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테 키드(The Karate Kid)', '어젯 밤에 생긴 일(About Last Night)', '애니(Annie)', '이퀄라이저(Equalizer)', '고스트버스터즈 2016(Ghostbusters 2016)'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80년대 영화 또는 TV 시리즈를 리부트/리메이크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 또는 성별을 바꾼 소니 픽쳐스 영화라는 점이다. 80년대 영화 '카라테 키드', '어젯 밤에 생긴 일', '애니', 80년대 TV 시리즈 '이퀄라이저'는 주인공을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꿔 리메이크됐으며, 역시 80년대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는 전 멤버를 여성으로 바꿔 리부트됐다.
소니 픽쳐스가 80년대 영화와 TV 시리즈만 인종을 바꿔 리메이크하는 게 아니다. 소니 픽쳐스는 60년대 서부영화 '매그니피센트 세븐(The Magnificent Seven)'을 '다인종 버전'으로 리메이크했으며,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 주연의 90년대 패밀리 판타지 영화 '주만지(Juminji)'도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 버전으로 리메이크했다. 소니 픽쳐스의 '매그니피센트 세븐'과 '주만지' 리메이크는 2016년 가을과 2017년 여름에 각각 개봉할 예정이다.
인종과 성별을 바꿔 리부트/리메이크 하는 것 뿐이 아니다. 소니 픽쳐스는 리부트/리메이크 전문이라 불릴 만하다.
소니 픽쳐스는 '스파이더맨(Spider-Man)' 시리즈를 벌써 두 차례 리부트 했으며, '로보캅(Robocop)'도 리메이크, 제임스 본드 시리즈도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로 리부트했다.
이와 같이 요근래 소니 픽쳐스가 공개한 타이틀 중 리부트/리메이크작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소니 픽쳐스 이외의 다른 헐리우드 영화사들도 리부트/리메이크작을 여럿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 중에서 소니 픽쳐스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리부트/리메이크를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 또는 성별을 바꾼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평범한 리부트/리메이크가 아니라 주인공의 인종 또는 성별을 바꾸면서 보다 더 시선을 끌고자 한 타이틀이 많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식으로 리부트/리메이크 하는 게 올바른 걸까?
물론 'DIVERSITY CASTING'도 중요하다. 하지만 클래식 영화를 리부트/리메이크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과 성별을 바꾸는 건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하드코어 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별 것 아닌 영화 문제 때문에 불필요한 사회 갈등으로 번질 개연성도 높다. 'DIVERSITY CASTING'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런 식으로 무성의하게 클래식 영화를 리부트/리메이크 하면서 인종과 성별을 바꿔치기 할 게 아니라 여러 다른 인종의 새로운 캐릭터와 새로운 영화 시리즈를 만들어야 제대로 효과가 있다. 이런 식으로 인종-성별 바꿔치기 리메이크를 해선 쓸데없는 잡음만 생산하는 데 그치기 딱 알맞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별 탈 없이 잘 굴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고스트버스터즈 2016'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리부트/리메이크 자체에 넌더리가 난 영화팬과 '고스트버스터즈' 열성팬들이 반발했다. 쏟아지는 헐리우드의 리부트/리메이크 영화에 지친 영화팬들은 "클래식은 클래식으로 그대로 놔두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지 헐리우드는 왜 자꾸 지난 카탈로그를 뒤적이냐"고 비판했고, '고스트버스터즈' 팬들은 남자들이 주연을 맡았던 80년대 클래식 '고스트버스터즈'를 여성판으로 리부트하자 "원작을 훼손했다"며 반발했다. 설상가상으로, 소니 픽쳐스가 매우 실망스러운 첫 번째 '고스트버스터즈 2016'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고스트버스터즈 2016' 리메이크작에 대한 비판은 더욱 가열됐다. 그러자 '고스트버스터즈 2016' 출연진과 영화감독 등은 실망스러운 예고편에 쏟아진 비판에 대해 "여성판 리부트에 분노한 팬보이들의 성차별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실망스러운 예고편에 쏟아진 비판이 전적으로 성차별 때문이라는 쪽으로 몰고갔다. '고스트버스터즈 2016' 측이 이런 식으로 대응하자 더 많은 사람들이 열을 받았다. 여성판으로 리부트했다는 것엔 별 불만이 없었던 사람들도 '고스트버스터즈 2016' 측의 성차별 대응에 열받은 것이다. 걸핏하면 "성차별", "인종차별" 운운하는 데 넌더리가 난 사람들도 함께 열을 받았다.
