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9일 화요일

새로운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 온라인!

미스터 본드의 새로운 트레일러가 떴다.

소니 픽쳐스는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새로운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트레일러는 지난 6월30일 선보였던 티져 트레일러에 이은 두 번째다.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

지난 티져 트레일러는 제임스 본드를 복수에 전념하는 '도망자' 또는 '로그 에이전트(Rogue Agent)'로 보이도록 한 바람에 1989년작 '라이센스 투 킬'을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007 제작진은 진지한 007영화를 만들라고 하면 '라이센스 투 킬' 스타일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비아냥도 들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의미해 보이는 액션과 스턴트, 그리고 서브머신건을 든 제임스 본드 등도 007답게 보이지 않았다. 007영화가 진지해진 것까지는 좋다지만 그렇다고 서브머신건을 든 제임스 본드의 논스톱 액션과 스턴트가 전부인 영화가 되는 건 곤란하기 때문이었다.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난의 영화가 본드팬들로부터 비난을 샀던 건 '스릴', '서스펜스', '위험'이란 것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지 시도 때도 없이 치고박고 터지고 박살나는 '싸구려 액션'을 원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는데 '콴텀 오브 솔래스' 티져 트레일러는 왠지 자꾸 이쪽으로 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게 007영화 포스터로 보인단 말이냐!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풀버전 트레일러는 '복수-액션-머신건'을 빼면 남는 게 없었던 지난 티져 트레일러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 '망나니 제임스 본드의 무댓보식 복수극'인 것처럼 보였던 지난 트레일러에 비해 이번 풀버전 트레일러는 제임스 본드 영화 분위기가 그런대로 묻어났다. '콴텀 오브 솔래스'에 대한 걱정이 싹 가실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첫 번째 티져 트레일러를 봤을 때 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카지노 로얄'과 스토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도 노련해진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긴 틀렸지만 풀버전 트레일러에선 햇내기 제임스 본드의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가 덜했다. 지난 티져 트레일러에서 본드가 M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 맘대로 행동하던 '문제아 에이전트' 모습도 사라졌다.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번 트레일러는 액션보다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영화팬들을 엉뚱한 쪽으로 유도하지 않았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모습도 지난 트레일러와 차이가 났다. 지난 번엔 먼지를 뒤집어 쓴 피투성이 본드의 액션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풀버전 트레일러에선 '젠틀맨 에이전트'다운 모습이 엿보였다. 제임스 본드는 치고 받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깡패', '싸움닭'이 아니라 주먹을 쓸 땐 확실하게 쓰더라도 평상시엔 점잖은 '젠틀맨 에이전트'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 저 썬글래스는 또 얼마일까?


▲얼마냐니까!!

또한, 트레일러가 보다 스파이 영화답게 보였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콴텀 오브 솔래스' 스크린플레이를 담당한 폴 해기스는 '이언 플레밍과 존 르 카레의 스타일을 섞었다'고 했었는데 이제서야 그 흔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다니엘 크레이그도 마이클 케인 주연의 60년대 스파이 영화의 분위기를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고, 스크린라이터 폴 해기스는 존 르 카레 소설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섞는다고 했었는데 티져 트레일러에선 이러한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젊은 본드의 때려부수기 싸구려 액션영화'가 전부인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풀버전 트레일러에선 60년대 스파이 영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스턴트로 포장한 게 전부가 아니라 클래식 스파이 영화 분위기를 스타일리쉬하게 살렸다는 것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눈 오는 밤 할머니와...??


▲무표정하고 싸늘하게...


▲21세기엔 미스터 본드도 조명빨?

트레일러에 사용한 배경음악도 지난 번보다 나아졌다. 지난 티져 트레일러에선 '으갸갸 으갸갸 으갸갸 으갸갸' 하던 합창단이 분위기를 잡쳤는데 이번엔 산뜻한 록풍의 음악으로 바뀌었다.

앨리씨아 키스와 잭 화이트가 부른 주제곡 'Another Way To Die'까지 살짝 엿들어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이 노래는 조금 더 기다려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자,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일까?

제법 그럴싸한 트레일러를 선보였으니 이번엔 새로운 포스터를 선보일 차례다. 씹다 뱉아놓은 듯한 티져 포스터를 대신할 산뜻한 디자인의 포스터를 기다려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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