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 메이커,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가 '파이널 판타지 14(Final Fantasy XIV)'을 발표했다.
스퀘어 에닉스는 '파이널 판타지 14'을 오는 2010년 플레이스테이션 3(PlayStation 3)와 PC버전으로 월드와이드 동시발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팬들에겐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런데 '파이널 판타지 14'도 지난 '파이널 판타지 11'처럼 또 온라인 RPG이다. 스퀘어 에닉스가 '파이널 판타지 13'으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가 했더니 'MMORPG병'이 또 도진 듯 하다. 스퀘어 에닉스가 믿을 것이라곤 '파이널 판타지' 프랜챠이스밖에 없으니 온라인, 오프라인 버전을 번갈아가면서 울궈먹으려는 모양이다. 온라인 RPG를 해보고 싶은데 '파이널 판타지' 브랜드가 받쳐주지 않으면 실패할 것 같으니 온라인도 '파이널 판타지', 오프라인도 '파이널 판타지'로 오락가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스퀘어 에닉스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로 '장난'을 치는 사이에 80년대 클래식부터 꾸준히 시리즈를 즐겨왔던 팬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나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뿐만 아니라 비디오게임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든 게 바로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11'과 '파이널 판타지 12' 였다. 한도 끝도 없어보이는데 매달 사용료를 꼬박꼬박 내야하는 '파이널 판타지 11'은 아예 박스를 오픈하지도 않고 그대로 모셔놓았다. 이 바람에 '모든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다 한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연히 김이 빠졌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프라인 버전이라던 '파이널 판타지 12'도 성에 차지 않았다. 'MMORPG 시뮬레이션'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E3에서 '파이널 판타지 12'를 하다가 짜증이 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쯤 되니까 'This is it'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마다 수많은 게임들이 쏟아져 나와도 몇몇 전통깊은 메이저 게임들이 굳건히 버텨줘야 게임에 관심을 가질 맛이 나는데 스퀘어 에닉스가 '파이널 판타지' 프랜챠이스로 장난을 치는 것을 보면서 플러그를 뽑을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그래서 뽑았다. 아직 뜯지도 않은 밀봉상태의 게임들을 그대로 남겨두고 플러그를 뽑아버렸다. 열성 게이머에서 게임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듯한 이로 한 순간에 변신한 것이다.
그렇다고 게임과 완전히 인연을 끊은 건 아니다. 매년마다 나오는 미식축구 게임 정도는 그래도 꼬박꼬박 했으니까. (사실 미식축구 게임이 EA의 '매든 NFL' 하나로 통일된 것도 플러그를 뽑게 만든 원인 중 하나다. 여러 회사들이 만든 다양한 NFL 게임들을 기다리고, 즐기던 맛을 EA와 NFL이 앗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트롤러를 잡을 때마다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게임을 하는 횟수가 부쩍 준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다가 클래식 스타일로 많이 회귀한 것으로 보이는 '파이널 판타지 13'에 최근 들어 흥미를 갖기 시작하면서 다시 비디오게임에 가까워지려던 찰나, '파이널 판타지 14 온라인'이 발표되었다.
김을 빼놓는 방법을 확실하게 알고있는 스퀘어 에닉스!
또 빌어먹을 온라인이란 말이냐!!
MMO 버전 '파이널 판타지'는 11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랬는데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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