이런 불필요한 공방이 '고스트버스터즈 2016'의 미국 흥행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억 4천 4백만 달러의 제작비용이 투입된 '고스트버스터즈 2016'은 미국 개봉 첫 주말에 4천 6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흥행 참패까지는 아니지만 실망스러운 실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여기서 헐리우드가 얻어야 교훈은 무엇일까?
◆팬 층이 두터운 영화를 헐리우드가 제 멋대로 리부트/리메이크 하다 큰 코 다칠 수 있다
'고스트버스터즈 2016' 이전까지는 팬 층이 과히 두텁지 않은 영화들을 리부트/리메이크 했기 때문에 주인공의 인종을 바꿔 리부트/리메이크 했어도 큰 소동이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열성적인 팬 층을 확보한 '고스트버스터즈'를 건드리자 일이 터졌다.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가 이처럼 열성적인 팬보이들을 거느리고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있겠지만, 열성팬들이 열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준 사례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열성팬들은 그들의 입맛을 맞춰주려 해도 만족을 모른다. 워낙 바라고 기대하는 게 많기 때문이다. 하드코어 팬들을 많이 거느린 '스타 워즈(Star Wars)'를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제작진이 아무리 영화를 잘 만들어도 하드코어 팬들은 끊임없이 궁시렁거린다. 하드코어 팬들의 세계에선 이런 게 정상이다. 이런 판에 팬들이 원하지 않는 걸 헐리우드가 밀어붙이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입맛을 맞추려 노력해도 불만이 쏟아지는 판에 팬들이 원하지 않는 쪽으로 가니까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스트버스터즈' 열성팬들은 '고스트버스터즈 2016'이 미국 개봉 첫 주말에 실망스러운 실적을 낸 것을 두고 소니가 '고스트버스터즈' 열성팬들과 정면 대결을 벌인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인종-성별 교체에 대한 팬 층의 불만 제기를 덮어놓고 '인종차별', '성차별'로 매도하지 말 것
클래식 영화를 리부트/리메이크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이나 성별을 바꾼 경우 클래식 영화의 열성팬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헐리우드와 리버럴 성향 언론들은 팬들이 이런 불만을 제기하면 바로 "성차별", "인종차별"로 매도한다. 일부 영화팬들이 순수한 의도에서 "굳이 그렇게 바꿀 필요가 있나"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리버럴 진영에선 이럴 때마다 "성차별", "인종차별"을 들먹이며 정치 공세를 편다. 백인 주인공을 흑인으로 바꾼 게 불만이라면 무조건 인종차별자가 되고 남성이 주인공이던 영화를 여성으로 바꾼 게 불만이라면 바로 성차별자로 만들어 버린다. 자신들은 마치 여성과 흑인을 진심으로 배려하고 선심쓰는 척 연기를 하면서 반대 의견을 펴는 사람들을 무조건 악마로 만들어 버린다.
'고스트버스터즈 2016'이 아주 좋은 예다.
소니 픽쳐스 체어맨까지 나서서 '고스트버스터즈' 리메이크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섹시스트"로 매도하면서 "Fuck 'Em"이라는 쌍욕까지 해서 도움이 될 게 없다.
