작품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찾는다면 롱런을 위한 스타일 복귀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역시 구원투수 마틴 캠벨의 재림을 기다려야하는것인가...... 두번이나 살렸으니 세번살리는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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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1020대를 열광시키는 건 제 생각엔 쉽지 않은 미션일 것 같습니다.
    요샌 제임스 본드를 능가하는 스케일의 수퍼히어로 영화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본드로는 한계가 있지만 SF 영화에선 한계가 없으므로 경쟁하기 힘들 것으로 봅니다.
    서점에 가보면 코믹북 섹션이나 SF소설 섹션에 항상 모여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만,
    이들을 제임스 본드 쪽으로 끌어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닐 듯 합니다.
    결국 이 친구들이 요새 나오는 수퍼히어로 영화를 먹여살리는 셈인데,
    이런 친구들이 이제와서 007 시리즈에 관심을 가질지,
    아니면 그렇게 하도록 007 시리즈를 억지로 손보는 게 현명한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전 미션 임파시블 시리즈의 미래가 어둡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잘 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점차 팀 기반으로 시리즈를 돌리면 클래식 TV 시리즈와 더 비슷해질 것 같습니다.

    본 시리즈는 이번 4탄으로 죽을 쒔죠...^^
    007, MI, 본 셋 중에서 액션쟝르에 가장 가까운 영화지만 본 시리즈는 흥미로운 녀석입니다.
    정체성 문제에만 얽히면 곤란하지만 거기서 좀 벗어나면 재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내가 만든다면 이렇게 하겠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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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007 시리즈에 원작소설이 필요한 이유는 원작 없이 완전히 새로운 플롯을 만드는 재주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90년내 브로스난 영화들이 모두 실망스러웠던 가장 큰 원인은 스크립트입니다.
    본드팬들에게 브로스난 영화의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면 십중팔구 스크립트라고 할 겁니다.
    그 이유는 원작을 기초로 시작하지 않고 스크린라이터가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었기 때문이죠.
    반면 크레이그의 첫 번째 영화 카지노 로얄은 거의 같은 팀이 썼는데 달라졌습니다.
    그 이유는 원작을 기초로 했기 때문입니다. 밑받침이 든든했던거죠.
    반면 콴텀 오브 솔래스는 제목만 플레밍의 숏스토리에서 따왔을 뿐 내용은 오리지날이었습니다.
    카지노 로얄 스크립트를 썼던 팀이 그대로 맡았는데 다시 브로스난 시대로 돌아간 듯 했죠.
    007 제작진은 이를 스크린라이터 파업과 연결짓고 있습니다만,
    물론 그랬을 수도 있으나 설득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콴텀 오브 솔래스를 보면서 '90년대로 다시 돌아갔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거든요.

    그러므로 팬들이 원작 고갈을 걱정해야 한다는 자체가 한심한 것입니다.
    원작이 있을 땐 있는 대로, 없을 땐 없는 대로 잘 했더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었겠죠.
    하지만 퀄리티의 차이가 딱 눈에 띌 정도가 되는데 어떻게 그것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원작을 기초로 하지 않았던 1989년작 라이센스 투 킬은 90년대에 나온 영화에 비하면 걸작입니다.
    기초할 만한 원작이 더이상 없었는데도 이소설 저소설 짜깁기 식으로 스크립트를 잘 완성했죠.
    그래서 LTK의 스토리는 플레밍보다 더 낫다는 평을 받기도 했었죠.
    LTK의 스크립트를 쓴 사람은 007 베테랑 리처드 메이밤입니다.
    LTK가 그의 마지막 007 시리즈입니다. LTK가 나온지 얼마 안지나 세상을 떴습니다.
    LTK 다음으론 바로 90년대 브로스난 시대로 넘어가죠.
    90년대엔 프로듀서도 2세로 갈리고 스크린라이터도 바뀌었는데 원작마저 바닥났죠.
    만약 90년대에도 메인 플롯을 기초로 삼을 수 있는 원작이 남아있었다면 사정이 달랐을겁니다.
    그러나 스크린라이터들은 원작의 도움을 받지 못했죠.
    그 결과는 브로스난 시절 본드 영화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그러므로 원작의 문제는 오래됐느냐 최신이냐가 아닙니다.
    원작 없이 잘 쓸 수 있는 스크린라이터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번 존 로갠이 007 시리즈에 눌러앉을 모양입니다.
    과연 그가 원작없이 잘 할 수 있을까요?
    뭐 두고봐야겠죠. 하지만 의심이 먼저 가는 게 사실입니다.

    RISICO는 아직 영화에서 제목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제목만 따오는 것도 이젠 한계에 왔습니다.
    숏 스토리 제목들도 이미 거진 다 영화제목으로 사용했거든요.

