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20일 금요일

<트랜스포머스> KICK ASS!


<트랜스포머스>는 정신 바짝 차리고 보면 상당히 유치한 영화다. '변신 로보트' 장난감을 영화로 옮겼는데 심오한 줄거리와 감동을 기대한다면 상당히 곤란하다. 어린이/청소년층을 대상으로 만든 영화는 대부분 허무하게 보일 정도로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정신없이 줄거리를 끌고간다. 고등학생들끼리 키득거리다가 갑자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식으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상당히 오버하기 일쑤다. <트랜스포머스>도 여기에 딱 해당된다.

하지만, <트랜스포머스>는 이러한 썰렁함을 커버할만한 것들이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머, 군침 넘어가는 여주인공과 자동차, 그리고 L.A를 다 때려부수는 로봇들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 자체는 썰렁하지만 그것 말고 다른 데 정신 팔리도록 해놨으니 좀 유치한 것들은 그려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 이런 영화들은 이렇게 만들어야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내용은 좀 유치해도 가끔 웃기기도 하고 숨막히는 액션으로 압도하다가 여배우가 침 넘어가는 포즈 한번 잡아주고 말이다. 이런 게 맞아떨어지니 내용이 약간 '아동틱' 해도 지루한줄 모른다.

느닷없이 그렘린이 우정출연하는 것도 재미있다. <트랜스포머스>에서 그렘린이 돌아다는다는 게 아니다. 그렘린 그림이 붙어있는 버스(?)가 지나가는 장면이 전부. <트랜스포머스>가 스필버그 영화란 걸 보여준 것이다. 이런 류의 영화를 많이 만들어 본 스필버그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일까? <트랜스포머스>를 보고있으면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많이 만들어 본 프로가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변신 로봇들이 설쳐대는 한심한 얘기를 가지고 이정도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게 바로 기술이리라.

비록, 그렘린은 <트랜스포머스>에 나오지 않지만 그렘린 못지않게 귀여운(?) 녀석이 나온다. 바로 이녀석이다.


좀 성가시게 구는 녀석이지만 <트랜스포머스>에 나오는 로봇 중에서 가장 작은 녀석이니 귀엽다고 해줘야겠지?

이녀석만 보면 자꾸 <스타워즈> 시리즈에 나온 '드로이드 트루퍼스'가 떠오른다. 생긴 건 다르지만 소리내는 것도 비슷하고, 무엇보다도 위협적이지 않고 웃기려고 나왔다는 게 서로 비슷해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트랜스포머스>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이런 게 아니다.

1) GM 자동차를 사라. 혹시 로봇으로 변신할지 누가 아냐.

왼쪽부터: Tomkick, Camaro, Solstice, Hummer H2


Chevy Camero


Pontiac Solstice


GMC Tomkick

왠지 모르겠지만, 영화사보다 GM이 <트랜스포머스>의 흥행성공에 목을 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라도 해서 차 좀 팔아봐야지?

2) 쇼핑은 이베이(eBay)에서 해라. 참고로, eBay 모터에서 자동차도 살 수 있다. 기왕이면 GM으로 사라. 뿐만 아니라, 하스브로에서 만든 <트랜스포머스> 완구 시리즈도 살 수 있다. 이것도 모자라 이베이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3) 만만한 게 L.A다. 그냥 다 박살내도 된다.

그런데, 좀 심한 감이 있다. 클라이맥스 씬이 약간 길게 느껴졌다는 거다. 영화가 스피디하게 전개돼다가 갑자기 더뎌진 것처럼 느껴졌다. 3D 로봇들의 배틀이 화려하긴 하지만 반복되는 것처럼 보였다. 3D 로봇들끼리 치고박는 걸 보면서 감탄하는 것도 잠깐인데 비슷한 장면들이 계속 반복되니까 이전처럼 흥이 나지 않았다. 이 영화는 3D 로봇들끼리 치고박는 게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인만큼 3D 로봇 배틀씬이 많이 나올 것까지는 각오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주요 볼거리라는 것도 알고있었다. 그런데, 도중에 약간 지치게 되는 걸 피할 수 없었다.