영화팬들이 영화사 체어맨한테 쌍욕까지 먹으면서 소니 픽쳐스의 영화를 봐야 하나?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좋아하는 본드팬들은 리버럴 진영으로부터 인종차별 공격을 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2014년 말 발생한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으로 당시 소니 픽쳐스 체어맨이던 에이미 패스칼(Amy Pascal)의 이메일이 통째로 유출되면서다. 에이미 패스칼이 차기 제임스 본드로 영국 흑인배우 이드리스 엘바(Edris Elba)가 괜찮을 것 같다고 이메일에 쓴 게 흘러나오면서 "소니 픽쳐스 경영진이 흑인 제임스 본드를 구상 중"이라는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그러자 전세계 본드팬들은 "제임스 본드는 소설에서부터 백인으로 묘사됐으므로 인종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50년대부터 시작된 소설 시리즈부터 영화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제임스 본드가 줄곧 백인이었는데, 영화 제작진이 이것을 갑자기 흑인으로 바꿀 생각을 한다니까 그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리버럴 진영에선 "제임스 본드는 가공의 인물이므로 영화에서 인종을 바꾸는 건 영화 제작진의 권한"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흑인 제임스 본드를 반대하는 본드팬들을 인종차별자로 매도했다. 다수의 본드팬들이 흑인 제임스 본드를 원하지 않으며, 이는 인종차별과 무관하다고 설명해도 귀를 닫아버렸다.
이들은 "왜 흑인은 제임스 본드가 될 수 없는 거냐"고 따진다.
'고스트버스터즈 2016' 출연 배우 중 하나도 "여성은 고스트버스터즈가 될 수 없는 거냐"고 따진 바 있다.
아니, 도대체 누가 단지 "흑인이라서", "여성이라서" 안 된다고 했나?
오리지날 영화에서 주인공이 백인이었으니까, 또는 남성이었으니까 리부트/리메이크작에서 주인공의 인종과 성별을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인데, 리버럴 진영에선 이러한 영화팬들의 순수한 문제 제기를 무조건 "성차별", "인종차별"로 몰아가며 공격한다.
본드팬들이 흑인 제임스 본드에 반대한다고 하면 영화사 체어맨이 또 나서서 "FUCK 'EM"이라고 쌍욕을 할 건가?
한가지 코믹한 건, 흑인 제임스 본드 논란을 만든 주범(?), 에이미 패스칼이 '고스트버스터즈 2016'의 이그지큐티브 프로듀서라는 점이다. 에이미 패스칼이 주인공의 인종과 성별을 바꿔 리부트/리메이크를 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엿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한 인기 영화 시리즈를 영화사 측이 열성팬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멋대로 리부트/리메이크를 하면 보기 흉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열성팬들의 입맛을 맞춰주려고 노력해도 맘처럼 쉽지 않은데, 완전히 반대로 밀어붙이면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반대론자들을 "성차별자", "인종차별자"로 몰아세우고 영화사 체어맨이 나와서 영화팬들을 향해 쌍욕까지 하며 전면전을 벌이면 열성팬들도 이에 물러서지 않고 "흥행실패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며 맞불을 놓는다. 과거엔 여성, 인종, 동성애 등 민감한 이슈를 무기삼아 휘두르는 게 통했을지 모르지만, 요즘엔 지나친 'POLITICAL CORRECTNESS'에 넌더리가 난다는 사람들이 늘고있는 추세라서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POLITICAL CORRECTNESS' 공격에 반격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충돌이 '고스트버스터즈' 리메이크가 미국 개봉 첫 주말에 미지근한 반응을 얻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본다.
곧 개봉할 파라마운트의 '스타 트렉: 비욘드(Star Trek: Beyond)'도 열성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영화 중 하나다.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술루를 게이로 묘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잡음이 생겼다. 60년대 방송된 오리지날 TV 시리즈에서 술루 역을 맡았던 조지 타케이(George Takei)도 '게이 술루'가 반갑지 않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게이인 조지 타케이는 헐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게이 캐릭터가 '스타 트렉'에 등장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오리지날 '스타 트렉' 시리즈 캐릭터 술루는 게이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스타 트렉' 제작진이 돌연 술루를 게이로 설정한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리버럴 헐리우드가 인종, 성별 바꿔치기 못지 않게 열광하는 것이 "스트레이트 남성 캐릭터를 게이로 바꾸기"다. 리버럴 헐리우드는 백인 캐릭터를 흑인으로 바꾸고, 남성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꾸고, 스트레이트 남성 캐릭터를 게이로 바꾸면서 그들이 얼마나 리버럴 성향이 강한가를 보여주는 데 혈안이다.
그러나 게이-리버럴 배우, 조지 타케이도 영화 시리즈에서 술루를 게이로 설정한 것이 과히 내키지 않는 듯 했다.