    그리고 요새 새로 나오는 소설들은 영화화될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소설 쪽과 영화 쪽은 별개라서 새로 나온 소설을 영화화하려면 새로 딜을 해야합니다.
    만약 아주 대단한 히트작 소설이 나온다면 또 모르지만 현재로썬 별 가능성이 없어 보이죠...^^

    결국엔 007 시리즈가 다시 전통적인 스타일로 돌아갈 것이며,
    지금 현재 보여주는 게 거기로 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은 그게 프리퀄인 것이죠.
    아무튼 007 시리즈가 머지않아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는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 이상하게 만들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최대한 차별화를 시키려는 건 알겠는데 굳이 꼭 그렇게 해야 하냐는 거죠.
    어린 애나킨이 다스베이더가 되기까지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듯,
    제임스 본드의 성장과정을 지켜볼 생각이 없습니다.
    그럴기 때문에 제작진이 찔끔찔금 이어가는 방식이 아주 맘에 들지 않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007 시리즈가 다시 전통 스타일로 돌아간다고 치죠.
    그래도 걱정입니다. 그래봤자 90년대로의 회귀일 것이거든요.
    지금 현재도 겉무니만 다를 뿐 실제론 달라진 게 없는데,
    전통 스타일로 돌아가면 까놓고 90년대가 되겠죠.
    이걸 피하려면 중도를 택해야 하는데, 현재 007 제작진에겐 중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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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번편 전 너무 좋았는데 솔직히 님보면
    걍 심성 삐뚤어진 허세남으로 밖에 안보임 ㅋㅋ
    지잘났다고 걍 홈피 대대적으로 그런 느낌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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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크으~ 허세남 소린 또 생전 처음 듣는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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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다니엘 크레이그 너무 싫어하시네 ㅜㅜ

    저야 차기 본드 후보 1순위를 마이클 패스팬더를 손꼽고 있지만 (패스팬더 이분 게임 원작인 어쌔신 크리드 영화판에 캐스팅 됬지요.)

    바바라 브로콜리는 미래의 본드를 영국 흑인 배우인 이드리스 엘바를 지목하는것 같더군요.

    최초의 흑인본드가 탄생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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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다니엘 크레이그를 싫어한다고 한 적 없습니다.
    그만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발전시켜나가지 못하는 게 문제죠.
    흑인 본드는 넌센스입니다. 007 시리즈 팬의 거의 전체가 백인입니다.
    흑인 본드 얘기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팬들이 왕창 떨어져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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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뒤늦게 검색하다 이글을 읽었는데요..
    저랑 정반대로 생각하는 분이네요^^
    태클걸려고 글쓰는건 아니구요
    어쨌든 위에 적으신글은 본인생각일뿐...
    제임스본드에 다니엘크레이그가 된이후로
    폭발적으로 007영화를 좋아하게 된 팬들도
    엄청 많다는걸 아셨으면 좋겠네요
    저도 이 배우를 모르다가 제임스본드로 알게되었는데
    연기도 좋고 제임스본드에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제 주변인들도 다 좋아하구요..
    사실 그전에 007들은 너무 심하게 마초적이고
    느끼하고 말빨만 쎈 느낌이라 별로여서 007영화를 쭉
    봐오긴했지만 말그대로 그냥 보기만했었습니다

    개인적인 공간이시니 당연히 본인생각을 쓰신거겠지만^^
    분명 다니엘크레이그를 제임스본드로서
    너무 좋아하고 오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었네요ㅎㅎ
    위에도 말씀드렸지만 절대 태클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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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 그리고 추가로...
    퀀텀이 좀 많이 빈약했던 이유는
    그때당시 작가들이 파업?을 해서
    액션씬이며 대사며 찍으면서 그때그때 결정하는바람에
    이야기가 빈듯하고 카지노로열에 비해 많이
    부족했었다고 하네요

