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예 주간지 인터테인멘트 위클리는 FOX의 TV 시리즈 '24'가 시즌 8을 끝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주연배우 키퍼 서덜랜드(Kiefer Sutherland)의 출연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24'가 시즌 8으로 끝난다면 잭 바우어의 운명은?
키퍼 서덜랜드는 주인공, 잭 바우어(Jack Bauer)가 죽으면서 끝나야 한다고 하지만 제작진은 잭 바우어 시리즈가 빅스크린으로 옮겨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새드엔딩' 아이디어에 부정적이라고.
잭 바우어 시리즈가 왜 빅스크린으로 옮겨오지 않는 걸까 생각한 적이 있는데 TV 시리즈를 마치고 이동할 생각인 듯 하다.
20세기 폭스에게 필요한 것은 잭 바우어와 같은 인기있는 캐릭터 중심의 액션영화 시리즈다. 이전엔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 하드' 시리즈가 있었지만 최근들어선 주목받을만 한 액션영화 프랜챠이스가 없었다. '힛맨(The Hitman)', '맥스 페인(Max Payne)' 등 비디오게임을 바탕으로 한 액션영화를 선보였지만 성공적인 프랜챠이스로 자리잡지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잭 바우어다. TV 시리즈를 통해 오랫동안 이름을 알린 캐릭터인 만큼 제대로만 하면 빅스크린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가지 유감(?)이라면, 잭 바우어도 이니셜이 'J.B'라는 점이다. 이니셜이 'J.B'인 스파이 캐릭터는 제임스 본드(James Bond)가 유일했었는데 이젠 더이상 아니다.
그래도 잭 바우어(Jack Bauer)는 제이슨 본(Jason Bourne) 만큼 제임스 본드(James Bond) 짝퉁처럼 들리지는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TV 시리즈 '24'가 지나치게 폴리티컬 드라마 분위기를 풍긴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문제될 게 없지만 허구의 미국 대통령까지 나오는 건 정도를 넘어섰다. 현실감을 너무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물론, 픽션인 만큼 모든 걸 허구로 지어낼 수는 있다. 극중의 설정을 현실로 가정하고 본다면 나름 리얼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개되는 사건이 아무리 리얼하더라도 현실과 다른 허구의 대통령으로는 리얼리티를 묘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무리 진짜처럼 보여도 극중의 대통령이 허구라는 게 한눈에 들어오는 바람에 김이 새 버리기 때문이다. 허구와 과장이 너무 지나친 바람에 극중의 세계를 현실로 가정하고 진지하게 보는 것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웃자고 만든 가벼운 코메디 영화이거나 가상의 백악관을 전제로 한 폴리티컬 드라라라면 별 문제 없을지 모르지만 나름 리얼한 스파이 액션영화를 만들고자 한다면 반드시 없애야 할 부분이다. 대통령이 영화에 굳이 나와야만 한다면 실루엣으로 처리하든지 다른 방법을 찾는 게 더욱 좋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문제는 20세기 폭스가 지나치게 팝컬쳐 트렌드에 집착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다이하드 4', '힛맨', '맥스 페인' 등 20세기 폭스가 최근에 선보인 액션영화들을 보면 독창적인 개성을 살릴 생각보다는 트렌드를 쫓는 것처럼 보였다. 20세기 폭스가 이러한 전철을 되밟는다면 빅스크린 버전 '24'도 성공하기 힘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화버전 '24'가 기다려지면서도 왠지 모르게 불안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도 포텐셜은 있다. TV 시리즈가 롱런했다고 영화 시리즈까지 장수한다는 법은 없지만 키퍼 서덜랜드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에이전트 역에 아주 잘 어울리는 만큼 오부지게 삽질만 하지 않는다면 흥행성공엔 별 문제가 없을 지도 모른다.
또한, 영화버전 '24'를 준비할 시간도 많이 남아있다. 20세기 폭스가 '24' 영화제작을 발표한 것도 아니며, 시즌 8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시즌 7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제작진이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제목에서 '24'까지 떼어버리고 잭 바우어 시리즈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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