리버럴 진영은 술루가 가공의 캐릭터이므로 영화 제작진이 마음대로 바꿔도 괜찮다는 주장을 또 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술루를 스트레이트 캐릭터로 알고 있었던 팬들의 혼란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
물론 이것 때문에 '스타 트렉: 비욘드'의 미국 흥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스트레이트 캐릭터였던 술루를 게이로 설정한 것에 불만을 드러내는 '스타 트렉' 팬들이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파라마운트는 큰 걱정 하지 않을 것이다. '게이 술루를 비판하는 팬들을 싸잡아서 "게이 혐오론자"로 매도하는 방법이 있으니 말이다. 여차하면 실제로 게이인 조지 타케이까지 게이 혐오론자로 몰릴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헐리우드가 리버럴 생색내기를 할 필요가 있는지, 과연 이런 게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해가 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헐리우드가 좋은 뜻에서 주인공의 인종, 성별 등을 바꾸며 리부트/리메이크를 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정치적인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반대론자들을 "성차별자", "인종차별자", "게이혐오자"로 매도하며 불필요한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한 리부트/리메이크를 밀어붙일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러니까 헐리우드의 리부트/리메이크 유행에 더욱 신물이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80년대 영화 또는 TV 시리즈를 리부트/리메이크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 또는 성별을 바꾼 소니 픽쳐스 영화라는 점이다. 80년대 영화 '카라테 키드', '어젯 밤에 생긴 일', '애니', 80년대 TV 시리즈 '이퀄라이저'는 주인공을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꿔 리메이크됐으며, 역시 80년대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는 전 멤버를 여성으로 바꿔 리부트됐다.
소니 픽쳐스가 80년대 영화와 TV 시리즈만 인종을 바꿔 리메이크하는 게 아니다. 소니 픽쳐스는 60년대 서부영화 '매그니피센트 세븐(The Magnificent Seven)'을 '다인종 버전'으로 리메이크했으며,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 주연의 90년대 패밀리 판타지 영화 '주만지(Juminji)'도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 버전으로 리메이크했다. 소니 픽쳐스의 '매그니피센트 세븐'과 '주만지' 리메이크는 2016년 가을과 2017년 여름에 각각 개봉할 예정이다.
인종과 성별을 바꿔 리부트/리메이크 하는 것 뿐이 아니다. 소니 픽쳐스는 리부트/리메이크 전문이라 불릴 만하다.
소니 픽쳐스는 '스파이더맨(Spider-Man)' 시리즈를 벌써 두 차례 리부트 했으며, '로보캅(Robocop)'도 리메이크, 제임스 본드 시리즈도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로 리부트했다.
이와 같이 요근래 소니 픽쳐스가 공개한 타이틀 중 리부트/리메이크작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소니 픽쳐스 이외의 다른 헐리우드 영화사들도 리부트/리메이크작을 여럿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 중에서 소니 픽쳐스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리부트/리메이크를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 또는 성별을 바꾼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평범한 리부트/리메이크가 아니라 주인공의 인종 또는 성별을 바꾸면서 보다 더 시선을 끌고자 한 타이틀이 많다는 것이다.
