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2일 목요일

'로스트' 시즌5가 시작했는데...

ABC의 TV 시리즈 '로스트(Lost)'가 돌아왔다.

오시아닉 케이블...이 아니라 오시아닉 항공사의 여객기가 하와이...가 아니라 미스테리한 섬에 추락해 벌어지는 알 수 없는 사건을 그린 바로 그 TV 시리즈의 다섯 번 째 시즌이 시작했다.


▲'로스트' 시즌5

아니 그게 아직도 끝나지 않았냐고?

아직 안 끝났다. 시즌5가 마지막인 것도 아니다. ABC는 시즌6가 파이널 시즌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이번엔 또 어떻게 스토리를 질질 끌려고 하냐고?

'로스트'를 시청한 사람들이라면 시즌4에서 로스트 캐릭터 일부가 섬에서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고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즌5에서는 이들을 다시 섬으로 되돌아오도록 해야겠지?

고향으로 돌아갔던 캐릭터 모두를 섬으로 되돌려보내는 게 순탄치 않을 것처럼 보이는 만큼 이들이 언제쯤이 되어서야 섬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 이들이 섬에 도착하면서 시즌5가 끝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잭: "기껏 섬에서 탈출했더니 돌아가라고??"

하지만 탈출에 성공한 캐릭터들의 얘기가 전부는 아니다.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이상한 섬에 남은 나머지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시즌5에는 또다른 'The Others'가 등장하는 듯 하다. 한마디로 'Adventure Never Ends'다.

바로 이런 게 전형적인 '로스트 수법' 아니겠수?


▲날아드는 불화살을 피하는 줄리엣과 서여

'로스트'가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시리즈 관련 책들과 액션 피겨, 비디오게임까지 나올 정도며, 팬사이트도 여러 개나 된다.


▲UBI Soft의 '로스트' 비디오게임 스크린샷


▲UBI Soft의 '로스트' 비디오게임 스크린샷


그러나, 스토리 자체만 놓고 보면 시즌5까지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

극장에서 '로스트' 시즌5 트레일러가 나오자 사람들이 "They're just keep going and going and going..."이라며 수군거리는 것을 보면서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다.

그렇다고 시작부터 수상했던 것은 아니다. 시즌1은 꽤 흥미진진했다. 그러나, 캐릭터들을 2개 그룹으로 나눈 시즌2부터 이상해 진다 싶더니 시즌3, 시즌4가 되자 미스테리의 핵심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졌다. 미스테리 한 두개를 시원하게 풀고 일찌감치 산뜻하게 끝낼 수 있었던 스토리를 가지고 지나치게 오랫동안 울궈먹다 보니 산만해 진 것이다. 그래도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엔 여전히 흥미진진할지 모른다. 하지만, 플래시백/플래시포워드로 시간을 끌면서 스토리를 한도 끝도 없이 확장시키는 게 전부로 보였다.

때문에 시즌4에서 캐릭터 일부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시즌5에서 이들을 다시 섬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 쇼를 한다는 설정도 유치하기 그지 없어 보인다. 섬이 통째로 사라지고, 시간여행을 하는 것을 보면 시즌1에서 북극곰과 스모키에 쫓기던 시절이 좋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이젠 끝이 보인다는 것이다. 드라마상에선 아직 보이지 않지만 로스트 제작진이 시즌6가 완결시즌이라고 했으니 막바지에 온 것만은 사실이다. 시즌60까지 가는 줄 알았는데 시즌6에서 끝낼 생각이라니 제작진이 생각했던 만큼 비정상은 아닌 듯 하다.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서 왜 계속 보냐고?

간단하다. 여지껏 '로스트'에 시간낭비한 이유가 '섬의 비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인 만큼 이것이 해소될 때까지는 보게 될 것 같다. 세월아 네월아 식인 TV 시리즈를 몹시 싫어하면서도 '로스트'에 걸려들었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오기로라도 끝장을 봐야겠다는 것이다.

내가 상당히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TV 드라마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낚였단 말인지 참...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도 몇 차례 집어치울 생각을 했지만 시즌6가 끝이라니 힘이 솟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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