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티어니 시니어(존 보이트)와 그의 두 아들 프란시스 티어니 주니어(노아 에머리크), 레이 티어니(에드워드 노튼) 모두 뉴욕 경찰이다. 두 아들 뿐만 아니라 사위 지미(콜린 패럴)도 경찰이다.
어느날 4명의 경찰관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을 수사하던 레이는 부패한 경찰들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문제는 부패한 경찰 중 하나가 지미(콜린 패럴)라는 것.
그렇다. '프라이드 앤 글로리(Pride and Glory)'는 또하나의 'Good Cop-Bad Cop' 스토였다.
에드워드 노튼(Edward Norton), 콜린 패럴(Colin Farrell), 존 보이트(Jon Voight), 노아 에머리크(Noah Emmerich) 등 캐스트는 빵빵한 편이고, '경찰 패밀리'까지 나오는 등 제법 그럴 듯 하게 꾸며놓았지만 결론은 흔해 빠진 'Good Cop-Bad Cop' 이야기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제일 먼저 생각난 영화는 작년 이맘 때 개봉했던 'We Own the Night'이었다. 로버트 듀발 대신 존 보이트, 마크 월버그 대신 에드워드 노튼, 와킨 피닉스 대신 콜린 패럴이란 식으로 조금씩만 바꿔놓은 것처럼 보였다. 경찰 패밀리 이야기서부터 형제간의 갈등 등 비슷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We Own the Night'은 'Good Cop-Bad Cop' 이야기가 아니지 않냐고?
물론 아니다. 하지만 부패한 경찰들의 부조리를 캐는 형사-범죄영화는 한 둘이 아니다. 경찰을 '유니폼 입은 스트릿 갱스터'처럼 묘사한 영화도 많으며, '무장을 한 법 집행자' 노릇을 하면서 무서울 것이 없어진 망나니 경찰들의 불법행위를 올바른 경찰이 찾아낸다는 내용의 범죄영화는 더욱 많다. 멀리 갈 것 없이 금년 봄에 개봉했던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스트릿 킹(Street King)'만 하더라도 비슷한 내용이다. '스트릿 킹'은 LAPD, '프라이드 앤 글로리'는 NYPD 이야기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부패PD 이야기'인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다 보니 '프라이드 앤 글로리'는 'We Own the Night'과 '스트릿 킹'을 'Shaken not stirred' 해 놓은 영화로 보였다. 내용은 새롭지도 근사하지도 않았고, 다른 영화들에서 빌려온 아이디어를 짜깁기 한 게 전부로 보였다.
스토리가 별 볼일 없다면 액션과 섹스 등 볼거리라도 있어야 했지만 '프라이드 앤 글로리'는 이것도 아니다. 흔해 빠진 이야기인 데도 어떻게서든 진지하고 리얼한 경찰 드라마처럼 보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액션과 섹스 비중이 높은 오락영화였다면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 정도는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이런 내용으로 진지한 범죄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다는 게 문제였다.
덕분에 영화가 지루해졌다. 경찰 패밀리 드라마와 부패한 경찰 이야기를 매우 리얼하게 그리려 했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워낙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다 보니 금새 따분해졌다.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섹스와 폭력씬이라도 풍부했더라면 아무래도 달랐겠지만 이미 어디서 본 듯한 것을 재탕, 삼탕하는 게 전부로 보였는데 지루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못봐줄 정도의 영화는 아니었다. 유명한 배우들도 꽤 많이 나오는 데다 유치하고 한심할 정도로 완전히 잘못 만든 영화는 아니었기 때문에 비록 재미가 없긴 했지만 도저히 못봐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것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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