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30일 월요일

[NFL19:W17]달라스 카우보이스 시즌 오버 - 제이슨 개렛도 오버?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의 2019년 시즌이 막을 내렸다.

카우보이스는 지난 일요일 오후 홈에서 벌어진 디비젼 라이벌,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전에서 47대16으로 대승을 거뒀으나, 동시에 벌어진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와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전에서 승리한 이글스가 9승7패로 NFC 동부 타이틀을 차지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8승8패에 그친 카우보이스의 실망스러웠던 2019년 시즌도 드디어 막을 내렸다.

이글스가 자이언츠에 패하면서 카우보이스가 얼떨결에 떠밀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촌극은 다행히 벌어지지 않았다.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건 지극히도 당연한 결과다. 약팀에게만 강하고 강팀에게는 약하며,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만만한 상대조차도 이기지 못하는 한심스러운 시즌을 보낸 2019년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플레이오프에 절대 오를 만한 자격을 갖춘 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얼떨결에 떠밀려서 운좋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첫 라운드에 탈락할 게 뻔한 팀이었다. 운좋게 첫 번째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통과했더라도 두 번째 디비져널 라운드에서 탈락할 것은 더욱 뻔했다. 현재 카우보이스의 한계가 디비져널 라운드까지이기 때문이다.

만약 카우보이스가 이글스의 패배로 운좋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디비져널 라운드까지 올라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카우보이스 팬 입장에서는 최악의 씨나리오가 될 수 있었다. 만약 거기까지 올라갔다면, 카우보이스 측이 부진했던 2019년 시즌의 기억을 지우려 하면서 "그래도 디비져널 라운드까지 이끌지 않았냐"며 헤드코치,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 등을 감싸고 돌 빌미가 될 뻔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게 팀 재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다.

2018년 시즌을 마감한 이후 제리 존스는 2019년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헤드코치, 제이슨 개렛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2019년 시즌은 개렛의 계약이 끝나는 마지막 시즌이었고, 2019년 시즌이 끝난 현재는 사실상 계약이 만료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에 존스가 개렛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는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로서 큰 결실을 맺지 못한 개렛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2019년 시즌을 끝으로 개렛이 떠날 것인지 아니면 재계약을 할 것인지 불확실한 상태로 시즌을 시작하게 되면서 개렛의 리더쉽과 영향력이 더욱 약해지는 역효과를 냈다는 비판도 있다. "레임 덕(Lame Duck)"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간에, 제이슨 개렛은 NFL 넘버 1 오펜스, 넘버 2 패스 오펜스, 넘버 4 런 오펜스, 넘버 9 디펜스의 팀으로 8승8패에 그쳤다는 것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공격과 수비 모두 NFL 랭킹 탑10에 드는 팀으로 8승8패에 그쳤다면 코치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2019년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기록을 살짝 살펴보자. 카우보이스 쿼터백, 댁 프레스콧은 4902 야드를 던졌고,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은 1357 야드를 달렸으며, 와이드리씨버 아마리 쿠퍼(Amari Cooper)와 마이클 갤럽(Michael Gallup)은 각각 1189 야드와 1107 야드를 받았다. 쿼터백은 거의 5000 야드를 던졌고, 러닝백은 1000 러싱 야드를 돌파했으며, 와이드리씨버는 2명씩이나 1000 리씨빙 야드를 돌파한 것이다.

기록만 높게 나왔을 뿐 영양가가 없었다는 건 헤드코치만의 책임은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난 토니 로모(Tony Romo) 시절처럼 런 공격이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펜시브 라인이 부실하던 때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졌는데도 불구하고 또 8승8패에 그친 것은 개렛의 책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8승8패"도 상당히 피곤한 기록이다. 개렛은 2011년, 2012년, 2013년 시즌을 내리 8승8패로 마감한 데 이어 2019년 시즌도 8승8패에 그치면서,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로서 통산 네 번째 8승8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 구단주, 제리 존스(Jerry Jones)는 아직 헤드코치, 제이슨 개렛을 내보낼 것인지 아니면 재개약을 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조만간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정규시즌이 끝난 바로 다음 날인 월요일에는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정규시즌 종료 바로 다음 날 월요일은 많은 NFL 코치들이 해고되는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라 불리는데, 개렛은 적어도 "블랙 먼데이"는 넘긴 듯 하다.

ESPN에 따르면, 12월31일 화요일 개렛이 제리 존스 등과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도 여기서 어떤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헤드코치 뿐 아니라 카우보이스는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과도 아직까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프레스콧 또한 개렛과 마찬가지로 2019년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상태다. 많은 NFL 애널리스트들은 카우보이스가 2019년 시즌 동안에 프레스콧과 재계약을 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댁 프레스콧과 결별할 가능성은 낮다. 카우보이스가 개렛을 내보낼 가능성이 프레스콧보다 높다. 장기 계약이든 1년 계약이든 간에 프레스콧이 2020년 시즌에도 카우보이스 헬멧을 쓸 가능성은 매우 높다. 프레스콧보다 나은 새로운 주전 쿼터백을 빠르게 찾는다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대책없이 프레스콧을 내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쓸 만한 백업 쿼터백이라도 있다면 또다른 얘기가 되겠지만, 현재 카우보이스 쿼터백 포지션은 프레스콧이 빠지면 대책이 없다.

문제는 "댁 프레스콧으로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겠는가"다. 톰 브래디(Tom Brady),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 등과 같은 엘리트 쿼터백들은 경기에 지고 있어도 "마지막 한방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그러나 프레스콧은 경기가 안 풀릴 때 홀로 돌파구를 찾아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레벨의 쿼터백으로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댓글 2개 :

  1. 이제껏 볼수 없었던 최악의 시즌을 봤습니다.
    개럿은 그동안 선수들이 약해서 못했다 생각했지만 이번 시즌은 오펜스 최상, 디펜스는 상위권이면서도 8승8패라니 진짜 멍청한 감독입니다.
    그런 감독을 여지껏 활용하고 있는 존스는 이제 치매인거같구요...
    닥도 제대로된 코치밑에서 잘하면 탑은 안되도 QB중 중간이상은 갈거 같은데 저 모양이니 답답합니다.
    달라스의 팬으로서 내년이 정말 걱정되니 제발 감독교체로 새롭게 재탄생되기를 바랍니다.

    쓰다보니 또 열받네요. 이 라인업이라면 최소 챔피언쉽까지는 가야하는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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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마 제리 존스는 다루기 쉬운 개렛을 내보내고 새로운 헤드코치를 데려오기 싫을 겁니다.
      어떻게든 개렛과 함께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을 겁니다.
      팀 내부 문제로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것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개렛과 함께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으면 결단내려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합니다.
      그러나 제리 존스가 현재 다급함을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000년대 초 카우보이스가 3년 연속 5승11패를 했을 때는 다급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만만치 않은 빌 파셀스를 헤드코치로 모셔왔었죠.
      그러나 존스가 지금도 그 때처럼 위기감을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카우보이스 오펜스 기록엔 약간 거품이 있다고 봅니다.
      첫 째, 거의 매 경기에서 뒤처져있었기 때문에 따라잡기 위해 많이 던질 수밖에 없었죠.
      둘 째, 이미 승부가 결정나고 상대 수비가 소프트해졌을 때 얻은 것도 많다고 봅니다.
      기록만 보면 엄청난 화력의 오펜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떠한 디펜스도 막지 못할 정도로 천하무적의 오펜스가 절대 아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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