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북 페이지를 넘기듯 전개되는 스토리...
그리고 Bullet Time...
게임을 좀 한 사람들이라면 번쩍 떠오르는 게임이 하나가 있을 것이다.
'맥스 페인' 비디오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번 쯤 했을 것이다. 헐리우드 스타일 범죄영화와 코믹북을 합쳐 놓은 듯한 스토리와 게임플레이가 액션영화로 만들기에 안성맞춤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맥스 페인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이야기는 몇 년전부터 흘러나왔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소문만 나돌았을 뿐 영화는 나오지 않았다.
2008년 10월이 되기 까지...
일찌감치 영화로 제작됐어야 했던 비디오게임 '맥스 페인'이 이제서야 영화로 나왔다.
마크 월버그는 맥스 페인역에 그런대로 어울렸다. '누가 맥스 페인역을 맡아야 잘 어울릴까' 생각해 보면서도 마크 월버그는 후보에 넣지 않았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NOT-TOO-BAD'이었다.
하지만, 여주인공 모나 색스역으로 밀라 쿠니스를 캐스팅한 것은 이해가 잘 안 된다. 모나 색스를 맡기에 나이가 너무 어려 보이기 때문이다.
밀라 쿠니스는 '맥스 페인'과 같은 분위기의 영화에서 여자 킬러 캐릭터역에 어울릴만 한 배우가 아니었다. 서브머신건을 꺼내는 것이 마치 여고생이 핸드폰을 부시럭거리며 꺼내는 것처럼 보였으니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그러나, 모나 색스의 언니(?)로 나온 여배우는 참 맘에 들었다.
누구냐고?
올가 쿠리렌코는 비디오게임을 기초로 한 20세기 폭스사의 2007년 액션영화 '힛맨(Hitman)'에도 출연했던 배우다.
아무래도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타잎인 모양이다.
하지만 본드걸로는 약간 갸우뚱하게 된다. 영화 '힛맨'에서 올가 쿠리렌코를 보자마자 본드걸 생각이 났던 것은 사실이지만 'TOO OBVIOUS PICK'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007 시리즈와 같은 분위기의 영화에 워낙 잘 어울릴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되레 피하게 됐던 것. 너무 당연해 보이는 얼굴들만 모아놓으면 영화가 아주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드걸 얘기는 일단 여기서 '컷'하고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가 개봉한 뒤에 이어서 하기로 하자.
아, 그렇다고 해서 올가 쿠리렌코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건 절대 아니다.
'맥스 페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 바로 올가 쿠리렌코가 나오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스 페인'에서 화끈한 노출씬을 기대하면 안된다.
영화 레이팅이 PG-13이기 때문이다.
2편의 비디오게임 모두 M등급(17세 이상 이용가)을 받았는데 영화는 13세 이상 관람가라니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다이하드 4'가 PG-13을 받은 것 못지 않게 쇼킹했다.
그러고 보니 '다이하드 4'도 20세기 폭스 영화구만...
R등급을 받았던 작년의 '힛맨'이 별 볼일 없는 성적을 내자 '비디오게임을 기초로 한 액션영화를 R등급으로 만들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폭스가 이번엔 PG-13으로 결정한 것처럼 보인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맥스 페인'을 PG-13 레이팅에 맞춰 마일드하게 만든 것은 실수다. '맥스 페인'은 PG-13 액션영화에 어울리는 비디오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PG-13 영화를 만들 생각이었다면 '맥스 페인'이 아닌 다른 게임을 택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마크 월버그의 '맥스 페인'은 80년대 B급 범죄영화를 PG-13 레이팅에 맞춰 편집해 놓은 것처럼 보였다. 맥스 페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Bullet Time'이라도 자주 나오면서 스타일리쉬한 액션씬이 많았다면 불만이 덜했을 지 모르지만 이것도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80년대 구닥다리 범죄영화 분위기였다는 것을 제외하곤 기억에 남을만 한 액션씬도 많지 않았다.
그 대신 날개 달린 몬스터가 나오더라.
'맥스 페인'에 웬 몬스터냐고? 영화 제작진이 '맥스 페인'과 '데블 메이 크라이(Devil May Cry)'를 혼동한 것 아니냐고?
아니다. 그 정도는 아니다. CGI 몬스터까지 나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영화 스토리가 이상하게 된 덕분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살해당하던 순간을 맥스 페인이 회상하는 장면 등 게임의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낯익은 장면들은 좋았다. 그런데 여기에 엉뚱한 약물 이야기가 끼어들면서 분위기를 망쳐놓았다. '문제의 약물을 복용한 뒤 환각상태에 빠지면 날개 달린 몬스터가 보인다'면서 쓸 데 없는 CGI 몬스터까지 등장시킨 것이다.
'약물복용'과 '환영'을 이용해 마치 판타지-호러영화처럼 만든 것은 그런대로 나쁜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지만 별 볼일 없는 밋밋한 영화를 커버하기 위해 CGI 몬스터들을 동원한 것이 아니냔 생각이 들었다. 쿨하고 멋진 것도 좋다지만 '맥스 페인' 영화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을 억지로 집어넣은 것처럼 보였다.
이것도 PG-13 레이팅 수준에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면 할 말 없지만...
왠지 크게 실망한 것 같다고?
아니다. 절대로 실망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했던 것보다는 볼만 했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작년의 '힛맨'처럼 영화 내내 어색하고 부자연스럽진 않았으니까.
애초부터 많은 걸 기대하지 않아서 인지 그런대로 참고 견딜만 했다. 비디오게임을 기초로 한 영화인데 큰 기대를 하면 곤란하지 않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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