▲'카라테 키드' 80년대 오리지날(왼쪽) vs 리메이크(오른쪽) |
▲'어젯 밤에 생긴 일' 80년대 오리지날(왼쪽) vs 리메이크(오른쪽) |
▲'애니' 80년대 오리지날(왼쪽) vs 리메이크(오른쪽) |
▲'이퀄라이저' 80년대 오리지날(왼쪽) vs 리메이크(오른쪽) |
▲'고스트버스터즈' 80년대 오리지날(위) vs 리메이크(아래) |
▲'매그니피센트 세븐' 60년대 오리지날(위) vs 리메이크(아래) |
▲'주만지' 90년대 오리지날(위) vs 리메이크(아래) |
물론 'DIVERSITY CASTING'도 중요하다. 하지만 클래식 영화를 리부트/리메이크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과 성별을 바꾸는 건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하드코어 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별 것 아닌 영화 문제 때문에 불필요한 사회 갈등으로 번질 개연성도 높다. 'DIVERSITY CASTING'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런 식으로 무성의하게 클래식 영화를 리부트/리메이크 하면서 인종과 성별을 바꿔치기 할 게 아니라 여러 다른 인종의 새로운 캐릭터와 새로운 영화 시리즈를 만들어야 제대로 효과가 있다. 이런 식으로 인종-성별 바꿔치기 리메이크를 해선 쓸데없는 잡음만 생산하는 데 그치기 딱 알맞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별 탈 없이 잘 굴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고스트버스터즈 2016'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리부트/리메이크 자체에 넌더리가 난 영화팬과 '고스트버스터즈' 열성팬들이 반발했다. 쏟아지는 헐리우드의 리부트/리메이크 영화에 지친 영화팬들은 "클래식은 클래식으로 그대로 놔두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지 헐리우드는 왜 자꾸 지난 카탈로그를 뒤적이냐"고 비판했고, '고스트버스터즈' 팬들은 남자들이 주연을 맡았던 80년대 클래식 '고스트버스터즈'를 여성판으로 리부트하자 "원작을 훼손했다"며 반발했다. 설상가상으로, 소니 픽쳐스가 매우 실망스러운 첫 번째 '고스트버스터즈 2016'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고스트버스터즈 2016' 리메이크작에 대한 비판은 더욱 가열됐다. 그러자 '고스트버스터즈 2016' 출연진과 영화감독 등은 실망스러운 예고편에 쏟아진 비판에 대해 "여성판 리부트에 분노한 팬보이들의 성차별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실망스러운 예고편에 쏟아진 비판이 전적으로 성차별 때문이라는 쪽으로 몰고갔다. '고스트버스터즈 2016' 측이 이런 식으로 대응하자 더 많은 사람들이 열을 받았다. 여성판으로 리부트했다는 것엔 별 불만이 없었던 사람들도 '고스트버스터즈 2016' 측의 성차별 대응에 열받은 것이다. 걸핏하면 "성차별", "인종차별" 운운하는 데 넌더리가 난 사람들도 함께 열을 받았다.
이런 불필요한 공방이 '고스트버스터즈 2016'의 미국 흥행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억 4천 4백만 달러의 제작비용이 투입된 '고스트버스터즈 2016'은 미국 개봉 첫 주말에 4천 6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흥행 참패까지는 아니지만 실망스러운 실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여기서 헐리우드가 얻어야 교훈은 무엇일까?
◆팬 층이 두터운 영화를 헐리우드가 제 멋대로 리부트/리메이크 하다 큰 코 다칠 수 있다
'고스트버스터즈 2016' 이전까지는 팬 층이 과히 두텁지 않은 영화들을 리부트/리메이크 했기 때문에 주인공의 인종을 바꿔 리부트/리메이크 했어도 큰 소동이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열성적인 팬 층을 확보한 '고스트버스터즈'를 건드리자 일이 터졌다.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가 이처럼 열성적인 팬보이들을 거느리고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있겠지만, 열성팬들이 열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준 사례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열성팬들은 그들의 입맛을 맞춰주려 해도 만족을 모른다. 워낙 바라고 기대하는 게 많기 때문이다. 하드코어 팬들을 많이 거느린 '스타 워즈(Star Wars)'를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제작진이 아무리 영화를 잘 만들어도 하드코어 팬들은 끊임없이 궁시렁거린다. 하드코어 팬들의 세계에선 이런 게 정상이다. 이런 판에 팬들이 원하지 않는 걸 헐리우드가 밀어붙이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입맛을 맞추려 노력해도 불만이 쏟아지는 판에 팬들이 원하지 않는 쪽으로 가니까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스트버스터즈' 열성팬들은 '고스트버스터즈 2016'이 미국 개봉 첫 주말에 실망스러운 실적을 낸 것을 두고 소니가 '고스트버스터즈' 열성팬들과 정면 대결을 벌인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인종-성별 교체에 대한 팬 층의 불만 제기를 덮어놓고 '인종차별', '성차별'로 매도하지 말 것
클래식 영화를 리부트/리메이크 하면서 주인공의 인종이나 성별을 바꾼 경우 클래식 영화의 열성팬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헐리우드와 리버럴 성향 언론들은 팬들이 이런 불만을 제기하면 바로 "성차별", "인종차별"로 매도한다. 일부 영화팬들이 순수한 의도에서 "굳이 그렇게 바꿀 필요가 있나"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리버럴 진영에선 이럴 때마다 "성차별", "인종차별"을 들먹이며 정치 공세를 편다. 백인 주인공을 흑인으로 바꾼 게 불만이라면 무조건 인종차별자가 되고 남성이 주인공이던 영화를 여성으로 바꾼 게 불만이라면 바로 성차별자로 만들어 버린다. 자신들은 마치 여성과 흑인을 진심으로 배려하고 선심쓰는 척 연기를 하면서 반대 의견을 펴는 사람들을 무조건 악마로 만들어 버린다.
