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의 액션 SF영화 '트랜스포머스 2(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가 어느 정도 흥행성공하리라는 것은 다들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어느 정도냐는 것.
그래서 확인해 봤더니, 숫자가 미친 듯 했다.
버라이어티는 '트랜스포머스 2'가 북미지역에서 개봉 닷새만에 2억120만불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렇다. 북미지역에서 닷새동안 2억을 넘겼다는 소리다. 금년 여름철에 개봉한 영화 중 북미지역에서 3억불을 달성한 영화가 단 하나도 없는데 '트랜스포머스 2'는 닷새만에 2억불을 벌어들인 것. '트랜스포머스 2'가 개봉하기 이전까지 금년 북미지역 최고 흥행작이던 파라마운트의 '스타 트렉(Star Trek)'의 박스오피스 수익은 개봉한 지 8주간 2억5천만불이 채 못된다.
북미지역에서 개봉 닷새만에 2억불을 돌파한 영화가 흔히 나오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2억380만불을 기록한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가 유일했다. 간단히 말해서, '다크 나이트'와 '트랜스포머스 2' 2편이 전부라는 것이다.
아쉽게도 '트랜스포머스 2'가 '다크 나이트'의 기록을 깨지는 못한 듯 하다. 그러나, 수요일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는 최고의 흥행수익을 기록한 영화가 될 전망이다. '다크 나이트'는 '트랜스포머스 2'와 달리 금요일에 개봉했다.
물론, 공식집계 결과 2억불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통도 그다지 길지 않고, 뚜렷한 캐릭터도 없는 '트랜스포머스 2'가 오랜 전통과 유명한 캐릭터를 앞세운 작년의 '다크 나이트'와 맞먹는 흥행수익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작년의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 영화라는 이유에 히스 레저(Heath Ledger) 사망까지 겹치면서 흥행돌풍이 예견되었지만 금년의 '트랜스포머스 2'가 이 정도로 흥행성공할 것으로 기대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트랜스포머스 2' 박스오피스 관련기사들에서 'Better than expected'라는 표현이 자주 눈에 띄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 듯 싶다.
그렇다면 '트랜스포머스 2'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3D 변신로봇? 아니면 메갠 폭스??
키포인트는 여름철 어린이용 영화 제작에 대한 노우하우가 풍부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게 아닐까 한다.
EP로 참여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가 대표적이다. '쉰들러의 리스트(Schindler's List)', '뮌헨(Munich)'과 같은 진지한 영화도 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 '구니스(The Goonies)' '그렘린(Gremins)', '백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 등의 여름철 패밀리 영화들이다. 작년의 '인디아나 존스 4(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에 이르기까지 스필버그가 손 댄 여름철 패밀리 영화들은 모두 흥행성공했다.
여기에 마이클 베이(Michael Bay) 감독까지 '트랜스포머스' 팀에 합류했다. 마이클 베이는 또다른 히트 메이커, 제리 브룩하이머(Jerry Bruckheimer)와 여러 편의 영화를 함께 만들었던 영화감독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의 만남이 '잘못된 만남'이 아니라는 사실은 '트랜스포머스' 프랜챠이스의 흥행수익이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들은 극장을 가득 메운 중고등학생들을 소리 지르고, 박수치고, 심지어 발까지 구르며 웃게 만들었다.
이들의 영화를 볼 때마다 애들용 영화라는 것도 만들어 본 사람들이나 제대로 만든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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