    이번에 스카이폴 국내 반응을 봐도 그렇고
    (물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지만..이유는 아실거같구요^^)
    평론가들도 물론이고 해외반응은 더 좋더라구요
    잘되고 있는거 같아서 저는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습니다
    어쨌든 007영화팬으로 영화가 잘되야되지않겠어요?ㅎㅎ
    숀코너리와 로저무어도 다니엘크레이그를
    극찬하는 영상을 본적이 있는데(로저무어경은 여기저기
    인터뷰에서 많이 얘기하더군요) 현 제임스본드에 대한
    예의로 얘기한거도 있겠지만 정말 진심이 담긴말로
    격려하고 칭찬하더군요^^ 그러니 블로그 주인님께서도
    다니엘크레이그를 제임스본드로 좋게봐주시는게 어떨지요ㅎㅎ
    갠적으로 그의 007을 기분좋게 보고싶은 마음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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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계속 반복합니다만, 저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싫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본드 캐릭터가 발전을 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적한 것입니다.
    이는 크레이그가 아닌 제작진에 책임이 있겠죠.
    크레이그가 벌써 40대 중반인데도 나이에 맞춰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안줬죠.
    카지노 로얄 때엔 아주 좋게 봤으나 갈수록 방향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제가 크레이그의 본드 영화에 기대했던 방향이 절대 아니거든요.
    현재의 본드를 코네리나 무어가 한다고 해도 똑같은 비판을 했을 겁니다.
    이것은 제작 방향의 문제이지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브로스난 영화가 다들 시원찮았던 이유도 브로스난의 책임이 아니라 스크립트의 책임이었듯이 말입니다.
    다니엘 크레이그 제임스 본드 만들기 프로젝트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크레이그의 본드를 싫어하진 않습니다. 처음엔 기대도 했었죠.
    그러나 현재 그의 본드 영화들이 그 포텐셜을 제대로 못살리고 있다고 봅니다.
    이보다 더 멋진 영화로 클래식 본드팬과 뉴커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나 크레이그가 본드로 있는 한 제작진은 계속해서 변화주기 카드에 집착할지 모르죠. 돈이 되니까요.
    크레이그가 계속 본드를 하더라도 스타일을 바꾼다면 문제될 게 별로 없겠지만,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정체불명의 영화를 만든다면 곤란할 수밖에 없습니다.
    크레이그야 어찌되든 간에 갈수록 출연료가 올라갈테니 여러 신경쓸 게 없겠죠.

    결론적으로, 크레이그의 본드영화가 클래식과 달라서 더 좋았다는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부분적으론 저도 여기에 동감이지만 '카지노 로얄'까지일 뿐입니다.
    '카지노 로얄'까진 충분히 이해가 됐으나 그 이후의 영화들은 변화가 맘에 든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억지로 변화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일 뿐 대단히 부자연스러워보입니다.
    변화를 주는 것도 좋고 클리셰를 걷어내는 것도 다 좋다지만, 제가 봤을 땐 방향을 잘못 잡은 듯 합니다.
    이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한 때는 제이슨 본, 한 때는 배트맨 흉내내는 게 올바른 변화일 수 없죠.
    저는 원래 이 블로그에 007 시리즈의 문제점과 비판을 더 많이 썼습니다.
    흥행성공 응원에 열중하는 치어리더형 본드팬은 아무래도 시작부터 아니었던 듯 합니다...^^
    물론 흥행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전 생각하거든요.
    그러므로 전 앞으로도 고쳐야 할 점, 맘에 안 드는 점들을 주로 많이 쓰게 될 듯 합니다.
    맘에 안 드는 건 안 든다고 해야겠죠.
    물론 방문자들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이건 제가 콘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저 무어는 007 시리즈 50주년 홍보대사 비슷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블루레이 출시기념 이벤트 때에도 활동했고 50주년에 맞춰 BOND ON BOND라는 책도 출간했죠.
    그도 그나름대로 이번 기회에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 와중에 여러 얘기가 나왔을 것이므로 큰 의미를 둘 만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007 시리즈 홍보대사 격으로 활동하면서 책까지 냈는데 크레이그를 욕하겠습니까?^^
    그래서 전 그냥 이런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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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그러시군요^^ 뭐 딱히 쓰신글에 크게 태클을 걸려고
    글을 쓴건 처음부터 아니었기때문에
    님말씀이 무슨말인지 알거같습니다^^

    이번에 샘멘데스가 감독을 맡으면서 저는 50주년
    기념작답게 예술작품같은 007영화가 한편 나왔다고
    생각했는데ㅎㅎ아니라고 생각하시는분들도 있는거니깐요
    이번편은 어쩔수없이 본드캐릭터 정착에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50주년 기념작이라는 점에 더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영화를 만들어서인지 007팬들중
    일부에서는 실망감을 내보이는거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 오마쥬가 너무 맘에 들었던지라..ㅎㅎ

    좀더 덧붙이자면 위에 언급하신 제작진들의 문제는
    다른 어떤배우가 와서 또 연기를 하더라도
    반복될 문제라고 생각되구요..
    본시리즈와 미션임파서블시리즈등 다른 걸출한 영화들에
    경쟁하려면 제작진들도 어쩔수없는 문제라는 생각도드네요
    흥행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게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한 시대에 있으니ㅠ
    아무래도 흥행성적이 모든 영화판에 중요해진터라;;