'고스트버스터즈 2016'이 아주 좋은 예다.
소니 픽쳐스 체어맨까지 나서서 '고스트버스터즈' 리메이크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섹시스트"로 매도하면서 "Fuck 'Em"이라는 쌍욕까지 해서 도움이 될 게 없다.
영화팬들이 영화사 체어맨한테 쌍욕까지 먹으면서 소니 픽쳐스의 영화를 봐야 하나?
"Everybody says we're making the female Ghostbusters, but I say, 'No, we're making the funny Ghostbusters.' Yes, it happens to be four women. It's original. You get pissing and moaning on the Internet — sexist comments – but, you know, fuck 'em," - Tom Rothman / Sony Pictures Chairman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좋아하는 본드팬들은 리버럴 진영으로부터 인종차별 공격을 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2014년 말 발생한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으로 당시 소니 픽쳐스 체어맨이던 에이미 패스칼(Amy Pascal)의 이메일이 통째로 유출되면서다. 에이미 패스칼이 차기 제임스 본드로 영국 흑인배우 이드리스 엘바(Edris Elba)가 괜찮을 것 같다고 이메일에 쓴 게 흘러나오면서 "소니 픽쳐스 경영진이 흑인 제임스 본드를 구상 중"이라는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그러자 전세계 본드팬들은 "제임스 본드는 소설에서부터 백인으로 묘사됐으므로 인종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50년대부터 시작된 소설 시리즈부터 영화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제임스 본드가 줄곧 백인이었는데, 영화 제작진이 이것을 갑자기 흑인으로 바꿀 생각을 한다니까 그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리버럴 진영에선 "제임스 본드는 가공의 인물이므로 영화에서 인종을 바꾸는 건 영화 제작진의 권한"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흑인 제임스 본드를 반대하는 본드팬들을 인종차별자로 매도했다. 다수의 본드팬들이 흑인 제임스 본드를 원하지 않으며, 이는 인종차별과 무관하다고 설명해도 귀를 닫아버렸다.
이들은 "왜 흑인은 제임스 본드가 될 수 없는 거냐"고 따진다.
'고스트버스터즈 2016' 출연 배우 중 하나도 "여성은 고스트버스터즈가 될 수 없는 거냐"고 따진 바 있다.
아니, 도대체 누가 단지 "흑인이라서", "여성이라서" 안 된다고 했나?
오리지날 영화에서 주인공이 백인이었으니까, 또는 남성이었으니까 리부트/리메이크작에서 주인공의 인종과 성별을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인데, 리버럴 진영에선 이러한 영화팬들의 순수한 문제 제기를 무조건 "성차별", "인종차별"로 몰아가며 공격한다.
본드팬들이 흑인 제임스 본드에 반대한다고 하면 영화사 체어맨이 또 나서서 "FUCK 'EM"이라고 쌍욕을 할 건가?