얼마 전 3D 프로그램, '마야'의 웹사이트에 갔더니 실사와 CG를 알아맞추는 게 있었다. 사진들을 죽 보여주면서 어느 게 CG고 어느 게 실사인지를 집어내라는 것이다. 내 기억으론 7~80% 맞췄던 것 같다. 전부는 못 맞췄지만 저 정도나마 맞출 수 있었던 건 비디오게임의 도움이 컸다. 비디오게임을 하면서 CG에 단련된 것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3D 비디오게임으로 눈이 단련된 사람들은 3D 로봇 배틀의 화려함에서 빨리 벗어날지도 모른다. <트랜스포머스>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1, 2, 3>처럼 영화보다 게임에 가깝게 보일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요새는 많은 사람들이 3D 그래픽에 단련돼있는데 3D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시시하다는 소리 듣게 될지도 모른다. 아이들로부터도 말이다.

아무래도 <트랜스포머스>의 가장 큰 수확은 Shia Labeouf와 Megan Fox일 것이다.


샤이아 라보프는 내년에 개봉될 <인디아나 존스 4>에도 캐스팅됐다. 2년 연속으로 블록버스터 영화에 나오는 것이다. <인디아나 존스 4>에선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의 아들 역으로 나오는 걸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스필버그의 눈에 든 모양이다.

메간 폭스는 '3D Madness'가 시작되기 직전에 남성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의도된 장면에서 의도된 포즈를 한번 잡아준 건데 '스타탄생'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사실, 저 장면에서 '나는 자동차만 봤다', '뒤에 보이는 경치만 봤다'고 하는 사람 몇이나 되겠냐. 난 다른 게 눈알에 안 들어오더라...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건 미국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다. 내가 비디오게임과 씨름을 오래 했기때문에 미국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에 감정이 많다. 미국 성우들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는 잘 한다. 그런데, 거기만 지나면 대책이 안 선다.

이 문제는 미국 비이오게이머들로부터 10년 넘게 지적받아온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이 나왔을 때부터 이 문제와 씨름했으니 진짜로 10년 넘었다.


<트랜스포머스>는 게임이 아니지만 3D 로봇들의 목소리를 녹음해야만 했다. 그런데, 도대체 미국 성우들이 목소리 더빙을 하면 왜 이렇게 썰렁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게임을 안 해본 사람들은 잘 이해가 안될지 몰라도 영어로 더빙된 북미판 비디오게임을 해본 '게이머'들은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몇 년 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로 유명한 스퀘어-에닉스의 Q&A 세션에 간 적이 있는데 한 미국 기자가 '북미판 게임도 일어 더빙에 영어 자막으로 하면 안되겠냐'고 질문할 정도였다. 사실 약간 황당한 질문이었기 때문에 요이치 와다 대표는 '고려해보겠다'며 웃어넘겼지만 미국 성우들이 그 '맛'을 잘 살리지 못하는 건 미국인들도 인정한다는 것이다.

<트랜트포머스>에서는 로봇의 목소리가 웅웅거렸고 대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여전히 성우들 때문에 <트랜스포머스>가 더욱 애들영화처럼 보이게(들리게?) 됐다.


<트랜스포머스>는 쿨한 영화다. 알록달록한 로봇들이 나오는 영화지만 지루하거나 한숨을 쉴만한 영화가 아니다. 영화 내내 우지끈지끈 하는 영화를 찾는다면 <트랜스포머스>가 딱이다. 아무 생각없이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볼 수 있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쿨하다'는 것 빼곤 기억나는 게 없는 이런 영화를 원한다면 <트랜스포머스>가 '왔다'다.

<트랜스포머스>의 메인 타이틀곡이라고 할 수 있는 Linkin Park의 'What I've Done' 뮤직 비디오나 보면서 끝내자. 이 노래는 카메로의 라디오에서 잠깐 나오고 마지막에 엔딩 타이틀 올라가면서 또 나온다. 그렇다면 '메인 타이틀'이 아니라 '엔딩 타이틀'이라고 해야 맞을지도 모른다.

그냥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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