    로저무어경관련해서는 뭐..위에서도 언급드렸지만
    현 제임스본드에 대한 예의로 그런 의미를 두고
    말했을수도있지만..이라고 이미 말씀드렸기때문에^^;;
    그런 언급을 두고 이게맞니 저게맞니 하는건 저도
    의미없다고 생각해요^^ 그저 본인이 이해한대로
    생각하면 되니깐요 ㅎㅎㅎ
    최근 재계약으로 두번의 다니엘본드를 더 볼수있다는사실
    만으로도 저는 좋지만,,블로그주인장님을 만족시킬만한
    멋진007영화를 제작진이 만들어줬으면하는 바램도드네요ㅎㅎ

    암튼 글 잘 읽고 갑니다~~좋은하루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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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제 생각엔 이번 영화는 프리퀄 트릴로지의 마무리 성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007 제작진이 본 트릴로지, 배트맨 트릴로지 등을 보면서 트릴로지 환상을 가졌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프리퀄과 트릴로지가 유행이 된 건 사실이지만 무작정 따라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하지만요.

    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과 경쟁하기 위해 할 수 없었다는 점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게다가 007 시리즈엔 왠지 시대에 뒤쳐졌다는 고정관념 같은 게 붙어다니므로 여러모로 신경쓰였을 겁니다.
    하지만 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더욱 007 영화처럼 보이고,
    진짜 007 시리즈는 전혀 엉뚱한 영화처럼 보이게 되면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스카이폴에 크게 실망했던 가장 큰 이유도 이것이구요.
    이렇게 하지 않아도 재밌는 007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현실적으론 흥행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지만 팬의 입장에선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흥행해도 본드팬들은 실망감을 나타낼 때가 있고,
    반대로 영화가 흥행참패해도 그 영화에 후한 점수를 줄 때도 있거든요.
    이번 스카이폴도 이런 경우에 걸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생각엔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로 본드를 교체하면서 작심하고 이렇게 변화를 준 것 같습니다.
    브로스난 시대엔 전통 스타일을 미련하게 고수했다면 크레이그 시대엔 완전 그 반대로 가려는 것 같거든요.
    007 시리즈가 필요할 때마다 항상 이렇게 스타일 변화를 줘왔던 건 사실이지만,
    이번엔 낯선 스타일을 너무 오래 붙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번쯤 분위기를 바꿔주는 건 이해가 되도 계속 이러면 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크레이그의 본드 스타일을 살리는 건 문제될 게 없지만 007 시리즈에서 자꾸 멀어지면 곤란하다고 봅니다.
    다음 번 영화에선 밸런스를 잘 맞춰주길 기대해 볼 뿐입니다.
    그걸 바라는 생각에서 지금 스카이폴을 비판하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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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액션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평론가들부터
    해외언론들까지 후한 점수를 주고있다는 점을 볼때는
    스카이폴이 일부 본드팬들에게는 실망감을 줬을지는 몰라도
    굉장히 성공을 거두고 있어서^^;
    지금도 현재진행형..중국은 내년에 개봉하더군요ㄷㄷ

    의견이 다를지라도..주인장님과 007영화에대해 좋은대화를
    나눌수 있어서 일단은 좋았구요^^
    언급하신문제들은 앞으로 제작진들이 잘 조율해서
    좋은영화 만들어주길 바랄뿐입니다~~
    근데 백퍼센트 모든 사람들의 취향을 다 맞춰서
    만든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니
    그점도 감안해서 재밌게 보시면 어떨지요^^;
    우연히 들어온곳이니 그럼이만 조용히 사라지겠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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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잘 아시겠지만, 1977년작 나를 사랑한 스파이가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 영화게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 것 같습니다. 너무 바보스럽게 변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왜 이 영화가 높은 평점을 받았는지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왜 나를 사랑한 스파이가 높은 평점을 받았고, 로저 무어의 베스트 본드 영화로 꼽히는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 생각엔 이번 스카이폴도 비슷한 케이스인 듯 합니다.
    높은 평점을 받고 흥행에 성공한 '이유'가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되지만,
    007 시리즈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는 그대로 남죠. 저는 바로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이건 더이상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취향의 문제는 지난 90년대까지의 얘기였고, 지금은 007 시리즈냐 아니냐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긴 듯 합니다.
    취향문제는 지켜야 할 건 모두 다 지키는 전제 하에서의 얘기였거든요.
    제임스 본드 영화가 완전히 다른 액션영화처럼 보여도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건 제겐 좀 곤란합니다.
    물론 프리퀄 트릴로지이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프리퀄이다 트릴로지다 하는 아이디어 자체를 줄곧 반대해왔습니다.
    줄거리 이어붙이지 마라, 완전히 다른 다음 챕터로 넘어가라고 줄곧 요구해왔습니다.
    전 이게 다 007 제작진이 카지노 로얄 원작을 손에 쥐고 너무 야무진 계획을 세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므로 뭐 할 수 없는거죠...^^

    그럼 나중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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