한가지 코믹한 건, 흑인 제임스 본드 논란을 만든 주범(?), 에이미 패스칼이 '고스트버스터즈 2016'의 이그지큐티브 프로듀서라는 점이다. 에이미 패스칼이 주인공의 인종과 성별을 바꿔 리부트/리메이크를 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엿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한 인기 영화 시리즈를 영화사 측이 열성팬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멋대로 리부트/리메이크를 하면 보기 흉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열성팬들의 입맛을 맞춰주려고 노력해도 맘처럼 쉽지 않은데, 완전히 반대로 밀어붙이면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반대론자들을 "성차별자", "인종차별자"로 몰아세우고 영화사 체어맨이 나와서 영화팬들을 향해 쌍욕까지 하며 전면전을 벌이면 열성팬들도 이에 물러서지 않고 "흥행실패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며 맞불을 놓는다. 과거엔 여성, 인종, 동성애 등 민감한 이슈를 무기삼아 휘두르는 게 통했을지 모르지만, 요즘엔 지나친 'POLITICAL CORRECTNESS'에 넌더리가 난다는 사람들이 늘고있는 추세라서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POLITICAL CORRECTNESS' 공격에 반격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충돌이 '고스트버스터즈' 리메이크가 미국 개봉 첫 주말에 미지근한 반응을 얻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본다.
곧 개봉할 파라마운트의 '스타 트렉: 비욘드(Star Trek: Beyond)'도 열성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영화 중 하나다.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술루를 게이로 묘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잡음이 생겼다. 60년대 방송된 오리지날 TV 시리즈에서 술루 역을 맡았던 조지 타케이(George Takei)도 '게이 술루'가 반갑지 않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게이인 조지 타케이는 헐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게이 캐릭터가 '스타 트렉'에 등장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오리지날 '스타 트렉' 시리즈 캐릭터 술루는 게이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cept Takei wasn't overjoyed. He had never asked for Sulu to be gay. In fact, he'd much prefer that he stay straight. "I’m delighted that there’s a gay character," he tells The Hollywood Reporter. "Unfortunately, it’s a twisting of Gene’s creation, to which he put in so much thought. I think it’s really unfortunate."
Takei explains that Roddenberry was exhaustive in conceiving his Star Trek characters. (The name Sulu, for example, was based on the Sulu Sea off the coast of the Philippines, so as to render his Asian nationality indeterminate.) And Roddenberry had always envisioned Sulu as heterosexual. - Hollywood Reporter
'스타 트렉' 제작진이 돌연 술루를 게이로 설정한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리버럴 헐리우드가 인종, 성별 바꿔치기 못지 않게 열광하는 것이 "스트레이트 남성 캐릭터를 게이로 바꾸기"다. 리버럴 헐리우드는 백인 캐릭터를 흑인으로 바꾸고, 남성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꾸고, 스트레이트 남성 캐릭터를 게이로 바꾸면서 그들이 얼마나 리버럴 성향이 강한가를 보여주는 데 혈안이다.
그러나 게이-리버럴 배우, 조지 타케이도 영화 시리즈에서 술루를 게이로 설정한 것이 과히 내키지 않는 듯 했다.
리버럴 진영은 술루가 가공의 캐릭터이므로 영화 제작진이 마음대로 바꿔도 괜찮다는 주장을 또 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술루를 스트레이트 캐릭터로 알고 있었던 팬들의 혼란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
물론 이것 때문에 '스타 트렉: 비욘드'의 미국 흥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스트레이트 캐릭터였던 술루를 게이로 설정한 것에 불만을 드러내는 '스타 트렉' 팬들이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파라마운트는 큰 걱정 하지 않을 것이다. '게이 술루를 비판하는 팬들을 싸잡아서 "게이 혐오론자"로 매도하는 방법이 있으니 말이다. 여차하면 실제로 게이인 조지 타케이까지 게이 혐오론자로 몰릴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헐리우드가 리버럴 생색내기를 할 필요가 있는지, 과연 이런 게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해가 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헐리우드가 좋은 뜻에서 주인공의 인종, 성별 등을 바꾸며 리부트/리메이크를 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정치적인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반대론자들을 "성차별자", "인종차별자", "게이혐오자"로 매도하며 불필요한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한 리부트/리메이크를 밀어붙일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러니까 헐리우드의 리부트/리메이크 유행에 더욱 신물이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는 찍어서 돈은 벌고싶은데 새로운건 안떠오르고
답글삭제그냥 옛날물건 포장만 바꿔서 비판하면 PC라고 비판하기 쉬우니까 벌어지는 일같네요
배려하는 척 하면서 점수도 따고 아이디어 고갈도 해결하려는 것 같습니다.
삭제불만이 있어도 시원스럽게 비판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용하는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